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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3/13 22:45:27
Name 이그나티우스
Subject 회전하지 않는 회전스시 (수정됨)
회전하지 않는 회전스시

최근 우리나라의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도 알려진 사건이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회전초밥 식당에서 레인 위의 스시를 집어 먹는다던가, 간장통을 혀로 핥는 등의 민폐행위 혹은 그러한 행위를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가 문제가 되고 있다. 사실 이러한 행위들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2010년대 중후반 일본여행이 우리나라에서 크게 유행했을 때에도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일본 회전스시집에 가면 안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간장통을 콧구멍에 집어넣는 등 민폐행위를 모은 짤들이 도시괴담처럼 돌아다니고 있었고, 일본 현지에서는 대형 편의점 체인이나 회전스시 주방에서 식재료에 오물을 묻히는 등의 민폐행위들을 SNS에 업로드한 것이 문제가 된 일도 있었다.

그러던 것이 이번에는 민폐행위가 사방팔방 심지어 전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대형 회전스시 체인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경제적 피해까지 발생하자 체인 본사들이 시급히 대책에 나서고 있다.

이번 닛케이의 보도<"すしは回り続けるか 省人化のワナ、いたずら相次ぐ", 「日経MJ」, 2023년 3월 23일 (이하 '닛케이(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3대 회전스시 체인의 일각인 쿠라즈시의 경우 AI 기능이 탑재된 카메라를 좌석에 설치하여 수상한 동영상을 촬영하거나 멋대로 레인 위 접시에 손대는 사람이 있을 경우 탐지하여 점포 내 스태프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한다.

위 보도에 의하면 대형 회전스시 체인의 효시격이라고 할 수 있는 스시로의 경우 아예 터치패널으로 스시를 주문하면 주방에서 좌석으로 접시를 바로 보내주는 장치를 점차 도입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시스템은 우리나라의 일본계 회전스시 체인점에서도 ‘레인 위를 달라는 신칸센 카트로 스시를 보내드리는.’ 서비스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내 주위에는 회전스시 레스토랑에 가더라도 레인 위 접시는 말라서 맛이 없다면서 아예 터치패널로 왕창 시켜서 다이렉트로 받는 것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나도 그렇다.

그러나 닛케이의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방식 중 어느 하나도 완전한 것은 없다고 한다. 쿠라즈시의 방범카메라 도입의 경우 일반 손님들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불쾌감을 유발할 우려가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단순히 생각해봐도 100명에 1명 있을까말까한 희귀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내 식사시간이 카메라로 감시당한다는 것은 뭔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내가 내돈 내고 밥 사먹는데 마음 편히 먹지도 못하다니!

위 보도에 의하면 직배송 레인 시스템의 경우 이미 일본 현지에서는 달리는 접시 위 스시에 와사비를 묻히는 등의 변종 민폐행위들이 적발되고 있다고 한다. 역시나 다른 손님들 좌석을 스쳐서 오다보니 완전히 안전성이 보장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개별포장의 경우 닛케이 보도에는 언급되지 않지만 이 역시도 손님 입장에서는 식욕이 떨어지는 구성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10년전 마트 초밥도 아니고…

우리나라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일본인들의 저열한 도덕성을 비웃는 민족주의적 방식으로 소비되긴 했지만, 일본 현지의 분석을 보면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닛케이 보도에서 전문가들에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이러한 민폐행위의 근본 원인은 인력부족이다. 요식업 외에도 최근 일본 산업계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이 인력부족(人手不足) 현상으로, 정확히 말해서는 사람 자체가 부족한 것도 있지만 인건비에 투자할 돈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애초에 인건비를 빵빵하게 준다면 사람이 모자랄 리가 없으니… 장시간에 걸쳐 빡세게 돌아가는 회전스시집에서 일한다는 것은 상당한 중노동이어서 여기에 필요한 사람을 저임금으로 구하는게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센트럴 키친과 매뉴얼의 도입으로 인해 단순 반복업무가 주류를 이루는 회전스시 알바에 줄 수 있는 임금은 한정되어 있고 아무튼 외통수다.

사실 이러한 인건비 부족은 회전스시라는 산업 자체의 필연적인 귀결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닛케이의 분석이다.

애초에 회전스시라는 시스템 자체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현대적인 회전스시의 효시는 오사카의 유명 회전스시 체인점 겐로쿠즈시(元禄寿司)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겐로쿠즈시의 창업자는 공장의 컨베이어 시스템에 영감을 받아 스시도 저렇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회전스시라는 업태를 개발했다고 전해진다.

나는 오사카의 겐로쿠즈시 지점을 실제로 가본 적이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까운 갓파스시 등과는 달리 정말로 겐로쿠즈시는 스시공장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놀라운 곳이었다. 너무나도 좁은 자리에 비유가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양쪽 손님 어깨 사이에 레고 블록처럼 끼어서 컨베이어 위에 가득 쌓인 채로 레인 위를 움직이는 스시를 허겁지겁 집어먹는 가게였다. 분위기로만 따지면 정말 이렇게 불편할 수가 없지만, 네타의 신선도는 유명 스시점에 뒤지지 않는 맛이었고,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스시를 먹을 수 있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모든 회전스시 체인이 다 그런 것은 아니고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브랜드도 많지만, 우리에게도 익숙한 쿠라즈시, 스시로, 갓파스시 등의 이른바 100엔스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저가 회전스시 체인점들은 수십년에 걸쳐 인력을 감축하고 공정을 효율화하는 작업에 힘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2010년대 후반 회전스시 레스토랑은 ‘특이점’이라고 부를 만한 전인미답의 단계에 들어서게 되었다고 닛케이 보도는 지적한다.

그것은 말 그대로 손님이 입장하는 순간부터 나가는 순간까지 점원과 전혀 접촉하지 않는 사실상의 무인화 시대의 도래다. 이러한 특이점의 도래에 일본의 미디어들은 한동안 화제였다.

그런데 이러한 특이점의 도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불러일으켰는데, 그것이 바로 손님에 의한 민폐행위의 발생이다. 닛케이의 보도에 따르면 외식산업 전문가들은 무인화 혹은 극단적인셀프서비스화로 인해 손님이 점원에게 감시당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되자, 이를 악용한 손님들이 깊숙한 좌석에서 멋대로 간장통을 핥는 등의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즉, 특이점(?)이 도달하기 전까지는 이런저런 업무로 인해 가게를 돌아다니는 직원들이 손님의 이상행동을 감시하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는 것이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것이다는 것이 닛케이 보도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는 것이 닛케이의 이번 보도에 소개된 추고쿠 지방의 회전스시 체인점 ‘야마토(やまと)’ 의 사례다. 이 체인점의 경우 주방은 가게 안쪽에 있고 레인이 좌석과 좌석 사이를 가로지르는 다른 체인과는 달리 오픈형 키친으로 되어 있어서 레인 안쪽에서 요리사가 초밥을 만들면 레인 바깥쪽 자리에 앉아있는 손님들이 집어먹는 식으로 되어 있는데, 이 체인점에서는 아직까지도 문제의 민폐행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던 겐로쿠즈시나 다른 유명 회전스시점의 경우 이런 식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꽤나 있었다.

결국 누군가 보는 눈이 있으면 아무래도 민폐행위를 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면 점원들을 늘리면 되겠네? 라고 생각했지만 이것은 또 간단하지 않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저가형 회전스시의 경우 인력을 늘릴 경우 그만큼 인건비가 늘어 지금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스시를 판매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즉, 감시인력의 증강은 인건비 절감을 통한 저렴한 스시 판매라는 체인점의 정체성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정책인 것이다.

결국 저가형 회전스시 체인점들은 인건비 절감과 민폐행위 감시라는 모순된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사실 여기까지 오면 회전스시 민폐행위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챈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요식업 등 서비스업에서 인건비 절감을 위한 시스템 개선이 새로운 문제점을 발생시키는 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필자 집앞의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에는 절도범을 잡는다는 벽보가 붙어있고, 뉴스에는 무인점포에 볼일(?)을 보고 간 엽기적인 사건이 보도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패스트푸드 점에서 점원이 주문을 받지 않게 된 것이 꽤나 오래된 것 같다. 이제는 어지간한 체인점 가게에서는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는게 보통이 되었는데, 이 키오스크의 UI가 직관적이지 않아서 디지털에 익숙치 않은 노년층뿐 아니라 심지어 젊은층도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 나만 해도 오늘 저녁시간에 갔던 모 체인점의 키오스크가 너무 어려워서 틀리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난다.

인건비 절감이냐, 고객 편의냐 하는 문제는 서비스업의 영원한 과제이고 더군다나 지금처럼 전산화와 자동화가 대세인 시대에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사실 정답은 없을 것이다. 그때그때 어느 쪽을 더 우선할 것인지 책임자들이 결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문제이다.

하지만 회전스시 민폐행위에는 단순히 경영학적인 문제 이전의 철학적인 물음이 놓여있다. 그것은 바로 ‘신뢰’의 문제이다.

애초에 레인 위를 접시가 돌아다니는 회전스시라는 시스템 자체가 남이 먹을 접시에는 내가 멋대로 손을 대지 않는다는 이용자들 간의 암묵적인 신뢰 위에 기능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것을 어긴다면? 그때부터는 문제가 복잡해지는 것이다.

신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이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사회의 거래비용을 억제하는 대단히 중요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민폐행위의 결말이 어떻게 나건 간에, 결국에는 어떤 식으로든 신뢰의 상실을 벌충하기 위해 어떻게든 비용지출이 수반될 것이다. 그것이 기업측의 지출이건, 다른 이용자들의 불편이건 간에 말이다. 반대로 모두가 책임감 있게 행동한다면 모두가 움직이는 접시를 구경하면서 즐겁고 편리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닛케이의 보도에는 회전스시 가게에는 움직이는 접시를 구경하는 엔터테인먼트의 기능도 있다고 실려 있는데, 이러한 이용자의 즐거움은 결국에는 신뢰라는 자본 위에서 가능한 것이다.

신뢰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없어지는 순간 이런 식으로 모두가 피곤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번 신뢰가 파괴된 이상 모두가 불신의 스파이럴에 빠져 이를 회복하기는 쉽지가 않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오마카세’ 열풍으로 핫한 하이엔드 스시보다는 100엔 안팎의 저렴한 회전스시를 더 좋아한다.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고 먹고싶은 스시를 마음껏 골라먹는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비싼 스시집에 가더라도 회전스시의 즐거움을 대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개인적으로도 일본여행을 다시 갈 기회가 생기길 바라면서 그때까지 민폐행위 없는 새로운 회전스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참고문헌: "すしは回り続けるか 省人化のワナ、いたずら相次ぐ", 「日経MJ」, 2023년 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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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상품권
23/03/13 22:54
수정 아이콘
인건비 상승, 무인간소화가 이런 문제를 막질 못하니;; 그렇다고 손님이 온 순간부터 철저감시해서 다 고발해버릴 수도 없는노릇이고요.
이그나티우스
23/03/13 23:26
수정 아이콘
결국 모든 것은 트레이드오프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회비용의 가치를 재는 것은 굉장히 힘들고요.
Primavera
23/03/13 23:45
수정 아이콘
무인간소화 등은 경비업무를 경찰이나 검찰에게 외주주는 것과 마찬가지죠. 업무량 폭증하면 이쪽부터 외면 받을껀데 무슨 자신감인지.
포프의대모험
23/03/13 23:08
수정 아이콘
경제력과 국민성이 어느정도 허락해야만 시도할 수 있는게 무인화라는게 역설적이네요
이그나티우스
23/03/13 23:27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키오스크의 도입도 어떻게 보면 국민의 디지털화 수준과도 연관이 있고, 무인매장 같은건 좀도둑이 많은 나라면 힘들겠죠.
그냥사람
23/03/13 23:11
수정 아이콘
아마존 프레쉬 점심마다 매일매일 사용하는데.. 차지 잘못되거나 아이템 빠뜨리고 계산되거나.. 아직 준비 안된건 사실 인 것 같습니다.

단 인건비 > 기계상으로 못잡는 로스라는 계산이 나온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기계로 다 바뀌는게 맞는 수순이 아닌가 라는 생각은 있네요
이그나티우스
23/03/13 23:28
수정 아이콘
생각보다 자동화의 말단은 아직도 맨파워로 움직이는데가 많아서 휴먼에러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사업주들은 어느 정도 손님들이 피해를 보더라도 인건비 절감이 더 크면 그쪽을 택하긴 할텐데, 문제는 이번 회전스시 사례처럼 헤드에서는 인건비 절감이 더 크다고 생각했던 건에서 실제로는 예상치 않은 부가손실들이 빵빵 터져나오는 것이겠지요.
이미등록된닉네임
23/03/13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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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사회의 신뢰를 갉아먹는 경범죄에 대해서는 그 손실을 단순 손실액 이상으로 추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저런 사례들로 인해서 무인 매장의 반의 반만 인력을 고용해도 어마어마한 인건비 지출이 효용의 증가는 거의 없이 일어날 테니까요.
형벌만능주의 같기는 하지만 비슷한 맥락에서 하나 더 언급하자면, 적발-검거율 낮은 범죄에 대해서도 처벌을 검거율의 역수만큼 가중해서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좋은 쪽으로는 휴대폰이나 지갑 놓고 다니기, 가방 편하게 메고 다니기가 이런 신뢰에 기반하잖아요? 여행 갔을 때 이 모든 걸 조심해야 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생활의 만족도가 많이 떨어졌던 기억이 나네요.
이그나티우스
23/03/14 00:00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저도 회전스시 민폐행위를 근절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러한 행위를 하여 동영상을 게재한 자들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가하락으로 인한 시가총액 감소액의 몇%를 청구한다든가 하는... 좋아요 좀 받겠다고 하다가 가산을 다 탕진한다는 사례를 보여주지 않는 이상 그러한 행위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지요.
닉네임을바꾸다
23/03/14 01: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뭐 근데 이번 케이스면 인력고용같은걸 붙여서 간접손해를 때려버리는건 회사경영에서 그런 선택에 대한 리스크 리턴에 대한건 사업자가 감수해야하는건데 그걸 짬때리는?
그리고 단순손실액 이상으로 추산하는건 좋다치고 재판관이나 검사가 멋대로 싸사삭 쓸거 아니면 근거는 있어야할텐데 뭘 갖다놓죠? 직접적인 단순손해를 넘어서서 간접적인걸 마구 붙이면 농담아니라 몇조손해 몇십조손해도 만들 후 있을텐데...아마 원하는 숫자 있으면 다 만들 수 있을걸요 크크
이그나티우스
23/03/14 09: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닉네임을바꾸다/사업자의 관리책임과 별개로 쾌적한 환경을 악용하는 것에 책임은 져야겠죠.

그리고 어차피 손해배상액은 법원이 판단하는거라 기업측이 거액을 청구해도 그게 정당하지 않다면 다 인용되진 않을겁니다.
이미등록된닉네임
23/03/14 09:39
수정 아이콘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별도 조항을 만들면 해결 가능하지 않나 생각하는데 제가 법조인도 로스쿨생도 아니라서 생각하지 못한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네요. 다만 추상적인 손실에 대한 추정은 이미 현실에서도 어느 정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도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논리를 좀 과하게 확장하면,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도 원하는 숫자 만들 수 있죠.

또 하나 제가 워딩을 구분하지 않고 써서 그런 것도 같아 정확히 하고 넘어가면, 저는 ‘손실’을 ‘손실액 이상’으로 추정해야 한다는 의미였지 ‘매장의 손실액‘을 말한 건 아닙니다. 여기서 간접적인 손실은 그 매장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손해이므로 처벌이 돈이 아니라 징역 등의 형벌이어도 됩니다. 돈이어도 그건 매장이 아니라 국가에게 귀속되어야 하고요. 리스크-리턴과 경찰력 짬때리기에 대한 타당한 답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닉네임을바꾸다
23/03/14 15:5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뭐 차라리 매장이나 회사 손실로 좁히는게 낫지 사회전체의 파급효과라는건 속된말로 붙이기 나름이라...
G20회의 파급효과가 430조도 만들 수도 있는게 그런 간접적인 요소인데 그냥 경범죄조항이니 중구난방인 형법이나 특별법에서 처벌조항 다 없에고 그냥 줄줄히 따거나 무기징역으로 통합하죠...
설마 그런 파급효과까지 넣을때 몇년 때우고 나오는걸로 가능할까요 대충 수십억 수백억인데...
이미등록된닉네임
23/03/14 16:18
수정 아이콘
이런 비꼼을 들을 의견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아래 당근 님께 달아놓은 답변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3/03/14 09:05
수정 아이콘
이건 좀 생각해 봐야 하는데요.
과연 소비자가 가산탕진급 고소가 걸릴 가능성이 있는 초밥집에 갈까?
경범죄 감시/처벌은 인건비 안들어가나? 정부는 왜 공짜라고 생각할까?
이미등록된닉네임
23/03/14 09:41
수정 아이콘
전자에 대해서는 무고한 사람에게 그렇게 법 체계가 이상한 경우는 드물다고 보고요. 후자에 대해서는 그걸 받자는 말입니다. 윗분 코멘트에 남긴 제 댓글 두 번째 문단을 참조해주세요.
23/03/14 11:40
수정 아이콘
답변을 달아줘서 고맙습니다.

제가 생각할때 엄벌하는 사회는 말도 안되는 디스토피아가 될것 같아서 반대합니다.
일단 '사회적 신뢰'라는 가치를 매기기 곤란한 목표 + 손실액 이상은 처벌이 너무 높아요.

무단 횡단의 사회적 손실은 GDP의 1%라고 추정하는 분이 있는데, 그럼 국가는 무단횡단을 관측할때마다 1조원의 소송을 해야 겠네요.

또 생각해 봐야할 것은 윗분이 생각하시는 '짬때리기?'가 생각보다 법적으로 인정되는 개념 입니다.
예를 들면 운전석 이탈시 시동 끄고 열쇠 뺀후 차문을 잠글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68. 4. 30) 68다 388 대법원 판결

초밥집 주인은 다른 선량한 사람이 마음대로 먹을 수 있도록 매장을 감시-운영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등록된닉네임
23/03/14 14:11
수정 아이콘
좋은 대답 감사합니다. 유익한, 하지만 길어질 수도 있는 토론의 예감이 드네요…

일단 저는 ‘신뢰 훼손’이라는 가치가 사회적으로 합의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여기서의 합의는 구성원들이 대부분 동의한다기보다는 단지 일관성을 가지고 사법 체계 안에서 다루어진다는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말씀하신 예를 똑같이 들면, 제가 누군가 제 명예를 훼손했다고 1조를 배상시킬 수는 없죠. 사실 무단횡단=1조가 터무니없다는 건 서로 동의하리라고 생각하고 드신 예시잖아요? 이것도 미약하지만 합의가 가능함을 시사합니다.

그럼 뭐 무단횡단도 신뢰 훼손이냐 하면 전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원래 모든 경범죄는 경미하게 신뢰를 훼손하죠. 본문의 사례는 그걸 공개적으로 광고한다는 것에 핵심이 있습니다. 어떤 미친놈이 간장을 콧속에 넣는 거야 어쩔 수 없는데, 문제는 이걸 자랑한다는 겁니다. 이건 일종의 사회적 저항 또는 도전이죠. 일탈보다는요.

그런 의미에서 어떤 게 신뢰 훼손이고 얼마나 큰 신뢰 훼손인지는 충분히 기준을 세울 만 하다고 봅니다. 절대적인 선이야 다른 범죄도 그렇듯이 그을 수 없지만요.

두 번째는 제 중심 논의에서는 다소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첫 번째 논의가 마무리되면 제 생각을 달아볼게요.
이그나티우스
23/03/1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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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물론 사법, 공권력에 의존하는게 옳은가 하는 원론적인 물음이 남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좋게 얘기할 단계를 지난 것 역시 사실입니다. 사건 직후 스시로의 시기총액이 일시 187억이나 감소했고, 무형의 이미지 손실도 막대할겁니다. 벌써 저같은 외국인에게도 알려졌을 정도니까요. 이미 스시로는 간장 통을 핥은 소년에게 형사고소와 민사상 손배청구(최소 백만엔 최대 백억원 단위 예상)를 제기했는데 이런걸 보면 현지에서도 이게 고소미급이라는 인식이 있는 듯합니다.
23/03/14 16:30
수정 아이콘
저도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말씀하신 '신뢰저해범죄'는 처벌의 수위가 유형의 피해 이상으로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떤 범죄를 신뢰저해범죄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고 어느정도의 형량이 적당한가 하는 문제도 있고 쉽지 않은거 같긴 합니다
남한인
23/03/14 06:43
수정 아이콘
일본인들은 혼네(本音)와 다테마에(面前)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남들이 전혀 보지 않을 때는 본성이 나올 겁니다. 모든 사람이 善한 것은 아니지요.
멍멍이개
23/03/14 06:55
수정 아이콘
한국인 본성은 남들이 볼 때 나오나요...?
23/03/14 08:34
수정 아이콘
재미없는 농담이신건지 저급한 어그로신건지...
아케이드
23/03/14 09:53
수정 아이콘
사람은 다 똑같습니다 본문에 우리나라 사례도 있잖아요
23/03/14 14:41
수정 아이콘
그게 똑같은 문명사회도 있답니까?
'남들이 보지 않을 때 본성이 나올 거다'라는 표현의 의도가 음침하고 흉하네요.
antidote
23/03/14 07:17
수정 아이콘
인구가 줄면 무인화로 극복된다는 소리가 그냥 현재 기술수준에서는 말이 안되는 거라는 반증이겠죠.
수요와 공급 모두가 급격하게 축소되고 치안과 국방은 공백으로 남는 더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될 뿐입니다.
이그나티우스
23/03/14 09:44
수정 아이콘
사실 이런식으로 다 무인화해도 정말 괜찮은가 하는 걱정이 들긴 하죠.
23/03/14 08:42
수정 아이콘
서양에서도 발생하는 문제일까요
이그나티우스
23/03/14 09:46
수정 아이콘
자동화기기로 인한 문제들은 사실 그쪽이 원조긴 하죠. 정확한 케이스는 저도 좀 알아봐야겠지만 꽤나 문제되는걸로 압니다.
及時雨
23/03/14 09:06
수정 아이콘
하긴 지난번에 쿠라 가니까 입점부터 퇴점까지 직원이랑 말 섞을일 한번이 없긴 하더라고요
이그나티우스
23/03/14 09:47
수정 아이콘
저도 쿠라즈시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정말 그렇게 편리한지..
及時雨
23/03/14 09:59
수정 아이콘
귀멸의 칼날 달력 준대서 돼지처럼 먹고 왔서요 히히
서린언니
23/03/14 15:46
수정 아이콘
회전해서 고르는거 말고도 타블랫으로 주문가능하니 마지막에 계산빼면 직원 볼일도 없고 인당 3-4천엔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죠
더존비즈온
23/03/14 09:12
수정 아이콘
원래 회전스시집 가서도 레일 위 회전하는 거 안 먹고 주문해서 바로바로 주는 거 먹는게 맛있어서 그렇게 먹고 있었긴 하네요.
이그나티우스
23/03/14 09:48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그러긴 합니다. 아무래도 레인위는 마를수밖에 없어서..
담배상품권
23/03/14 10:18
수정 아이콘
패드로 주문받는곳은 아예 주방-레일을 분리하고, 자기가 신청한 초밥이 오면 알림 알려줘서 그런 문제가 적습니다.
최종병기캐리어
23/03/1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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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처럼 레일 주변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각 테이블에는 단방향으로만 이동이 가능한 이중도어를 달면되지 않을까 합니다.

먹고 싶은 초밥이 온다 -> 버튼을 누른다. -> 레일쪽 문이 열린다 -> 초밥이 이중 도어 안으로 이동한다 -> 레일쪽 문이 닫힌다 -> 테이블쪽 문이 열린다. -> 꺼내 먹는다.

이렇게되면 테이블쪽으로 간 초밥이 다시 레일 위로 올라갈 수는 없지만, 설비가 비싸지겠네요.
이그나티우스
23/03/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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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너무 길어져서 따로 싣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일본의 일부 회전스시 체인에서는 말씀하신 식대로 개조공사를 시행중이라고 합니다. 다만 비용문제로 스크린도어 대신 접시만 꺼낼수 있는 작은 구멍을 내는 식인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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