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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3 23:11
그건 아니라 봅니다.
당장에 뉴라이트에 속했던 학자들 보면 한창 잘나가던 젊었을 적에는 꽤나 공산주의적 사고도 많이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요즘 한창 의도치 않는 베스트셀러(?) 교수로 이름 날리고 있는 이영훈 교수의 스승은 안병직 교수가 마르크스주의자였고 뉴라이트 자체가 과격 운동권에서 완전 돌변한 사람들입니다.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했다 보다는 그들이 열심히 신봉하던 사회의 민낯이 드러나버리다보니까 거기에 스스로 적응을 하지 못하고 결국 그 반대급부를 찾다보니 반공친일이 떠오르게 된 것이라 보면 됩니다. 거기다 노무현 같은 그들 입장에서는 이상한 자가 대통령이 되니 당연히 거기에 대한 불만도 품었을 것이고, 그 노무현의 탄생을 따라가다보니 민주화에 있구나. 그러면 그 대척점에 있는 산업화를 밀자. 그리고 그 산업화를 따져보니 박정희가 있네. 박정희는 친일적이네. 이승만도 친일을 좋아했지. 그러면 이승만 밀어야지. 일본의 식민통치도 당연히 긍정해야지. 이런 식의 관점 변화가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단순히 이들이 처음부터 그런 마음가짐으로 있었다고 보면 너무나 곤란하고 이들에 대한 해석을 전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런 괴물이 나오지 않도록 하려면 이들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19/08/13 23:23
그네들의 전성시대인 젋은 시절에는 아시아의 유일한 선진국이 바로 일본이었죠.
60, 70년대 우리가 가난에 쩔어 살 때 이미 일본은 서구 선진국 못지 않은 경제 발전을 일구어 냈죠. 그러니 일본에는 우리에게는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 듯 합니다. 일본 사람은 부지런하다, 깨끗하다, 장인 정신, 질서를 잘 지킨다 등등 많은 찬양을 하죠. 반면 본인들에게는 자조적인 비난을 수시로 가하죠. "조선놈들은 이래서 안 된다" 라는 말은 제가 학창 시절에 가장 많이 듣던 말중 하나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 때 저를 가르치던 선생님들이 대략 저 나이가 되셨겠네요. 저는 정말 놀라는게 대한민국을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 노인분을 한 분도 못 뵌 것 같아요. 제가 이러 이러한 지표를 보면 이젠 대한민국은 누가 봐도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라고 말을 해도 그 분들에게 한국은 아직도 일본의 뒷꿈치도 못 좇아가는 개발 도상국일 뿐입니다. 그러니 주 52시간 근무는 그 분들에게 아직도 시기 상조인 정책일 뿐이죠.
19/08/13 23:37
1980년대 대학생들이 북한과 김일성에 심취한것과 별 다를바가 없습니다.
'뒤쳐진 조국의 현실을 대신할만한 "우상"이 필요했고 이것에 가장 가까운 것이 "일본"이었습니다.' -> 대신할만한 우상이 필요했고, 그에 가장 가까운 것이 북한이었죠.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 친숙한 "타자" ->가깝고 친숙합니다. 일본의 학문, 일본의 문화, 일본의 기술 등 모든 것이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보다 대학진학률이 훨씬 낮았던 당시에는 대학생=지식인이었고, 사회적으로도 대학생은 특별한 취급을 받았습니다. 특히 좀 이름이 있는 학교다 싶을 정도면 그 자체로 엘리트라고 할만한 신분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북한은 질서정연하고 이상적인 사회주의 국가이자 미국에 맞서 민족의 존엄을 지키는 혁명의 수뇌부가 됩니다. 북한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니 조직의 체계와 기풍, 문화, 예술을 북한풍으로 만들고, 조직의 수장은 '꼬마 김일성'비슷한 느낌이 됩니다. 가장 선진적인 계층인 청년학생이 앞장서서 대중을 조직해 북한과 가까워져야 통일혁명이 완수됩니다. 그에 맞는 태도를 각종 학문에서 고수합니다. 예컨데 경제의 경우는 자립형 민족경제같은걸 구축해야 북한처럼 '자주국'의 문턱에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일종의 종교 비슷한 것이죠. 스탈린교, 모택동교 등 다른 교단들도 다 비슷했다고 봐야하구요. 이영훈이나 다른 현대판 친일파들도 그와 마찬가지로, 학문의 탈을 쓴 종교를 추구하기에 그렇게 참담한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겠죠. 요즘 '반일 종족주의'의 서문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그게 사실 지적 능력이 일반인 중에서 최하위권이라도 저러지는 않죠. 종교적 믿음이 눈과 귀를 어둡게하니 서울대 들어갈 그 좋은 머리를 가지고 저런 짓을 한다고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너무 지나칠 정도의 종교적 태도를 가지고 마오주의나 김일성주의 등의 특정이념을 '열혈 신봉'했던 사람들이 '전향'을 하면 그렇게 되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스탈린교, 모택동교, 김일성교 등에서 박정희교나 텐노교로 '개종'을 했기에 발생하는 결과죠. 정작 스탈린, 모택동, 김일성, 박정희는 이념이 아니라 동물적 감각에 의한 처신과 출세를 지향했던 사람들입니다. 스탈린을 제외한 셋은 공부하는걸 매우 싫어했다는 공통점을 가진 인물들이기도 하죠. 매우 유연하고 현실적인 감각과 대응능력을 갖춘 대단한 인물들입니다.. 그 정도 능력이 되니 독재도 해먹는것이겠습니다. 그러나 위와같은 종교인들은 현실과는 괴리된 자신들만의 세계에 갇혀 종교적 망상속에서 허우적거립니다. 그들이 숭배하는 신들이 스스로의 행적을 통해 교인들에게 내린 가르침은 잊고, 교인들이 멋대로 만든 교리를 가지고 맹목적 추종의 대상으로 삼는거죠.
19/08/13 23:48
(수정됨) #1.
인터넷 게시판에 쓰는 마지막 댓글이려니 생각하고 씁니다. [대한민국은 눈부시게 발전하였고, 대한민국의 젊은이들과 청년세대는 일본이 아닌 미국 및 유럽과 직접 교류하고 있습니다. 그 어느때보다 국제화되어 있고 다양한 시각을 접하며 또 그 어느때보다 수준높은 교육을 받았습니다. 서양최신의 학문과 이론 등을 폭 넓게 수용하고 있으며 영어나 프랑스어 등을 능숙하게 구사합니다. 그리고 갈라파고스화된 일본과 달리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외국에 대해 개방적"이며 "동아시아"가 아닌 "글로벌"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간단하게 "이전 세대와 비교하여 지금 세대가 학문이나 교양의 수준이 높아졌다" 정도의 주장으로 간추려도 전혀 그렇지 않다는 징후가 너무 많아서 굳이 설명을 해야하나 싶습니다. #2. 짧은 텍스트 속에 농밀하게 제국주의적 시각이 녹아 있어서 지적하고 지나가고 싶습니다. "친일적 사고를 하는 학자"라는 단어는 요즘 언론에 많이 등장하는 이영훈 교수를 비롯한 뉴라이트 학자들을 지칭하는데 사용한 것이겠죠. 세대론을 말하는 것 같지만 결국 이 글은 야먄과 문명론입니다. 60-70세의 "친일 세대"는 역사적 경험도 미천할 뿐더러 여러가지 이유로 문명의 혜택을 덜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비록 학자라는 타이틀을 달았어도, [눈부시게 발전]한 "지금 세대"와 비교하면 그 수준은 한참 미달이고 그것이 "친일"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친일 세대"는 (아무리 교육을 받고 재산이 많아도) 숙명적으로 "야만"일 수 밖에 없으며 "지금 세대"는 [미국 및 유럽과 직접 교류]하여 서구의 혜택을 받아 "문명"화되어 그들의 미성숙함을 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프랑스 철학에 대해 저보다 훨씬 많이 아시겠지만, 이 텍스트의 논리야말로 60-70세 세대들이 주장하던 고리타분한 계몽주의 같습니다. 이미 너무 많이 공격당해서 너덜너덜해진 옛날 텍스트 같아요. 극우는 영어를 쓰던 프랑스어를 쓰던 어느 국가에서나 나타나는 사회적(병리적이든 아니든) 현상일 뿐 역사적 조건에 미달하여 극복할 수 없는 나타난 야만은 아닙니다. 더욱이 지적, 문화적 우월성이 윤리를 담보한다는 엘리트주의는 한때 좌파였던 학자들이 변심한 지금 뉴라이트의 가장 중요한 사상적 기반입니다. 이 글이 기반하고 있는 것도 똑같은 생각입니다. #3. 제가 생각하는 친일의 기원은 사상적 기반의 부재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좌파에게는 교과서가 많습니다. 하다못해 영화나 드라마도 많습니다. 그런데 소위 우파라는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없지요. 정당화시킬 역사도 없습니다. 정치적 성향을 거칠게 표현하면 거의 "생래적"이라고 보는 입장에서, 한 사람의 정치적 성향은 사상적 기반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좌파인지 우파인지 먼저 정하고 뿌리내릴 곳을 찾아 헤매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박근혜 탄핵 이후에 새로운 극우의 태동은 정해진 수순이라고 볼 수 있지요. 이영훈 교수책이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는 우파라는 사람들이 읽을 책이 없어서 그런 것입니다. 지금의 신친일은 사막에라도 뿌리내리려는 인간의 정치적 본성입니다. "좌파는 내로남불"이라는 우파들의 비난은 별다른 노력도 없이 역사적, 문화적, 윤리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좌파들에 대한 질투가 담긴 표현이지요. 그만큼 좌파가 별다른 성찰 없이 실제로 사상적 무임승차를 반복해왔고, 우파는 리버럴로 성장하려는 의지 없이 좌파에 대한 컴플렉스에 집착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와중에 탄생한 "지금 세대"는 정말 그 어느 때보다도 개판인 반지성주의의 자식들이 아닌가 저는 의심합니다. 뭐, 아무려면 어떻습니까만.
19/08/13 23:49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할 능력이 없거나
능력이 있어도 시운이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앞선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가기 마련입니다 그 앞선 사람들을 롤모델이라고 하면 적당한 정의일텐데.. 문제는 능력이 없는 정도를 넘어 생각없이 그저 따라만 가다가 이 롤모델에 대해 우상수준으로 맹목적으로 떠받들게 되는 자들도 있단 말이죠.. 앞선 사람들의 발자취가 영원히 이어져 있을 수는 없고 방황하더라도 새로 올바른 길을 찾아 내야할 때가 올겁니다만.. 그런 주체성없는 자들 수준으로는 그 발자취 이정표와 다른 길은 생각도 못하니.. 그 발자취가 절벽끝으로 이어져 있다고 해도 따라가기만 하는 겁니다.. 물론 이건 친일파 멍청이들에 대한 이야기에 국한되는 건 아닙니다.. 지들 나름대로 공산주의의 이상향이었던 소련의 몰락에 정신 못차리던 좌파 멍청이들도 많았고 민족주의 감성에 장군님찬양이나 하던 주사파 멍청이들 사례도 있듯이 진영과 이념은 물론 시대를 넘어 기타 크고작은 여러 분야들을 가리지 않고 멍청이들에게 발생하는 현상일뿐이죠..
19/08/14 00:06
#1.
이전세대에 비해 지금세대가 학문이나 교양의 수준이 높아진건 부정하기 힘듭니다. 특정세대의 평균적인 사회구성원이 가지는 학문적 지식과 교양을 비교할 때 자원투하도 많이 하고, 교육과정 참여율도 더 높고 한 사람들이 더 양호한 결과를 낼 수 밖에 없으니까요. 이전세대보다 우수할 필요도 없이 이전세대보다 자질이 부족해도 지식이나 교양이 더 높을수 밖에 없습니다. 전공영역에서 학문으로 밥먹고 사는 학자의 경우도 마찮가집니다. 연구자는 앞선 연구자들이 누적한 결과물 위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그래서 70년대 80년대 논문들과 10년대 논문들이 다루는 학술적 지식의 양이나 정밀함은 상당히 다르죠. 이건 앞선 연구자들이 엄청난 연구를 했지만 아무것도 안남기는 발생할가도 의심되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생기는 일입니다. 어느시점과 비교해서 어떤 징후를 보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3. 낙성대연구소나 뉴라이트, 기타 우파분들은 박근혜 탄핵이후 생긴것이 아닙니다. 굉장히 오래된 세력이고 재생산도 나름 과거부터 해온 사람들이죠. 박근혜 탄핵 이후에 새로운 극우가 나타난거냐? 하면 답은 부정적일 겁니다. 우파라는 사람들이 읽을책이 없어서 그런가 하면 그것도 아니죠. 지식을 생산하는 영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중 상당수는 우파라는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씁니다. 한국에서 좌파는 연구자 재생산도 않되는 상황에 처해있는데요. 그리고 민주당이 사회자유주의계열 리버럴 중심 포괄정당이라 리버럴로 성장한 우파는 이미 있습니다. 한국에서 반지성주의는 상당히 오래된 기조입니다. 만약 지금세대가 반지성주의의 자식이라면 그건 반지성주의가 재생산하는데 성공했단 이야기죠. 어느때보다도 개판인 이유도 궁금하네요.
19/08/14 00:36
글쎄요 20대 남성분들도 보수우파적인 생각 가진사람들이 많은데;;
보수우파적인 사람은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규정하는것은 마치 반페미보고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고 규정하는것과 똑같습니다 그들이 보수우파가되고 반페미가 된것은 지식의 사유 가 떨어져서가 아닌 가치관의 차이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논리가 친일보수우파 세력을 지능이떨어지는 틀딱세력으로 일방적으로 말하고 있는데 보수우파들이 진보좌파보고 지능이떨어지고 충동적인 멍청이로 부르는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네요 단지 가치관의 차이일뿐입니다
19/08/14 01:06
양적 접근으로 봤을 때는 님 말씀이 맞습니다. 제가 따로 인용했습니다만,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학문이나 교양의 수준은 양적 접근이 아니네요. 계몽을 퍼뜨리는 선지자들보다 “글로벌한 보편적 가치”와 반하는 행동을 하는 젊은 사람들의 징후가 더 눈에 띄지요. 비율로 따질 수는 없겠으나 양적으로 높아진 교육 수준이 젊은 세대에서 극우를 몰아내는 것으로 이어지지 못했고요. 민주당이 리버럴로 성장한 우파라는 것이 우파의 사상적 기반이 없다는 것의 직접 증명입니다. 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의 대안이라는 얘기 같은 건데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이고요. 쉽게 말해 자유한국당 뽑는 사람이 자기가 자유한국당을 뽑을 이유를 못 찾는다는 것이죠.
19/08/14 01:40
일본은 보수주의자들의 마지막 남은 보루와도 같은 국가니까요. 이건 신념의 문제라서 실제 현실이 어떠한가는 중요치 않습니다. 말씀하셨듯이 지배층에 순종적이고 질서정연한 국민성을 가진 나라중에 그나마 버티고 있는 선진국이 일본이잖아요. 미국이나 유럽마저 일본 배우자고 했던 80년대에 비하면 정말 몰락한건데 받아들이기 쉽지 않겠죠. 일본에 아무런 환상이 없는 젊은이들중에 한줌도 안되는 친일파(?)들이야 기껏해야 애니메이션이나 보고 일식이나 먹고 일본을 동경하는 와패니즈 수준에 불과하다면 늙은이 친일 보수주의자들은 철지난 유행가 카세트 테이프로 돌려 듣는 애처로운 인간들이죠. 때가 되면 사라질 인간들입니다. 기다리면 됨
19/08/14 02:09
'보수우파'라는 단어의 정의가 서로 다른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보수우파와 님이 생각하는 보수우파라는 것은 매우 다른듯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보수우파는 자유주의입니다. 님이 얘기하는 '친일'보수우파라는 것은 전체주의를 기초로 한 것이죠. 서로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본문의 글쓴이는 제목과 본문 어디에서도 '현대판 친일파'를 두고 '보수'라고 지칭한바가 없습니다. 웅진프리님은 글쓴이와 전혀 다른 곳을 가리키며 다른 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019년 현재 시점에서 제국주의와 독재 긍정형 전체주의, 권위주의 성향 극우파는 지식의 사유가 떨어지는게 확실히 맞다고 봅니다.
19/08/14 07:04
최근 한국의 보수우익(이라고 부르는 것이 합당한지 의문이지만)들의 여러가지 발언이나 책에 대해서 큰 관심도 없고 굳이 찾아볼 생각도 없습니다만, 원글을 읽다가 몇마디 남기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우선 말씀하시는 세대의 지식인들이 보았을 때 미국은 당연히 선망의 대상이었고 (설마 몇 미군들의 행동을 보고 지식인들이 미국에 대한 선망을 버렸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죠? 그렇게 읽히긴 하는데 이해가 안됩니다.) 일본도 한국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앞선 국가였습니다. 흔히 말하듯이 1920, 30년대에 비행기를 만들고 항공모함을 띄었던 국가였는데, 요즘 한국과 일인당 GDP 가 비슷해지고 몇 기업이 승승장구하면서 일본과 대등하게 경쟁한다고 마치 수십년 전의 시각을 뒤떨어진 생각으로 보면 안됩니다. 반면에 정당성이 떨어지는 정권들은 대중들에게 의식적으로 반일 감정을 고취시키고 (외부의 적은 항상 좋은 소재이죠) 민족주의를 자극했지만 일부 지식인들은 그것에 얽매이지 않았기에 대중들과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한국의 산업화는 일본에 빚진 것이 큽니다. 정권 고위층이나 일부 지식인들은 이러한 현실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 또한 대중들에게는 의식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죠. 제 생각에는 둘 사이 (일부 지식인들과 일반 국미들) 의 간극이 서로 교감이 없는 상태에서 지나치게 벌어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최근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희대의 뻘짓은 뭐라고 변명할 거리가 없습니다만, 어쨋든 결과적으로 대중들은 반일감정을 마음껏 배출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하필 일부 지식인들이 대중과 괴리된 채로 자신들만의 사고에 경직되다가 흑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아닌가 싶어지네요. 참, 그리고 "대한민국은 눈부시게 발전하였고, 대한민국의 젊은이들과 청년세대는 일본이 아닌 미국 및 유럽과 직접 교류하고 있습니다. 그 어느때보다 국제화되어 있고 다양한 시각을 접하며 또 그 어느때보다 수준높은 교육을 받았습니다. 서양최신의 학문과 이론 등을 폭 넓게 수용하고 있으며 영어나 프랑스어 등을 능숙하게 구사합니다. 그리고 갈라파고스화된 일본과 달리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외국에 대해 개방적"이며 "동아시아"가 아닌 "글로벌"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는... 솔직히 오그라드는 것을 피하기가 힘드네요. 현실을 지나치게 평가절하할 필요도 없지만 지나친 고평가도 득이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19/08/14 08:33
(수정됨) 대단히 의미있는 댓글입니다.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3번의 지적은 상당히 와닿네요.
2번의 경우, 말씀하신 게 맞습니다. 개인적으로 소위 [계몽주의]나 [엘리트주의]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간다면 오히려 긍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문명표준]의 기준을 세계대전 이후 서구의 리버럴들이 확립한 일련의 [가치체계]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을 이 문명표준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 곧 [진보, progress]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과거 군사정권이나 퇴행적인 가치관을 주장하는 이들은 [야만]인 것이고, 문명의 세례를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같은 [21세기형 디지털 전체주의]의 국가가 굉장한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문명표준]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결국 [보편적인 가치체계]가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때 지구의 절반을 매료시켰던 [공산주의]의 발밑에도 따라가지 못하는 빈곤한 체제이지요. 싱가포르의 리콴유도 [아시아적 가치]를 주장했지만, 이는 결국 개인의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았죠. 다른 한편 주사파에서 극우파로 변신한 뉴라이트들의 경우 그야말로 사상적/철학적 빈곤과 미숙함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우상을 필요로 했던 것뿐이고, 그 대상이 바뀐 것뿐입니다. 못살았던 한국에 대한 열등감, 또는 북한에 대한 열등감, 일본에 대한 열등감으로부터 자유로우며 국제표준에 가장 노출된 세대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9/08/14 10:04
50~70년대까지 한국은 일본의 열화판이었습니다. 선진적인 학문과 기술은 그것이 서양의 것이라고 해도 일본을 통해서 들어왔습니다. 일본은 해외 서적을 자국어로 번역하는데는 세계제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70년대까지는 한국 기성세대 지식인의 대부분이 일본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할 수 있었기에 일본 서적을 그대로 읽을 수도 있었고, 한국어로 번역하기도 쉬웠습니다.
일례로 80년대 이어령의 역작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저자가 일본에 몇달간 체류하면서 일본어로 먼저 써서 출판했고, 한국어판은 일본어판의 번역본이라고 봐야할 정도입니다. 영화나 티비 프로그램도 일본 작품을 그대로 복사하다시피 가져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성일의 출세작이자 한때 한국영화사의 걸작 중 하나로 취급받던 '맨발의 청춘'은 프레임단위로 일본원작을 베꼈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죠. 그시대에 젊은 시절을 보냈던 지식인들은 일본의 선진성과 그에 못따라가는 조국의 현실을 보면서 흑화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고, 이해되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이 젊은 시절에 보고 듣고 느낀 것에 나머지 일생을 지배받고 삽니다. 10대 20대에 들었던 음악 취향은 노년이 되어서도 바뀌지 않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은 그렇지 않아야 하지만 그들은 그런 눈을 가지기에는 너무 게으르고 완고했던 것이죠.
19/08/14 11:06
(수정됨) 이영훈류의 친일적 사고라고 함은, 자국이 당시 처했던 여러 맥락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증언과 실재적 경험을 무시한 채 일본 제국주의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고 원용하여 자국과 피해자들을 비학문적인 방식으로 비판하는 행태를 말합니다. 아울러 자기들이 스스로 [가치중립적]인 [실증적 연구]를 한다고 주장하는데 실제로는 지극히 [가치편향적]이고 [선동적]인 주장을 하고 있지요. 물론 자본주의 맹아론과 같은 헛소리는 백번 비판해도 좋습니다. 그리고 조선은 사실 망할 수밖에 없는 경제 및 사회구조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조선은 왜 무너졌나]와 같은 책 또는 [못난 조선]과 같은 책을 아주 흥미롭게 읽었고, 대부분의 주장에 대해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영훈 류의 주장은 과거사에 대한 구조적/경제적 접근을 통한 [가설]->[결론]의 접근이 아닌, 지극히 선동적이고 정치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게 문제이지요.
19/08/14 14:11
지난 주 제삿날, 저는 일제 부엌 수세미와 반찬통 가위 ..등을 쓰고있다는 이유로 .. 2~30대 조카들에 의해 `친일파`가 되었죠.
(그간 아프리카 티벳 바이칼호수 안 알흔섬까지 다 다녀와도, 일본이 미워서 일본여행은 안 갔는데 말입니다.) 동서(50대 후반, 교사)는, 문통의 대응이 심히 아마추어스럽다는 게 교무실의 중론이다, 라고 말했다가 역시 `단체친일파`가 되었고요. 국산화니 다변화니..삼성은 이미 테스트를 마쳤니 ..우짜니 해싸도, 아무리 기업 정부 과학자가 힘을 합쳐 으싸으싸해도, 일본의 수십년 축적된 기술력을 따라잡기엔 요원한 일이다, 라고 말한, 사촌시동생(40대 중반)은 친일파를 넘어 `매국노`가 되었습니다. 나라 걱정하는 마음은 다아 같은데 말입니다. 취임 8개월만에 오부치와 한일파트너쉽 공동선언을 하고 외환위기를 극복한, DJ가 오늘따라 그립군요. 그 어른의 대응은 좀 다르지 않았겠냐..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지 말입니다.
19/08/14 16:01
현재 보수우파가 친일을 하는 건 일본이 좋아서 라기 보다는 박정희가 좋아서라고 봅니다.
전쟁 이후 가난한 나라에서 먹고 살만한 나라가 된 산업화는 민주화에 비견되는 가치입니다. 아니 어쩌면 민주화보다 더 큰 가치라고 할 수도 있죠. 현재 민주화된 국가 중 생활 수준이 낮은 국가가 없다는 걸 감안했을 때, 산업화 없이 민주화가 먼저 되었다면 다시 퇴행했을 가능성이 더 높으니까요. 6-70대들이 식민시대는 겪지 않았지만 가난은 겪은 세대입니다. 그 가난을 자신의 힘으로 이겨냈다는 것은 민주화를 이룬 것보다 더 자랑스러운 일이구요. 산업화를 위해 일정 부분 희생해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이 산업화 세대의 컨센서스죠. 자신도 - 크기와 상관없이 - 일정부분 희생했으니까요. 똑같이 희생했는데 왜 너희만 희생했다면서 우리의 노력을 폄훼하느냐가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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