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파의 이번 시즌 선방률은 프리미어리그 꼴찌. 유럽 상위 7개 리그 골키퍼 132명 중에서 127등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케파 이적 이후 빌바오에서 주전 골키퍼로 출장하고 있는 우나이 시몬의 선방률은 라 리가 1위, 유럽 4위.

두 번째 그래프는 프리미어리그에서 900분 이상 소화한 골키퍼들의 플레이를 나타내는 그래프입니다. 세로 축은 시간당 세이브, 가로축은 기대선방률 대비 실제 선방률을 나타내는 표이며 좌측으로 갈 수록 기대선방 대비 실제선방이 적은 것이고, 위로 갈 수록 경기당 세이브가 적은 편임을 나타내는 것이죠.

알리송 같은 경우에는 팀의 수비진이 좋기 때문에 세이브 자체가 많은 편은 아니라 위쪽에 위치해있지만 선방률 자체는 좋기 때문에 우측에 위치해있습니다. 레노 같은 경우에는 세이브도 많으면서 준수한 선방률을 보이는 편. 반면 케파는 경기당 세이브도 적은데 기대선방률 대비 실제선방률도 매우 떨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케파가 기본적으로 좋은 선수였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듭니다. 첼시로 이적하기 전에도 레알 마드리드가 케일로르 나바스와 주전 경쟁을 시킬 골키퍼로 점찍어두고 이적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부상때문에 무산되었던 전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골키퍼에 이적료 80m 유로는... 케파가 좋은 선수고, 선수들의 이적료가 폭등하고 있다고는 해도 저 정도 이적료는 정말 높은 확률로 카시야스나 노이어급의 포텐셜이 보이는 어린 선수한테나 쏟아부었어야 할 이적료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데 말이죠.

물론 당시에 저는 케파뿐 아니라 알리송도 오버페이였다고 봤습니다. 그래도 알리송은 그 이후 유럽 전체에서 손꼽힐만한 폼을 보여주며 골문을 지켰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에도 큰 역할을 했으며, 조금 부진하다고 하더라도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레벨에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의 폼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기에 이적료 값을 해낼 수 있는 과정을 천천히 밟는 중이라고 봐도 괜찮죠.

멘탈 잡고 좀 안정화가 된다면 케파도 이렇게까지 안 좋은 폼을 계속해서 보여줄 선수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골키퍼 월드레코드, 첼시의 영입 클럽레코드를 세운 선수라는 타이틀을 달면서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쿠르투아가 레알 마드리드 징징거림을 꽤 전부터 했던걸로 아는데 의사결정을 좀 더 현명하게 할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미리미리 대비를 하던가, 차라리 세컨 키퍼로 반 시즌을 버티고 영입을 하던가... 몰론 이적시장이 돈만 가지고 되는건 아니라지만 솔직히 80m 들고 골키퍼 사겠다고하면 빅클럽 골키퍼 빼고는 거의 다 프리패스 가격이지 않겠습니까. 케파의 가능성을 어마어마하게 높게 봤다는 이유 말고는 납득하기 쉽지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