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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4/23 10:59:30
Name 기다
Subject 우울한 월요일 아침이에요. (수정됨)


1.한달 전쯤 소개팅 애프터를 하게 됐는데 어떻게 해야 될까요 하고 질게에 글쓴적이 있습니다. 첫만남이 완전 별로였는데 애프터는 또 응해주신다. 이거 뭘까요 하는 글이요.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 주셨는데 제가 규정을 생각하지 못하고 펑 해버렸다가 결국 삭제로 가긴 했지만요. 

그 후 되게 좋은 분위기에서 애프터를 했고, 연락하면서 몇 번 더 만나기도 했었는데, 어제 여기서 그만하자고 통보를 받았네요.
어쩌다보니 쉽게 관계가 진전되서, 이 사람이랑 한번 자보고 싶어서 혹은 잘 수 있을 거 같아서, 외로울 때 마침 옆에 있어서, 먼저 다가와줘서... 이런 이유들로 제가 다가가고 들이댔던 사람들은 여럿 있었지만, 사람이 정말 괜찮아 보여서 만나보고 싶다 생각이 들었던 사람은 이번 분이 근 몇 년 만에 처음이었어요. 

생각해보면 나이가 어린것도 아니고, 외모가 엄청 출중하신 것도 아니고, 능력이 엄청 좋은 분도 아닌데… 그냥 사람이 너무 괜찮아서, 그 사람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고 하는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정말 잘해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됐네요.

사귄 것도 아니고, 섹스는 커녕 손도 안잡아봤는데, 알게 된지 한달 밖에 안된 사람인데, 근데 왜…. 이상하게 마음이 무겁고 힘이 빠집니다.



2.친구놈한테 다 죽어 가는 목소리로 전화가 오더니, 준비하던 공부 접고 고향으로 내려가게 되었다고, 그 전에 술이나 한잔 하나 그러네요. 지금껏 이런 전화를 준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고 최근에도 정말 많았긴 하지만, 들을때 마다 우울해지고 도저히 적응이 안돼요.

어렸을 땐 꿈도 있고 능력도 있는 그리 빛나던 친구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조금씩 깨지고 부딪치면서 자신감을 잃다가, 결국 현실과 타협하고 꿈을 접는걸 보면 참 씁쓸합니다. 운이 없었던 건지 노력이 부족했던 건지, 그 당당하고 패기있던 스무살때의 모습은 어디가고 완전 주눅들어 세상을 두려워하는 친구들에게, 전 뭐라고 위로해줘야 할까요.  

친구들은 준비하던 것을 이뤄낸 저보고 부럽다고 하지만, 막상 필드에 나와서 굴러보니 내가 꿈꾸고 기대하던 모습과 현실은 너무나도 다르고, 일을 하면 할 수록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하루하루가 위기고 도망치고 싶다고. 이런 얘기들을 차마 할 수는 없으니, 같이 소주나 한잔 진하게 해야겠습니다.



3.아침부터 비가 많이 오네요. 조심조심 걸었는데 구두도 다 젖었네요. 아침이라도 맛있는거 먹으려고, 맥도날드 팬케이크를 기대하며 평소 출근길보다 20분 빨리 나왔는데 이놈의 2호선은 역마다 정차해서 어쩌구 저쩌구 하더니 결국 지각했네요. 출근해보니 분명히 외부일정 있으시다고 사무실 안들어오신다던 상사분이 일정 취소됐다며 인사하시네요.


월요일 아침마다 듣던 월요일좋아송을 몇번이고 들어도 오늘은 도저히 좋아지지가 않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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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헬스크림
18/04/23 11:38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인연이란게 정말 뜻하지 않게 찾아 올때가 있는법이니...
아직 못만난거라 생각하시고 마음 차분히 다잡으시기 바랍니다.
정말 인연이라면 또 연락이 닿을수도 있구요...

비도 오는 월요일이라 더 맘이 우울한걸수도 있을겁니다.
힘내십시오!
18/04/23 16:40
수정 아이콘
월요일 아침부터 회의에 업무가 쏟아져서 우울할 틈도 없었네요 크크
퇴근길에 소주나 한잔하면 이 요상한 기분들도 사라지겠죠....?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18/04/23 11:48
수정 아이콘
갑자기 연애 실패담이 죽 올라오네요 ㅜ
루카쿠
18/04/23 11:53
수정 아이콘
연애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최근에 실패한 1인 여기 있고요.
글을 쓸까말까 했지만 피드백이 너무나 뻔할 것 같아 안 썼네요.
다른 사람 만납시다 우리.
나 싫다는 사람한테는 어찌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무가당
18/04/23 11:54
수정 아이콘
2번이 제일 슬프네요. 요즘 젊은이들이 직무능력이 부족해서 백수인 경우가 얼마나 있겠습니까..
현직백수
18/04/23 11:59
수정 아이콘
오늘..무슨 날인가요..갑자기 이런슬픈글들이............
사랑기쁨평화
18/04/23 12:44
수정 아이콘
비가 와서 울적해지는 날인가 봅니다.
냉이만세
18/04/23 12:14
수정 아이콘
오늘은 정말 비까지 오는데 슬픈 이야기들 뿐이군요.
연애도 힘들고...취업도 힘들고....결혼은 더 힘들고...육아는 더더더더더 힘들고.....
그래도 어쩔수 있나요. 하루 하루 버티고 아둥바둥 살다보면 아주 조금은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요???
맛난스콘
18/04/23 13:08
수정 아이콘
오늘같은 날은 맛있는 것먹고 사우나를!
유니브로
18/04/23 13:16
수정 아이콘
기운내시길 바래요. 힘든시간들이 지나면 좀 좋은시간도 틀림없이 오겠죠.

좀 먼 이야기 같지만, 애가 한 둘 생기고 보니 월요일이 좋아졌습니다. 주말 너무 힘들어요..^^;;
18/04/23 20:00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어서. 남일 같지 않고 얼마나 힘들지 느껴져서.
그래서 공감되네요. 힘내시고 좋은날이 있겠죠. 같이 힘내요. 좋은일이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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