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4/25 10:16:51
Name 사악군
Subject [일반] [8] 가정x10 (수정됨)
'이보게 가정~ 너무 화내지 말게 내가 잘못했네.'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으나 조진관은 멈추지 않았다.

'어허 사람 참 성미하고는. 누가 가정아니랄까봐 아주 가정하구만.'

조진관은 더욱 울컥했지만 대답하고 싶지도 않아 발걸음을 더 빨리 하였다.
이제 몇걸음만 더 가면 조진관 집의 가정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궐에 들 일이 있어 가정들을 가정삼아 나온 것이다.

기분도 좋지 않은데 혹여 늦었다가는 저놈들 끼니를 밖에서 먹여야 할 것이고,
그럼 미리 가정해 놨던 품삯을 가정해야 할것이다.
그랬다가는 가정하는 아내에게 혼쭐이 날 것이다.

분명 가정의 가장은 자신이건만 어째 막상 가정은 아내의 몫이었고
아내는 가정은 가정이었다. 그야말로 호랑이가 따로 없었다.

원래 오늘은 가정들이 가정을 해야하는 날이었다.
그것을 체통을 차리겠다고 아내 몰래 가정을 시킨 것인데 품삯까지 가정해야 한다면
경을 칠 일이었다. 어쩌면 가정을 당할지도 몰랐다.

그래. 하찮은 놀림따위 상대할 때가 아니다.

'이보게 가정가정, 아니 가정가정대부!
승진 턱은 내고 가야 할 것 아닌가? 가정이 가정이 되었으니 그야말로 가정의 가정의 축복이요
가정의 가정들도 가장인 가정의 가정됨을 축하할 것 아닌가? 가정의 성품이 어지니 가정할리 없고
가정한 성품이 아니니 가정할리 없어 관내에 가정이 필요없을 것이 아닌가?
옛 고려의 가정도 가정에 미치지 못할걸세. 참으로 가정다운 운명아닌가
가정가선도 가정자헌도 가정가의도 아닌 가정가정이 되었으니 핫핫핫핫'

정말 유치해서 못들어주겠군. 아주 가정으로 가정을 부는구만. 내 이 일은 잊지 않으리라.

조진관은 이날 일을 훗날 가정유고에 기록하였다고 한다.

조진관의 집은 지금의 인천서구 가정동에 있었는데, 지금은 가정대신 가정거장만 들어서있다.


---
해석본
---
'이보게 가정(柯汀 : 조선시대 조진관(趙鎭寬)의 호)~ 너무 화내지 말게 내가 잘못했네.'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으나 조진관은 멈추지 않았다.

'어허 사람 참 성미하고는. 누가 가정(柯汀)아니랄까봐 아주 가정(痂情 : 별난 성미)하구만.'

조진관은 더욱 울컥했지만 대답하고 싶지도 않아 발걸음을 더 빨리 하였다.
이제 몇걸음만 더 가면 조진관 집의 가정(家丁 :  집에서 부리는 남자 일꾼)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궐에 들 일이 있어 가정(家丁)들을 가정(駕丁 : 가마를 메는 사람)삼아 나온 것이다.

기분도 좋지 않은데 혹여 늦었다가는 저놈들 끼니를 밖에서 먹여야 할 것이고,
그럼 미리 가정(假定)해 놨던 품삯을 가정(加定 : 물품, 비용, 인원을 정한 수 이상로 더함)해야 할것이다.
그랬다가는 가정(家政 : 한 집안을 다스리는 일)하는 아내에게 혼쭐이 날 것이다.

분명 가정(家庭)의 가장은 자신이건만 어째 막상 가정(家政)은 아내의 몫이었고
아내는 가정(家政)은 가정(苛政)이었다. 그야말로 호랑이가 따로 없었다.

원래 오늘은 가정(家丁)들이 가정(稼政 :  논밭이나 도랑 수리 등 농사와 관련된 일)을 해야하는 날이었다.
그것을 체통을 차리겠다고 아내 몰래 가정(駕丁)을 시킨 것인데 품삯까지 가정(加定)해야 한다면
경을 칠 일이었다. 어쩌면 가정(枷釘 : 죄인의 목에 칼을 씌우고 비녀장을 지름)을 당할지도 몰랐다.

그래. 하찮은 놀림따위 상대할 때가 아니다.

'이보게 가정(柯汀)가정(嘉靖 :가정  “嘉靖大夫”의 준말), 아니 가정가정대부(嘉靖大夫 : 조선시대, 문·무관(文武官) 종2품의 관계(官階). 종2품 가선대부(嘉善大夫)와 정2품 자헌대부(資憲大夫)의 중간 관계로, 영조(英祖) 때에 가의대부(嘉義大夫)로 고쳤다.)
승진 턱은 내고 가야 할 것 아닌가? 가정이 가정이 되었으니 그야말로 가정의 가정의 축복이요
가정의 가정들도 가장인 가정의 가정됨을 축하할 것 아닌가? 가정의 성품이 어지니 가정할리 없고
가정한 성품이 아니니 가정할리 없어 관내에 가정이 필요없을 것이 아닌가?
옛 고려의 가정(稼亭 : 고려 이곡(李穀)의 호)도 가정에 미치지 못할걸세. 참으로 가정다운 운명아닌가
가정가선도 가정자헌도 가정가의도 아닌 가정가정이 되었으니 핫핫핫핫'

정말 유치해서 못들어주겠군. 아주 가정으로 가정(柯亭:  후한의 채옹이 가정관의 대나무 서까래로 피리를 만들었다는 옛일에서, 피리」를 달리 이르는 말)을 부는구만. 내 이 일은 잊지 않으리라.

조진관은 이날 일을 훗날 柯汀遺稿(가정유고. 책 이름. 조선 영조(英祖) 때 조진관(趙鎭寬)의 유고집)에 기록하였다고 한다.

조진관의 집은 지금의 인천서구 가정(佳亭)동에 있었는데, 지금은 가정(佳亭)대신 가정거장(假停車場)만 들어서있다.


---
후기
---

네이버에서 가정을 검색해봤더니 가정이 엄청 많더군요. 특히 지명에 가정길이 너무 많은 것임.

가정을 가장많이 쓰면 추천을 가장많이 받을 수 있을까요? 가장도 뜻이 많을 것 같은데
가장과 가정을 함께쓰면 혼란은 배가 되고 가정인지 가장인지 가정인척 가장인척 가장할 수도 있고
가정을 가정하기 위해 가장은 가정일도 마다않고 가정일도 마다 않고 가장 품삯을 가정해주는
일을 찾아갈 겁니다. 이렇게 가정을 많이 썼는데 pgr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가정은 막상 안썼군요.
모든 가정에 가정이 순조롭고 가정과 가장없이도 가장 행복한 가정소리가 울리시길 바랍니다. :)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마데
19/04/25 10:31
수정 아이콘
와 이게 게슈탈트 붕괴인가 뭔가 하는건가요

가정 가정 가정 가정
독수리가아니라닭
19/04/25 10:41
수정 아이콘
혼란하다 혼란해...
고기반찬
19/04/25 11:12
수정 아이콘
결론은 마속이 삽질했다는거죠?
19/04/25 11:55
수정 아이콘
삼추드립니다. 아 피지알은 일추만 되는 구나
19/04/25 12:06
수정 아이콘
에엑따
둥실둥실두둥실
19/04/25 13:59
수정 아이콘
좋은 가정이었습니다.
유쾌한보살
19/04/26 20:34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왜 일추밖에 할 수 없는지...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일반] [공지]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게시판을 오픈합니다 → 오픈완료 [53] jjohny=쿠마 24/03/09 27617 6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49782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25926 8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48864 28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19131 3
101343 [일반] 다윈의 악마, 다윈의 천사 (부제 : 평범한 한국인을 위한 진화론) [19] 오지의1668 24/04/24 1668 6
101342 [정치] [서평]을 빙자한 지방 소멸 잡썰, '한국 도시의 미래' [14] 사람되고싶다1268 24/04/24 1268 0
101341 [정치] 나중이 아니라 지금, 국민연금에 세금을 투입해야 합니다 [38] 사부작2212 24/04/24 2212 0
101340 [일반] 미국 대선의 예상치 못한 그 이름, '케네디' [50] Davi4ever5209 24/04/24 5209 2
101339 [일반] [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6] *alchemist*2561 24/04/24 2561 6
101338 [일반] 범죄도시4 보고왔습니다.(스포X) [28] 네오짱4040 24/04/24 4040 5
101337 [일반] 저는 외로워서 퇴사를 결심했고, 이젠 아닙니다 [17] Kaestro3979 24/04/24 3979 10
101336 [일반] 틱톡강제매각법 美 상원의회 통과…1년내 안 팔면 美서 서비스 금지 [29] EnergyFlow3554 24/04/24 3554 2
101334 [정치] 이와중에 소리 없이 국익을 말아먹는 김건희 여사 [16] 미카노아2891 24/04/24 2891 0
101333 [일반] [개발]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2) [14] Kaestro2740 24/04/23 2740 3
101332 [정치] 국민연금 더무서운이야기 [125] 오사십오9324 24/04/23 9324 0
101331 [일반] 기독교 난제) 구원을 위해서 꼭 모든 진리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86] 푸른잔향4013 24/04/23 4013 8
101330 [일반] 교회는 어떻게 돌아가는가:선거와 임직 [26] SAS Tony Parker 2879 24/04/23 2879 2
101329 [일반] 예정론이냐 자유의지냐 [59] 회개한가인3651 24/04/23 3651 1
101328 [정치] 인기 없는 정책 - 의료 개혁의 대안 [134] 여왕의심복6013 24/04/23 6013 0
101327 [일반] 20개월 아기와 걸어서(?!!) 교토 여행기 [30] 카즈하2588 24/04/23 2588 8
101326 [일반] (메탈/락) 노래 커버해봤습니다! [4] Neuromancer751 24/04/23 751 2
101325 [일반] 롯데백화점 마산점, 현대백화점 부산점 영업 종료 [38] Leeka5649 24/04/23 564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