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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7/21 15:50:52
Name 물리쟁이
Subject [질문] 앞으로는 국가가 가진 권력보다 기업이 더 강한 권력을 가질거다라는 책 없을까요?
이낙연 총리가 추천하는 책, 붕괴를 읽다고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나라는 몰라도 삼성공화국이라는 말도 들었는데
여태 이렇게 관심이 없을수있나 싶어서 지금이라도 추천해주시면 읽어보고싶네요. 그리고 책 읽으시면서 정리하시는 법 알려주실수 있으신가요? 필요한 문장만 외우다보니 이건 아닌거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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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ietzsche
19/07/21 16:28
수정 아이콘
붕괴 읽다가 문장이 너무 안 읽히더군요... 답변이 아닌점 죄송합니다ㅠ
물리쟁이
19/07/21 16:31
수정 아이콘
전 경제 문외한인데 이상해서 계속 인터넷에 올려서 확인받으면서 읽어가지고 진도가 안나가는게 저랑 동일하시네요. 다른 책 추천해주셔도 고맙습니딘.
F.Nietzsche
19/07/21 16:35
수정 아이콘
일단 두께가 장난이 아닌데 문장이 쉽게 안 읽히다보니 사서 묵혀두고 있습니다. 비슷한 느낌인지는 모르겠는데 포스트자본주의나 초예측 같은 책은 읽을만했네요. 로버트 라이시의 자본주의를 구하라도 괜찮았습니다
chilling
19/07/21 18:37
수정 아이콘
암호화폐의 미래를 강하게 긍정하며 법정화폐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정도까지 얘기하는 책들에선 말씀하신 주장을 볼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저는 그쪽 취향이 아니라 딱히 생각나는 책은 없네요.

대신 금융위기의 핵심 원인에 있어 '붕괴'와 다른 의견을 볼 수 있는 책들을 추천하자면 1)벤 버냉키의 '행동하는 용기, 티모시 가이트너의 '스트레스 테스트'처럼 미국발 시장 패닉을 메인으로 보는 시각, 2)아티프 미안, 아미르 수피의 '빚으로 지은 집과 같이 가계부채에 더 집중하는 시각, 3)라구람 라잔의 '폴트 라인'도 생각이 나네요.

마지막으로 '붕괴'는 양도 양이지만 우선 물리쟁이 님께서 이 분야 문외한이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정리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비슷한 주제로 쓴 다른 책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찾고 그걸 정리해야 하는데, 잘 모르니 어디가 뻔한 얘기고 어디가 이 책의 빛나는 부분인지 구분하기가 어렵겠죠. 우선 대중교양서 수준으로 작성된 책을 먼저 읽고 다음 스텝으로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책을 읽으면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리쟁이
19/07/21 20:06
수정 아이콘
친절한 답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추천해주실만한 대중교양서가 따로 있을까요?
원래 두껍고 있어보이는게 보기 좋다고 + _+; 하다가 집었는데 크크 조지게 생겼어요 ㅜㅜ
chilling
19/07/21 21:18
수정 아이콘
10년 전 금융위기를 주된 주제로 하는 책 중에 배경지식 없이도 얼추 따라갈 수 있는 책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딱 생각나는 게 없네요. 대신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의 서평이 있어 공유하면 좋을 것 같네요.


아담 투즈, ‘붕괴(Crashed)ㅡ십년간의 금융위기는 어떻게 세계를 바꾸었는가?’-를 읽고

의회민주주의의 모범국이 브렉시트의 수렁에서 좀처럼 헤어나질 못하고 프랑스는 노란 조끼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휘청거린다.

이렇듯 앞이 잘 안보이는 세계사적 변혁의 시기에는 역사가에게 길을 묻는게 현명하다.

아담 투즈의 책은 700페이지에 달하는 대작이다. 파이낸셜 타임즈 등 여러 권위있는 곳에서 이 책을 경제분야 2018년 올해의 책으로 꼽고 있다. 아직 국내번역본은 나오지 않은 듯하다.

이 책은 지금의 글로벌 정치적 격변의 뿌리가 2008년 금융위기에 닿아 있으며 그 혼란이 현재진행형임을 장편 서사시처럼 그리고 있다.

팀 가이트너나 벤 버냉키 같이 글로벌 위기의 현장에서 그 위기에 맞서 싸운 전사들의 생생한 회고록도 소중한 자료이지만 위기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나온 역사학자의 노작은 시공의 깊이와 정치적 통찰에 있어 차원이 다르다.

책의 주요 논점과 몇가지 소회를 적는다.

1. 글로벌 금융체제는 달러를 기초로 서로 긴밀히 묶여 있다. 그래서 미국의 서브 프라임사태로 시작된 위기가 곧 바로 유럽을 집어삼키고 뒤이어 신흥국 위기로 도미노 효과를 낳았다. 달러 유동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자본시장이 개방된 나라는 아무리 스스로 관리를 잘해도 미국이나 유럽의 금융위기가 닥치면 심대한 타격을 입는다. 2008년에 한국과 러시아가 좋은 사례다. 국제금융시장은 하나로 통합되어 있는데 금융규제와 위기대응체계는 국가별로 분절된 상태에 머물러 있으며 이 부조화가 지금의 국제금융체제가 가진 가장 큰 문제다. 국제결제통화로 달러가 지닌 중요성을 감안할 때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미국 연준이 다른 나라 구원투수로 나서줘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게 한계가 있으며 미국 달러스왑의 잠재적 수혜그룹에 속하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의 경제적 운명은 큰 차이가 있다.

2.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앙지는 미국이고 유럽은 처음에는 강건너 불구경 하듯 느긋했는데 지금은 처지가 완전히 역전되었다. 미국은 구제금융도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했지만 환부를 도려내고 금융회사들이 막대한 규모로 자본을 확충했다. 그리고 연준은 헬리콥터 머니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대규모 양적완화정책을 실시했다. 반면 유럽은 모든 면에서 미국보다 훨씬 늦게 그것도 시늉에 그쳤다. 유럽금융회사 자본확충은 미미했고 ECB 양적완화 규모도 연준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미국은 문제를 해결했고 유럽은 문제를 미뤘다.

3. 재정긴축과 재정건전성 신화의 뿌리가 깊다. 개인 가계부와 국가재정은 같지 않은데 의외로 개인이 가계부 쓸 때 빚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믿듯이 재정적자에 대한 두려움과 기피는 정치적으로 꽤 지지를 받는다. 독일은 재정건전성이 거의 국가경제철학으로 잠재의식화되어 있는 나라이며 이것이 남유럽 정치위기에도 불구하고 유로국가에서 재정긴축이 좀처럼 완화되지 않은 중요한 원인이다. 미국만 해도 민주당 정부가 2000년초에 해밀턴프로젝트라는 재집권 플랜의 핵심으로 재정적자 축소를 잘못 내세울만큼 재정건전성은 정치적으로 인기있고 논쟁적인 주제다. 국가채무비율이 일정수준을 넘으면 시장의 신뢰가 무너져 국채시장에서 이자율이 급등하고 투자자들이 국채를 투매할 것이라는 국채경보론(bond vigilant)도 재정긴축의 또 다른 중요한 이론적 기반이다.

4.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에서 엘리트 그룹에 대한 중산층의 실망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경제위기의 피해가 일반국민들에게 집중되고 구제금융으로 투자자들은 손실을 입지 않았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재정긴축으로 복지프로그램이 축소되는 것도 대중의 불만을 낳는다. 그 결과 자유민주주의의 이상을 폄하하고 기득권 해체와 반엘리트주의를 표방하며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매우 우려스런 대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방위로 확산되어 금융시스템이 심장마비될 상황에서 대규모 구제금융과 양적완화 같은 비상조치가 없었으면 경제는 지금보다 나아졌을까? 그랬다면 학자들은 제2의 대공황이 왔을거라고 단언한다. 국민들이 머리로는 구제금융이 불가피했고 그게 더 큰 피해를 막았을거라고 이해하더라도 여전히 정치적인 문제는 남는다. 극단적인 사람들은 결과가 그렇더라도 다 같이 고통을 받는 편이 더 낫다고 말할지도 모르니까.

5. 구제금융과 재정긴축, 그리고 양적완화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책대응의 핵심이다. 그리고 그 근저에는 금융시스템안정과 투자자신뢰 유지가 자리잡고 있다.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 현대금융자본주의에서 기업이든 국가든 생존이 쉽지 않다. 문제는 그 와중에 예금주 투자자가 과하게 보호를 받고 일반국민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비대칭성이 정치적으로 공정하지 않다는 반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과 민주주의가 오랫동안 둘도 없는 친구처럼 커왔는데 이제 둘 사이에 상당한 불화와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6. 자유민주주의가 이룩한 중산층혁명과 복지국가를 지키고 반 엘리트주의 포퓰리즘의 광풍에 대처하려면 시장의 역설을 잘 이겨내야 한다. 시장을 피할 순 없다. 시장과 개방 그리고 금융이 현대경제의 번영을 낳았다. 그런데 알라딘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온갖 번영의 마법을 가져다 준 현대금융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되 금융이 고삐 풀린 야수처럼 폭주하지 않게 적절히 제어할 장치가 긴요하다.
물리쟁이
19/07/21 21:27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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