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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1/01 12:54:16
Name 콧등
Link #1 https://www.yna.co.kr/view/AKR20181228106500003?input=1179m
Subject D사 이야기
대림산업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은 'e편한세상'을 짓는 건설사로 알고 계시겠지요. 그 외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과 같은 건축물도 짓고, 국내외 교량이나 도로 등 토목 공사도 많이 수행합니다.

플랜트 업계 분들께는 전통적인 석화 EPC의 강자로 더 잘 알려져 있겠지요. 이는 비단 국내 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중동 및 동남아 등지에서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의 설계/구매/시공 전 분야를 수행할 수 있는 회사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란이나 필리핀 등 몇몇 국가에 대해서는 엄청난 강점을 가지고 있지요. 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시 모든 건설사가 도망을 가는 와중에도 끝까지 남아서 공사를 수행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10여명의 임직원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공사를 완수하여 이란 시장에서 엄청난 신뢰를 쌓은 일화는 업계 내에서 몹시 유명합니다. 그래서 3-4년 전 이란 제재 완화 기대감으로 국내의 내노라하는 회사가 이란에 방문할 때, 반드시 방문하는 곳 중 하나가 대림산업 테헤란 지사였지요.


해외 사업, 특히 해외 플랜트 사업을 집중하던 대림 산업이 돌연 플랜트 부문에 대한 조정을 한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상기 링크 참조)

사실 12월 달 내내 업계 내에서 소문이 돌았습니다. 정유 프로젝트 한 곳에서 예상했던 공사 수익이 돌연 사라져서 난리가 났다부터 시작해서, 그로 인해 TM에서 화가 났다, 추후 예상 못한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등등.

기사로, 또한 내부 공문을 통해 확인된 이번 조치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중요하다 여긴 순으로 적어 보았습니다.

1. 플랜트 부문 직원의 3년간 임금 동결 및 승진 중단
 : 약 1,400여 명에 달하는 인력 중 작년 말 승진자는 없었습니다. 토목/건축/지원/유화 등 타 부문은 승진자가 넘쳤지요.
2. 본사 근무지의 지방 이전
 : 현재 대림산업 플랜트는 광화문 D타워에 있습니다. 교보문고 옆으로, 도심 중 도심에 있습니다. 이를 지방으로 옮긴다고 합니다.
   임대료 20% 수준으로 옮긴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유력 후보지로는 경부선 라인의 몇몇 도시가 회자 중입니다.
3. 해외 영업 및 수주 활동 축소
4. 임원 전원 사표 제출, 잔류 임원 임금 삭감

1번과 2번 두 가지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직장인의 현실인 통근이 문제로 떠오를 것이며, 직장인의 미래인 승진과 연봉 인상이 사라집니다. 제가 아는 몇몇 분은 이직 준비를 위해 이력서를 준비하고 헤드헌터에게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그리고 앞으로도 다닐 수 있는 동력이 사라졌다 여기기 때문입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국내 플랜트 업계의 경쟁력 약화, 일부 악성 프로젝트의 영향, 전 세계 파이 대비 과도하게 큰 국내 업계 현황, 일부 경영진의 오판, 전 세계 플랜트 시장의 빠른 변화 및 이에 대응하지 못한 국내사의 현실 등등등. 
특히 플랜트 업계 사람들에게 [대림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았기에, 그 충격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국내 플랜트 기술의 상징부터, 엔지니어 사관학교라는 명성까지, [대림]이 주는 이름값은 가볍지 않았었지요.
대림이 아예 플랜트 사업을 접으려 하는 것 아니냐며 섣불리 얘기하는 몇몇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국내 플랜트 업계가 너무 비대하므로, 이를 신호탄으로 자연스레 구조조정이 일어나지 않을까 합니다. 몇 만명이 종사라는 산업이므로, 여파가 상당히 크겠지요

다만, 그런 이야기는 차치하고 그 곳에 계신 분들을 생각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갑작스런 상황에 직면한 그 분들께 위로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잔류든 이직이든 창업이든, 그 분들의 선택에 햇살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뱀다리.
1. 대림산업의 주가는 변동 없습니다. 아니, 해당 내용이 소문으로 돌던 12월에 주가는 상승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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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컬리
19/01/01 13:11
수정 아이콘
어렸을때 대림금구 대림산업공장이. 동네에 있었네요. 단순히.변기회사라 생각했는데 건설쪽은. 어마어마하네요.
vigorian
19/01/01 14:14
수정 아이콘
대림에 속한 선박을 타는 선원인데 선박사업도 접는다는소문이..
19/01/01 14:44
수정 아이콘
중요한 사실 하나를 놓쳤네요.
대림산업의 오너, 즉 위 사항의 의사결정권자는 이해욱 부회장입니다. 이름보다는 2년 전 운전기사 갑질 논란으로 유명하신 분이지요.
19/01/01 15:06
수정 아이콘
요게 비하인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비하인드들으면 저 결정도 이해가 안가는건 아닙니다만 자신의 책임도 아닌데 그 피해를 받을 사람들이 문제겠지요
19/01/02 10:25
수정 아이콘
비하인드가 뭔지 물어봐도될까요 궁금합니다
Burnout Syndrome
19/01/01 15:12
수정 아이콘
모 정유사와의 문제가..
아유아유
19/01/01 15:13
수정 아이콘
S-OIL주가는 떡락중인데..크크;; (뭐, 이거때문은 아니지만)
반다비07
19/01/01 16:01
수정 아이콘
대기업들이 사옥 정리하고 싼곳으로 옮기고 희망퇴직 받는 부분이 뭔가 의미심장하네요...
iPhoneXX
19/01/01 16:19
수정 아이콘
조선을 시작으로 이제 플랜트 쪽도 거하게 시작하지 않을까 싶네요.
조선은 고생하고 이제 좀 숨통 트였다고 보는데 플랜트는 몇몇 사에서 시작한거 본격적으로 구조조정하리라고 봅니다.
점박이멍멍이
19/01/01 17:08
수정 아이콘
몇 년전 타 건설사들의 플랜트 분야 부진과 그 궤가 같은 줄 알았는데 이번 대림은 또 다른 무언가가 있나보네요.
답이머얌
19/01/01 18:40
수정 아이콘
IT나 게임쪽에 종사하시는 분이 많아서 그런가 댓글이 참 없네요.

저 경우 플랜트쪽에 종사하는지라 이런 기사는 상당히 신경 쓰이네요.

우리 회사는 딱히 구조조정 얘기는 없어서 위기감은 덜하긴 한데 점점 영업 활동이 어려워지는건 사실인것 같아요.

그나마 베트남 투자가 늘면서 일감이 좀 생기는게 위안이랄까 싶네요. 회사 규모가 클수록 위기가 닥치면 아무래도 운신이 어려워지는게...
하우두유두
19/01/01 19:47
수정 아이콘
반대로 주택부문은 그렇게 나쁠거같지 않습니다.
제가 올해 청약예정인 성남 재개발에서 거의 1만세대를 대림이 잡고 있을거로 알아요. 일단 당장 금광1구역만 대충 5천세대 정도 하는걸로 알고 있구요
약쟁이
19/01/02 11:09
수정 아이콘
[그 과정에서 10여명의 임직원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구절 읽다가 육성으로 욕이 나왔네요. 10명이 죽어 나가고 있는데, 끝까지 공사를 진행했다니...
직원을 죽어도 갈아 끼우면 되는 부품으로 생각하는 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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