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2/02/08 19:08:59
Name VKRKO
Subject [청구야담]베옷 입은 노인의 영험한 예언(料倭寇麻衣明見) - VKRKO의 오늘의 괴담
첨지 김윤신은 점술사 남사고와 친한 사이였다.

그런데 남사고의 집에 가면 언제나 베옷 입은 노인이 남사고와 점괘를 논하고 있었다.

노인이 말했다.



[파란 옷과 나막신으로 나라 일을 알 수 있을 것 같소.]

남사고가 한참 생각하고 말했다.

[그렇군요.]



노인이 또 말했다.

[머지않아 반드시 전쟁이 있을 것이고, 임금이 궁궐을 떠나는 재앙이 이를 것이며, 서쪽 변방까지 가서야 겨우 도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오.]

남사고가 또 한참을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노인이 또 말했다.

[두번째 들어올 때는 한강까지 오지 못할 것이오.]



남사고는 이번에도 한참을 생각하고 말했다.

[과연 그 말이 맞습니다.]

김윤신이 옆에서 그 말을 주워 들었지만, 도저히 그 뜻을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파란 옷과 나막신이 세상에 크게 유행하게 되었다.

옛날 우리나라에는 나막신이 없었는데, 임진왜란 직전에 나막신이 들어와 어른 아이를 가리지 않고 두루 신게 되었다.

또한 기자가 흰 옷을 입고 이 땅에 온 이래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흰색 옷을 입었는데, 임진왜란 전에 흰 옷을 입지 못하게 금지하여 모두 파란 옷을 입었던 것이다.



임진년 여름이 되자 왜구가 우리나라 깊숙이 들어와서, 마침내 선조 대왕이 서울을 떠나게 되었다.

임금님의 가마가 의주에서 머무르다가 왜구가 평정된 후에야 서울로 돌아왔으니 과연 베옷 입은 노인의 말이 모두 들어 맞은 것이었다.

정유년이 되어 왜구가 다시 쳐들어와 서울이 혼란에 빠졌다.



그 당시 명나라 장군 양호가 우리나라에 와 있었다.

선조 대왕과 양호가 남대문에 나가서 조정의 여러 신하들과 적을 막아낼 방법을 논의하고 있었다.

김윤신도 그 때 음사 미관으로 임금님을 따라 맨 끝에 서 있다가, 피곤한 나머지 잠이 들었다.



그런데 비몽사몽간에 갑자기 크게 소리를 질렀다.

[두번째는 한강을 넘지 못할 것이다!]

그 소리에 모든 조정의 신하들이 놀라고, 임금님마저 놀라서 물으셨다.



[이게 무슨 소리인고?]

그래서 김윤신을 임금님 앞에 데려와서 물었다.

[방금 전 두번째는 한강을 건너지 못한다고 한 것은 무슨 소리냐?]



김윤신은 이전에 베옷 입은 노인에게 들었던 것을 상세하게 진술하고 말했다.

[이미 지나간 일들을 보면 그 노인의 예언이 모두 들어맞았나이다. 그러니 이번 두번째에 한강을 건너지 못한다는 것 역시 반드시 맞을 것입니다.]

임금님이 이 말을 듣고 기뻐하셨다.



즉시 김윤신의 벼슬을 껑충 올려서 첨지로 삼으셨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양호가 보낸 부하 마귀가 충청도 직산 소사평에서 왜구를 만나 기병으로 물리치고 경상도까지 밀어냈다.

이로써 베옷 입은 노인의 마지막 예언까지 모두 맞아 떨어진 것이다.



원문 및 번역본 :  http://koreandb.nate.com/life/yadam/detail?sn=145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http://vkepitaph.tistory.com)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49 [번역괴담][2ch괴담]도토리 줍기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227 12/02/10 5227
348 [번역괴담][2ch괴담]오소레 산의 돌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602 12/02/09 5602
347 [청구야담]베옷 입은 노인의 영험한 예언(料倭寇麻衣明見) - VKRKO의 오늘의 괴담 VKRKO 5418 12/02/08 5418
346 [번역괴담][2ch괴담]트라우마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5446 12/02/06 5446
345 [번역괴담][2ch괴담]목을 매단 사람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6936 12/02/05 6936
344 [번역괴담][2ch괴담]싱글벙글 아줌마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584 12/02/04 5584
343 [번역괴담][2ch괴담]바다에서 온 사람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5547 12/02/02 5547
342 [청구야담]왜란을 예견한 류거사(劫倭僧柳居士明識)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5092 12/02/01 5092
341 [번역괴담][2ch괴담]다리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5354 12/01/31 5354
340 [번역괴담][2ch괴담]벽장 속의 아줌마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5686 12/01/30 5686
339 [실화괴담][한국괴담]어느 한여름 날의 기묘한 사건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6223 12/01/29 6223
338 [번역괴담][2ch괴담]화장실의 안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4890 12/01/28 4890
337 [번역괴담][2ch괴담]웃는 소녀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5248 12/01/26 5248
336 [청구야담]가난한 선비와 선전관 유진항(赦窮儒柳統使受報)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5174 12/01/25 5174
335 [청구야담]이유가 귀신을 쫓아내다(逐邪鬼婦人獲生)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5113 12/01/24 5113
334 [번역괴담][2ch괴담]저주의 키홀더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8509 12/01/21 8509
333 [번역괴담][2ch괴담]현실로 나타난 꿈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5773 12/01/20 5773
332 [번역괴담][2ch괴담]한밤의 드라이브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5014 12/01/19 5014
331 [번역괴담][2ch괴담]빨간 구두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4830 12/01/18 4830
330 [청구야담]네 선비의 관상(會琳宮四儒問相)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167 12/01/17 5167
329 [번역괴담][2ch괴담]맨발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4935 12/01/16 4935
328 [실화괴담][한국괴담]천장에서 나타난 귀신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5629 12/01/15 5629
327 [청구야담]별에 기도하던 세 노인(坐草堂三老禳星)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459 12/01/14 545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