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2/08/05 22:55:46
Name VKRKO
Subject [번역괴담][2ch괴담]아메미야씨 - VKRKO의 오늘의 괴담
나는 몇 년 전까지 경찰에서 근무했었다.

대학을 나온 뒤 도쿄의 경찰서에서 근무했었다.

나는 도쿄대를 나와서 나름대로 엘리트였기에, 경찰서 안에서도 꽤 유망주로 손꼽히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자연히 선배들이나 상사들에게도 인정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날, 경찰서장과 함께 술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다.

나는 옷을 다 갈아 입고 집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서장은 아직 제복을 입은데다 [아직 할 일이 남았으니 기다리게.] 라고 말할 뿐이었다.



나는 심심한 나머지 자리에 앉아 멍하니 있었다.

그런데 눈 앞에 쾅하고 바인더가 날아왔다.

[자네도 머지않아 알게 될테니까, 심심풀이로 읽어보게.]



그렇게 말하고 서장은 다시 자리로 돌아가서 키보드를 두드렸다.

두께 2cm 정도의 플라스틱 바인더였다.

표지에는 [아메미야씨(雨宮さん)] 라고 적혀 있다.



무엇일까?

나는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조서나 현장 사진 같은 수사 자료들이 잔뜩 파일링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본 나는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묘하고 오컬트스러운 사건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미해결이었다.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오한이 느껴진다.

여우에 홀렸다는 절도 사건의 용의자의 사진이 찍혀 있었지만 결코 사람의 얼굴이라고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무서웠다.



사정 청취 내역도 그저 [케케케.] 하고 웃었다는 것 뿐이었다.

그 외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고 1/3 가량 읽었을 무렵, 서장은 다시 바인더를 가져갔다.



[그래, 거기서 스톱. 그 뒷부분은 자네가 서장이 되면 읽어보라구.]

그렇게 말하고 서장은 그 바인더를 자기 자리의 서랍에 넣고 열쇠로 잠궜다.

머리가 멍하게 식은 땀이 흘렀다.



이후 이케부쿠로의 선술집에서 나는 서장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경찰에도 관할 지서마다 이른바 성적표 같은 것이 있다.

검거율이라던가 범죄율 같은 지표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경찰에서도 지역 밀착 서비스 등, 여러 측면에서 지역별로 격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관할 지서 중 어떤 수를 써도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사건] 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지역에서는 당연히 사건 해결률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그런 지역에 따른 평가를 보완하기 위해, 70년대부터 특수한 조건에 충족하는 기묘한 사건들은 암묵적으로 그 평가에서 제외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건들이 바로 아메미야씨 바인더에 모여 있었던 것이다.

[그럼 아메미야씨라는 건 누구인가요? 그 바인더에 적혀 있었던...]



내가 묻자, 서장은 가슴의 주머니에서 볼펜을 꺼내 한 글자를 적었다.

靈.

[뭐, 윗쪽에 비라는 글자가 들어가니까.]



나중에 나는 그 파일이 신경쓰여서 서장에게 한 번 더 보여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신경 쓰지 말고 잊게.] 라는 말만 들었을 뿐이었다.

그 후 그 서장도 다른 사건에 휘말리고, 나도 경찰은 그만뒀지만 여러모로 무서웠던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다.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 http://vkepitaph.tistory.com )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 http://cafe.naver.com/theepitaph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Magicshield
12/08/05 23:42
수정 아이콘
1등은 놓칠수없다
감사합니다!! 재밌게 잘보고있어요
12/08/06 04:57
수정 아이콘
언제나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아나키
12/08/06 12:49
수정 아이콘
아메미야씨 무서워!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516 [번역괴담][2ch괴담]홈 아래의 남자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6475 12/08/14 6475
515 [번역괴담][2ch괴담]불을 지를거야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6875 12/08/13 6875
514 [번역괴담][2ch괴담]지문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6538 12/08/13 6538
513 [번역괴담][2ch괴담]몇 명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170 12/08/09 7170
512 [번역괴담][2ch괴담]냄비 요리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6893 12/08/09 6893
511 [번역괴담][2ch괴담]맛있는 돈까스집 - VKRKO의 오늘의 괴담 [7] VKRKO 7907 12/08/08 7907
510 [번역괴담][2ch괴담]클림트의 그림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7790 12/08/07 7790
509 [실화괴담][한국괴담]산으로 가는 군인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7607 12/08/06 7607
508 [번역괴담][2ch괴담]쓰레기를 뒤지는 남자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6953 12/08/06 6953
507 [번역괴담][2ch괴담]아메미야씨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6900 12/08/05 6900
506 [번역괴담][2ch괴담]반항기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6716 12/08/02 6716
505 [번역괴담][2ch괴담]웃는 영정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7258 12/07/29 7258
504 [번역괴담][2ch괴담]몰랐던 진실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014 12/07/28 7014
503 [번역괴담][2ch괴담]거울 속의 나나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6440 12/07/28 6440
502 [번역괴담][2ch괴담]물에 빠진 것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6495 12/07/27 6495
501 [번역괴담][2ch괴담]손님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6646 12/07/26 6646
500 [번역괴담][2ch괴담]신이 주신 기회 - VKRKO의 오늘의 괴담 [8] VKRKO 7268 12/07/25 7268
499 [번역괴담][2ch괴담]나무 말뚝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7018 12/07/24 7018
498 [실화괴담][한국괴담]탄약고 사건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8135 12/07/22 8135
497 [번역괴담][2ch괴담]잃어버린 펜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6950 12/07/20 6950
496 [청구야담]무릉도원을 찾은 권진사(訪桃源權生尋眞) - VKRKO의 오늘의 괴담 VKRKO 6899 12/07/19 6899
495 [번역괴담][2ch괴담]믹스 쥬스 - VKRKO의 오늘의 괴담 [8] VKRKO 7346 12/07/19 7346
494 [번역괴담][2ch괴담]끈질긴 영혼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7503 12/07/16 750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