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1/08/09 18:20:53
Name VKRKO
Subject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천국의 문
어느 남자가 일 때문에 지방에 출장을 가게 되었다.

호텔에서 한숨 자고 새벽녘에 돌아가기로 하고, 근처의 호텔을 예약했다.

우선 체크인을 마치고 짐을 방에 두었다.



방은 호텔 꼭대기인 12층에 있었다.

방에 도착하고 남자는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바로 출장처로 향했다.

일은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호텔에 돌아왔을 때 남자는 이미 녹초가 되어 있었다.

머릿 속에는 어떻게든 빨리 자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로비를 벗어나 엘리베이터 앞까지 가서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린다.



몇분 지나지 않아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안에는 할머니가 한 명 있었다.

엘리베이터 구석 쪽에 서서 이 쪽을 보며 환히 웃고 있다.



[안 내리시는건가?] 라는 생각을 했지만, 할머니는 내릴 기색이 없었다.

남자는 같이 엘리베이터에 들어서 자신의 방이 있는 12층의 버튼을 눌렀다.

남자는 할머니와 반대쪽의 벽에 몸을 기댔다.



그런데 층 버튼을 자세히 보니 자신이 누른 12층의 버튼만 빛나고 있었다.

다른 층의 버튼은 눌러져 있지 않다.

남자는 [이 할머니도 나랑 같은 층에 묵고 계시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12층에 도착할 때까지 그저 멍하니 엘리베이터 위쪽의 층을 표시하는 전광판을 보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서서히 올라가 드디어 12층까지 도착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는 멈출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지금까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위로 올라가려고 하고 있었다.

이 호텔은 분명 12층까지 밖에 없을텐데?

남자는 영문을 모르고 어리둥절해졌다.



할머니는 전혀 동요하지 않는 듯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었다.

엘리베이터는 천천히 속도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이윽고 멈춰섰다.

전광판에는 13이라는 숫자가 떠올라 있다.



천천히 문이 열리고, 현기증이 날 정도로 눈부신 빛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비쳤다.

문 너머 저 편은 형체를 알아 볼 수 없는, 성스러운 빛에 휩싸인 새하얀 세상이었다.

할머니는 남자에게 미소를 짓고 빛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남자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그저 할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빛에 휩싸인 할머니는 문득 뒤를 돌아보고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로 남자를 향해 손짓했다.

남자는 밖의 광경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대로 나갈 뻔 했지만, 순간 위험하다는 생각에 닫힘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문이 닫히고 남자는 정신을 잃었다.

남자가 정신을 차린 곳은 출장지의 병원이었다.

간호사에게 자신이 왜 이 곳에 있는지 물어보니, 3일 전 호텔 앞 길에서 차에 치여 중태인 채로 병원에 후송되어 생사를 오가는 상태였었다고 한다.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vkrko@tistory.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투고 받고 있습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http://vkepitaph.tistory.com)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08/09 22:31
수정 아이콘
이건 무섭지는 않지만 재미있군요!
11/08/10 00:31
수정 아이콘
상당히 흥미롭네요. 천국에 엘리베이터가!!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4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합창 VKRKO 5134 11/09/18 5134
244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코트를 입은 남자 [1] VKRKO 5342 11/09/16 5342
243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가드레일 너머 [2] VKRKO 5299 11/09/14 5299
242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미국괴담]숨겨진 밀실 VKRKO 5740 11/09/13 5740
241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본능 VKRKO 5679 11/09/07 5679
240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사고 [3] VKRKO 6196 11/09/05 6196
239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천장의 얼룩 [2] VKRKO 5322 11/09/04 5322
238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네번째 공원 VKRKO 5301 11/09/03 5301
237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목 [1] VKRKO 6050 11/08/31 6050
236 [스타2 협의회 칼럼] Last & Rest [3] The xian4906 11/08/31 4906
23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봉인 [2] VKRKO 6286 11/08/25 6286
234 VKRKO의 오늘의 괴담 - 마이너스 드라이버 - 후일담 VKRKO 5768 11/08/24 5768
233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슬픈 목소리 [2] VKRKO 6178 11/08/23 6178
232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삐삐 [6] VKRKO 6320 11/08/21 6320
231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기묘한 꿈 [5] VKRKO 6270 11/08/20 6270
230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흰 양산 [1] VKRKO 5689 11/08/18 5689
229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고양이 선생님 [7] VKRKO 6544 11/08/17 6544
228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사라진 여자 [2] VKRKO 6303 11/08/16 6303
227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악마 [1] VKRKO 5839 11/08/15 5839
22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나가사키의 호텔 [4] VKRKO 7016 11/08/10 7016
224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Shame on me [3] The xian5130 11/08/10 5130
223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천국의 문 [2] VKRKO 6292 11/08/09 6292
222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임신 [4] VKRKO 7250 11/08/07 725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