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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5/14 09:21:22
Name 현직백수
Subject 못된 새끼

훔쳐보려고 한 건 아니었다.

사람가득한 지하철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서있었을 뿐이다.

한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들고 카톡을 두드리는

파마머리의 어머니 한 분이 계셨다.


사실 원래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너무 잘보였다. 훔쳐본건 아니지만 훔쳐본건 맞다.


아들에게 무엇인가를 보내시고

답장을 받으셨다.

"알아"

또 무언가를 보내셨다.

답장을 받으셨다.

"그만보내 짜증나니까"


왜 내가 더 짜증이 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카톡방을 나와 다른 카톡방을 들어가셨다.

성을 뺀 이름으로 저장되어있었지만

딸인것을 이내 알았다.


엄마한테 쓸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적나라한 욕 한마디와 함께 무엇인가를

불평하고 투정하는 카톡이었다.


나는 속으로 빌었다.

제발 "못된새끼" 라고 보내주세요. 아주머니


하지만 아주머니는

딸! 이라는 말과 함께 부드럽게 카톡을 이어나가셨고


나는 그 카톡이 완성되는 것이 보기싫어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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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ev Shadowsong
18/05/14 09:37
수정 아이콘
에고 ㅠㅠ 어무이요
Cazellnu
18/05/14 09:39
수정 아이콘
당연하니까 막해도 된다고 생각하죠.
당연한게 아님을 알게 되려면 당연하지 않으면 는데 그러면 이미
18/05/14 09:47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
도토루
18/05/14 10:03
수정 아이콘
하.......
파핀폐인
18/05/14 10:07
수정 아이콘
허....
혜우-惠雨
18/05/14 10:15
수정 아이콘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답답하군요.
태바리
18/05/14 10:18
수정 아이콘
오래전에 5,6학년 정도 되는 아들이 귀찮게 구니 맞은편에 있던 저에게 까지 들리게끔
'난, 너 이러는거 정말 짜증나고 싫어!'라고 말했던 아주머니 생각나네요.
그당시 저에게는 나름 충격적인 말이여서 기억을 합니다.
달팽이
18/05/14 10:18
수정 아이콘
가장 가까운 사람을 가장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는걸 잊어먹는 사람들....
ioi(아이오아이)
18/05/14 10:23
수정 아이콘
정글러가 2번째 블루 미드 먹으라고 핑 찍었는데 라인전 한다고 늦게 오자

핑을 연속으로 찍는데 미드가 하는 소리네요
마리오30년
18/05/14 10:24
수정 아이콘
하지만 부모 역시 자식을 함부로 대하고 정신적 신체적 폭력을 일삼거나 자식을 하나의 인격으로 보지 않고 마치 자신의 아바타나 소유물인 양 자식의 모든 결정에 참견하고 선택을 강제할 권리가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꽤 많죠.
18/05/14 10:28
수정 아이콘
음 이글에 나올만한 댓글은 아닌거같습니다.
마리오30년
18/05/14 10:30
수정 아이콘
이 글에서의 모녀 관계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부모자식 간의 관계가 항상 한 단면만은 있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거에요.
비싼치킨
18/05/14 10:56
수정 아이콘
예전에 가게 했을 때 야자 끝나고 딸 데리러 왔다가 들린 부녀가 있었는데...
왜 왔냐고, 아빠 안 왔으면 친구 아빠 차 타고 편하게 집에 가는데 차도 없으면서 데리러와서 걸어가야된다고 엄청 짜증내더라구요
마음속으로 쌍욕을 하면서 계산해드리고 거스름돈 내미는데 그걸 중간에서 탁 채가면서 오늘 걸어가니까 이거 내가 가져간다! 하는데 진짜 표정 관리가 안되더군요
WhenyouinRome...
18/05/14 11:01
수정 아이콘
하.... 뭐라 할 말이..... 저도 저 자신을 반성해봐야겠네요..
비싼치킨
18/05/14 11:13
수정 아이콘
저 학생이 나중에라도 철이 들면 진짜 많이 후회할꺼예요
제가 고3때 아빠가 주말에만 집에 오셨는데 금요일 야자 끝나면 늘 학교 앞으로 데리러오셨거든요
저는 야자 마지막 시간만 되면 교실 창문으로 아빠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 아빠 보이면 막 손흔들다가 종 울리자마자 친구들한테 나 먼저 간다! 하고 뛰어나가고...
아빠는 지금도 술 드시면 그 때 혼자 멀리서 생활하느라 힘드셨는데 제가 학교에서 뛰어나오는 거 떠올리면서 일주일 버티셨다는 말씀 종종 하세요 (참고로 저는 공부를 드럽게 못했습니다)
저도 친구들에게 신나서 아빠한테 뛰어가는 뒷모습이 진짜 부러웠다는 이야기 많이 듣기도 했고 아빠랑 손잡고 집에 가는 길이 고등학교 시절 제일 큰 추억이구요
그런 좋은 추억과 행복을 지 발로 걷어찬거죠 쟤는...
사다하루
18/05/14 13:08
수정 아이콘
상상만 해도 너무 예쁜 장면이예요..
뭉클해진다...
18/05/14 13:31
수정 아이콘
아... 정말 뭉클해지네요 ㅠㅠ.
18/05/14 13:50
수정 아이콘
좋군요..
뽕뽕이
18/05/14 16:25
수정 아이콘
9.7 두녀석 키우는 아빠로써 저도 저런 기다림과 추억을 줄수있는 아빠가 되고 싶네요..
Thanatos.OIOF7I
18/05/14 22:37
수정 아이콘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댓글읽고 눈물이 핑 도네요.
솔로몬의악몽
18/05/14 22:56
수정 아이콘
아...울 뻔...
데일리야근
18/05/14 11:05
수정 아이콘
우리집에도 저런 새끼하나 있는데...
후 솔직히 왜 저런 새끼가 되었는지 알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고.
사고를 잊을만하면 쳐대는데 엄하게 잡는게 아니라 삐뚤어질까봐 더 어화둥둥해요.
싸가지없는건 그나마 덜한데 돈문제라서 나이 먹을 수록 딥빡...
18/05/14 11:15
수정 아이콘
저희 애한테 제일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너를 좋아해주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 잘해라 입니다.

근데 이 말 쓰고 생각해보니 내가 부모님에게 잘 했던가 하니...저도 불효자네요...
고분자
18/05/14 21:23
수정 아이콘
자식 이기는 부모 없습죠 ㅜ ㅜ
18/05/15 02:05
수정 아이콘
부모가 자녀에게 어떤 부모였는지 모르듯 자녀가 부모에게 어떤 자녀인지는 그들만이 알수 있죠
제 3자가 단편만을 보고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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