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7/18 02:45:02
Name Night Watch
Subject 나는 친구가 적다. -1-
나는 친구가 적다. 아니 없다.

친구가 없다는 것이 불편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썩 유쾌한 일도 아니다. 나는 왜 친구가 없는 것일까. '친구'가 왜 없을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려면, 과거의 기억부터 찬찬히 훑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첫 기억은 초등학교 3학년. 나는 반에서 꽤 인기가 많은 '친구'였다. 남자아이들에게는 같이 어울리고 싶은 무리 중 한 명이었으며, 여자아이들에게는 연모의 대상이었던 것 같다. '같다'는 표기를 쓰는 이유는 나는 사실 그 무렵의 기억들이 선명하게 나지 않는다. 스무살 후반을 달리는 적은 나이이지만, 왜인지 모르게 나는 그 시절의 세세한 기억이 많이 없다. 그저 뜨문 뜨문 기억나는 것은 내가 그 당시 반 아이들, 그리고 다른 반의 아이들에게 까지 꽤나 인기가 많은 사람이었다는 것 정도이다. 조금 더 생각 나는 것이 있다면, 무슨무슨 데이에는 그 데이에 걸맞는 초콜렛, 뭐시기 뭐시기 등등을 꼬박 집으로 챙겨왔고, 이를 반추해 보아 내가 인기가 있었다는 것 '같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또 나를 좋아하는(사실 이도 정확하지 않은데, 아마 '내가 좋아했던'이 더 옳은 표기일 수 있겠다.) 2명의 여자아이를 두고 밤 늦도록 이부자리에 누워 고민하던 기억이 있다. 아 내 불면증의 시작은 그때부터였구나.

초등학교 5학년 때에는 ICLS라는 영어 학원에 다녔다. 그 때 나는 신x주라는 친구와, 조x래 라는 친구와 함께 그 학원을 다녔는데 사소한 계기로 신x주라는 친구와 사이가 멀어지게 되었다. 그 친구는 우리 초등학교의 절대 권력과 같은 존재였고 자연히 나는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다. 왕따는 아니고, 그 당시 말로 은따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은근한 따돌림. 학교 내에서 나를 적대시하고 나에게 못되게 굴거나 하는 이는 없어도 아무도 내게 말을 걸거나 무엇을 제안하거나 같이 등, 하교를 하는 일 따위는 없었다. 그 상황이 무척 공포스러웠던지 나는 갖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친구와 다시 화해(?), 굴복일까, 를 하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는 다시 다른 친구들도 내게 말을 걸어왔다. 언제 그랬냐는 듯. 예전과 다르지 않게.

초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 초등학교에서 소위 잘 나가는 그룹에 있던 한 여자 친구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신x중학교 배정받았지? 거기 강x묵이라고 내 친구 있는데, 그 친구랑 잘 지내봐.' 그 친구는 지역내에 있던 또 다른 초등학교에서 사교성이 좋고 아는 선 후배가 많아 인기가 많기로 유명했던 친구였다. 그 당시만 해도 나는 지금처럼 우울한 사람이 아닌, 주위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한 명이라도 더 웃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을 수 있을까를 지상일대의 과제로 삼으며 하루하루를 살았던 사람이어서 그 친구와 친해지는 일이 어려울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친구들 무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버디버디 미니홈피에서 본 친구의 친구를 보게 되었다. 내 다른 친구들과도 안면이 있어 자연스레 인사를 나눈 후, 으레 뭣 모르는 중학생들이 하는 장난을 그 친구에게 쳤다. 아마 그 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사람이 사람에게 어떻게 저런 경멸스런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뭔가 단단히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 온 중학교에는 아는 친구도 많고, 다른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을거란 자신감이 가득했기에 나는 그 친구의 표정에서 나오는 불쾌함에 전혀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우리 중학교에는 몇 개의 파벌이랄 것이 있었다. 하나는 보x 초등학교를 나온 친구들끼리 초등학생 시절부터 결성했던 '깡놈'이라는 이름의 그룹과 소x 초등학교 친구들이 주축으로 만들어진 소요팸 그리고 몇 몇 그룹이랄 것들이 더 있었지만 그 때 모두가 그랬듯 모두가 출신 초등학교 혹은 사는 동네를 거점으로 만들어진 그룹들이었다. 내가 나온 초등학교에서는 그런 그룹도 없었고, 우리 초등학교는 뭔가 관내 초등학교들 사이에서는 '초식'으로 여겨져서 잘 나가는 친구들이 있거나 그렇지 않았다. 그랬기에 당연히 그런 그룹이랄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중학교 1학년 때에는 사x 초등학교 친구들과 많이 어울려 다니게 됐고, 우리 집 언덕을 넘어서 있는 마을인 턱x리 친구들과도 가끔 어울렸다. 그 때 당시만 해도 소위 잘나간다는 친구들은 모두 담배를 이미 피우고 있었고 나도 친구들에게 무언가 좀 잘 나가는 사람이어 보이고 싶어서 혼자서 담배를 독학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무 탈 없이 중학교 2학년이 되었다. 나는 1학년 때와는 다르게 보x 초등학교의 '깡놈' 그룹의 친구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계기는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 그 친구들이 우리 동네 주위에 많이 살았던 탓에 그랬던 것 같다. 문제는 그 '깡놈'이라는 그룹에 나를 벌레보듯 쳐다봤던 '걍x묵'이라는 친구가 우두머리 격으로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학교 2학년이 시작되고 나서, 내가 '깡놈' 무리들과 자주 어울리는 것을 좋지 않게 보았는지 또 다시 따돌림이 시작됐다. '깡놈' 무리 중의 몇 몇 친구가 나를 멀리하더니 이윽고 다른 친구들까지 나를 멀리하더라. '강x묵'이라는 친구는 상술했듯이 사교성도 좋은 친구여서 우리 중학교의 다른 모든 그룹의 친구들과도 친했다. 아는 선배도 많고, 따르는 후배도 많은 친구여서 그 친구의 영향력은 대단했고 나는 초등학교 때 처럼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다.

기억나는 건 중학교 2학년 15살의 내 생일이었다. 내가 처한 상황을 알면서도 나는 친구들이 내 생일파티에 와줄 거라는 일말의 기대감 같은 것이 있었다. 몇 몇 '깡놈'들은 심지어 오겠다고도 했고, 다른 친구들도 오겠다고 했다. 그러나 생일이 다가오면 다가올 수록 그 친구들은 나를 모두 피했고, 나는 '그 날 오는거 맞지?'라는 말을 꺼내기가 두렵기까지 하여 그냥 엄마한테 가족끼리 외식하는 것으로 마치자고 이야기를 했다. 그 때 어머니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까딱거리고 마셨는데, 아마 모두 알고 계시지 않았을까 싶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동복을 입기 시작할 때 즈음 내 기억으론 우리나라에 최초의 슬라이드 폰이 나왔다. SKY에서 나온 폰인데 벽돌만치 무겁게 생긴 폰이었고,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었더니만큼 가격 역시 비쌌다. 우리 중학교에서는 '깡놈' 중 한 명이 그 핸드폰을 사서 학교에 들고왔다. 나는 그 무렵 그들의 세상은 나의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것임을 인지하고 창가 쪽 구석 자리에 앉아 멍 하니 밖을 바라보는게 학교에서 하는 일의 전부였다. 어떠한 감상도 없었고, 부럽다거나 신기하다거나 뭐 그런 마음도 없었다. 그 때의 나는 그저 죽고싶다는 생각 뿐이었고, 학교에 나가는 것이 너무 무의미하고 두렵기까지 했다. 밤에는 잠이 오지 않아 꼴딱 밤을 새는 일이 잦아졌고, 학교에서 내내 늘어져 자는 것이 일이었다.

그 즈음 나를 괴롭히는 '깡놈'들의 (아마도 강X묵이 사주한) 폭력은 날로 늘어만 갔는데, 아침에 학교에 등교하면 내 책걸상이 모조리 뒤집어 엎어져있거나 내 교과서 중 일부가 찢어져있고 정말 만화같이 나무책상에 칼로 그은 욕설들이 조그마하게 적혀있었다. 나는 등교를 시작하면 아무렇지 않게 엎어진 책 걸상을 다시 내 자리로 가져다 놓고 다음 수업 시간에 있을 교과서에 어느 부분이 없어졌나를 살폈다. 체육시간이 되면 갈아입을 체육복을 꺼내러 교실 뒤편의 사물함을 열면 사물함 열쇠는 이미 부러져 어딘가에 버려져있고 그 안에 있던 체육복은 남자화장실 맨 끝 수세식 변기통에 빠져 흠쩍 물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래도 나를 가엽게 생각해서 나에게 체육복을 빌려주던 친구들이 몇 몇 있었는데, 그 친구들에게 체육복을 얻어 입고 운동장으로 나서곤 했다. 그 당시에는 체육수업이랄께 없어서 체육 선생님이 공 하나 던져주면 45분 내내 학생들은 서로 편을 갈라 공놀이를 하고 종소리에 맞춰 땀에 흠뻑 젖은 채로 교실로 돌아가곤 했다. 물론 나는 운동장 가외의 스탠드에 앉아 하염없이 축구하는 학생들만 바라보았다.

그 날도 그랬다. 다음 시간은 체육시간이었고, 나는 사물함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곧장 남자화장실 맨 끝 칸으로 향했다. 내 체육복은 당연히 그곳에 있었고 나는 그것을 짜 옥상에 말려놓은 다음 다시 내려왔다. 체육 수업이 끝나고 교실에 들어왔는데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깡놈' 중 한 명의 최신형 슬라이드 폰이 없어졌다고 난리 난리를 피웠던 것이다. 반 아이들이 범인 색출에 나서야 한다고 광분하고 있을 때 나는 시간표를 보고 있었다. 시간표를 보기 무섭게, 다음 시간의 과목 선생님이신 도덕 선생님이 반으로 들어오셨고, 나는 나무 책상 아래 달려있는 서랍에서 도덕 책을 꺼냈다.

툭. 도덕 책을 꺼냄과 동시에 뭔가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둔탁하게 났다. 그 핸드폰이었다. 왜 이 핸드폰이 여기에 있을까라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다. 왜인지를 아니까. 그리고 그 의도가 너무 괘씸하고, 그런 의도들에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내가 한심해서 눈물이 차올랐다. 속이 메스꺼웠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터질 것만 가슴을 움켜쥐고 나는 교실을 뛰쳐나가 예의 그 남자화장실 맨 끝 칸으로 향했다. 아무도 나를 쫓아오지 않았다. 심지어 선생님까지도. 나는 4교시 도덕 시간이 끝날 때 까지 그 화장실에서 엉엉 울었다.

-------------------------------------------------------------------------------------------
잠이 안와 내일 있을 심리 상담 시간에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고민해보다가 글로 옮겨보자 싶었던 것이
이렇게 길어지게 될 줄 몰랐네요. 기대하시는 분은 없겠지만, 상담선생님께서 글 쓰는 것 역시 하나의 좋은
치료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하셨던 게 생각나 상담 때 말 할 내용을 정리할 겸, 자가치료도 해볼 겸 해서 글로 옮깁니다.
글을 쓰는 재주가 없어 기억나는 대로 아무렇게나 서술한 글이라 재미 없을 걸 알아서 미리 죄송합니다.
글이 생각보다 길어져 2탄은 나중에 시간 나는 대로 작성하겠습니다. 이제 자야겠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8/07/18 02:55
수정 아이콘
누구에겐 장난이지만 당사자에겐 비수로 날아오죠

마음의상처 잘 치유하시길 바랍니다
Night Watch
18/07/18 03:50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한 옛 생각에 쉽게 잡이 오질 않네요.. 하하
심리상담이라 썼지만 그리 심각한 인식을 갖고 요청한 상담은 아닙니다!

사실 스물 후반에 나이에 아직 대학 졸업도 못했고, 취직도 못하고 있고
알바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얼마전 여자친구랑도 헤어지게 되었거든요.

여자친구 만날 때는 하루 종일 카톡이 울렸는데, 여자친구가 없으니 하루 종일
문자 그대로 아무에게도 연락이 오질 않아서, 너무 심심하기도 하고 난 왜 이럴까 싶기도 하고
나는 왜 친구가 없을까 문득 든 생각에 요청한 상담이에요!

너무 TMI 였나요... 크크 여튼 관심종자에게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랭커님은 정말 따뜻한 분이세요.
윌로우
18/07/18 04:08
수정 아이콘
어느새 푹 파져 읽었네요. 날 것 같은 솔직한 감정이 전해지네요. 그만큼 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다면 곧 치유하리라 믿어요. 어쨌든
글 잘 쓰세요.
Night Watch
18/07/18 07:58
수정 아이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정말 두서없지만 그 날의 기억을 토해내고 나니 뭔가 아리송한 기분이면서 한 편으로 후련한 것 같기도 하네요..! 윌로우님도 오늘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갈구하는자
18/07/18 04:21
수정 아이콘
여러 아이들을 대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입장으로서 저런 나쁜 인성을 가진 아이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 사회가 정말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릴때 부터 공권력의 무서움을 보여줘야 할텐데요.
Night Watch
18/07/18 08:02
수정 아이콘
사실 전, 제게 그런 기억들을 심어주었던 친구들보다 '나는 왜 그 때 내 스스로에게 더 솔직하지 못했을까. 왜 소리내지 못하고, 왜 화내지 못했을까. 왜 이렇게 겁이 많을까.'가 더 주된 관심사였어서 그런 생각을 해보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난 왜 이럴까. 가 더 주된 관심사인 것 같습니다! 아마 앞으로의 글도 그런 심리상태를 바탕으로 서술되지 않을까 싶구요.. 보시는 내내 답답하시겠지만, 그게 아마 온전한 제 자신일 거라 생각합니다. 고민할만한 좋은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갈구하는자님!
김성수
18/07/18 05:23
수정 아이콘
저는 유치원을 다닐적 그리고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혼자 울거나 범행을 집요하게 들춰내거나 나서서 대신 복수를 감행하는 타입이 공존했던 그런 아슬아슬한 시기였고 점점 친구들과의 대립에 갈증을 느끼게 된 고학년 때는 상황을 우스꽝스럽게 만들거나 어그로를 끌어 항상 당하는 친구를 물타기하면서 도왔지요. (적고보니 이러셨던 분들이 또 계신지 급 궁금하네요. 상황이 시작되면 저는 옆에서 큰 소리나 행동으로 관전자들의 이목을 끌고 그것을 무시하고 상황이 지속되면 마치 별 일 없다는듯 공격자에게 직접 미친듯이 장난을 치는 식이죠. 이때 이악물고 똘끼를 만들어서 그 친구가 누구한테도 함부로하기 어렵게 만들곤 합니다.) 중학교에 올라가니 이제는 그렇게는 무마할 수 없는 거대 무리가 생겼고, 한 번 부딪치니 그런 무리에 찍혀 매일 같이 괴롭힘 당하고 있더라고요. 고등학교 때는 그러한 나쁜 행동들 자체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문화의 형성에 대해 본능적으로 습득했던 것 같고 그 후로는 중학교 때 저를 괴롭혔던 친구들에 대한 트라우마가 꽤 깊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 트라우마는 많이 줄어 이제는 그들에 대한 안타까움 정도가 남아있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한 번 해보고 싶기도 하네요.

제 경험들이 글쓴분의 강도에는 별 시덥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 또한 학창시절을 겪으면서 책상에 대해서는 꽤 비슷한 감정이 흐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아침부터 책상을 마주하며 시작되는 모멸감, 상실감, 창피함 그리고 끝없는 반복과 그로하여금 무뎌지는 폭력 같은 것들 말이죠. 어느 순간부터는 교과서 몇 권 통째로 없어지는 것쯤은 정말 가뿐합니다. 멘탈이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생각하는 저에게도 타격감이 좋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얼마나 탈출하고 싶었을지 상상도 가질 않네요. 다행히도 친구는 꾸준히 많았지만 학창 시절의 지나간 후 집안 사정과 제 성향의 시너지로 하여 지금 저 또한 친구가 거의 멸종된 상태입니다. 크크크 글 잘 읽었어요.
Night Watch
18/07/18 08:07
수정 아이콘
저는 사실 김성수님처럼 정의감이 앞섰던 타입이라기보다는, 조그마한 반항이나 제 감정에조차 솔직하지 못했던, 그저 그랬던 중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마찬가지이구요. 그래서 김성수님 같은 분들이 무척 존경스럽답니다. 후에 이야기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마 제 안에 있던 그런 정의로움에의 동경 때문에 후에 대학에서 학생운동(언저리에서) 활동을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아침부터 좋은 댓글 너무 감사드립니다!
김성수
18/07/18 14:59
수정 아이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제가 정의감이 있다기보다는 억울함에 잘 공감하는 편이라 그게 간혹가다 터질 때가 있더라고요. 평소에는 일분일초에도 수많은 불합리를(어차피 이거 다 제 기준이고요?!) 못 본 채 하고 있고 저도 나쁜 짓 많이 하는 놈이라 신뢰할만한 사람은 절대 아닐 겁니다. -_-;; 정의감이 투철한 사람으로 저 또한 어렸을 적 친구 한 명이 떠오르는데 말씀하신 행동력에 본받아 앞으로 하나라도 더 해야 할 일들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이미 저는 귀찮음의 노예로 살고 있으니 이 또한 실천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Night Watch
18/07/18 18:50
수정 아이콘
누구나 다 그렇지 않을까요?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의 할 수 있는 최대치가 각각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마음의 소리를 외면하느냐 하지 않느냐 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성수님은 아마 생활 속에서 잘 실천하며 사실 분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김성수
18/07/18 19:34
수정 아이콘
기어코 세상을 편하게 살아낼 것이라는 느낌을 때때로 받는데 동시에 가늠할 수 없는 무게감에 한 쪽이 짓이겨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남들에게 쉽다는 듯이 말을 걸면서도 정작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럽고 어렵네요. 그러한 제 속도 Night Watch님의 속도 편안해졌으면 좋겠네요. 아 갑자기 스타나 깔아서 한 판하고 싶어지네요;; 글은 잘 모르지만 말씀이 부드러워서 좋았습니다. 별 얘기 다 하네요;
아스날
18/07/18 07:39
수정 아이콘
저도 학창시절에 괴롭힘을 좀 당해서 사람을 글쓴이 마음을 알겠네요..학교가는게 지옥같이 싫고 하루하루 피 말리는 느낌이었네요..
나를 괴롭힌 애들 멀쩡하게 산다는 얘기들으면 세상은 불공평하다 생각이듭니다. 그래도 지금은 결혼해서 애기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학창시절은 두번다시 생각하기 싫네요.
Night Watch
18/07/18 08:12
수정 아이콘
저는 아예 연을 끊고 살아서 그런가.. 사실 그 친구들에 대한 소식도 많이 접하며 살고 있지 않아서 그 때 저에게 그런 짓을 저질렀던 친구들에게 사실 어떠한 감정이 남아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나중에 쓸 기회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학에 와서도 그 친구(강x묵)를 동네에서 일어난 어떤 사건으로 조우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제게 무척이나 친근하게 대하더라구요. 그 때 감정은 분노였다기 보다는 '아 얘한테 그 때 일은 정말 아무 일이 아니었다보다..난 왜 그 아무것도 아닌일로 고통받아야 했을까.' 였던 것 같아요. 아무 기대도 없는 인간에게는 기실 아무 감정도 잘 들지 않게 되버린 것 같아요. 아침부터 우울한 글 읽어주시고 제 아픔에 동감해주셔서 무척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아스날님!
소린이
18/07/18 09:13
수정 아이콘
적극적으로 상담에 임하시는 모습이 멋집니다. 꼭 원하시는 상담 목적 달성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화이팅!!!
Night Watch
18/07/18 18:5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소린이님! 하루 일과가 이제 끝나 이제야 답글 달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늘 하루도 부디 별 탈 없이 마무리하시기를 바랍니다!
18/07/18 11:07
수정 아이콘
글 쑥쑥 잘 읽히네요 한번 제대로
배워보시는것도 좋을거같아요
Night Watch
18/07/18 18:52
수정 아이콘
허허 난생 처음 들어보는 칭찬이라 그저 쑥쓰럽기만 합니다.
이럼 다음 글 쓸 때에는 좀 더 공을 들여야 하는 부담감이.... 엇험...
힘이 되는 칭찬 감사합니다 이도님!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공지]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게시판을 오픈합니다 → 오픈완료 [53] jjohny=쿠마 24/03/09 14901 6
공지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47801 0
공지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24338 8
공지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47408 28
공지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17069 3
101198 전세계 주식시장 고점신호가 이제 뜬거같습니다(feat.매그니피션트7) [41] 보리야밥먹자6064 24/03/29 6064 0
101197 8만전자 복귀 [36] Croove3609 24/03/29 3609 0
101196 웹소설 추천 : 천재흑마법사 (완결. 오늘!) [31] 맛있는사이다2770 24/03/28 2770 0
101195 도둑질한 아이 사진 게시한 무인점포 점주 벌금형 [91] VictoryFood6007 24/03/28 6007 9
101194 시리즈 웹툰 "겜바바" 소개 [43] 겨울삼각형4609 24/03/28 4609 2
101193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 마침표와 물음표 사이.(노스포) [4] aDayInTheLife3507 24/03/28 3507 3
101192 고질라 x 콩 후기(노스포) [21] OcularImplants4809 24/03/28 4809 2
101191 미디어물의 PC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80] 프뤼륑뤼륑7774 24/03/27 7774 3
101190 버스 매니아도 고개를 저을 대륙횡단 버스노선 [59] Dresden10674 24/03/27 10674 3
101188 미국 볼티모어 다리 붕괴 [17] Leeka10281 24/03/26 10281 0
101187 Farewell Queen of the Sky! 아시아나항공 보잉 747-400(HL7428) OZ712 탑승 썰 [4] 쓸때없이힘만듬3711 24/03/26 3711 5
101186 [스포없음] 넷플릭스 신작 삼체(Three Body Problem)를 보았습니다. [48] 록타이트8244 24/03/26 8244 10
101185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5) [3] 계층방정3173 24/03/26 3173 8
101184 [웹소설] '탐관오리가 상태창을 숨김' 추천 [56] 사람되고싶다6815 24/03/26 6815 20
101183 진짜 역대급으로 박 터지는 다음 분기(4월~) 애니들 [58] 대장햄토리6397 24/03/25 6397 2
101182 '브로콜리 너마저'와 기억의 미화. [9] aDayInTheLife4002 24/03/25 4002 5
101181 탕수육 부먹파, 찍먹파의 성격을 통계 분석해 보았습니다. [51] 인생을살아주세요5007 24/03/25 5007 69
101179 한국,중국 마트 물가 비교 [49] 불쌍한오빠6555 24/03/25 6555 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