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는 주짓수를 매우 좋아합니다. 아니 사랑합니다. 저는 그걸 알고서 사귀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초반부터 계속 같이 하자고 설득을 했습니다. 그래서 알겠다. 일단 한번 트라이얼 받아보겠다고 했습니다.

신나서 여자친구는 도복과 각종 준비물을 약 10만원 가량 사줬습니다.

그리고 같이 트라이얼 받으러 갔는데, 생각보다 제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근데 여자친구는 같이 하니 너무 좋아했습니다. 솔직했어야 하는데, 어땟냐는 질문에 "어 괜찮네.." 하면서 차마 웃는 얼굴에 침 못 뱉고 "그래 다니자" 했습니다.

2월초에 트라이얼 받고 설날 끝나고부터 다니자 했었는데, 제가 막상 가기로 한 날 너무 가기 싫어서 계속 좀 가기 싫은 티를 냈습니다.

여자친구는 화가 났고, 결국 서운해했고 다툼으로 번졌습니다.

그러고 술 한잔 마시면서 풀었고 2월말까지 생각 할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생각을 정말 많이 해봤는데 도저히 가고 싶은 마음이 안생기는 겁니다. 전 축구,달리기 이런 아웃도어 스포츠가 좋고, 제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문제는 잔뜩 기대하고 있는 여자친구를 보니 말 하기가 점점 두렵더라구요. 그래도 억지로 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것 보단 아니라고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3월1일에 여자친구가 생각 해봤냐 왜 말이 없냐? 하길래 제가 사실 너무 내 스타일이 아니고 미안하지만 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여자친구는 단단히 화가 났고 결국 또 다툼(?)으로 번졌습니다.

여자친구는 혼자 가겠다고 했지만 오늘 막상 가려니 또 화가나고 짜증나서 본인도 안간다고 하더라구요.

좀 전에 전화가 와서

1. 두번 다시 같이 하자고 안할 것이다.
2. 왜 회피하냐 대답하기로 한 날에 대답 해줘야 하는거 아니냐?
3. 난 2월말까지 생각한다길래 기대했었다. 잔뜩 기대하게 만들고 이게 뭐냐?
4. 도복 사준거 당근마켓에 되팔아라
5. 속 편하겠네?

그러고 지금 냉전 상태입니다.

전 이 부분이 너무 숨막히게 스트레스였고, 퇴근 후 소중한 시간을 원하지 않는 운동을 여자친구 하나 보고 다닌다는게 도저히 용기가 안났습니다.

다른 사람은 그냥 여자친구가 그렇게 원하는데 한번 가주지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제가 취했던 태도나 회피성 태도는 욕먹어 마땅했고 정말 정중히사과를 했습니다.

근데 이런 경우에 여러분이라면 그냥 다니실건가요?

어떻게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