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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8/10 12:52:33
Name The xian
Subject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Shame on me
요즘 e스포츠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적잖은 e스포츠 팬 여러분들이 스타크래프트2 협의회를 마치 ‘협회’와 비슷한 존재로 생각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협회’와 ‘협의회’는 분명히 성격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릅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합니다. 왜 그럴까요? 새로운 곳에서 기존의 문제들이나 아마추어 같은 실책들을 다시 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전보다 발전된 e스포츠를 만들어 가는 역할을 바로 스타크래프트2 협의회에 바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근래 약 10일 사이에 그 기대가 완전히 무너지는 일들이 발생했습니다.

일련의 상황을 돌아보겠습니다. (전문을 실으면 좋겠습니다만. 지면상 요약합니다.)

● 7월 30일. 서기수, 김원기 선수의 요청에 의해 스타II 선수협의회에서 분쟁조정 요청,

● 8월 1일. 이운재 감독과 서기수 선수를 출석시켜 중재 회의 진행. 다음의 내용을 전달함.

1. 게임단 운영에 지장을 주는 선수의 개인적인 태도는 지탄 받아 마땅하나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잘못되었다.
2. 후원사측에서 정상적으로 게임단의 후원비용을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게임단 감독이 이를 선수에게 거짓으로 입금되지 않았다고 속인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3.  급여를 운영비로 사용해달라며 반납한 선수의 액수와 김원기, 서기수 선수의 금액 자체의 크기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를 예로 들며 김원기, 서기수 선수를 비방하는 인터뷰 내용은 해당 팀 감독으로서 자질 문제일수 있다.
4. 해당 선수를 팀에서 방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선수의 초상권을 활용한 광고 등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해당 선수가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서야 조치를 취한 것은 게임단을 운영하는 자로서 할 행동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5. 게임단에서는 선수에게 약속된 급여를 방출 시까지 지급할 의무가 있다.

권고사항
- 서기수 선수와 김원기 선수는 지난날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차후 게이머로서의 모범을 보이도록 할 것을 요청한다.
- TSL 게임단 이운재 감독은 미지급 급여 45일분 525만원과 김원기에게 미지급하였던 50만원, 게임단 탈퇴 이후 기간에 사용된 초상권에 대한 비용 75만원을 포함한 총 650만원을 서기수, 김원기에게 지급하거나 총 650만원 중 400만원의 금액만을 김원기, 서기수에게 지급하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두 선수의 명예를 훼손한 부분에 대해 바로 잡도록 한다.
- 이와 관련되어 TSL 게임단에서 해당 선수에게 금액을 지불하지 않거나 이를 거부 시 스타크래프트 II 협의회의는 TSL게임단을 강제 제명 및 차후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 결정 및 중재 내용에 대해 TSL측 불복.

협의회 측은 김원기, 서기수와 TSL 이운재 감독의 삼자대면 하에 자신들이 주장하는 의견에 대해 증언을 해 줄 수 있는 제3의 인물을 참석시켜 다시 회의를 진행하려는 의도를 TSL 이운재 감독에게 전달하였음.

● 8월 4일 TSL 측에서 유선상으로 "스타크래프트 II 협의회를 탈퇴하겠다"라고 협의회에 전달.

● 스타크래프트 II 협의회, 공지를 통해 TSL 게임단의 강제 제명 발표.

● 8월 4일. 강제 제명 발표 이후 TSL 홈페이지를 통해 TSL 게임단의 반론 게시.


- 협의회 회의 안건이 명예훼손과 과장이 심했고 거짓도 상당 수 있었음.
- ‘중재 회의'임에도 불구하고 사용내역 및 금액 등에 대한 이운재 감독의 의사를 무시
- 서기수 선수의 안건만으로 빠른 판결이 났으며 이의제기를 할 수 없는 편파적인 과정.
- 김원기, 서기수 선수의 경우 불성실한 태도와 팀웍을 헤치는 행동, 팀 리빌딩에 참여 및 관심이 없는 행동으로 연봉지급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였음.
- 제출된 운영비와 관련된 내용은 부끄러움 없음.
- 초상권 문제는 이적한 선수 입장을 고려하여 지급 의사를 밝혔으나 바로 수정이 불가능했고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 일부 콘텐츠는 수정 완료된 상태.

● 8월 5일. 원종욱 감독 커뮤니티 사이트에 분쟁 관련 사항 입장 표명

원종욱 감독의 의견 중 주요 내용
- 김원기, 서기수 선수는 불성실한 태도를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으나. 창단 시부터 자유로운 생활을 보장 받았으므로 문제 삼을 사항이 아니며 이것이 문제라면 감독에게도 책임이 있음.
- TSL은 여러 기업에서 현금, 물품 후원을 받았으나 이운재 감독은 후원사에서 후원금이 입금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음.
- TSL의 방만한 운영비(선수들의 한달 편의점 이용료 100만원 이상. 8-9명의 팀원의 1개월 식비 500만원 이상)는 이해할 수 없는 수준. 감독으로서 자질을 의심할 만한 사람이다.

김원기, 서기수 선수의 의견 중 주요 내용
- 이운재 감독과는 감독과 선수로서가 아니라 사업파트너의 관계로서 자율 연습 보장, 전략집에 대한 인세 지급, 월급 지급을 약속 받았으며 감독과 선수관계가 아닌 스폰서 영업위주의 매니저 역할. 그러나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 2개월 간 숙소에 한두 번 올 때도 있었으며 감독 역할 및 스케줄을 서기수 선수가 담당하는 일도 다반사였고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을 요청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
- 급여는 2개월치밖에 받지 못했으며. 후원금이 회사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지급 요청을 했으나 거절당했고. 사용내역 열람도 거부당했다.
- 팀을 나온 이후 광고 수정 혹은 삭제를 요청했으나 계속 미루다가 겨우 수정되었으며 1개월 분의 초상권 사용 금액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 서기수, 김원기 선수가 팀에서 나올 때 김원기 선수는 직접 연락도 하지 않았고 서기수와의 통화로만 같은 생각으로 간주하고 결별을 발표함.
- 정말 운영이 힘들어서였다면 사실대로 말했어야 했고. 그랬다면 급여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
- 후원금액이 3월 이후 늘어났는데 식단 및 제반사항의 개선이 없었다.
- 후원사가 선수들에게 지급한 부품 중 교체 이후 반납하지 않는 물품을 가져가 유용했다.
- 우리들 자신도 친구나 관계자 만나는 자리가 많았지만. 자기 자신을 책임질 만한 나이이며 남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노력도 했다. 우린 그저 진실을 여러분들께 알려 드리고 싶으며 우리처럼 피해 받는 선수들이 차후엔 TSL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8월 9일. 당사자 회동 이후 원종욱 감독 커뮤니티 사이트에 공개 사과 및 바로잡는 글 올림

- 분쟁 당사자들 사이에 잘못 이해한 부분과 오해한 부분이 있었으며 내역 및 장비 등에 있어도 오해가 있었다는 데에 서로 동의했고, 김원기, 서기수 선수의 잘못된 행동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
- 이운재 감독의 "2개월 동안 한두 번 출근"은 과장된 내용이며, PC방 오픈, 후원사 방문 등의 일정이 바쁘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고, 서기수 선수가 팀의 주장으로 감독 대리 역할을 하기로 이야기된 부분도 있었음.
- 후원사 및 TSL 수입과 관련된 이운재 감독의 주장은 사실이었고. 연봉지급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 것은 서기수, 김원기 선수의 오해. 마지막 달 급여의 경우 서기수, 김원기의 불성실 행동으로 받지 않기로 합의.
- 초상권은 이운재 감독이 지불 의사를 밝힌 부분이나 팀과 회사의 관계를 고려치 않은 사항에 대해 오해가 풀렸으며. 초상권 비용도 받지 않는 것으로 합의
- 협의회 안건으로 올라간 내용에는 확대 해석되거나 오해 등으로 인하여 감정적으로 제기된 내용이 있어 많은 부분이 잘못되었고. 연봉 미지급에 대한 아쉬움으로 이운재 감독과 TSL에 피해를 입히고 팬들에게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한 사과
- 사태의 심각성을 잘못 인식하고 신중하지 못한 판단으로 TSL팀에 피해를 준 원종욱 감독은 협의회 회장직을 자진 사퇴하기로 결정. 협의회 소속 타 감독님과 운영팀장님, TSL을 응원하는 팬들, TSL 선수들, 이운재 감독에게 사과.
- 여러 가지 오해에서 비롯된 이번 사건이 스타크래프트2의 발전에 밑거름과 디딤돌이 되기 바라며 어떠한 질타와 원망도 겸허히 받들 것이고 그간의 오해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함.

● 8월 9일 TSL 게임단에 대한 강제 제명 철회 공식 발표.


지금까지 지난 약 10일간 스타크래프트2 협의회에서 있었던 일들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딱 한 마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실망스럽습니다. 프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들이 아마추어보다도 못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지난 10일간의 상황 곳곳에서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일에 관계되신 분들은 지금의 사태가 그저 문제를 일으킨 구성원들끼리 오해를 풀면 되는 것이라 생각하실지도 모르고 아니면 그저 인간관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성원들끼리의 말실수에 의한 틀어짐과 화해 정도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일은, ‘관리자 한 명이 선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구조에서 벗어나 선수가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도록’ 사용되어야 하는 스타크래프트2 협의회의 의사결정기구와 협의회의 권한이 잘못된 이해와 성급함 때문에 편향된 방향으로 오용 및 악용된 중대한 잘못입니다. 그리고 그 밑바닥에는 시스템의 부재와 프로 의식의 부재가 깔려 있습니다.


어그러진 소통

다른 모든 것보다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소통’의 문제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협의회가 어떤 단체인가요? 권익 보호와 분쟁의 중재를 위한 단체입니다. 권익을 보호하고 분쟁을 중재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은 협의회 안팎에 바른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근본이 망가졌습니다. ‘오해’, ‘밑거름’, ‘디딤돌’, 등의 말들로 이번 일을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하실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사랑과 평화가 가득한 생각을 하기에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도 좋지 않습니다.

얼마 전 이호준 선수의 방출 소식이 알려지며 보유한 선수들에게 제대로 계약을 하지 않은 시스템적 과실이 드러났고 그로 인해 선수들의 처우 문제가 불거졌지요. 그런데 이번 일로 인해 협의회 내부에서 기본적인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와 관계자들의 권익을 위해 협의회가 해야 하는 소통의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솔직히 의문입니다.

또 하나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팬들과의 소통이 어그러진 것입니다. 새로운 e스포츠 종목의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 응원과 성원을 보냈고, 새로운 게임에서 좀 더 발전된 시스템의 e스포츠를 원했던 팬들이 이번 일로 얼마나 분노하고 실망했을지는 감히 짐작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분노와 실망을 풀고 제대로 소통을 할 수 있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을뿐더러, 앞으로 스타크래프트2 e스포츠에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이번 일은 머리 위를 떠도는 칼처럼 계속 협의회에 대한 신뢰를 위협할 것입니다.


무너진 공신력

스포츠에서 ‘제명’이라는 제재 조치는 매우 무거운 제재 조치입니다. 그 자체로도 무거운 조치이지만, 그런 만큼 가볍게 결정되거나 남용되어서도 안 되고 내린 다음에는 거둬들이는 일도 가급적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 제재 조치이므로 그 무거움은 더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두 가지 일이 며칠 사이에 모두 일어났습니다. ‘제명’이라는, 한 단체에서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제재 조치가 단 열흘 만에 매우 꼴사나운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제명 이야기가 최초로 나왔을 때, ‘제명’이라는 말이 오가는 것을 본 팬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당혹스러웠고 놀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명 조치 이후 원종욱 감독과 김원기, 서기수 선수의 구체적인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대부분의 팬들은 분개하면서도 제명 조치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해주려 했습니다. 아끼는 선수들의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민감한 팬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제대로 된 시스템이 확립되기를 원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로 인한 협의회의 제명 조치가 적절한 조치가 아니라 경솔한 말과 판단으로 비롯된, 상당히 잘못된 부분이 많은 제재조치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 그 당혹스러움과 분노를 받게 되는 것은 당연히 협의회입니다. 이 칼럼을 포함해 협의회 이름으로 나오는 모든 말과 글에 대한 공신력은 무너졌다고 보아야 하며, 회복하는 데에 시간을 비롯해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입니다.

지금 눈에 띄는 여러 곳을 둘러 보면, 사과문이 공개된 이후에도 비판과 비난을 하거나, 심지어는 이 일에 대해 ‘추가 폭로될 만한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라고 단정짓는 이들도 있으며 TSL 게임단이나 스타크래프트2 e스포츠 자체에 좋지 않은 인식이 생기기 이전에 서로 잘못이나 오해가 있었다는 식으로 어물어물 넘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협의회의 공신력이 무너졌기 때문에 일어나는 당연한 현상이며, 그 몫은 협의회가 고스란히 감수해야 합니다.


스타크래프트2 협의회는 과연 어디입니까?

이미 다른 일로 한 번 언급한 일입니다만 이번 일에서 더더욱 절실히 느낀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스타크래프트2와 관련되신 분들의 커뮤니티에서 주객이 전도된 행동을 하고 있으며 그것이 전혀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게다가 이번 일에서는 선수들을 지도해야 할 감독님이 오히려 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커뮤니티 게시판이 스타크래프트2 협의회입니까? 무슨 명분으로 협의회장 명의의 사건에 대한 경위 설명이나 사과문이 스타크래프트2 협의회가 아니라 커뮤니티 게시판에 게시되고, 협의회의 중재나, 제명 상황과 같은 협의회의 공적인 업무에 대하여 관계자들의 발언이나 정보가 어째서 협의회 홈페이지보다 커뮤니티에서 더 직접적으로 나오고, 더 먼저 나오는 것인지요.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난다면 스타크래프트2 협의회의 활동을 팬들이 알고 싶을 때 사람들이 스타크래프트2 협의회 홈페이지를 주목하겠습니까, 아니면 커뮤니티를 쳐다보겠습니까?

개인으로 의견 개진이나 소통을 하는 것과 협의회 및 프로 자격으로서의 공무를 하는 것은 엄연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지난 번에는 곰TV의 공식입장이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커뮤니티에 실리면서 주객전도가 되었다면, 이번엔 협의회장 및 선수들 명의의 입장이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커뮤니티에 실리면서 주객전도가 되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2 협의회에 올라가야 하는 공적인 말과 선언조차 커뮤니티에 올릴 요량이라면 무엇 하러 협의회의 홈페이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시스템과 프로 의식의 부재.

앞서 말한 것처럼 이번 일은 스타크래프트2 협의회의 의사결정기구와 협의회의 권한이 잘못된 이해와 성급함 때문에 편향된 방향으로 오용 및 악용된 중대한 과실이며, 그 밑바닥에는 시스템의 부재와 프로 의식의 부재가 깔려 있습니다.

한 쪽의 일방적인 말만 듣고 최고의 제재조치를 성급하게 결정한 전직 협의회장.
다시 회의를 진행하고자 하는 협의회의 조치를 거부하고 협의회 탈퇴를 선언한 감독.
자신들이 유리한 부분만을 강조해 협의회의 의사결정기구와 권한을 악용하게 만든 선수들.

관련된 분들 중 누구에게도, 시스템은 물론 프로 의식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더욱이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었던 권한 및 금전 관련 부분을 시스템이나 원칙에 의해 판단했다기보다는 ‘오해를 풀고 합의했다’는 식으로 어물어물 넘어가 버리는 모습으로 일관한 것도 저는 그렇게 좋게 볼 만한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연봉의 경우, 통상적으로 불성실 사유 등으로 인해 감봉 등의 제재를 받는 것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성실하니까 연봉지급을 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잘못된 개념이 용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적시하며 특정 대상을 비난한 것이 잘못된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면 단순한 왜곡이 아니라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위계에 의해 협의회의 의사결정기구와 권한을 오용하게 만든 행동은 기강 해이를 유발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하는 위반사항입니다.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원종욱 감독이 협의회장을 사퇴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협의회의 의사결정기구와 권한을 남용하게 만든 다른 구성원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도록 조치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약 8개월 남짓 협의회 명의의 칼럼을 쓰면서 저는 기회 있을 때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 왔고, 더불어 ‘지금은 완성되지 않은 e스포츠를 팬들이 용서하는 시기가 아닙니다’라는 취지의 말도 계속 해 왔습니다. 초창기인 만큼, 잠깐의 시행착오가 있다 해도 제대로 된 시스템과 방향성이 있고 의지가 있다면, 점점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런 부분을 강조한 것이지요.

그런데 가면 갈수록 더 나쁜 방향으로, 더 엇나가는 일이 일어나고 있어 대단히 실망스럽습니다. 요즘 최근 한 달 사이에 일어나는 일을 보면. 이 문제의 당사자이신 분들은 대한민국 e스포츠가 이런 나사 빠진 행동이 용인될 만큼 그렇게 여유로운 곳이라고 생각하는 듯한 오해가 듭니다.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요. 허나 그렇다면, 10년 넘게 프로 스포츠의 경험을 가지셨거나 10년 이상 쌓인 노하우를 전수받고 활용해 오신 여러분들께서 막 태어난 스타크래프트2 e스포츠를 벼랑 끝에 몰고 가는 ‘신뢰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대체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 하겠습니까?

e스포츠 팬으로도, 자문위원으로서도. 어떤 면을 봐도. 저 자신부터 실망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 가득한 새벽입니다.


Shame on me.


- 스타크래프트2 협의회 자문위원 The xian



P.S. 제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협의회에서 저의 역할은 되도록 팬들과 가까운 위치와 시각에서 스타크래프트2 e스포츠를 바라보며 일련의 상황에 대해 생각하고. 판단하고. 비판을 가하는 역할입니다. 그러나 요 근래, 그런 비판이 전혀 소용없을 정도의, 그리고 지난 10여 년의 e스포츠 경험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수준의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점이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자문위원으로서의 비판이 소용도 없고 의미도 없을 만큼 심각한 수준의, 지금 같은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면. 과연 자문위원의 존재의의는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스타크래프트2 협의회 홈페이지에 장식을 해 주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진지하게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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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11 04:52
수정 아이콘
잘보았습니다. 사건 개요에 대한 정리를 건의드렸는데 이렇게 반영해 주셔서 왠지 기쁘네요.
과정이 워낙 헛웃음 나오게 만들 정도의 일이다 보니 과정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거란 생각도 들었고, 주변에서도 "그럼 도대체 누가 잘못한거냐? 누가 기만하고 있는거냐?" 라고 묻는 지인들에게 정리된 사건개요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분명 스타2 이스포츠 역사에 흑역사로 기록될 사안이지만 그런만큼 숨기지 않고 모두 드러내 보여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The xian님의 칼럼을 보니 더욱 그러한 생각이 드네요.
첫째로는 이번 사태에 "흑막"이 있을거라는 루머가 퍼지며 사태가 확대/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고
둘째로는 잘 처리되었다고는 하지만 어물어물 넘어가버린 합의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아마추어스러운 모습이죠)

부끄러운 사태이지만 이것을 가리거나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반성한다는 점은 분명 스타2협의회가
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잃지 않은 것이라 봅니다.

더불어 The xian님의 글은 엄연히 중립적인 칼럼이지만 스타2 협의회에 공식으로 연재되는 공신력이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이 쓰여진것 만으로도 스2협의회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11/08/11 17:03
수정 아이콘
책임을 지고 싶다면
현재의 협의회는 망해야 하는 겁니다.


협의회의 성격을 평가할 때
'선수협의회'의 성격이 강하다 하더군요.
선수협의회의 성격이 강하다면, 구단에 대한 징계를 내리는 데 논리상의 문제가 생기지요.
사회로 말하면, '노'가 '사'를 징계했다는 말이 됩니다.
노와 사사이에 어떠한 문제가 생기면, 이들은 법원으로 달려가게 됩니다.
법원은 이 둘과는 이해관계가 떨어져 있는 기관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사건의 중재와 판단을 '노'에 가까운 협의회가 스스로 내립니다.
출범당시에 협의회는 강제성이 거의 없었으니, 당사자들은 반발을 할 것이고 서로가 감정을 상하게 되면
결론은
'탈퇴와 제명'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스2의 유일한 기반인 GSL은 오픈리그가 그 기반이기 때문에
탈퇴를 선택하더라도 딱히 제제할 방법이 거의 없죠.
그렇다고 해서 GSL의 팀리그에 불참을 시키는 것은 케스파와 같은 행동이지요.
"개인리그는 오픈이지만, 프로리그는 오픈이 아니다."
"그러면 협회에 없는 팀들은 GSL팀리그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인가"



답이 없는 구조입니다.
11/08/12 17:02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GSTL의 협의회에 의한 참여제한이 해결되지 않는한 GSTL은 영원히 이벤트리그로 남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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