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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1/19 22:35:35
Name Danial
Link #1 구글, 유튜브
Subject [스포츠] 미식축구 입문 : 오펜시브 코디네이터처럼 생각하기 (스압, 용량 많음) -2 (수정됨)
(전 글에서 이어집니다)

-플레이오프 디비저널 라운드. 단판 승부
-뉴올리언스 세인츠 대 미네소타 바이킹스. 바이킹스 홈.
-현재 스코어 23:17 바이킹스 리드, 공격권 세인츠. 남은 시간 1분 20초
-남은 타임아웃 1개
-3rd&5
-엔드존까지 20야드

 뉴올리언스 세인츠 오펜시브 코디네이터 피트 카마이클. 그는 돔구장빨 브리스빨로 승승장구 해왔지만, 미축알못이 중요한 순간 그의 영혼에 깃들게 되는데...
sePY4W5.jpg

 "흠 어떻게 할까... 러싱이냐 패스냐... 그래, 그래도 브리슨데...망하기야 하겠어?"



 롱패스를 기가 막히게 뿌리는 드류 브리스. 이게 우리 주전 쿼터백인데 카마라가 뭐 어쨌다고?

 그래, 패스를 하자!


4. 패싱 라우트


 패스는 일반적으로 쿼터백과 와이드리시버(WR: Wide Receiver) 사이에서 벌어집니다. 쿼터백이 공을 던지고, 와이드리시버가 공을 받죠. 이 때 쿼터백은 두 가지 제한사항에 놓이게 됩니다.

1) 쿼터백이 패스를 던질 때까지 태클을 당해야 하지 않아야 한다: 쿼터백이 패스를 선택할 때, 오펜시브 라인맨들은 쿼터백을 중심으로 하는 일종의 방어벽이 되어 수비가 쿼터백을 태클하지 못하도록 막아줘야 합니다. 이렇게 쿼터백을 둘러싼 이 방어벽을 포켓(pocket)이라고 합니다. 수비팀은 이 포켓을 무너트리기 위해 미친 듯이 대쉬해오는데, 이런 대쉬를 패스러쉬(pass rush)라고 합니다. 또한 패스러쉬에 6명 이상이 참여하는 수비전술을 블리츠(blitz)라고 합니다. 


Mk8ZqrV.gif

 포켓이 뚫려서 쿼터백이 다운당하면 공격 기회도 잃을 뿐더러 시작지점 역시 후퇴하게 되는데 이걸 색(sack)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습니다.

 2) 쿼터백이 던진 공을 리시버가 방해를 뚫고 잡아야 한다: 보통 이 리시버를 상대하는 수비진을 세컨더리(secondary, 2선 수비)라고 하는데 세컨더리는 와이드리시버를 1-1로 마크하는 코너백(cornerback)과 자유롭게 움직이는 세이프티(safety)로 구성됩니다. 이 때 리시버들을 움직여서 어떻게 그들을 자유롭게 만들지가 패싱의 중요한 과제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전쟁에서는 공자와 방자의 이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방자의 이점이라면 홈그라운드에서 미리 준비를 하고 기다릴 수 있다는 점이 있겠죠. 보급선을 유지하는 게 더 용이하여 시간이 그들의 편이라는 점도 있구요. 그렇다면 공자의 이점이란 무엇일까요? 바로 어느 순간에 어디를 공격할 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패싱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쿼터백은 그들의 리시버를 순간적으로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 리시버가 어떻게 움직일 지 미리 지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수비팀은 오로지 리시버의 움직임을 예측하거나 대응할 수밖에 없죠. 어떻게 달릴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공격팀이 갖는 최대의 이점입니다. 어떻게 뛸 지 그 경로를 바로 루트(route)라고 합니다.

lNfaw6w.gif

 간단히 말하면 이렇습니다. 쿼터백은 1번 리시버한테 이렇게 지시합니다. "앞으로 3야드 정도 뛰다가 갑자기 필드 중앙으로 꺾어!"(슬랜트)

bAlg5qs.gif

 그 다음 2번 리시버한테는 이렇게 지시하겠죠. "너는 10야드를 전진하고 그 다음 필드 바깥쪽으로 꺾어!"(아웃)

6oZd3PV.gif

 마지막으로 3번 리시버에게 이렇게 지시합니다. "너는 5야드 앞으로 뛰다가, 제자리에서 2초간 정지해서 코너백 자빠트리고 다시 10야드 달려!"(더블 무브)

yKqlKnH.gif

 이걸 일일히 지시할 수 없으니 쿼터백은 그 모양이 저장되어 있는 그림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지시합니다. "이 작전대로 간다."

8kGm4aD.jpg

 혹은 간단하게 각 루트마다 번호를 붙여서 한꺼번에 이야기할 수도 있겠죠. Blue247!  

 쿼터백이 생각하기에 리시버가 열리는 시점은 바로 방향을 급격히 전환했을 때입니다. 코너백은 리시버의 움직임에 대응할 수밖에 없고 그 순간 리시버가 왼쪽으로 튀어나갈지, 오른쪽으로 튀어나갈지 모르는 상태에서 예측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급격한 움직임을 보일 때 리시버는 그 순간 몇 초 동안 "열리고" 쿼터백은 정확히 그 때 리시버에게 패스가 도착하도록 던져야 합니다.

 그러니까 이건 일종의 두더지 게임입니다. 리시버가 열리는 건 보통 1~3초 정도밖에 되지 않는 시간이고 쿼터백은 그 때 정확히 두더지를 향해 정확히 망치를 던져야죠. 움직이는 타겟을 향해 30cm의 오차도 없이 포물선을 그리면서 던져야 합니다. 동시에 그 사이 자신을 태클하려는 수비수가 있는지도 파악해야 함은 물론이구요.

 이 때 여러분(=오펜시브 코디네이터)이 고려할 만한 점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리시버가 열리도록 예상되는 시점을 순차적으로 잡아야 한다: 쿼터백이 제아무리 뛰어난 필드비전(field vision)을 가졌다고 해도, 쿼터백은 한 번에 한 리시버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모든 리시버가 동시에 열렸는데 하필 처음 본 리시버가 닫혀 있었다면, 다른 리시버를 본 순간 모든 리시버들은 닫힌 상태일 겁니다. 그래서 리시버들은 순차적으로 열리는 게 좋겠죠.

4wuyxL1.gif
먼저 x리시버가 꺾고, y리시버가 꺾고, z리시버가 꺾고...


2) 주 타겟을 누구로 할 지 확실히 잡아야 한다: 겉으로 보기엔 모든 리시버들은 각각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같은 필드에서, 한 리시버의 움직임은 반드시 다른 리시버에게 영향을 줍니다.

ik8UXNW.gif
 이 장면을 볼까요? 좌우에 배치된 두 리시버가 타는 플라이 라우트는 세이프티들을 모두 뒤로 후퇴시킵니다. 그 순간 가장 빠르게 열린 슬랜트 라우트를 막을 35번 수비수는 너무 멀군요! 처음부터 35번에게 주기로 약속되어 있었던 이 플레이는, 35번을 위해 나머지 리시버의 움직임이 디자인된 플레이콜이었습니다.


 다시 경기로 돌아가서... 3rd&5 상황

T8Apkml.jpg
(잘좀 해 임마)
"후... 안되겠다. 스위치로 짧은 야드를 따자."
"스위치?"
"동선을 x자로 가져가서 코너백을 따돌리는 거야. 이거면 5야드 따는 건 식은 죽 먹기지."
"그래?(그럼 왜 그 동안 17점밖에 못땄는데?)"
"그래. 이거."

fuqowpm.gif

두구두구... 과연 카마이클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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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9 22:38
수정 아이콘
이런 전술적인 움직임이나.. 몸싸움이나 진짜 개멋지긴 한데

NFL선수들이 은퇴후 치매가 오는 일이 많아서 꽤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더군요;;
18/01/19 22:47
수정 아이콘
그래서 최근 미국 내 스포츠 유망주들은 덜 다치는 nba를 더 선호한다고도 합니다. nfl은 말 그대로 소년소녀들의 영웅적 존재인데, 막상 성인이 되고 보면 돈이 더 중요하다는 거죠.
RainbowWarriors
18/01/19 22:43
수정 아이콘
오늘 일찍 자려고 했는데 매든 한판 안하고 잘수가 없네요ㅠㅠ
18/01/19 22:47
수정 아이콘
저는 요즘 피곤해서 매든18 사놓고도 못합니다...
18/01/19 22:52
수정 아이콘
라인맨들은 블리츠를 완벽하게 차단했습니다. 리시버는 코너백을 완전히 따돌렸습니다. 적중하면 터치다운 승리입니다. 패스합니다.

실패합니다!!!!

어째서냐고??!?
왜냐하면 쿼터백이 드숀 카이저였기 때문입니다!!!! 드숀 카이저가 쿼터백이면 어떤 작전이든 성공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18/01/19 23:05
수정 아이콘
베...이...커...메...이...필...드...조...쉬...알...렌...조...쉬...로...젠...샘...도...날...드...
(브라운스 팬의 다잉메시지)
18/01/19 23:19
수정 아이콘
브라운스에는 세 종류의 쿼터백이 있을 뿐입니다.

1) 부상당한 다음 포도상구균까지 감염되서 실종되는 놈
2) 감독에게 뻥치고 라스베가스로 달아나서 술 쳐마시다 걸리는 놈
3) 그냥 못하는 놈

그 어떤 유망주를 뽑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이 팀은 감독부터 팀 트레이너까지 모조리 갈아치우지 않으면 답이 안 나옵니다.
RainbowWarriors
18/01/19 23:28
수정 아이콘
진심 구단주부터 바꿔야 할거 같습니다.
18/01/20 00:19
수정 아이콘
좋은 연재글 감사합니다!
그냥 유니폼 색이랑 로고가 이뻐서 마이애미 돌핀스를 좋아하는데 잘하는 편은 아닌거 같더라구요 흑흑
최근 점점 케이블에서 중계가 늘어나고 있는거 같아서 좋은데 혹시 그 게임패스던가요? 그건 얼마 정도 하는지 궁금하네요 돌핀스 경기만 볼 수 있는 상품도 있을까요? 아무래도 케이블 중계는 인기있을 경기 위주로 편성이 될테니...
RainbowWarriors
18/01/20 00: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NFL 게임패스는 1년 기준으로 30만원 가량입니다. 비싸긴합니다만 4대스포츠 패스 다 구독해봤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안아까웠던게 게임패스였습니다. 예전엔 한팀 경기 패스가 있던거로 기억되는데 지금은 아마 없어진거 같네요. 돌핀스 아쿠아랑 오렌지 조합 이쁘죠.
18/01/20 05:29
수정 아이콘
1년 기준으로 30만원 정도 하고, 시즌이 진행될수록 더 싸집니다. 그런데 저는 굳이 이 가격을 줄 필요가 있나 싶...
18/01/20 01:03
수정 아이콘
자게에 올리세요ㅠㅠㅠ
추천 버튼이라도 누르게ㅠ

패츠 팬으로써 참 반갑습니다^^
18/01/20 05:29
수정 아이콘
아... 글이 망했네요. 고쳐 놓겠습니다.
나무12나무21
18/01/20 01:12
수정 아이콘
크크 미식축구 이야기를 보니 반갑네요. 저는 칼리지 풋볼 팬입니다. NFL을 그냥 칼리지때 좋아하던 선수 스탯정도랑 하이라이트정도만 보는 중인데 저번주 바이킹스 vs 세인츠 경니는 흥미 진진하게 봤네요.
young026
18/01/20 03:02
수정 아이콘
Rob Ryan은 아버지나 쌍동이 형제와 마찬가지로 수비 전문가이고 공격 쪽 코치는 맡은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 Buddy Ryan도 명감독이었다기는 좀 그렇고(감독으로도 나름대로 실적은 있지만) 그보다는 수비 코디네이터로 명성을 날렸죠.
18/01/20 05:32
수정 아이콘
아... 이 글은 망했네요. 사실 그냥 공격 코디네이터 입장에서 쓰려다가 문득 저번주의 saints vs. vikings 경기가 생각나서 간단하게 스토리를 구성한 건데 saints에서 기억나는 인간이 이 사람 하나뿐이라 대충 끄적였는데, 역시 알지도 못하고 함부로 글을 쓰면 안 되는군요.

말씀하신 대로 버디 라이언은 디펜시브 코디네이터로 명성을 날렸던 사람이고 작년인가 작고했고, (제 머릿속에는 탬파2 창시자였는데) 46디펜스로 유명하신 분이었네요. 카마이클이나 션 페이튼으로 바꿔 놓겠습니다.
young026
18/01/20 03:05
수정 아이콘
현 Saints OC는 Pete Carmichael이 9년째 맡고 있는데 제가 알기로 공격 작전 지시는 감독 Sean Payton이 합니다.
18/01/20 08:53
수정 아이콘
이거 왜 추천이 없나요? 자게에 올려주세요. 추게 보내야 한단 말이에요 ㅠㅠ
정말 패싱할 때 그냥 대충 보고 하는가보다 했는데 달리는 패턴을 정해서 순서대로 딱딱 누가 열리는지 보는거군요 크크
미식축구는 잘 모르고 기본 룰만 알아도 재미있지만, 더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진짜 전략게임을 보는 기분..
18/01/20 10:21
수정 아이콘
매든 하다보면 저렇게 리시버가 확 방향 꺾어서 수비수 떨어트린 상태에서 던지는 게 성공하기 쉽더라고요. 물론 급하면
눈 딱 감고 헤일메리패스를; 세인츠는 보면 볼 수록 아쉽네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팀 이름과 유니폼 색깔이 맘에
들어서 응원하고 있었는데. 역시 멘탈 안전빵으로 패트리어츠나 응원해야겠습니다.
YORDLE ONE
18/01/20 11:01
수정 아이콘
오 너무재밌어요
우훨훨난짱
18/01/20 19:59
수정 아이콘
뭔소린지 너무 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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