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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3/26 15:48:10
Name 요한
Subject 프로레슬링 역사상 최고의 경기중 하나. 1998 KOTR 헬인어셀매치 믹 폴리 본인 자서전 회고록 (수정됨)
Hell-in-a-Cell-King-of-the-Ring-1998.jpgmaxresdefault.jpg



스포츠게에 올릴까 했는데 자유게시판 특성상 딱히 상관없지 싶어서 갑자기 레슬링뽕이 좀 차올라 올려봅니다.

잔혹함과 폭력성으로 상징되는 애티튜드 시기 WWE의 매치업중에서도 정점과도 같은 경기로써, 이후 수없이 많은 하이라이트와 무엇보다 WWE의 [Don't try this home] 경고영상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역사상 최고의 경기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1998년 6월 PPV인 King of the Ring의 맨카인드(믹 폴리) VS 언더테이커의 헬인어셀 매치입니다.

이 매치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믹 폴리(맨카인드)가 경기를 준비하기까지의 과정과 본인이 회고하는 당시 상황에 대해 묘사한 기록으로 원문은 믹 폴리 본인의 자서전 [Have a Nice Day!]. 1차 번역은 Daum카페 레슬매니아의 이제훈님의 것을 제가 적당히 가공했습니다.

(기존 원문에는 믹 폴리의 여러기믹 중 하나였던 맨카인드와 캑터스 잭등의 호칭이 혼용되어 있으나 가독성을 위해 전부 본명인 믹 폴리로 통일했습니다)







[1]



나는 오는 6월의 PPV인 [King Of The Ring]에서 스티브 오스틴과 임시로 '헬 인어 셀(HELL IN A CELL)' 시합을 갖기로 되어 있었다.  '헬 인어 셀'은 8개월 전에 숀 마이클스와 언더테이커의 대립 당시 눈길을 끌었던 시합이었다. 철장은 16피트의 강철 구조로 되어 있는 사방이 막힌 거대한 외관을 갖추었었고 그 기믹으로 열렸던 첫 번째 시합은 정말 대단했다. 아마 1997년의 최고의 시합일 것이다.

다만 불행하게도, 다가오는 매치업에 관한 연락을 사측으로부터 받았는데 '맨카인드 VS 스톤콜드' 매치업은 성사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빈스 루소(당시 WWF 각본진)가 그 소식을 전해주었고 내 마음은 한없이 가라앉았다. 그는 위에서 그렇게 하고자 하는 이유를 나에게 알려주었다.

[음......믹. 우리는 단지 자네와 오스틴의 재시합을 관중들이 구매 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어서 그런거야.]

상황이 이러니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솔직히 말해서 나도 나와 다른 누구와 시합을 붙더라도 관중들이 내 경기를 보려고 티켓을 구매해 줄 것이라는 생각은 안했다. 까놓고 말해서 아예 '맨카인드 Vs. 알 스노우' 라는 매치업을 해서 해당 시합에서 패배하면 피터 가스(당시 활동하던 스테이블이었던 Mean Street Posse의 멤버 중 한명)같은 듣보잡선수와 1년 동안 대립을 해야한다는 조건이 붙는 시합을 하게 될지 말지 누가 알겠는가 말이지.  난 루소에게 물어서 나의 직감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럼 차라리 난 그냥 철장 밖에서 경기 하는게 낫겠는데.]
내 목소리에 슬픔이 배겨나왔다. 그러자 루소가 흥분된 목소리로 내 말을 가로막았다.

[아냐아냐. 믹. 자네는 철장 안에서 뛰게 될거야. 상대는 언더테이커가 될거고 대신 원래 너의 상대였던 오스틴은 케인과 타이틀 전을 갖도록 할 계획이라고.]

난 조금 기뻤지만 시간이 약간 지나자 이 역시 뭔가 실패할것만 같은 예감에 사로잡혔다.

[난 이미 망한것 같은데. 셀은 이제 나한테는 뻔한 기믹의 매치업인데다가 언더테이커는 발 부상 중이고, 아무도 나에게는 관심을 안 가질 뿐 더러 '맨카인드 VS 언더테이커'는 벌써 이미 다섯 번이나 맞붙었는데 이제 여섯번째 상대하는 PPV의 매치업을 누가 신경이나 쓰겠냔 말이지]

그 대답을 하는 순간에는 그 매치가 내 커리어에서 가장 입에 오르내리는 시합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





쇼가 시작되기 2주 전에 WWE 본사에 들러서 시합때 생기는 오류들을 점검했다. 테리 펑크와 나는 트레이닝을 하러 갔다. 난 가슴쪽과 이두박근 훈련을 끝내고 Home Video 부서로 가서 작년 헬 인어 셀 녹화 테이프를 볼 수 있는지 스탭에게 물었다. 난 테리와 함께 조그만 사무실에서 그 시합을 보았다. 숀 마이클스와 언더테이커가 철창을 망가뜨리는 부분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젠장, 우리가 이 만큼 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

아주 인상 깊었던 부분이 하나 있었다. 숀이 폭주상태의 테이커를 피해서 철창 밖으로 나와 꼭대기로 기어 올라갔다. 하지만 도망갈데는 없었고 숀은 철장의 천장 위에서 백드롭과 슬램을 당했다. 난 200파운드의 HBK가 철제 천장에 떨어지는 걸 보고 움찔했다. 마침내 그는 모서리쪽에 매달려 있다가 곧바로 테이블로 떨어졌다. 이 장면은 종종 하이라이트로 보여지곤 했다. 테리와 나는 아무 말도 없이 몇 분간을 앉아있었고, 마침내 테리가 말문을 열었다.

[믹, 저정도까지 하기는 힘들겠구만.]
[나도 알아. 거기다가 난 숀보다 100파운드가 더 나가서 그가 한 만큼 철장 위에서 뭔가를 할 수 없어.]


다시 한 번 우리는 침묵 속에 몇 분간을 앉아 있었다. 그리고 내가 정적을 깨며 말했다.
[자네는 내가 어떻게 했음 좋겠나?]

나는 나의 정신적 지주이자 친구, 영웅에게 물었다. 그의 대답은 나중에 날 정말 프로페셔널하게 만들고 날 육체적으로 좀 망가뜨려놨다.
[난 자네가 처음부터 철창 위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테리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시합 중간의 상황을 대화하고 있었지만 사실 거의 농담따먹기 수준이었다.
[젠장, 믹, 아마 자네는 언더테이커한테 자네를 꼭대기에서 집어 던지라고 해야할거야.]
[과연. 그리고 난 한 번 더 철창을 오르고 그럼 그가 한 번 더 날 집어 던지는 거지.]


호오, 이건 정말 좋은 거였다. 우리는 철창 안, 밖, 위에서 일어날 일 들을 대화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잠시 후 난 정색하고 그에게 조용히 말했다.
[난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네]



난 시합 일주일 전에 언더테이커에게 시합을 철장 꼭대기에서부터 시작하겠다는 나의 계획을 말해주었다. 그는 그것에 그렇게 긍정적이지 못했다. 난 다시 그에게 말을 해야 했다. 안 그러면 그가 나가버리고 난 혼자 멀뚱히 꼭대기에 서 있다가 다시 기어 내려와야 되는 멍청한 꼴이 될 수 있으니까. 매일매일 난 그에게 요청했고 그는 항상 그걸 거절했다. 시합 하루 전날, 난 그에게 다시 말했다. 그는 고개를 젓고 나에게 물었다. -어두운 장의사 이미지의 언더테이커가 아니라 8년동안 알아왔고 나와 같이 엄청난 시합을 해오던 좋은 사람으로서. 우리는 처음 시합을 했을 때부터 같은 차를 타거나 같은 방을 쓰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깊은 존경심을 공유하고 있었다.

[믹, 왜 자네는 그렇게까지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것을 하려고 하는가?”]
난 정색하고 대답했다.

[왜냐하면, 난 이 시합이 역겨워 지는 것이 싫어서니까. 자네는 지금 다리 부상중이라 걷기도 어렵고, 거기다 시합이 시작되면 난 어떤 환호도 못받지. 우리는 지금껏 멋진 시합을 만들어 왔으니 난 이 시합을 망치고 싶지 않네. 우리가 충분히 멋지게 시작을 하면 우리는 사람들에게 이 시합은 최고였다는 걸 인식시켜줄 수 있을 걸세.]

테이커는 [생각해 보도록 하지]라고 대답하고 헤어졌다.



다음날 매치업 당일, 나의 등장음악이 나오고 난 철제 의자를 들고 걸어나왔다. 철창에 다다라서 난 나중에 쓰기 위해 꼭대기에 의자를 던져놓았다. 난 철창을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미끄러지고, 다시 기어올라가기 시작했지만 내 발이 철창 구멍에 제대로 걸쳐지지 않았다. 난 나의 절반도 마음먹은대로 안 되는 스스로의 운동신경을 저주했다. 내가 꼭대기에 올라갔을 때 내 오른쪽 손가락이 펜스에 너무 짓눌려서 감각이 없었다. 모든 감각이 정상적으로 되돌아올려면 1주일은 걸릴 것 같았다. 난 불안한 예상을 하면서 철장 꼭대기에 홀로 서 있었다.

그리고 커다란 종소리가 울리더니 장엄한 언더테이커의 인트로 음악이 나왔다. 난 그의 등장씬을 적어도 100번도 넘게 봤지만 항상 뭔가 짜릿한 느낌이 있었다. 솔직히 난 그 때 엄청나게 두려웠다. 푸른 스포트라이트가 밝혀졌고 팬들은 Phenom이 통로 쪽을 걸을 때 늘상 하던 행동이었던 라이터를 켰다. 극장용 연기가 입구 쪽을 채웠고, 그가 거기에 있었다.

[젠장, 나도 저런 쌈빡한 등장씬이 있었음 좋을텐데.]

난 이 바닥에서 가장 위험한 잡을 하기위해 해설위원석 밑을 슬쩍 쳐다봤다. 높이가 믿기지 않았다. 16피트 밑이었지만 내 머리 꼭대기부터는 22피트였다. 난 이전에도 두려움이 생긴 적이 있었지만 그것은 항상 좋은 의미의 두려움이었다. 그렇지만 이것은 좋은 의미가 아니었다. 난 해피엔딩을 생각할 수가 없었다. 난 통로쪽으로 몸을 돌리고 테이커가 철장을 오르기 시작했다.


[ 자 지금이다. Showtime!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언더테이커(이하 UT)는 발 부상을 안고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철창을 오르고 있었다.  되려 그는 내가 오른 것 보다 더 빨리 올라왔다.  그는 머리를 들이 밀었고 난 그에게 공격을 했다. 또 한 번 공격이 그를 비틀거리게 했다. 하지만 그는 세 번째 공격을 막고 반격을 했다. 이건 그에게 일어날 시간을 주었지만 그 때 난 의자를 들고 등을 쳤다. 퍼억! 제대로 먹혔다. 퍼억! 다시 한 번 강한 타격이 먹혔다. 난 UT를 끌고가기 시작했다. 관중들은 천장이 살짝 내려앉을 때마다 숨을 죽였다. 우리가 걸을 때 마다 천장은 600파운드 이상의 무게로 내려갔다. 난 의자 위로 그를 스플렉스하려고 했지만 그가 공격을 끊고 셀 가장자리로 몰기 시작했다. 순간 그는 내 셔츠와 바지를 잡아 끌었고 난 갑자기 공중에 떴다.



16피트 높이에서 빠르게 떨어졌고 스페니쉬 아나운서 테이블이 날 커버했다. 그것은 내 인생에서 아주 무서운 순간이었다. 하지만 내가 테이블에 떨어져서 내 무게로 그걸 찌부려뜨리는 걸 느꼈을 때 거의 충격 완화가 되었다. 난 희망했던 대로 거의 완벽한 착지를 했지만 내 하반신 부분은 관중석 부근으로 떨어져서 충격이 컸다. 반면에 내 상반신은 테이블 위로 떨어졌다.


[이런 세상에!]  JR(짐로스 - WWE 전속 해설위원) 이 소리쳤다.
[그는 몸 절반이 망가졌을 거요!]


내 어깨는 떨어질 때 탈골된 듯 고통이 생겼고 내 신장 부근에도 약간의 통증이 있었다. 그것보다 난 괜찮게 느꼈다. 난 내 주변을 둘러싼 이들(테리 펑크, 빈스 등등)을 보며 마음 속으로부터 평온함을 느꼈다. 난 그 시선 집중을 즐기면서 잘못 생각했다. [적어도 최악은 면했군.]

관중들의 반응은 경이적이었다. 난 이전에도 절대 이런 반응을 겪어본 적이 없었으며 다시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그 일 이후 며칠 간을 비디오로 되돌려 보면서 난 그 때의 놀라운 반응을 그대로 느꼈다. 그것은 관중석의 사람 하나하나가 일어섰던 연쇄반응과도 같은 것이었다. [세상에! 그가..] 난 들었다. 그리고 테이프를 되돌렸다. [세상에! 그가..] 다시 돌렸다. [세상에!] 반응은 몇분간 지속되었다. 믿지 못하겠다는 함성은 리드미컬한 챈트로 바뀌었다.[언~더~테이커!] 짝!짝!짝!

UT는 EMT 직원이 들 것이 들어올 공간을 만들기 위해 철창을 위로 올릴 때 까지 꼭대기 위에 서 있었다. 그들은 나를 들 것에 태웠고 JR은 경기가 짧게 끝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사과해야 될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가 의료진들의 들것을 치우고 링으로 다시 돌아올 때 UT는 매치가 끝난줄 알고 이미 철창을 내려오고 있었다. JR이 믿기지 않은 듯이 말했다.
[이게 믿겨집니까? 거기다가 그는 얼굴에 미소까지 띠고 있습니다.]



탈구된 어깨로 철창을 오르는 것은 쉽지 않지만 난 더 이상의 두려움과 주저함이 없었다. 난 아드레날린이 엄청 돌고 있었다. 난 정말 날아갈 듯한 기분이었고 UT도 다시 철장위로 올라와 나와 함께 꼭대기에 올라 섰다. 관중들의 반응은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시합이 끝났다고 생각했고 이 사업에서 가장 최고의 순간을 보고 있었다. 거기다가 우리는 그들에게 더 얹어주는 것이었다. 다만 내가 이 시합에서 한 가지만 바꿀수 있다면 그 다음 장면이었을 것이다.



Cell 위에서 우리는 멋진 펀치를 주고 받았지만 난 비틀거리고 있었고 그는 날 들어 올리더니 갑작스럽게 바로 뒤에 의자가 올려져 있는 철창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난 솔직히 그가 의자를 다른 곳에 놔 뒀으면하는 바램이었다. 그러면 그는 내 목을 잡거나 초크슬램을 했을 것이다. 난 다음 날 엄청난 통증 가운데서 그 시합을 되돌려 봤을 때 그 장면 이후 2분의 기억이 없다. 15년 중 그렇게 기절해 본 적은 처음이었다. 난 그동안 셀 수도 없이 녹아웃 되어봤고 별들과 무지개가 떠다니는 것도 본 적이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비디오와 시간은 그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는 것을 도와준다. 내가 느꼈던 모든 것 중에서 내가 천장을 뚫고 매트위로 떨어진 것은 기억에 없었다.

지금 되돌아 보면 그것이 내가 당한 최악이자 최고의 초크슬램이었다. 최악인 이유는 그것은 나와 UT가 해온 동작 중에서 호흡이 안 맞았던 유일한 것이었다. 최고인 이유는 내가 그걸 정통으로 맞았으면 난 죽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 난 내 등과 목과 뒤통수가 정통으로 매트에 떨어졌다. 내가 좀 높게 떨어졌으면, 난 내 머리가 먼저 떨어졌을 것이고 난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적어도 반신불수가 되었을지도. 그것은 정말 내가 충격 흡수도 거의 없었던 구식 레슬링 링 바닥에 떨어졌던 최악의 상황이었다. 새로운 링 바닥은 그나마 나았지만(그래도 나한테는 영 아니다) 구식 링 바닥은 정말 그것의 딱딱함이 고문과도 같았다. 그래서 몇몇 레슬러들이 종종 다치게 되고 경력을 끝내게 되었다. 허가가 되어서 새로운 링이 만들어졌고 효과는 좋았다. 하지만 팬들은 별로 신경 안쓰는 듯 싶었다.

그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것은 천장 위에 있던 의자가 내 몸과 같이 떨어져 내리면서 내 얼굴을 정통으로 쳐버렸다. 그때의 충격으로 내 치아의 한 개와 절반이 나가버리고 턱이 나갔으며 입술 밑에 혀가 통과될 정도의 구멍이 생겼다.

[그만하면 됐소! 누가 이 시합좀 멈추게 해주시오!]

JR이 소리쳤고 의료 직원, 사무실 직원, 테리펑크가 나왔다. JR의 말은 레슬링 시합의 한 부분은 아니었지만 (각본상의 발언이 아니라는 뜻) 나의 상태를 걱정하는 진심어린 외침이었다. 그건 아마 스포츠에서 내가 들어본 어떤 것 중에서도 가장 드라마틱한 외침이었다. EMT 직원들이 내가 들것에 올라가도록 도와주었고 내 다리는 한 쪽에 비틀어져 있었다. 이후에 UT에게 천장에 서 있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물어보았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난 자네가 죽은줄 알았네.]



UT가 천장에서 내려 왔지만 몇 피트가 남을 정도로 높았다. 당신들은 이 때 그가 다친 발로 움찔하며 절룩거리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충격에서 의식을 추스르는 시간을 벌기 위해 그 자리에 있던 테리 펑크가 그에게 초크슬램을 기꺼이 맞아주었다. TV는 나의 추락 장면을 몇 번이고 보여주었고 그 후에 비로소 난 내 발로 간신히 서 있었다.




[정말 믿을 수없군요. 그는 미쳤거나 내가 본 가장 터프한 미친놈(SOB)일거요.] JR이 말했다. 
[어떻게 그가 서 있을 수가 있지?] 제리 로우러가 맞받아쳤다. 
[나도 모르겠소.] JR이 빨리 대답했다. 


UT가 해머링을 날렸고 난 힘없이 쓰러졌다. 그건 내가 당한 아주 슬픈 쓰러짐이었다. 난 내 몸에 지탱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난 드라마틱하다거나 칭찬의 말을 듣는 것은 원치 않고 다만 난 정말 내 의지로 서 있고 싶었다. 지금 난 쓰러져있고 내 의지마저 사라진 것 같았다.

UT가 링 한가운데서 조용히 나한테 말했다.   [이제 그만 하자.] 
난 대답했다.  [아니, 아니, 난 상관없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경기는 지속됬고 UT는 내 팔을 잡고 탑 로프에 올라가서 그의 트레이드 마크 기술(올드스쿨)을 하려고 했다. 원래대로라면 마지막 공격이 플라잉 포어암의 형태로 상체를 가격하는 것이지만 이건 이미 통상적인 시합이 아니어서 난 그를 잡고 흔들어서 그가 탑 로프에 가랑이가 끼게 만들었다. 실은 이것은 UT가 나에게 어느정도 회복할 시간을 벌게 해주려고 한 것이었다. 레슬링을 하는 학생들이 이 시합에 대해 말할 때 내 편에 선 이들은 UT는 그저 역사적인 시합이 벌어지던 때의 방관자인 것처럼 여긴다. 진실을 말하자면, UT의 노련함과 경험이 없었으면 그 시합은 초크슬램으로 천장이 부서진 장면 직후 종료되었을 것이다.




UT가 나의 반격을 통해 잠시 무기력해졌을 때 카메라는 나에게 가서 두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하나는, 내가 웃고 있는 것이었고, 그리고 두 번째는 내 코 밖으로 하얀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난 웃지 않았다. 하지만 내 입술 밑에 뚫린 구멍으로 혀를 집어넣어 카메라가 나를 찍게 만들었다. 불행히도 관중들은 특별한 순간을 잡지 못했다. 하얀 것이 내 코 밖으로 나왔을 때 처음 생각했던 테이블 조각이나 하얀 코딱지가 아니었다. 그건 사실 부러진 치아의 절반 부분이었다. 그 치아는 존.F.케네디의 암살 때 쓰였던 마술 총탄과도 같아 보였다.

시합은 몇 분간 지속 되었고 내 머릿속은 안개로 차올랐다. 그리고 난 내 오른쪽 신장 부위가 엄청난 통증이 일어난 걸 알았다. 내가 의자 위에 파일 드라이버를 하고 UT의 얼굴에 의자를 올려놓고 레그 드롭을 했을 때 착지 순간 난 엄청난 고통이 왔다. 그 신장 부분은 이후 8주 동안 날 괴롭혔다. 레그드롭 후, 난 UT에게 더블암 DDT를 작렬한 후 링 밖으로 나가서 내가 팬들에게 약속 했던 “특별한 놀랄거리”를 찾았다.


난 큰 자루를 들고 돌아왔다. 난 자루를 풀어 헤쳐서 경기장을 반짝반짝 거리게 만드는 수백 개의 압정을 여기저기 뿌렸다. 내가 바닥에 압정을 쏟아 붓고 관중들이 예측한 듯 일어서자, 난 자루를 거꾸로 들어서 6,000 여개의 압정 전부를 쏟았다. 내가 레슬링 계에 압정을 들여놓은 건 3년 전이었지만 그 때는 조그만 독립 단체에서 써 먹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 장면은 전 세계적으로 방영하는 것이었다. 

관중들은 내가 UT를 가격하는 장면에 정말 넋을 잃었고 그는 내가 한 방만 더 먹이면 압정 위로 떨어질 것 같이 보였다. 대신 그는 내 목을 잡고 초크슬램을 하려고 했지만 무릎으로 복부 공격을 해서 풀려났다. 난 다시 공격을 했지만 그가 빅 풋으로 반격을 했다. 난 쓰러지지 않았지만 로프를 잡고 겨우 버텼다. 그리고 그는 툼스톤 공격을 시도했고 난 이때 그의 등 뒤로 미끄러져서 나의 피니시 기술을 사용했다.

JR이 소리쳤다. [맨디블 크로! 맨디블 크로! 아무도 맨카인드 이상 UT를 몰아붙인 이는 없소!]



UT는 무릎을 꿇었고 난 그의 뒤에 업혀서 계속 서브미션 공격을 했다. 그 때 UT가 날 등에 업고 일어났다. 관중들은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동요했다. 쾅! 그렇게 됐다. 관객들은 내가 압정들 가운데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을 보면서 신음했다. 나는 내 살과 옷을 찌르는 수백 개의 압정들을 달고 천천히 일어섰다. 난 내가 일어난 곳에서 다시 한 번 초크슬램을 맞았다.

[세상에!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거요! UT가 맨카인드에게 무엇을 선사하려고 하는거요?!] JR이 소리쳤고 그 질문의 대답은 곧 툼스톤 파일드라이버와 수많은 팬들이 나에게 최고의 시합이었다고 말해준 찬사. 바로 이 두 가지였다.

[드디어 이것이 끝이네.] 팬들이 그들이 본 가장 멋진 시합에 감격해 환호를 보내줄 때 로울러가 말했다. 그 후 몇 분동안, 시합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사이에 JR은 이 시합의 상황 요약을 해주었다. [25년 동안, 난 정말 이런 시합은 못 보았다. 이 두 사람은 여러분들에게 몸과 영혼을 다 주었다. 이건 아마 우리가 여태껏 본 시합 중 가장 격렬한 시합일 것이다.] 난 그 자리에 몇 분간을 누워 있었다. 테리와 심판들이 내 상태를 체크했다. EMT가 들것을 가져오고 날 실으려고 할 때 카메라는 내가 심판 마이크 치오다에게 귓말을 하는 것을 찍었다.

[나 오늘 들것에 한 번 실려가지 않았었나?]
[맞네. 믹]
[그럼 날 좀 일으켜 세워주게. 마이크. 난 하루에 두 번이나 들것에 실려가고 싶지 않아.]

치오다와 펑크의 부축을 받으며 난 걸어갔다. 링안에 울려퍼지는 [폴리! 폴리!]의 챈트를 들으면서.
JR은 내가 커튼을 열고 들어가는 걸 보며 말했다. [감히 누가 믹 폴리를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소? 그는 내 머리 꼭대기 위에 있소.]



내가 커튼을 열고 들어서자 난 여러 레슬러들의 박수 갈채를 받으면서 빈스 맥마흔의 포옹을 받았다. 나의 저녁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난 탈구된 어깨를 바로 잡았고 인내심을 키운 뒤에 케인 Vs. 오스틴 시합 마지막에 난입 하는 장면을 찍었다. 내가 다시 커튼을 열고 돌아왔을 때 의사는 내 입술 밑에 14바늘을 꿰맸다. 빈스는 카메라가 그동안 찍어 놓은 전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후에 빈스가 내 드레싱 룸으로 들어왔다.

[믹, 난 자네가 이 회사를 위해 해놓은 모든 것을 얼마나 우리가 고마워하는 지 알아주었음 하네. 하지만 다시는 이런 건 절대 하지 않기로 나와 약속해주길 바라네.]
그는 진심으로 말했고 난 말없이 끄덕였다.


모든 게 끝난 후 1시간이 지났을 때 난 아주 중요한 것을 잊었다.-시합 전에 아내에게 전화하는 것. 내가 설령 기억을 했어도 전화 안 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그리고 전화카드 요금이 떨어졌다거나 전화가 불통이었다고 변명이라도 해야겠지. 내가 병원에 보내질려고 할 때 데이브 헨버가 날 가로막았다.
[믹, 자네 부인에게 연락이 왔어. 난 그냥 끊어버렸는데 그녀는 아주 화가 나 있었어. 자네가 연락해주길 기다리고 있네.]  
사실 난 대화할 준비가 안 돼 있었다.


[당신이 우리에게 이럴 순 없어요. 믹] 그녀가 울면서 말했다.
[나와 당신 아이들 전부 당신을 사랑하니깐 당신은 이러지 마세요. 이런건 절대 다시 하지 않기로 약속해요.]



아주 긴 시간동안 이 시합의 트라우마가 아내에게 생겨서 날 은퇴의 가장자리까지 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Hell In A Cell은 여전히 우리 집안에서는 민감한 주제이다. 난 이걸 쓰면서 이 시합을 다시 봤는데 1년이 지났음에도 아내는 울었다. 하지만 내 아이들은 지금 이 시합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완전 개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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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개인적으로 최고로 치는 매치업은 애티튜드 시기가 도래하기 전 하트 제네레이션 에라 레슬매니아 12의 숀마이클스 VS 브렛하트의 60분 아이언맨 매치이긴 합니다만... 이 경기도 TOP 5에 꼽으면 무조건 들어가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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及時雨
19/03/26 15:58
수정 아이콘
목숨을 내던지는 짓이지만...
사람들은 순간을 기억합니다.
누구 말마따나.
Yi_JiHwan
19/03/26 16:26
수정 아이콘
순간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역사에 남을만한 여러가지 순간으로.

믹 폴리는 그 순간을 적게 꼽아도 세 개를 갖고 있는 사람이죠.

가장 손에 꼽힐 것이 바로 저 셀에서의 다이브와 저 매치 자체, 첫 WWE 챔피언 등극과 함께 만든 월요일밤의 전쟁의 교차점, 에지와 폴리에게 모두 드라마틱한 장면이었던 레슬매니아에서의 속칭 불피어.
도뿔이
19/03/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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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레슬링을 다시 보게 되었을때는 이미
에티튜드 시대가 끝날 무렵이었지만
이 시절이 최고였다는 이야기는 귀에
따갑도록 들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 시대는
끝날수밖에 없었던거 같습니다
이 시대가 계속 되었다면 언젠가는
선수들의 사망을 뉴스기사가 아닌
라이브로 보게 되는 날이 왔을거 같아요
19/03/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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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애티튜드 시절의 명경기가 있지만 이 시합은 그중에서도 가장 빛나지만 다신 나오지 말아야할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19/03/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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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이걸 오마쥬했던 케빈 오웬스의 스턴트가 생각나서 화가 나네요
명분도 명예도 아무것도 없었던 역대 최악급 뻘스턴트
폴리는 평생 기억될 순간을 얻었지만
오웬스는 대체 뭘 얻은걸까요
19/03/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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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2000년 노웨이아웃에 이에 준하는 스턴트를 하신 폴리옹
리스펙....
19/03/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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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인이 레슬매니아에서 철창밑으로 몸을 던졌을때 오죽하면 빈스마저도 그 액션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면서도 시합 당시에는

"신이시여 부디 쉐인에게 가호를..."

이라고까지 말했을까요

저 장면은 빈스에게 있어서도 최고이자 최악의 순간임에 틀림 없습니다.
브록레슬러
19/03/26 17:50
수정 아이콘
믹도 대단하지만 쉐인옹도 정말 미친인간같습니다
더군다나 그는금수저인데..
보라도리
19/03/26 18:11
수정 아이콘
진짜 이건 슬픈게 생계형 스턴트라..

언더 같은 피지컬과 카리스마 등장신 hbk같은 외모 인기 경기력 오스틴 의 대중을 장악하는 능력 도 없고 본인회고록 처럼 자기가 이런거 라도 안하면 도서관 되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알고 있기 때문에 실행한 위대한 순간 이죠 그랬기 때문에 리스펙 받는거고

문제는 대부분의 레슬러들이 저기에 맞먹는 스턴트를 해도 금방잊혀지고 선수 말년이나 은퇴후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있죠
남광주보라
19/03/26 18:22
수정 아이콘
아아. . . 이토록 위험했던 경기였군요. 목숨을 내거는 스턴트. . 그 명장면을 위해 그는 너무 위험한 묘기를 했군요.
그의 가족들이 얼마나 가슴 철렁했을까요
치열하게
19/03/26 18:38
수정 아이콘
우아.... 그 경기군요
길버그
19/03/27 14:50
수정 아이콘
어린나이에 얼마나 놀랬던지...
샤르미에티미
19/03/27 15:48
수정 아이콘
위험한 건 알았지만 믹 폴리나 쉐인이나 진짜 목숨 걸고 한 거군요. 그런데 쉐인은 체격에 맞게 몸이 좋은 편이고 운동 능력이 좋아서 그나마 괜찮은 부분도 있다면 믹 폴리는 몸도 무겁고 크고 운동 능력보다는 몸을 던져가며 하는 타입이라 정말로 목숨 내놓고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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