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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27 17:15:33
Name 레몬드림♪
Subject 친구 이야기인데, 너무 답답해서 글 올립니다.
어떤식으로, 어느쪽으로 도움을 얻을 수 있는지 아는게 없어서
이렇게 질문게시판에 글 남깁니다.
이제부터 친구 이야기 입니다. 장문의 글이 될것 같아요.

친구는 19살에 여섯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20살에 결혼을 했습니다. 제대로 말하자면 아이를 낳았습니다.
임신 사실을 알고 남편은 일단 수술을 권유했고, 친구가 싫다고 하자
내 인생 망칠일 있냐며 친구를 몰아붙였고, 친구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병원을 찾았답니다.
하지만 남편 수중에 있는 돈은 없었고 심지어 수술도 니 돈으로 하라고 말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처음 찾은 병원에서는 낙태수술은 하지 않는다며, 일단 초음파로 확인을 하자고 했답니다.
초음파로 아기 확인도 하고 심장소리도 듣고 친구는 수술을 못하겠다고 말했는데
남편은 우리 엄마라도 알게 되면 어떻게 할거냐고, 우리 엄마 쓰러지면 책임질거냐는 말을 하며
욕을 쏟아부었답니다. (평소에 싸울때도 욕설은 기본이었습니다. 옆에서 본적도 있거든요.)
그때 친구는 혼자라도 키우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합니다.
그 후에 어찌어찌 화해를 하고, 낳기로 하고 20살 봄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저는 여기가 제일 답답해요. 처음 만나는 남자였던데다가 워낙 어렸을때 큰 일이었기 때문에 친구가 용기를 내지 못했던게요..)

지방에 살고 있는 상태였고, 남자는 경기도 화성쪽으로 취업을 나가게 됩니다.
두 쪽 집안이 다 넉넉한 상태는 아니었고, 취업을 나간터라 친구는 친정에서 살게 됐습니다.
시댁쪽에서는 있는 땅이 팔리고 나면 집을 얻어주겠다고 했나보더라구요.
문제는 .. 그게 6년이 다되어갑니다.
이 정도일줄은 몰랐는데 남자가 일을 제대로 한 기간은 매우 짧으며, 1년정도만 돈을 보내줬다고 하네요.
그 돈이 1500만원도 안된다고 하구요..
친구는 아기가 어린이집에 갈 수 있는 나이가 되자 바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냈는데요.
지방에서 아르바이트 하며 지내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기본시급도 잘 안챙겨줍니다.
햇수로 3-4년정도 한곳에서 아르바이트 하며 지냈는데, 시급인상 딱 두번 해줬답니다. 연초에 최저시급 오르는건 제외하구요.
친정에 있다고 해도 부모님 두 분 다 일하시고, 동생들은 다 학교다니고 해서 친구가 아기를 거의 다 보고 있습니다.
어린이집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일을 구하는게 쉽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유지하고 있던거였는데,
그러다보니 버는 돈은 다 원비내고 핸드폰요금이며 내고보면 남는건 거의 없고, 그 중에도 5만원씩 꾸역꾸역 모아 보험을 들고 있었구요.
시댁에서도 지원해주는 돈은 없었습니다. 가끔 고모가 주말에 놀아주거나 옷 한 벌 사준다거나 하는 정도였어요.

아르바이트에 지친 친구는 일을 구하기로 마음먹고 남편에게 연락을 합니다.
그동안 아기관련된 일 내가 다 처리했다, 내가 제대로된 직장 구하기 전까지 원비라도 보태달라구요.
알았다고 했고, 시댁에서도 원비는 알아서 챙겨주겠다고 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단 한 달도 원비는 보내진적이 없고.. 오히려 친구가 아기를 위해서 5년동안 부어온 보험을 깼답니다.
원금의 반정도 받았다고 하네요.. 그 마저도 6개월이 지났으니 이제는 모자른 지경이죠.
(아. 원비 이야기인데요, 보육비지원 친구가 신청하려고 읍사무소에서 서류 다 떼었는데, 시댁에서 필요 서류를 안 주신답니다.
월세계약서 사본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그걸 안 주셨답니다. 게다가 고모는 지원받으며 어린이집 다니면 선생들이 깔본다며,
오히려 그렇게 다니지 말라고까지 했다네요. 돈 보태주는것도 아니면서..)

그 중에 둘은 연락을 거의 안하게 됐습니다. 따지고보니 혼인신고만 되어있을뿐 결혼생활을 한적은 한번도 없는거죠.
시댁식구를 통해 간간히 소식을 들을뿐이었다네요.
일을 시작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남편은 생활비를 보내주지 않았고, 그마저 그만두고 집으로 내려왔다더군요.
(현재는 일을 시작한지 한달정도 되었다고 해요.)
그 사이사이에도 기막힌 얘기들이 있더라구요,
명절이면 그래도 시댁에 가곤 했는데, 거의 6개월만에 보는 아기랑 1시간도 안 놀아주고 친구를 만난다며 나가버리는 아빠.
시댁에 핸드폰 고지서가 있어서 보니, 10만원이 넘는 요금.. 봤더니 게임머니 충천이었다고하구요,
집으로 내려온걸 알게 된것도 다른 친구가 PC방 갔다가 봤다는 얘기를 해줘서였다고해요.
(결혼전에 데이트는 온통 PC방이었습니다. 임신중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번은 고모에게 전화가 와서 애기책을 사냐고 하길래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애기아빠가 "애기엄마가 애기책을 산다고 하는데 돈이 모자란다더라, 돈 좀 보내줘라."라고 했다네요.
다른건 참아도 아기핑계대고 이런식으로 구는건 정말 못 참겠다고.. 친구는 정리하기로 마음 먹었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얘기를 꺼냈나보더라구요. 남편은 같이 살자고 .. (무슨 마음인지 알지도 못하겠네요.)
결국 둘이 헤어지는데는 합의를 했는데 문제는 아기입니다.
친구는 자기가 키우고 싶어하고, 남편은 어찌 알아봤는지 자기가 상담을 해보니,
위자료는 필요가 없고, 경제권이 있는 쪽이 아기를 맡아 키우는 쪽이 낫겠다고 했답니다.
위자료도 안 줄거고 아기는 내가 키우겠다는 말이죠...

친구 주위에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부모님도 .. 제가 이런 말하기 그렇지만 친구의 말을 빌리자며 믿음직한 분들은 아닙니다.
20살에 아이낳고 하다보니 주위 친구들이랑 어울리지 못해 다 떨어져나갔구요,
어디에 상담해야할지 몰라서 친구랑 울어버렸네요.

정말 친구 도와주고 싶어요. 저도 관심을 많이 못 가져줘서 이정도 상황인지 몰랐는데,
친구가 죽고 싶다고까지 하네요. 매일 운다고.. 쓰면서도 제가 울컥해서 이야기를 제대로 다 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상황이면 정말 남편이 말한대로가 최선이 되나요?
이혼소송을 한다고 해도 아이는 친구가 키울 수 없을까요?
명쾌한 답변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도움이 되는 답변이라면 뭐든지 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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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27 18:20
수정 아이콘
정말... 욕나오는 걸 간신히 참으면서 읽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사람과 친구분은 결혼하신건지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어느 지역에 사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각 도시마다 여성의 전화라는 것이 있어서
홈페이지 등에서 상담 비밀 게시글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압니다.
성폭력뿐만 아니라 부부갈등 문제도 상담 받는 것으로 압니다.
그런 인간 밑에서 아이가 자라면 절대 안되죠 ㅠㅠ
부디 의연하게 최대한 이곳저곳에 도움을 청해 보세요. 힘내시라고 전해 주세요
10/09/27 19:05
수정 아이콘
저도 인생 경험이 짧아서 많은 조언을 드리기는 힘듭니다만 ....내용중에
어린이집에서 보육료 지원대상자랑 그렇지 않은 사람을 차별한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입니다.
(현재 어린이집 운영중입니다) 오히려 돈있는 사람들이 이런 제도를 잘 이용해서 원비를
보조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육료 100프로 지원받는 아이 부모님이 에쿠스 끌고 다니더군요 )
나라돈이 눈먼돈이라고 지원못 받아서 다들 안달입니다. 원 입장에선느 지원받는 사람이나 안받는사람이나
들어오는 돈이 다 똑같으니 차별을 할 수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지원받는 아이가 더 편하죠
정부지원금이니 안 밀리고 꼬박꼬박 들어오니....
에휴...여튼 남자분이 참 인간 말종이네요....아이가 어릴때부터 참 힘들게 클거 같습니다. 안타깝네요..
써니티파니
10/09/27 19:47
수정 아이콘
저 남자분은 생각이 있는건지 이해가 안가네요. 나이도 어느정도 되시면서...
아이를 6년이나 거의 혼자서 키우고 계셨으면 뺏길일은 없을 것 같은 게 제 생각인데 전문가가 아니라서 자세히는 모르겠고
사람인정이 어찌 그렇습니까... 당장 헤어지세요.
겨울愛
10/09/27 21:07
수정 아이콘
경제적으로 아이를 키우는데 한점도 보탬이 된적도 없고, 같이 산적도 없는 아빠한테 양육권을 빼앗길것 같진 않네요.
그쪽은 그냥저냥 해결될 것 같고 골치 아픈 문제는 아닙니다만 문제는 친구분이 아이를 데리고 고군분투 하시는 삶이네요.
아이가 아마도 6살인것 같은데 지금은 그저 참고 버티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네요. 요즘 아이들은 많이 조숙해서 초등학생만
되도 친구분에게 가는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듯 보이고 그때부터 아마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실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네요.
2~3년 정도 남았는데 그 사이에는 그저 참고 견디고 인내하는 방법 밖에 없어보입니다. 글쓴님께서 많이 위로해주고
정신적으로 의지가 되어주시는 것이 그나마 힘이 될 것 같네요.
지금 친구분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외로움 일 것 같네요. 남녀관계에서 말하는 외로움이 아니라 인간적인 고독이랄까요?
세상 누구도 의지할 사람 없고 내 편이 없는데 나는 누군가를 책임져야 하는 그 상황은 정말 죽을만큼 외롭고 힘들겁니다.
물론 친구에게 경제적으로 도움도 주고 정신적으로도 의지가 되어주면 좋겠지만 둘 중 하나를 택해야 된다면 정신적인
의지가 되어 주는게 그 친구에게 더 큰 힘이 될겁니다.
얘기를 많이 들어주고, 같이 울어주고, 위로해 주는 것 이상의 도움은 제 생각에는 없을 것 같네요.

+PS 미혼모(?) 랄까 싱글 맘들을 지원해주는 형태의 보육원이 있는 것 같은데 그쪽으로 한번 알아보시면 좀 더 빨리 친구분이
일을 시작하실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TV에서 해주는 프로그램을 본것이라 정확하게는 검색해 보셔야 할것 같네요.
분홍돌고래
10/09/27 23:06
수정 아이콘
으아... 저도 읽으면서도 울컥울컥 하는거 여러번 참았습니다.
이야기를 글로만 읽었을 뿐이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인 저도 이럴진데
곁에서 지켜본 친구인 레몬드림님의 마음은 어떠실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네요.

저도 법에 관한 전문가가 아닌지라 명확한 답변을 드릴 순 없지만
다른 분들이 말씀하셨듯 6년간 직접 아기를 키우신 친구분께서 양육권을 가지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아마 그에 관해 소송이 생긴다 하더라도 친구분께서 승소하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구요.
무엇보다- 아빠라는 사람이 딱히 안정된 경제력을 가진 것 같지도 않고, 아기에 대한 애정자체가 없는걸요.

레몬드림님께서는 친구분이 나쁜 맘 먹지 않도록 곁에서 힘이 되어 주시는게 가장 큰 도움일 것 같아요.
경제적인 도움과는 상관없이 옆에서 내 이야기 들어주고, 내 편이 되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될테니까요.
부디 친구분이 아기와 같이 행복하고 안정된 삶을 꾸려나가실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p.s. 이미 지난 일을 후회해봤자 득될 것 하나 없다지만, 스무 살 무렵의 친구분의 선택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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