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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27 14:28
정신과상담은 2015년에 2차례(개인돈으로), 2016년에는 6차례(회사돈으로) 받았는데요, 특별한 이상은 없대요. 단지 좀 편집증이 있고 불안증세가 있다는군요. 그것 말고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걸로 미뤄봐서 특별한 이상은 없는듯 해요. 근데 아무래도 이런 증상이 타고난 면도 없지 않아 있을 것 같아요. 어쩌면 이공계가 안맞는 성격일지도...
17/07/27 14:32
정신과는 특별히 이상이 있어야만 가야하는건 아니에요.
말씀하신대로 편집증과 불안증세를 억제하기 위해서 갈 수 있는거죠. 의사선생님 스타일에 따라서 잘 맞는 분이 있고 안 맞는 분이 있을수도 있으니 여러 군데 다녀보시는걸 추천드려요.
17/07/27 14:36
사실 지속적으로 상담할 여유가 있었으면 좋겟다는 생각은 해봐요. 하지만 그걸 하려면 돈이 많이 있어야 하고 돈이 많이 있으려면 그런 스트레스쯤은 그냥 웃어넘길 수 있어야되는데 그게 모순이죠 뭐.
질질 끌려다니듯 살아야 하는건지...그러려니 해봅니다.
17/07/27 14:40
음? 연봉 6~7천만씩 받으시면 그 정도 여유는 되지 않으시나요?
시간적 여유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굳이 돈이 많이 있어야 한다라고 꼬집어 이야기하시니.. 정신과 상담이 생각보다 비용이 굉장히 쎄게 먹히나 보군요.
17/07/27 14:43
일단 정식 상담(인지행동치료 -- 즉 프로이트적 치료에서 탈피해서 행동이나 생각만 바꿔주는 치료)는 회당 12만원이고 보통은 10~12번 하니까 100만원 넘게 들어가고요. 시간도 회차별로 1시간이니까 시간투자도 많이 들고요.
만약 프로이트적으로 근원 원인까지 파고 들어서 어릴때 뭐가 있었네 하는 치료를 하자면 2천만원이고 3천만원이고 들어가죠. 시간도 그야말로 1년, 2년 이렇게 걸리고요. 돈 뿐만 아니라 여유가 넘치는 사람이나 할 수 있어요. 근데 생각해보면 만약 저처럼 가벼운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이 이럴진대, 사회적으로 훨씬 취약한 사람들은 더 정신질환이 많을 가능성이 높은데 그런 사람들은 금전적 여유가 없어서 방치되는게 현실이죠. 그리고 일선 상담하시는 분들은 정신과전문이 아닌 경우들이 많아요. 그것도 큰 문제인 듯...
17/07/27 14:47
초등학교 다닐 때 담임 선생 주도 하에 왕따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전 부모님께 왕따를 당하고 있다. 괴롭다. 전학 가고 싶다라고 도움을 청해 근처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고요. 이후 중고등학교 때는 그런 문제가 없었네요. 다만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그걸 치유할만한 도피처가 필요한데 저 같은 경우, 게임과 독서였습니다. 게임은 타고난 것도 있어서 FPS 준프로까지 갔고, 독서는 삶의 밑바탕이 되어 현재 그쪽 계통 일을 하고 있네요. 지금은 여자(...)한테 꽂혀서 운동+외모에 관심을 두며 살고 있고요. 학창시절에 당한 일 때문에 트라우마가 있으신 거 같은데 과거의 일보다는 현재의 내가 행복하게 느끼는 것에 초점을 맞춰 보세요. 물론, 그것 역시 과거를 딛고 일어나야 가능할 겁니다. 저 같은 경우, 돈도 안 되는 게임 준프로를 3년씩이나 한 이유가 과거에 게임에 도피했던 시간들을 아깝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였거든요. 준프로 생활하면서 8강 4강 준우승 우승 다 해봤습니다. 그러고 나니 그제야 게임을 놓을 수 있더군요. 뭔가 과거의 일을 보내기 위한 목표를 정하고, 목표 달성 뒤에 벗어나 보세요. 효과가 있을진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론 그렇게 흘려보냈네요.
17/07/27 14:51
그래도 부모님이 잘 대응하셔서 피해가 최소화됐겠어요.
저 역시 지금 제가 의도치 않은 분야로 취업을 했는데, 그걸 끝까지 밀어부치고 있어요. 나름대로 그런 방법을 취하고 있는데 역시 성공적이기는 어렵군요. 이게 그런 방식으로 극복하려면 역시 어느정도 성공을 거둬야되는데 턱턱 막혀요. 석사를 생각이상으로 명문대에 왔지만 다 낙제했다랄지...이걸로 그냥 GG하는게 나을지도...
17/07/27 14:50
진료는 꾸준히 받으시고 단 한 두 명이라도 글쓴분을 믿어주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운동도 하시구요.
17/07/27 14:53
부모님을 그런 사이로 만드려고 했지만 사실 나중에 와서도 인터넷에서 먹었던 욕이라든지 제가 했던 말실수같은걸 꼭 공유할 수 없는 것 같아서 완전히 마음을 터놓을수는 없더라고요. 결국 스스로와의 대화로 이겨나가고 있는데 이게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이 주어질 때는 엄청 힘들더라고요.
17/07/27 15:00
쉽지 않죠. 저도 지금으로서는 절대 부모님과 그런 얘기 못합니다. 애초에 한국이라는 문화 특성상 연장자와 그런 관계가 되는 건 정말 힘들어요. 부모님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게다가 아주 가까운 사람들-불X친구 등-을 못믿는 것도 흔한 일입니다. 프레너미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니까요. 어차피 가족이든 친구든 얼마든지 관계에 대한 설정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니 내 마음이 따르지 않는다면 내 모든 것을 오픈할 필요는 없습니다. 새로운 친구 만나고 사귀세요. 그런 목적의 커뮤니티도 많구요(사실 종교가 이런 부분에서 커뮤니티를 잘 형성하지만 평소 종교를 멀리한다면 거부감이 들 수 있습니다).
스스로 대화해서 그걸 이겨나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정신적/심리적인 부분에 대해서 스스로 극복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하고 외부의 조력과 내 의지가 결합해서 해나가는거라 생각합니다. 적게는 수 년, 많게는 수 십년에 달해 형성된 심리인데 단기간에 극복하는건 매우 힘듭니다. 성과를 내야한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으나 길게보고 천천히, 그러나 반드시 변할 것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17/07/27 15:10
그게...부모님도 제게 기대하시는게 여태까지 있었거든요. 역시 묵묵히 열심히 하니까 다 잘하는줄 아는 우리나라 조직문화나 가정, 학교에서의 문화와 밀접한데 역시 불만 표시 안하고 열심히 해서 아주 작을 수 있는 문제들이 탈이 나 버린거거든요. 그와 동시에 저 역시 어느정도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기 때문에 그게 극복을 더 어렵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좀 안좋게 말하면 이민가고 싶은 마음도 목표중의 하나인데 그게 잘 안되니까 다시 과거 경험의 루프로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민가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면 지금처럼 열심히 하는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고... 뭐든 쉬운게 없군요. 이게 현실인가봅니다. 내 욕심도 버리고 부모님 욕심도 버린 상황입니다. 이번에는 더 잘하겠지 했는데 아닌것 같아요. 근데 둘 다 버리니까 어쨌든 조금 큰 그림이 그나마 보이네요. 이래이래서 이랬구나, 그래서 이런 글도 쓸 수 있는거고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냥 열심히 해서 예전 실수한거 다 만회하자, 이런 주의였는데 안된거죠.
17/07/27 15:15
음 그렇군요. 어찌되었든 글쓴 분께서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어떤 생각과 감정이 문제인지 알고 계신다면 많이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말씀하신대로 쉬운 건 없다고 생각하고, 심리적인 문제는 빨리 해결하려는 마음 자체가 들어버리면 독이 된다고 봐서.. 올바른 방법으로 원하시는 상태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17/07/27 15:10
우려하는 일의 90%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얘기 좋은 것 같아요. 노력의 배신 이런 책도 있는 것 같고요. 불안해서 열심히하면 안좋은 듯.
17/07/27 15:18
충분히 공감합니다.
지난번 글도 봤고...저보다 훨씬 상황이나 조건은 좋지만, 심리상태 같은 것들이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질문게시판이나 자유게시판에 글을 써보다가 이게 뭐하는 짓인가...라고 생각하면서 지운적도 많이 있네요. 요즘은 심리상담 같은 걸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있습니다만...돈이 많지 않아서...ㅠ
17/07/27 16:05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 편해지더군요.
친구와 나란히 누워 서로의 고민거리나, 흑역사, 후회 등을 이야기했는데 그 이후로 한결 가볍습니다.
17/07/27 16:09
쉽지 않은것이죠 극복하기 위해 전공까지 관련 전공을 선택하셨다면 이론상으로는 여기 계신 대부분 분들보다 더 잘아시겠지만 머릿속으로 안다고 해서 극복이 되는것은 아니자나요 이도 저도 안될때는 역시 종교에 의지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17/07/28 09:40
자기 스스로 자신을 문제 있는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는게 이 경우에는 문제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것은 상당히 좋은 버릇이지만, 이 글에서라면 님은 피해자인데 굳이 자기 귀인을 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나는 피해자고, 날 힘들게 한 저 사람들이 나쁜거라는(실제로는 정신승리에 가까울지라도) 뻔뻔한 마인드도 이럴땐 좋더라고요. 저도 실제로 왕따 피해자들에게 심리상담시 가끔 권하는 방법이구요. 그리고 전 심리상담을 전공했기에 심리상담을 추천합니다. 찾아보면 싼 데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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