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0/10/28 12:36:14
Name Ciara.
Subject 당신의 연애는 안녕하십니까?
문득 질문 게시판을 보다가
여자친구는 꼭 만들어야하는지에 대한 질문 글을 봤습니다.

의견이 분분하더라구요.

연애만큼 진리라는게 안통하는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화가 나는 마음을 다스리고 져줄줄도 알아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때로는 화를 낼줄도 알아야 하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할때도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때로는 자신을 더 사랑해야할 때도 있죠.

연애는 단순히 남여가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만나는 것이 아닙니다.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라는 속담이 있죠.
한번 잘못된 연인을 만나면, 좋은 사람을 만나도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순간의 애증때문에 죽고 죽이는 일도 일어납니다.

1~2번째 연애때는 순수한 사랑의 마음으로 연애하다가
상처받고 싶지 않고,  편하고 질높은(?) 연애를 위해 조건이 붙기 시작하죠.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그럴수밖에 없으며, 저도 똑같이 그러니까요.
이상형이 괜히 존재하겠습니까?

하지만, 연애는 사람을 훌륭하게 만들어주며, 꿈을 꾸게 만들죠.
왜일까요? 다른 수많은 계기를 놔두고 하필 연애일까요?

제 인생을 짤막하게 얘기해볼까 합니다.
전 21살때까지 꿈없이 공부도 안하고
스타1에 중독된 친구도 없는 130kg의 왕따였습니다.(지금은 26살.)

어느 날, 문득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서..
8개월만에 전 50kg을 감량했습니다.
21년동안 D라인에 익숙해진 제가
뱃살이 없는 절 스스로 거울로 보면서

"내 모든 장기가 이렇게 얇은 몸속에
들어가는게 신기하네..."

라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마음에 드는 여자 한 두명에게 고백하기 시작했지만,
계속 보기좋게 차였습니다.
잘생기지도 않았지만, 잘생겨도 성격이 안좋게 보이거나, 매력이 없으면
소용 없었던 거죠.

그렇게 해서,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정말 영어공부를 미친듯이 했습니다.
어렸을때 This is a book를 "트히스 이스 아 보오오크." 라고 읽었던 제가
수능 외국어 영역 강사도 해보고, 최근엔 Yxx 시xxxx 라는 학원에서 일할 정도로
눈부시게 성장 했습니다.

그렇게 차이고 차이면서, 제가 가진 문제점을 깨달아가면서,
전 어느새.. 여전히 보충할게 많은 사람이지만..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남자가 되었고, 설령 남들이 그렇게 보지 않아도,
늘 자신감을 가지고, 제 인생이 늘 행복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어느 날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 너가 잘되면 아빠한테 돌아올게 있어서 투자하는게 아니다.
난 너가 잘되면 뒤에서 씨익 웃으면서 잘 커줘서 고맙다고 할 뿐이다."

전 이 말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전 사랑이 여기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께서 크고 작은 배려로, 선물로 사랑하는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기분이 어땠나요?

저로 인해서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을 때,
전 제가 살아있음을 느꼈습니다.
누군가에겐 전 아무런 사람도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의미있는 한 사람이라는
그 생각 하나로 정말 만족하며 살았죠.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제 앞가림도 못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헤어졌지만..
그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여느때보다
더욱 큰 꿈을 꾸며 더더욱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 사람과 나의 미래는
늘 오늘보다 밝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영화 대사중에 이런게 있죠.
(정확하진 않아요)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연애 하고싶지만, 늘 차이기만 하는 분.
과거의 아픈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분.
행복하거나 쓰라린 연애를 하고 있는 분.

모두들.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이 있었기에, 힘든 순간에도 이겨냈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전 과거에 아픈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쪽에 속하지만,
여전히 전 믿고 싶습니다.

연애는 희망이라고..

모두들! 사랑합시다!
* Noam Chomsky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1-23 20:47)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Brave질럿
10/10/28 12:30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다만 고민이되는게

제가 연애를 하고 싶어서 누군가를 좋아하려고 애를 쓰려는건지

아니면 그냥 좋은건지 구분이 안가서 고민입니다.
speechless
10/10/28 12:34
수정 아이콘
아 아름다운 글입니다.
유이남편
10/10/28 12:44
수정 아이콘
이렇게 좋은 글에 한번 묻어 가자면... 제가 얼마전에 소개팅을 했는데요...첨봤을때는 엄청 맘에 들었어요....귀엽기도 하고 반응도 좋고 그랬었는데 두번째 만날때부터 본성격?이 나오더니...주 6일 근무하는데...주중에도 시간나면 보자고 하니깐 걍주말에만 보면 안되요? 평일엔 좀 피곤해요...라고 해놓고...평일날 연락해서 뭐했냐고 하니깐 동호회 모임갔다고 하더라고요...이말들으니깐 엄청 기분나쁘던데...또 얼마전에 나 일하는 직장 근처에 올일이 있어서 왔다가 제 차에다가 쪽지로 뭐라고 적어 놓고 갔는데...이랬다가 저랬다가...모르겠네요..그래서 연락안하고 있습니다.

연애 할만큼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건은 잘 모르겠네요...
포뇨포뇨
10/10/28 12:4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
pgr 생활 근 10년 만에 첫 추천을 Ciara.님께 드려요!
쿠당~☆
10/10/28 13:09
수정 아이콘
////////////////////////////////////////////////////////////////////
저로 인해서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을 때,
전 제가 살아있음을 느꼈습니다.
누군가에겐 전 아무런 사람도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의미있는 한 사람이라는
그 생각 하나로 정말 만족하며 살았죠
///////////////////////////////////////////////////////////////////

이 말이 정말 마음에 와닿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hidarite
10/10/28 13:12
수정 아이콘
점심시간에 잔잔하게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답답했던 제마음이 조금은 위로가 되네요.

연애를 하고 있어도, 가끔 내가 연애중인건지 솔로인건지 착각하게되는, 쓰라린 연애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저로 인해서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을 때,전 제가 살아있음을 느꼈습니다"...만,

저는 저사람을 위해 이것도 저것도 포기하기도 하고 양보할 맘도 먹고 있었는데, 상대는 그 어떤것도 포기하려고도 양보하려고도 하지 않네요.
생각의 차이도 점점 더 나는것 같고...(단적으로 저는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예전부터 싫어했는데 (좀 경멸?), 이사람은 대학교때 친구랑 "못생긴 애들은 길거리 다닐때 벌금물려야돼"라는 농담을 했다고; 완전 충격먹었어요)
그래도 헤어지기가 너무 마음아파서 못헤어질것 같습니다. 안보고 연락안하고 있을때에는 한없이 밉다가도,
막상 전화하고 연락하고 하면 눈녹듯이 그마음이 사라지고 좋기만 하니...

근데 이렇게 미래가 안보이는 연애가 좋은건지는 자꾸 회의가 드네요. 저한테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것도 아니고.
spankyou
10/10/28 13:15
수정 아이콘
추게로 보냅니다~
10/10/28 13:18
수정 아이콘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 이거...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As Good as It Gets, 1997)...에 나오는 명 대사죠...

저도 이 대사 좋아합니다...

하이튼 멋진 글, 멋진 삶 감사합니다!!!
Go_TheMarine
10/10/28 13:22
수정 아이콘
일단 50킬로 감량하셨다는데에서 존경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비결 좀...굽신굽신;;

글 잘 읽고 갑니다~
MaruMaru
10/10/28 13:2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읽고 나서 제목에 왜 연애가 안녕하냐고 물으셨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딱히 본문과는 상관이 없는거 같은데 ;
10/10/28 14:03
수정 아이콘
좋은 분이시고 정말 바른 가치관을 가지신 분이라 생각하는데...
아쉽게도 님의 가치는 알아주는 여자는 님의 나이대에 생각보다 별로 없을 겁니다ㅠㅠ..

그리고 확실히 연애에는 그런 게 있더군요.
가지기 위해서 쫓아가려고 할 수록 점점 더 멀어지는... 그런?

님의 자기 계발의 목적이 '연애'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 자기 계발을 하다보면 그 모습을 좋아하는 여자가 나타날 확률이 훨씬 더 높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아스트랄
10/10/28 14:11
수정 아이콘
전 이런말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정말 멋지시네요.
추게로 보냅니다.

근데 왜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있는 커플들에겐 축복해 주시지 않는건가요..흑흑
하늘의왕자
10/10/28 14:23
수정 아이콘
어제 그제 연타석으로 애인이랑 대판 싸운 저에게는..
그저 부러울 뿐이네요..후...
학교얘들
10/10/28 14:53
수정 아이콘
왠지 모르게 흐믓해지는 좋은 글 이네요. ^^
10/10/28 15:27
수정 아이콘
와 피지알에서 여지껏 봤던 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글이에요! 저랑 동갑이신데도 생각의 깊이가 다르네요ㅠ_ㅠ
자기 자신을 가꿀 줄 알고 사랑을 인생의 행복이라고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분명 좋은 사람이겠지요.
저도 때로는 사랑이라 믿었던 사람에게 크게 다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을 아프게 하기도 했지만, 그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사람을 보는 눈도 생겨나고 또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도 하면서 제 자신부터가 점점 발전해나가는 걸 느껴요. 연애라는게 필요성을 따질 이유가 있나 싶어요.. 사랑하는 사람 만나면 자연스레 시작되는게 아닐지^^;
좋은 여자분 만나서 또 사랑하며 더 행복해지시길 바래요~
10/10/28 15:31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10/10/28 16:46
수정 아이콘
하루를 시작하려 준비하는 저에게 기분이 너무 좋아지는 글이군요. 캬아아아아아아~ 좋습니다 좋아요~!
좀 더 좋아지고 싶어요 ㅠㅠ
대한민국질럿
10/10/28 17:12
수정 아이콘
저도 (꼭 여자문제때문만은 아니지만)2년간 몸무게를 40여키로 감량했습니다. 친구들이랑 정말 미친듯이 농구했죠 아침가득 점심반공기 저녁안먹고.. 살빼는게 정말 장난아닙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땐 어떻게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근데 중요한건, 살빼도 안생겨요.
분홍돌고래
10/10/28 17:20
수정 아이콘
언제부터 장래희망을 이야기하지 않게 된걸까?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고 1년 뒤가 지금과 다르리라는 기대가 없을 때,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는게 아니라 하루를 견뎌낼 뿐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연애를 한다. 내일을 기다리게 하고, 미래를 꿈꾸며 가슴 설레게 하는 것. 연애란. 어른들의 장래희망 같은 것.
----------------------------------------------------------------------------------------------------------------------------드라마 연애시대 중에서 ------------
최첨단
10/10/28 17:28
수정 아이콘
덕분에 간만에 로그인하네요, 너무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짝사랑만 하며 우울해있던 제게 큰 위로가 되는 글이네요...
10/10/28 19:4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더욱 열심히 연애를 해야겠네요. :)

추게로!
릴리러쉬
10/10/29 08:34
수정 아이콘
잘 보고갑니다.
KoReaNaDa
10/10/30 22:3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2/04/06 17:47
수정 아이콘
여러번 읽게 된네요. 감사합니다. 조금더 용기를 내봐야 겠네요.
이노리노
12/05/28 06:4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침에 읽으니 참 좋네요.
오늘 하루도 활기차게 생활해야겠어요!
농락해써써
12/09/28 22:42
수정 아이콘
좋은글 읽고 갑니다~ ^^
시침분침초침
12/09/29 18:2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조금 위안이 됐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536 이제 인간은 바둑 AI를 절대로 이길 수 없는가? [87] 물맛이좋아요1577 22/07/05 1577
3535 실시간 감동실화)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쓰다. [102] 스토리북1064 22/07/04 1064
3534 상반기에 찍은 사진들 [20] 及時雨1927 22/07/03 1927
3533 (육아) 여러가지 불치병들...ㅜㅜ [103] 포졸작곡가2456 22/06/29 2456
3532 누리호 성공 이후... 항우연 연구직의 푸념 [155] 유정1650 22/06/28 1650
3531 [웹소설] 지난 3년간 읽은 모든 웹소설 리뷰 [77] 잠잘까1557 22/06/28 1557
3530 마지막을 함께한다는 것 - 을지면옥 [49] 밤듸1393 22/06/26 1393
3529 게임사이트에서 출산률을 높이기 위한 글 [36] 미네랄은행2550 22/06/22 2550
3528 (pic) 기억에 남는 영어가사 TOP 25 선정해봤습니다 [51] 요하네989 22/06/22 989
3527 (멘탈 관련) 짧은 주식 경험에서 우려내서 쓰는 글 [50] 김유라1214 22/06/20 1214
3526 [PC] 갓겜이라며? 최근 해본 스팀 게임들 플레이 후기 [94] 손금불산입1378 22/06/16 1378
3525 [기타] 한일 1세대 프로게이머의 마인드 [33] 인간흑인대머리남캐1476 22/06/15 1476
3524 글 쓰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31] 구텐베르크1213 22/06/14 1213
3523 [테크 히스토리] 생각보다 더 대단한 윌리스 캐리어 / 에어컨의 역사 [29] Fig.11075 22/06/13 1075
3522 개인적 경험, 그리고 개개인의 세계관 [66] 烏鳳1013 22/06/07 1013
3521 오늘은 날씨가 참 좋았어요 [12] 及時雨857 22/06/06 857
3520 몇 년 전 오늘 [18] 제3지대794 22/06/05 794
3519 [15] 아이의 어린시절은 부모에게 주어진 선물이다. [24] Restar2265 22/05/31 2265
3518 [15] 작은 항구도시에 살던 나의 어린시절 [7] noname111234 22/05/30 1234
3517 이중언어 아이와의 대화에서 느끼는 한국어의 미묘함 [83] 몽키.D.루피1910 22/05/28 1910
3516 [테크 히스토리] 한때 메시와 호날두가 뛰놀던 K-MP3 시장 / MP3의 역사 [49] Fig.11168 22/05/25 1168
3515 [15] 할머니와 분홍소세지 김밥 [8] Honestly1220 22/05/25 1220
3514 [15] 빈 낚싯바늘에도 의미가 있다면 [16] Vivims1580 22/05/24 158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