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09/05/06 17:50:03
Name i_terran
Subject [소설] 불멸의 게이머, 프롤로그 -- 사기 스킬 <미러이미지>를 격파하라! (2)
[소설] 불멸의 게이머,

프롤로그 -- 사기 스킬 <미러이미지>를 격파하라! (2)












‘으으으’

게임에서 참패한 건호는 진심으로 괴로웠다.
리플렉션이 오늘 많은 게임을 치렀지만, 아직 리플렉션에 대해서 알려진 바는 많지 않았다.
보너스로 생산되는 유닛이 인구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시간의 영향도 아니다. 한계치도 없다. 알고 보니 2배수만 생산되는 것도 아니었다.
게임의 리플레이를 검토하면서 건호는 이 스킬의 진정한 강력함을 깨달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보너스 생산량 변화의 비밀을 알 수가 없었다.
건호는 깊은 사고의 늪에 거대한 모멸감 안고 빠져들었다.  

어쨌든 다른 사람이 보기엔 건호는 <단순히 식식거리며> 리플레이를 검토하고 있었던 것이고,
아나이스는 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건호야 그래서 파해법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 건호는 더 식식거리며 간결하게 대답했다.

“몰라.”

빌드오더를 복사하는 것은 빌드를 복사하든지 베끼든지 카피하든지 훔치던지 어쩌든지 문제가 안 되지만,
보너스 유닛이 꽁짜로 나오는 부분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였다.
그때 아마트라가 건호에게 적선하는 눈빛으로 쪽지하나를 내밀었다.

마르두크가 다녀갔었어. 그녀석이 너한테 조언이랍시고 몇 가지 적어준 게 있다”
“그 녀석, 또 어디 숨어 있는 건가?”
“아마도”

마르두크. 건호는 마르두크가 고독한 야생짐승의 특성을 물려받은 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건호는 마치 물에 빠진 자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르두크의 쪽지를 펼쳐보았다.

----

나의 제자, 인간 건호에게
나도 너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나는 프로토스를 선택하여 공격유닛 하나도 뽑지 않고 동시에 스타게이트를 20개를 지어 캐리어를 동시에 20기를 생산했다.
그랬더니 그 녀석은 캐리어가 50기 정도가 나타나더군.
내 <순간이동>의 범위 안에서 어느 정도 괴롭혔지만.
하지만 녀석이 당황하지 않고 방어에 30기를 동원하고 공격에 20기를 투입하면서 게임을 끝냈다.  

그래서 다음판엔 캐논러시를 택했다. 유닛생산량이 2배라도 방어타워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상대의 방어타워는 2배수가 아닌 동수 건설이었다.
그래서 상대 넥서스에 옆에 캐논러시를 하면서 내 넥서스에도 동시에 방어 캐논을 건설했다.
시차가 어느 정도 있다면 상대가 먼저 엘리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패했다. 시차는 너무 적었고 서로 공격캐논만 남아서 상대를 공격할 수 없는 무승부가 되고 말았다.

결국 재경기에선 몰래 건물을 시도했다.
속도 면에서야 <순간이동>을 하는 내가 유리했지만 상대의 유닛이 2배였기 때문에 결국 내가 먼저 엘리되었다.

모두가 말한다.
게임능력치 강화계열을 가진 선수가 <미러이미지>를 파해하려면 2배수의 보너스 유닛의 비밀이나 규칙을 찾아내야 한다고.
하지만 모두 다 어디까지나 추측이고 그녀석이 리플레이를 모두 검토한다고 해도 과연 알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래도 난 서로 엘리전을 벌이는 아슬아슬한 순간이라도 있었다.
넌 그냥 쭉 밀리더구나.
아무래도 넌 승산이 없는 것 같으니 같이 온 친구들 그만 괴롭히고
같이 밥이나 먹으러 가는 건 어떻겠니?

-- by 마르두크 --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던 건호지만,
오히려 먼저 물에 빠진 사람이 거세게 발목을 잡아끄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편지를 읽은 아마트라도 고민했었다.
그는 자신이 준 정보가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연히 의도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한 것도 아니지만, 자신의 정보가 틀렸다는 부분에서는 자존심이 상했다.
아마트라의 예상으로 추측할 수 있는 건 유닛 생산 턴에 관한 것이다.
예를 들어 20턴까지는 2배수 이후엔 1.95배수 정도 그다음엔 1.75배수라고 할까?
그러나 그렇다면 2배수 이상으로 생산된 경우를 설명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잉여자원량일까? 남은 자원 량에 따라서 보너스 생산량이 결정된다.
그런데 그러면 유닛생산이 줄여들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드디어 냉정한 아마트라도 살짝 머리가 더워졌다.
그때 아나이스가 상황을 정리했다.

“건호야 우리 이제 집에 가는 거야?”

진심이 묻어나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들으니 아마트라도 머리가 시원해졌다.
그러나 건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건호는 아마트라에게 질문했다.

“이런 경우는 스킬 발동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떻게 되지?”

아마트라는 아직 건호가 게임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에 우선 놀랐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장 일반적인 건 그 스킬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거야.”

그 말을 들은 건호는 다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 모습을 보자 아나이스는 수심에 잠긴 얼굴이 되었다.
그리고 아나이스는 어머니와 같이 다정한 어투로 말했다.

“건호야, 넌 이길 수 없어. 넌 그냥 인간이라서 아무런 스킬도 없다고”

아나이스의 표정에 슬픔이 느껴졌다.
그리고 아나이스는 건호에게 다가와서 목덜미에 손을 대더니 가슴 속으로 손을 넣었다.  

“너에게 있는 건 목걸이 아이템. 이것뿐인데 말이야."

아나이스는 건호의 품속에서 검게 반짝이는 목걸이를 꺼냈다.

“패시브 발동에 <마인드 파워>라니? 아무도 여기에서 마력을 느끼지 못한데.
이건 그냥 니가 혼자서 조용히 <성경책이나 읽을 때> 사용하는 거라구.”

  아마트라는 아나이스가 성경 운운하는 부분은 악마로서 할 말이 아니지만
다른 부분에 대충 동의하고 있었기 때문에 입을 다물었다.
어디서 주워 왔는지 모를 저 목걸이는 감정해본 결과 아무 마법도 존재하지 않았다.
스스로 발동시킬 수 있는 유니크 스킬 아이템과 달리 공기처럼 효과가 지속된다는 패시브 스킬 아이템은 가짜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마력에 대해서 감이 없는 인간들이 사기를 자주 당하게 된다.
건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무튼 이 대목에서 건호가 청천벽력 같은 말을 꺼냈다.

“어쩌면 이길 수도 있어.”

아나이스는 말이 없어졌다. 그러더니 이내 냉정을 찾고 말했다.

“그렇구나! 이 목걸이가 널 미치게 했구나! 효과 있네.”

건호는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깨달았어. 가장 단순한 부분에서 해답이 있었어.
그리고 다음은 로스트 템플이야 이길 수 있어.”

그렇게 말하고 건호는 자리에 앉아 게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맵을 밝혀 놓고 이것저것 살피고 있었다. 확실히 건호의 말은 정상이 아니었고,
아마트라는 그 목걸이에 어떤 저주가 묻어 있는지 다시 감정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아마트라와 아나이스는 조용히 지켜보기로 했다.
건호의 원대한 망상과는 관계없이 어차피 다음 판이면 다 끝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인간인 건호에게 과연 다시 이런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은 결코 기약할 수가 없다...
아마트라로서는 자신이 조직의 이름을 걸고 이 대회에 건호를 추천한 것이 실수였다고 생각했다.
뭐라고 해도 자신은 악마이고 현재는 건호가 동료라고는
하지만, 냉정하게 따지면 건호는 어디까지나 그의 재물일 뿐이기 때문이다.
아마트라는 판단 착오로 인해 돈벌이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생각이 거기에 미쳤을 때 침묵을 깨고 아나이스가 뜬금없이 말했다.

“이봐 아마트라 아까 리플렉션이 했던 말 기억나?”
“뭐 인간이 거울을 보고도 진정한 공포를 느끼지 않는 이유? 그게 뭐?”
“그게 뭔가 열쇠가 아닐까?”
“그래서?”
“아니 그냥”

  아마트라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동시에 건호의 게임이 시작되었다. 빈말이라도 응원해 줄 틈도 없었다.
그리고 아마트라는 혹시 아나이스가 뭔가 힌트를 찾아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로스트템플, 건호 2시, 리플렉션 12시테란
또다시 건호가 테란을 선택하여 테테전이 나왔다.

-----

건호는 초반 4마리 일꾼 중에서 한 마리를 정찰시켰다.
매우 빠른 정찰이었다.
리플렉션 역시 동일하게 초반 한 마리의 일꾼이 정찰을 갔다.
건호는 상대 커맨드 센터를 발견하자 바로 그 옆에 서플라이를 건설했다.
상대도 역시 동일했다.
서로 상대의 건물을 자신의 본진에 짓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
<미러이미지> 때문에 정찰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시 후 건호는 상대 본진에 건물을 짓던 것을 취소했다.
상대도 똑같이 취소했다.
그러자  건호는 다시 그 일꾼을 8시 본진 커맨드센터 자리로 보냈다가 6시 본진 커맨드 센터 자리로 이동했다.
그러자 리플렉션의 일꾼도 6시에서 8시로 이동했다.
두 일꾼은 8시와 6시 중간지역에서 절묘하게 스치는 모습을 보였다.

‘스타팅지역과 자원지역을 정확하게 인지한다.’

건호는 <미러이미지>의 완성도에 놀랐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전략에 대한 확신을 재확인시켜주는 것이었다.
건호의 SCV는 이번엔 6앞마당에 서플라이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리플렉션의 일꾼도 8시 앞마당에 서플라이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

‘대체 뭐하는 거지? 비기기 작전인가?’

리플렉션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대회 예선에서는 특정스킬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비기기를 행하는 경우,
대회 운영진이 그 플레이어를 탈락시킨다는 룰이 있다.
대회참가자인 건호는 그것을 모를 리 없다.
오늘도 그런 식으로 여러 명이 탈락했으니까.

‘뭘 해도 소용없다. 내 스킬은 자동으로 뭐든 똑같이 따라하니까.’

리플렉션은 생각했다.
6시 앞마당에 서플을 건설한 건호의 SCV는 맵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리플렉션의 앞마당 센터자리로 이동했다.
리플렉션의 일꾼도 건호의 앞마당 센터 자리로 이동했다.
그리고 똑같이 상대의 앞마당 센터 자리에서 전진 배럭을 짓기 시작했다.


----

경기를 지켜보는 아마트라도 건호의 의도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우선 게임초반부터 정찰을 나간 것이 이상했다.
똑같은 빌드오더를 사용하는 가운데 정찰은 아무런 이득도 가져다주지 못한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상대방 앞마당에 전진배럭이라니

‘전진 배럭을 하면 상대가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알 텐데... ’

아마트라는 건호가 너무 오래 게임을 해서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건호의 SCV는 아랑곳하지 않고 배럭을 다 건설했다.

‘지이잉’

그런데 건호는 마린의 생산 없이 그대로 배럭을 띄웠다.
리플렉션의 배럭도 동시에 떠올랐다.
그리고 건호의 배럭은 하향 오른 방향으로 움직였고 리플렉션의 배럭은 상향 왼쪽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 때만해도 아마트라는 뭔가 건호의 의도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냥 전진 배럭을 시도하려다가 취소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

‘뭐... 뭐지?!!’

배럭이 떠오르는 것을 본 리플렉션은 갑자기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이 배럭이 움직이는 방향을 정확히 살폈다.
대체 어디를 기준으로 Land 명령을 내린 것인가? 알 수 없었다.
왜 전진배럭을 시도했다가 배럭을 갑자기 띄워버린 것인가?
배럭은 서로 교차할 수 있는 궤적으로 날아가지 않았다.
<미러이미지>에 의해서 항상 거울과 같이 똑같은 행동을 하는 상태지만 이번엔 뭔가 달랐다.
잠시 후 리플렉션은 건호가 잡은 Landing지점을 찾았다.

‘여기군’

배럭이 향하는 위치는 자신의 본진 커맨드 쪽이었다.
아마도 자신의 배럭은 커맨드 센터 옆에 정확히 안착할 모양이다.
리플렉션의 배럭은 정확히 그곳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리플렉션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생산된 건호의 마린들이 자신의 배럭을 공격하며 본진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타타타타'

‘다.... 당했다!!!’

----

<미러이미지>는 분명히 좋은 기술이다.
하지만 그 기술은 상대의 빌드를 거의 동시에 복사하기 때문에 이른바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어가 일일이 그 의미를 분석해서 지정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분명히 [본진커맨드][앞마당]이지만 그것은 전략적으로 사용하기에 따라서 다른 목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미러이미지>는 무조건 [본진 커맨드][앞마당]으로 인식한다.
그것은 초반 빌드에 좌우하기 때문이다.
건호는 이전 게임과 본게임을 통해서 그 알고리즘을 확실히 확인했다.

<미러이미지>에 의한 건호의 명령 해석
1. [상대의 앞마당]에서 배럭을 짓는다.
2. Lift 후 [자신의 본진] 센터 옆으로 이동
3. 안착 후 마린 생산

실제로 일어난 일

건호
1. 12시 앞마당에서 배럭 건설
2. 12시 앞마당에서 2시 본진 커맨드 옆으로 이동
3. 안착 후 마린 생산

리플렉션
1. 2시 앞마당에서 배럭 건설
2. 2시 앞마당에서 12시 본진 커맨드 옆으로 이동
3. 배럭 아직 이동 중

이동시간 비교

1. 건호의 배럭 (12시 앞마당 -> 2시 본진 센터) 46초
2. 리플렉션의 배럭 (2시 앞마당 ->12시 본진 센터) 1분 43초



(상대의 앞마당에서 자신의 본진 커맨드 옆으로 배럭을 이동시킨다는
같은 명령을 수행하지만 12시와 2시는 맵의 비대칭성으로 인해서
같은 명령을 수행하는데 상이한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


‘다.... 당했다!!!’

건호의 마린들은 리플렉션의 배럭을 공격하고 있었다. 리플렉션은 당황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이 시간에도 건호의 새로운 마린은 계속해서 달려오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마린의 공격력이 워낙 약해서 배럭이 바로 터지진 않았다. 리플렉션은 이를 악물었다.

‘일단 내리면 2배수 생산으로...!’

건호의 마린은 3마리에서 이제 4마리가 되었다.
아직 많은 수가 아니므로 <미러이미지>의 스킬에 따라 정해진 곳에 내리면
폭발적인 생산력으로 차츰 경기를 역전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뭐 뭐지?’

리플렉션은 자신의 SCV 몇마리가 튀어나가는 것을 보았다.
건호가 뭔가 또 SCV를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다가온 리플렉션의 배럭은 Landing 에러 명령이 떴다.

‘You can't land there.’

건호의 SCV가 본진으로 들어왔고
그것들이 바로 배럭을 내리지 못하게 자리를 잡고 방해하는 것이었다.

‘제기랄!!!’

드디어 리플렉션은 스킬 <미러이미지>를 해제하고 SCV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미 상대의 체제를 복사하는 스킬은 실패해버렸다.
아니 상대의 체제를 복사할 수 있는 상황이 이미 아니었다.
스킬의 성립요건이 빗나가 버렸다.
잠시 후 리플렉션의 배럭은 공중에서 폭발했다.

‘펑’

리플렉션은 분통해했지만 다음 판을 기약했다. 다음 판엔 자신은 절대로 지지 않는다고 되내이면서

Reflection : GG

----

“우와 대단해”

쉬는 시간, 아나이스와 아마트라는 들떠 있었다.
거의 해법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였던 <미러이미지>를 파해한 것이다.
건호는 스스로도 대견스러웠던 것인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하하 별로 대단한건 아냐.”

건호는 잠깐 설명했다. 일단 <미러이미지>는 [본진센터] [자원지역] [입구]를 특이점으로 지정한다.
그것이 빌드오더를 복사함에 있어서 근간이 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에 건물을 짓거나 심시티를 하면 상대도 반드시 따라서 짓게 된다.
그런데 로스트템플과 같은 비대칭형 맵에서는 거리의 차이가 생기는 곳이 있다.

예를 들어 건호가 8시, 상대가 2시라면
6시에서 8시 본진 센터자리로 건물을 날리면 6시에서 8시가 2시에서 12시로 건물을 날리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안착한다.
그러면 자신은 건물을 내리고 상대 건물이 날아오는 곳에서 기다려 방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관계라면 배럭이나 팩토리보다 바로 본진 커맨드 센터를 띄워서 날리는 것이 더 확실한 승부가 될 것이다.
상대의 커맨드 센터를 영원히 앉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반대로 12시라면 자신의 상대의 위치에 따라 자신의 앞마당으로 날리거나
상대의 본진 혹은 11시 섬멀티로 스타포트를 날려서 승부하는 방법이 있다.
뭔가 가깝거나 먼 관계를 이해하면 대부분은 해결이 된다.

“그래서 초반 정찰이 중요했지.
8시 같은 경우는 독특해서 로템에서 유일하게 1서플 1배럭으로 입구가 막히니 그것을 이용할 수 있지”

자신이 8시의 경우엔
자신의 입구를 막아버리고 이후에 상대 본진 안에 팩토리를 짓는다면 상대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반대로 8시를 공략할 땐 8시의 입구를 막아두고 다른 SCV가 추가로 밖으로 나와서
상대의 본진 근처에 전진팩토리를 지은 후 8시 본진으로 날리면 된다.
상대는 본진에 갇혀서 전진팩토리를 구사할 수 없는 관계가 된다.

“오 그래서 상대가 뭔가 다른 수를 꺼내면 그땐 <미러이미지>가 해제되고”
“맞아”

건호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러한 관계는 로템의 스타팅에 따라서 총 12가지가 나오게 된다.
(***작가주***그 12가지 경우 모두 해답이 있으며 이것은 추후 해설을 통해서 소개할 수도 있다.
심심한 독자가 있다면 2시 본진에서 커맨드 센터 날리기를 통해서
6시의 상대를 견제하는 방법을 한반 상상해 보길 바란다.)

아무튼 건호는 다소 의기양양한 얼굴이 되었다.
하지만 아마트라는 먼저 차분한 얼굴로 변해 있었다.
그리고 곧 아마트라는 냉정한 얼굴로 변했다.
건호도 그런 아마트라의 변화를 눈치챘다.
아마트라의 얼굴엔 이미 승리의 기쁨이나 안도 같은 것은 없었다.

“근데 아마트라 왜?”

오히려 아마트라의 얼굴엔 일말의 불안감이 스쳐가기 시작했다.
아마트라는 건호의 질문에 차분히 말을 시작했다.

“사실은 마르두크가 또 다녀갔다.”
“또? 전혀 몰랐어.”
“방금 네 경기를 보더니 자기가 생각하지 못한 걸 생각했다고 놀라워하고 있었지..”
“그래 그래서?”
“그런데 갑자기 뭘 생각하더니 괴로워하더니 이걸 너한테 전해주고는 가버리더군.”
“그래?”
“네 경기를 다 보기 전엔 의미를 몰랐는데... 알겠어.”
“??”
“넌 절대로 다음 판에서 리플렉션을 못 이겨”
“뭐?”

아마트라는 쪽지하나를 건호에게 건냈고 건호는 그것을 황급히 열어보았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져 있었다

‘다음 맵은 블리츠, - by 마르두크’

건호는 갑자기 몸에 전율이 돋았다. 브... 블리츠!

2인용 맵이며 거의 전례가 없다시피한 완벽한 좌우대칭형 맵.
대부분의 맵들은 완벽한 좌우대칭형 스타일이 아니며
본진이 1시에 있다면 반대로 5시에 배치되는 등 상하 구별을 사용해서 완벽한 좌우대칭을 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많이 알려진 맵들 중에서 유독 블리츠만큼은
좌우대칭이 완벽한 맵으로 디자인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 경기에 집중해서 완전히 잊고 있었어.”

건호가 말했다. 그리고 아나이스가 말을 거들었다.

“그렇다는 건. 맵의 비대칭형에 의존하는 이 전략을 못 쓴다는 거?”

잠시 일행은 말이 없었다. 그리고 아마트라가 부연했다.

“이번 대회 공식맵은 라데온이 자신의 마법을 써서 완벽하게
모든 지역의 스타팅 자원이 동일하게 구성되도록 되어 있지,
원래 2인용맵 블리츠라면 원래 좌우대칭이지만.
특히 라데온은 완벽주의자야. 아마 헬게이트 공식맵 버전에선 픽셀 하나의 차이도 없을 거야.”

그리고 아나이스가 다시 악마의 본분을 잃고 실언을 했다.

“오 하느님”

쿼터데빌인만큼 악마의 본분을 너무나 자주 망각하는 그녀였다.
아마트라는 ‘오 하느님’대신 ‘오....대마왕’이시여 여라고 하려다가 말았다.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그때였다. 그때, 리플렉션이 건호일행들 앞에 나타났다.

“소년”

리플렉션은 다시 한 번 그윽한 목소리로 건호를 불렀다.
건호일행은 리플렉션을 돌아보았다. 리플렉션은 여전히 자신 있는 얼굴이었다.
그가 방금 전 경기 마지막에 다음 판은 절대로 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건
결코 착각이나 다짐이 아니었던 것이다.  

“좋은 방법을 생각했군. 그러나 다음엔 무리야”

건호 일행은 리플렉션의 정돈된 카리스마에 압도되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리플렉션은 이 분위기를 살려서 그대로 말을 이어갔다.

“인간이 거울을 보고도 공포를 느끼지 않는 이유를 아나?”

리플렉션은 또다시 예의 질문을 던졌다.
리플렉션의 카리스마에 주눅이 든 건호 일행은 그 자리에선 아무 말도 못했다.

“지고 나서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을 거야.”

그리고 리플렉션은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돌려 자신의 자리로 사라졌다.
건호는 순간 멍해졌다.

“대체... 그 질문은 뭐지?”

건호는 눈이 풀리는 듯이... 시선을 어디에도 제대로 두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아나이스가 갑자기 말했다.

“나 그거 알 것 같아!”
“뭐... 뭐라고?”

아마트라는 아나이스가 자신에게 깜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지은 것에 일단 주목했다. 아나이스는 말을 이어갔다.

“맞아 인간이라면 생각할 수 있는 게 있어... 그런데 정말 그게 도움이 될까?”

다른 때라면 몰라도 적어도 이런 때라면 무엇이든 필요하다가 아마트라는 생각했고
그래서 아나이스에게 확신을 심어주었다.

“뭐라도 말해봐, 도움이 되겠지.”

----

잠깐 세수를 하기 위해서 화장실에 들른 리플렉션은 흡족했다.
겁에 질린 듯한 건호 일행의 얼굴을 보니 다시 마음이 상쾌해졌다.
지금쯤 자신이 낸 말도 안 되는 수수께끼를 푸느라 정신이 없을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흡족해졌다.
리플렉션은 사실 첫 번째 경기맵 파이썬도 대칭형이기에 자신이 있었고 두 번째 맵인 로템을 제외하고
3번째 맵인 블리츠에서 특히 자신이 있었다.
블리츠의 좌우대칭이 완벽하면 완벽할수록 자신의 승리는 확정적으로 느껴졌다.

‘좋아 이대로 카리스마 있게 가는 거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완벽했다. 외모로서는 뛰어나며,
지금까지 다른 이들에게 보여 진 모습은 빈틈이 없는 리플렉션.
거울을 살펴봐도 자신의 수려한 모습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가 <미러이미지>를 만든 이유는 그가 거울보기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사실 기술명으로 라든지 이라든지 뭐 이런식으로 다른 이름을 붙일 수도 있었지만,
리플렉션은 거울을 좋아했기에 그런 <미러이미지>와 같은 기술명을 사용한 것이다. 그런데

“어라?”

거울을 보는 그는 잠깐 자신의 얼굴에서 멈췄다.
그리고는 놀라서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어떤 일인가가 일어났고 그것은 그의 입장에서 그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누군가 리플렉션에게 말을 걸어왔다.

“여전히 꼼꼼하지 못 하군.”

리플렉션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검은 코트를 입은 사내가 서 있었다.
리플렉션은 반사적으로 말했다.


“다... 당신은?”












* 박진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5-08 01:15)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9/05/08 13:17
수정 아이콘
와... 단 한 편의 에피소드로 팬을 만들어버리시는 군요..! 다시 한 번 ㅡ.ㅡb
09/05/08 14:33
수정 아이콘
만약에 바둑의 천원바둑처럼, 주인공이 맵의 정중앙에 먼저 배럭을 지어버리게 되면

반사마법의 경우, 아주 적은 시차가 존재한다지만 어찌됐든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배럭을 못짓게 되면 무조건 주인공의 승리 아닌가요?


로템에는, 템플러사원이 있어서 못짓는다지만 다른 맵에서는 맵 정중앙에 먼저 짓기만 하면 장땡이겠는데요.
꼽사리
09/05/09 08:43
수정 아이콘
crutine // 안되죠 그게 .. 배럭지으러 scv나가면 0.2초의 시차로 똑같이 튀어나가는데 비대칭이어도 본진->센터는 비슷할꺼라고봄

게다가 대칭이면 절대 못지어요 ...결론 : 배럭지으러 scv튀어나가면 0.2초후에 같이 튀어나간다 중앙에서 만나면 배럭못짓는다.

오른쪽으로 이동 // 왼쪽으로 이동 .. 배럭지으면 또 ;;아 헛소맄
레빈슨
09/05/10 14:21
수정 아이콘
아... 추가유닛은 인구수에 영향을 안받네요
하악하악
09/05/10 22:59
수정 아이콘
빈볼서입니다. 궁금했던 게 있는데, 그림은 직접 그리신 건가요??
i_terran
09/05/11 01:15
수정 아이콘
하악하악님// 그렇습니다. 그런데 아나이스 그림은 적당한 사진을 인터넷에서 보고 베겼습니다. 반갑습니다. i_random, 빈볼서님!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92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우선순위 The xian3896 11/05/09 3896
196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리그는 엔터테인먼트가 아닙니다. The xian4194 11/05/10 4194
199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그들만의 조지명식 The xian4810 11/05/12 4810
191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You are not prepared. The xian4610 11/05/07 4610
214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Shame on you [12] The xian6235 11/07/22 6235
224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Shame on me [3] The xian4302 11/08/10 4302
204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Good, The Bad, The Weird The xian4830 11/05/30 4830
203 [스타2 협의회 칼럼] Next Brand, New Brand [3] The xian4699 11/05/24 4699
236 [스타2 협의회 칼럼] Last & Rest [3] The xian4113 11/08/31 4113
198 [스타2 협의회 칼럼] GSTL의 성장을 기원합니다. The xian4422 11/05/11 4422
202 [스타2 협의회 칼럼] 30시간의 Battle.net 점검 [9] The xian6250 11/05/13 6250
35 [소설] 잊어버리기 전에 하는 이야기 - "창공의 별" [6] kikira6227 08/06/26 6227
23 [소설] 시작 전에 하는 이야기 - "창공의 별" [3] kikira9391 08/06/04 9391
96 [소설] 불멸의 게이머, 프롤로그 -- 사기스킬 <미러이미지>를 격파하라! (3) [32] i_terran6467 09/05/06 6467
95 [소설] 불멸의 게이머, 프롤로그 -- 사기 스킬 <미러이미지>를 격파하라! (2) [6] i_terran5977 09/05/06 5977
94 [소설] 불멸의 게이머, 프롤로그 -- 사기 스킬 <미러이미지>를 격파하라! (1) [6] i_terran8349 09/05/06 8349
117 [소설] 불멸의 게이머 중간 홍보 - 불멸의 게이머 + 영화 타짜 [4] i_terran5825 09/05/28 5825
153 [소설] 불멸의 게이머 50화 - 가장 어려운 문제 2 [81] i_terran12882 09/08/31 12882
152 [소설] 불멸의 게이머 49화 - 가장 어려운 문제 [5] i_terran6506 09/08/22 6506
151 [소설] 불멸의 게이머 48화 - 인간의 의지 [24] i_terran7165 09/08/22 7165
150 [소설] 불멸의 게이머 47화 - <운명>의 전장 [27] i_terran5972 09/08/31 5972
149 [소설] 불멸의 게이머 46화 - 운명의 전장 3 下 [14] i_terran6154 09/08/26 6154
148 [소설] 불멸의 게이머 46화 - 운명의 전장 3 上 [7] i_terran5559 09/08/26 555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