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8/03/25 16:01:46
Name Right
Subject 부정적인 감정 다루기
부정적인 감정은 매우 다양하다. 죄책감, 두려움, 우울함, 불안함, 걱정, 분노등이 있다. 감정이라는 건 합리성과는 거리가 멀어서, 내가 이 감정을 무시하려고 해도 쉽사리 그런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두려움을 느낀다면, 그 두려움에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때로는 아무 이유없이 두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 첫째로, 그렇게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다. 이 마음을 통제하려고 하지말고, 그 마음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다. '내가 두려워 하고 있구나, 내가 이런 마음을 느끼는 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이는 명상의 일종인 마음챙김에서 사용하는 기법이다. 내가 두려워 하는 마음을 알게 되면 그것 만으로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둘째로는 이 감정이 온전히 머무르다 가도록 기다리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이 나 자신은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감정이란 순간적인 것이고, 언젠가는 지나가는 것이지, 나를 구성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불쾌한 감정에 압도당했을때에도, 결국은 그러한 감정이 지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감정이라는 것은 내 것은 아니지만, 억지로 밀어내려고 한다고 밀어내지는 것은 아니고, 내 안에 충분히 머물러야 지나가게 된다.

현재 이 순간, 내 호흡에 집중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눈을 감고 오로지 내 호흡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현재에 집중하는 것은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걱정에 대해 덜 신경쓸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에리히 프롬이 얘기한 '존재하는 삶'과도 연관이 있다.

사람들은 행복에 조건을 달곤 한다. '좋은 직장을 얻으면, 멋진 애인을 사귀면, 내가 더 건강해지면 행복해질것' 이라고 말한다. 마음챙김에서 말하는 행복은 적극적으로 쟁취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현재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다. 현재의 '나'는 있는 그대로도 완전하며, 이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행복의 '수용'이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이 지금의 나 자신을 마음껏 수용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8-07-20 15:41)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8/03/25 16:51
수정 아이콘
1년동안 여기서 본 글중에 제일 좋은 글입니다
불주먹에이스
18/03/25 16:55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18/03/25 16:56
수정 아이콘
내용도 좋지만 기술적으로도 비문이 없고 중복되는 표현이 없네요. 구성도 간결한 글이지만 탄탄합니다.

무엇보다 요새 사는 세상에 꼭 필요한 글이네요 앞으로도 많이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8/03/25 23:54
수정 아이콘
좋게 읽으셨다니 기쁘네요.. 공부하면서 틈틈히 글 남기겠습니다
세바준
18/03/25 16:5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18/03/25 17: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마음챙김, 수용전념에 대하여 설명해주셨군요.
이곳 질게 댓글에서 추천받은 책을 읽고 마음챙김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이글을 읽고 마음챙김이나 수용전념에 대하여 더 알아보고 싶은 분 들께 아래의 책과 앱을 추천드려요.

"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63302355&orderClick=LAH&Kc=

스마트폰 앱으로 headspace 가 있습니다. Guided meditation (음성지도가 있는 명상 이라고 해야할까요) 앱입니다. 영어로 명상하는 것을 도와주는데, 영어듣기가 편하신 분만 시도해보세요. 이 앱은 위의 인식과 같은 맥락으로 명상할 수 있게끔 도와줍니다. 첫 베이직 프로그램을 넘어가면 유료 구독형태이지만, 첫 단계만으로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https://www.headspace.com/
18/03/25 23:53
수정 아이콘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티모대위
18/03/25 19:59
수정 아이콘
참 좋군요.. 스크랩해갑니다.
어제부터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대단히 스트레스받는 상태였는데, 앞으로 이렇게 대처해야겠습니다.
눈팅족이만만하냐
18/03/25 21:20
수정 아이콘
이유없는 두려움이라...
송하나
18/03/25 21:56
수정 아이콘
요즘 걱정과 두려움에 쌓여 있는데, 감사합니다.
한이연
18/03/26 01:22
수정 아이콘
'숨쉬듯 가볍게' 책의 분위기랑 비슷한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김제피
18/03/26 09:53
수정 아이콘
최근에 본 글 중에 가장 깔끔합니다. 울림도 크고요.

정말 글 잘 쓰시네요. 잘 읽고 갑니다.
1llionaire
18/03/26 13:1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불안함을 느끼는 현실에 많이 위안이 되네요.
18/03/26 19:02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내용도 좋고 글 자체도 정말 좋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038 조지 워싱턴의 급박한 열흘 [34] OrBef26096 19/01/12 26096
3037 7살 어린 여직원에게 고백 받은 썰.txt [140] 위버멘쉬41311 19/01/12 41311
3036 나는 물수건이 싫었다. [21] 혜우-惠雨16071 19/01/04 16071
3035 십진법을 쓰는 인간들을 구경하러 온 이진법 세계 인간의 충고 [61] 2219717 19/01/01 19717
3034 [기타] 가히 역대급 명승부가 나온 카트라이더 리그(데이터주의) [52] 신불해15318 19/01/20 15318
3033 [LOL] 과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프로의 종류 [65] 갓포티비11703 18/12/19 11703
3032 [히어로즈] Heroes, You're Fired. [76] 은하관제15208 18/12/14 15208
3031 삼행시 잘 짖는... 아니 잘 짓는 방법 [61] 2216274 18/12/22 16274
3030 1592년 4월 부산 - 충렬공(忠烈公) [5] 눈시BB8716 18/12/19 8716
3029 자기 부라리 차이면 어떻게 아픈거야? [28] 졸린 꿈13187 18/12/12 13187
3028 귀소본X [16] 야누수9106 18/12/11 9106
3027 마미손과 회복탄력성 [49] 2224524 18/12/06 24524
3026 교통공학 이야기 - 5. 자율주행에 관한 쓸데없는 잡설들 몇가지 [76] 루트에리노11501 18/12/06 11501
3025 [여행]일본여행 올해 1년 12달간 12번갔던 후기 모아서 올려봅니다(다소 스압) [43] St.Johan13193 18/12/05 13193
3024 목숨 걸고 전쟁하던 옛 시대의 지휘관들 [53] 신불해20621 18/11/28 20621
3023 최초의 여신과 고자 아들이 로마제국에 취직한 이야기 - 키벨레와 아티스 [20] Farce12742 18/11/27 12742
3022 [기타] 원효대사 144Hz 해골물 [94] anddddna29952 18/12/04 29952
3021 [기타] [워3][RTS] '운영'에 대한 고찰 [31] 이치죠 호타루10527 18/12/01 10527
3020 정사 삼국지보다 재미있는 '배송지' 평 [52] 신불해21842 18/11/24 21842
3019 1592년 4월 부산 - 흑의장군 [20] 눈시BB9306 18/11/22 9306
3018 (삼국지) 조위의 인사제도 (2) - 구현령 [21] 글곰9942 18/11/17 9942
3017 조심스럽게....한번 올려보겠습니다 [63] 태양연어23821 18/11/16 23821
3016 고기가 먹고 싶었던 제국 - 아즈텍 [70] Farce27359 18/11/14 2735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