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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1/16 11:04:46
Name 사업드래군
Subject 우리나라 의료보험의 수가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우리나라 의료보험 체계에 대해서 한 번 써보고자 합니다.

저는 의사면허를 딴 지 9년이 되었고, 전문의가 된 지도 4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보험체계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지금도 환자에게 처방을 낼 때마다 '이게 보험이 되는 게 맞는 건가 아닌건가?' 하는 의아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아니 처방을 하는 의사들이 모르면 누가 아나요? 하시겠지만 의외로 의사들도 보험체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은데, 이는 기본적으로 의과대학이나 전공의 수련기간에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명확히 알려주지 않고 (사실 이건 의학적인 내용이 아니니 굳이 가르쳐 줄 의무는 없습니다.) 명확한 기준 자체가 없어 의사들끼리 얘기해봐도 서로 다르게 알고 있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나중에 보험청구를 심사하는 '심사평가원'이라는 곳에서 소위 '삭감'이라는 것을 당하고 난 다음에야 그렇게 하면 안 되겠다라고 생각하지만 그 심사평가원이라는 곳의 기준 자체도 매년마다, 각 지역마다 서로 기준이 달라서 뭐가 맞고 틀린 것인지 의사들끼리 얘기해봐도 정답이 없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의 문제점이나 장단점 들을 열거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의료보험 체계가 어떤 식으로 구성돼 있는지 아는 상식 하에서 간단하게 적어 보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전국민이 의무적으로 국민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체계로서 이를 당연지정제라고 합니다. 즉,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의무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국가의료보험에 가입되게 됩니다. 직장에 고용되어 있어 직장에서 의료보험을 납부하게 되면 직장보험가입자로 등록되고, 직장이 없거나 개인사업자 등의 경우에는 지역보험 가입자로 등록됩니다.

국민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 다달이 일정액수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나중에 병의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보게 되면 진료비 전액을 내지 않고, 본인부담금 만큼만 계산함으로써 보험료 납부에 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감기가 심해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방문했다고 해보죠. 최근에 이런 증상으로 이 병원을 방문한 적이 없다면 초진환자로 분류되어 의원급의 경우 기본진찰료 12,290에 외래관리료 2,570을 합하여 14,860을 부담하여야 하는데 이 중 30%만 본인부담금이므로 환자는 4,458만 계산하고, 나머지 10,402은 의원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환자를 진료한 자료를 바탕으로 청구를 하고, 심사평가원 (약칭 심평원)의 심사를 거쳐 나중에 되돌려 받게 됩니다.

만약 재진 환자라면 의원급의 경우 기본진찰료 7,740 + 외래관리료 2,880으로 총진료비는 10,620이며 이 중 본인부담금은 3,186이 됩니다. 역시 나머지 7,434은 의원에서 보험공단에 청구하여 나중에 돌려받게 됩니다.

의원은 진료비 본인부담금이 30%이지만, 병원은 40%, 종합병원은 50%, 상급종합병원은 100%를 지불해야 합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의원 (30병상 미만) ; 초진 14,860 (본인부담 4,458) - 재진 10,620 (본인부담 3,186)

병원 (30병상 ~ 99병상) ; 초진 15,100 (본인부담 6,040) - 재진 10,940 (본인부담 4,376)

종합병원 (100병상 이상) ; 초진 16,800 (본인부담 8,400) - 재진 12,640 (본인부담 6,320)

상급종합병원 ; 초진 18,490 (본인부담 18,490) - 재진 14,340 (본인부담 14,340)

공휴일이나 오후 6시~오전 9시 사이의 야간진료는 진료비의 20~50%을 가산하여 받게 돼 있습니다. 물론 이 비용은 순수한 진료비이고, 검사비나 시술료, 주사료, 약값 등은 따로 계산됩니다. 또한 병원인증평가 등의 여부에 따라 약간의 가산료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병의원에서 발생하는 모든 항목이 이렇게 본인부담 30%의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소위 '보험' 항목과 '비보험' 항목으로 구분이 됩니다.
정확한 용어로는 흔히 말하는 '보험항목'은 '급여'로 '비보험항목'은 '비급여'라고 얘기하지만 편의상 혼동하여 쓰기로 하겠습니다.

간단하게는 일단 '급여'는 국민의료보험에서 인정되고, 비용이 책정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전체비용 중 일정부분의 본인부담금만을 부담하면 되는 것이고, '비급여'는 국민의료보험에서 비용을 정해놓지 않고 병의원에서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으며, 환자는 비용전액을 부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좀 더 복잡해집니다.

일단 급여항목이라고 해도 본인부담금이 항상 30%인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암이나 희귀난치성 질환의 경우 본인부담금이 5%이며,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에는 15,000이하에 대해서는 1500원 정액, 15,000~20,000 구간에서는 10%, 20,000~25,000구간에서는 20%, 25,000 이상의 구간에선는 30%를 적용합니다. 또한 일부 항목은 본인부담금이 50%, 80% 등으로 제각각입니다.
급여임에는 불구하고 본인부담금이 100%로 전액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100/100 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필요성은 인정하나 국가에 돈이 없으니 전액부담하라는 얘기입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40세 감기몸살환자가 의원에 초진으로 와서 진료를 받고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해열진통제 주사를 하나 맞고 감기약을 처방받았습니다. 해열진통주사도 상품마다 비용이 제각각인데 지금 검색한 주사는 850이고, 주사수기료 1,100 정도를 합쳐 1,950입니다. 역시 30%인 585원이 주사비용에 대한 본인부담금입니다. 환자가 부담하여야 할 비용은 초진 본인부담금 3,186에 주사비용 본인부담금 585을 합쳐 3,771을 의원에 내면 됩니다. 먹는 약값은 약국에 지불하면 되는데 이 역시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일정액의 본인부담금만 내면 됩니다. 약의 종류나 처방일수에 따라 다르나, 대략적으로 병원과 약국에 지불하는 총 비용이 5,000 ~ 10,000이면 될 것입니다.
이 금액은 전국 어느 의원에 가더라도 동일한 비용입니다. 강남에 있는 의원이나 제주도에 있는 의원이나 똑같은 상품명의 주사와 약을 동일 용량으로 처방했다면 지불하는 비용은 같습니다. 또한 급여가 인정되는 상병에 해당하는 약을 처방했다면 반드시 보험으로 처방해야 합니다.

다음은 비급여의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35세 여성이 생리가 계속 없고 임신이 되지 않아 산부인과 병원에 방문을 했습니다. 2달 전에도 질염으로 방문하여 항생제만 처방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의사가 원인을 알기 위해 초음파를 시행했습니다. 의사가 현재 난소의 기능을 알기 위해 FSH와 AMH 라는 혈액검사를 하였습니다.
이 경우 환자가 병원에 지불하여야 할 비용은 병원재진료 4,376에 초음파 비용, 혈액검사 비용입니다. 초음파 비용은 비급여로 전액 본인부담입니다. 혈액검사 중 FSH라는 검사는 무월경 등에 대해 보험이 가능합니다. 비용은 병원의 경우 11,240에 검사기관 수탁료 10%를 합하여 12,364원이고 이 중 본인부담금은 40%인 4,945원입니다. AMH라는 검사는 비급여 항목으로 역시 전액 본인부담입니다. 즉 재진비와 FSH에 대해서는 40% 본인부담금을 내지만, 초음파비와 AMH라는 검사는 비급여로 100% 본인 부담입니다. 비급여로 분류되어 있으므로 가격은 정해져 있지 않고, 병원마다 알아서 책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진료에 초음파와 AMH라는 검사를 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고, 비급여라 하더라도 목적에 맞게 사용하였으므로 인정이 됩니다. 이를 '인정비급여'라고 합니다.

또다른 비급여의 예입니다.

25세 남성이 별다른 증상은 없으나, 그냥 미리 독감백신을 맞기 위해 의원에 방문하고 독감백신을 접종하였습니다. 백신은 치료제가 아닌 예방목적의 주사이고, 예방목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일부를 제외하고 보험으로 인정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백신비용만 내면 되고, 이 진료는 진료 자체가 보험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초진비나 재진비도 내지 않습니다. 진료비는 그냥 백신비용에 포함된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또한 비만환자가 단순히 식욕억제제를 처방받기 위해 방문한 경우에도 식욕억제제 처방에 대한 진료 자체가 비급여이므로 의원에서는 진료비를 받을 수 없고, 환자는 100% 본인부담으로 약국에서 처방받은 약을 구입하면 됩니다. 다만 이 경우 병의원에서는 상담 및 진료를 하고도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므로 급여진료비 대신 '비만처방비'라는 명목으로 일정한 금액을 환자로부터 받을 수 있습니다. 역시 이 비용은 비급여입니다.

미용이나 성형 목적의 의료는 아예 따로 분류되어 있어 의료보험과는 무관합니다. 피부과에서 필러 비용을 10만원을 받건, 100만원을 받건 알아서 책정해서 환자에게 받으면 됩니다.

비급여인데 '임의비급여'라는 것도 있습니다. 간단히 얘기하면 환자에게 부당하게 비급여를 적용했다고 생각되는 경우입니다.
크게 나누면 보험이 적용되는 진료에 비보험을 적용했거나, 아예 국가에서 인정하지 않는 검사나 치료를 하고 환자에게 돈을 받은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아까 말한 감기몸살환자에게 보험으로 인정되는 타이레놀을 처방했는데 이걸 비보험으로 처방했다면 환자가 충분히 보험가격으로 약을 탈 수 있었음에도 비보험 가격을 적용하였으므로 임의비급여가 됩니다. 다른 예로 정형외과에 발가락 골절환자가 왔는데 갑자기 환자에게 "레이저로 골절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라고 하며 어느 교과서나 가이드라인에도 없는 이상한 치료를 하고 돈을 받았다면 이것 또한 임의비급여가 됩니다. 이 경우에 추후에 이런 사실이 밝혀지게 되면 부당이득으로 간주하고 '환수'라고 하여 환자가에 받았던 비용 전액을 되돌려줘야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적어 보았습니다.

그렇게 분류가 되어 있다면 헷갈릴 게 없지 않겠냐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현실을 이렇게 칼로 자르듯이 명확하지 않고 그 경계가 '아주아주' 모호합니다. 대부분의 임상 의사들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되고, 그 모호함이 심사평가원이 의사들이 청구한 금액을 '삭감'할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되기도 합니다. 다음에 시간이 되면 이런 모호한 사례들에 대해 몇 개 적어볼까 합니다.

P.S. 제가 아는 상식 선에서 정리한 내용이므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건설적인 지적이나 코멘트 등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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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약사
18/01/16 11:15
수정 아이콘
의료보험수가로 먹고 사는 보건의료계열 어떤 과에서도 학교에서 보험제도 관련된 걸 가르쳐 주질 않으니 나와서 다들 머리를 싸매더라구요;
이게 정책이나 경제학 같은 문과의 영역이다보니......;
김용익 아저씨가 쓴 의료관리학 교과서 사서 좀 읽어봤던 적이 있는데... 왠지 뜬구름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심평원만 해도..당최 건보공단 놔두고 심평원은 왜 별도인지부터 갸우뚱 할 때도 많구요..

심평원 개개의 사례에 대해서야 안 좋은 기억이 워낙 많지만..(저는 병원만 10년째입니다..)
전체적으로 봐서는 기준이 매우 명확하더군요.."돈"..
어떻게든 안주고 본다.. 일단 무조건 돈은 keep이다..애매하면 안준다...
일단 어디론가 돈이 쏠리는 느낌이 들면 우선 막고 본다...

대충 그 기조에서 크게 달라지진 않았던거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보험료 부담이 낮은 편이다 보니..사보험인 미국에 비해서도, 정부조세인 영국, 캐나다등에 비해서도 말입져.ㅠ
보험료 현실에 맞게 올리겠다고 말하는 용감한 정치인은 당연히 우리나라에 없으니까요.

우리 사회의 다른 영역처럼 사람 쥐어짜서 굴러가면 굴러가는거 라는 기조를 착실히 지키고 있지 않나 싶네요.
수가대비 충분하게 돈 받고 있는건 약국개업한 약사밖에 없을겁니다 -_-;;;;

PS: 아..! 보험수가에 대해서는 행위별 수가와 포괄수가에 대한 이야기도 추가해 주시면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싶습니다.
켈로그김
18/01/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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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가 조금이라도 커진다싶으면 건물주가 잉여소득을 다 가져가서 문제지,
삭감 안당하는건 개업약국이 최고죠 크크크
아이코시
18/01/16 11:20
수정 아이콘
사전심사가 없는 부분이 중요 합니다. 병원 입장에서 애매할때 필요한것이 결국 심평원에 문의후 보험 적용이 되는지 답변을 듣고 진행하면
문제 가 없는 부분이 많은데 절대로 심평원은 사전심사를 진행하지 않죠. 왜냐구요? 자기들도 기준이 애매하고 안되면 돈을 삭감해야 하는데
책임을 지고 싶지 않으니깐요.
병원에서 머리싸매고 고민하면 머합니까 심평원에서 정확한 기준 없고, 사전심사도 거부하고 자기들 기준에 맞지 않으면 삭감하고 다시 돌려주지 않는데

결국 의료계에서 우선적으로 요구해야 할것이 바로 사전심사 및 삭감전 사전 통보 입니다.
황약사
18/01/16 11:25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 그게 좋은 방법이네요.
보험사에 미리 물어보고, 아! 보험사에서 안된대요 라고 하면 보험사와 환자간의 싸움이 될텐데
심평원 얘네는 맨날 뒷짐지고 환자랑 의료계한테 싸움을 붙이는 꼴이니 ....
스칼렛
18/01/16 11:33
수정 아이콘
그래서 프랑스처럼 환자가 직접 청구하도록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죠.
수혜자(환자)와 시혜자(보험공단)가 싸우면 될 문제인데 중간에서 의료진들만 등 터지는 꼴이라서...
켈로그김
18/01/16 11:35
수정 아이콘
모 병원 원무과 앞에는 심평원 전화번호가 붙어있다고 하더군요(...)
이상해? 답답해? 그럼 전화해.. 크크크크
닭장군
18/01/16 11:25
수정 아이콘
문제가 많군요.
홍승식
18/01/16 11:30
수정 아이콘
자세한 내용 감사합니다.
처방을 하거나 검사를 하려고 입력을 할 때 - 요즘은 다 컴퓨터에 입력하니까 - 이게 보험 대상인지 아닌지가 안 나오나요?
입력할 때마다 심평원에서 미리 입력해 둔 매뉴얼에 따라서 급여 여부를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사업드래군
18/01/16 11:48
수정 아이콘
네. 아쉽지만 안 나옵니다... 그렇게 나온다면 전혀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요.

의사가 전산에 입력하는 것은 소위 '상병명'이라고 분류되어 있는 코드와 의무기록 내용입니다. 심사평가원에서는 이 '상병명'과 의무기록 내용을 가지고 심사를 하게 되는데 여기에 무슨 기준이 적용되는지는 임상의사들도 모릅니다.
아주 자주 쓰이거나 기준이 명확한 경우는 학습을 통해 알거나, 병원 자체에서 이런 기준으로 처방해야 한다는 경고창을 띄우기도 하지만 그대로 냈다고 해서 그게 다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개별 사례에 대한 기준은 철저하게 심사평가원 마음입니다.

보험 대상인지 아닌지 자동적으로 나올 수 없는 게 첫째는 의무기록 내용에 따라 달라지고 (알파고가 아닌 이상 의사가 쓴 텍스트의 내용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둘째는 그런 명확한 기준 자체가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홍승식
18/01/16 12:41
수정 아이콘
물론 심평원에서 추후 심사해서 삭감하거나 하는 건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사전에 어느정도 가이드라인으로 알려줄 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안되나 보네요.
작년에 심평원에서 약 처방을 하면 기존 약과 비교해서 부작용이 있을 때 알람해주는 기능이 있다고 광고했는데 그게 된다면 이게 급여냐, 비급여냐도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18/01/17 02:49
수정 아이콘
환자의 일반 방사선 사진을 보니 뼈안에 동그랗게 빈 부분이 있습니다. 뭐지? 원래 그렇게 생긴건가? 암인가? CT를 찍습니다.
정상변이로 판독되었습니다.
심평원에서 삭감합니다. 정상소견으로 CT찍었다고.
18/01/16 11:37
수정 아이콘
물론 수가 문제는 말할 것도 없이 많이 듣습니다만 근본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보면, 한국의 의료보험은 문제가 없는 완벽한 구조라고 보기 힘든 구조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많이 듣는 말은 심평원의 부조리, 그리고 의료보험료 인상의 불가피를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의협도 그렇고 이해당사자들 가운데에서는 이런 말을 커뮤니티에서는 많이 보지 못하겠더군요.
18/01/16 11:42
수정 아이콘
삭감에 대해서 재미있는 일화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공중보건의로 보건소로 발령받아 처음 일했을때의 기억입니다.
전임자 처방건에 대해 삭감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보건소 진료담당에게 물어봤더니 매번 삭감이 날라오는데 그냥 어쩔수 없는거라고 알고있다고 말하더군요
삭감건에 대해 진료기록을 살펴보니 상병누락(해당약을 처방한 근거인 질병코드를 입력하지 않아 생긴문제)으로 인한 단순 삭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재청구 가능항것을 일괄 재심 신청했더니 모두 승인되었습니다.
대략 3개월후
최근 5년분의 당뇨약과 감기약의 주사처방에 대한 삭감이 날라오더군요 -_-;;
지금 종합병원에서 일하고 있는데 제가 진료한 부분에 대한 삭감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이의신청을 하려고 하였으나 여기 보험심사팀 과장이 그러더군요
"삭감에 너무 개의치 마세요 언제나 일정부분의 삭감이 있습니다. 재심되서 인정되면 다른게 삭감되서 날라와요 우리병원은 언제나 1.7% 유지중입니다.
심평원애들도 실적을 따지거든요 올해 삭감이 적다 하면 연말에 몰아서 삭감합니다"
이러더군요..
스칼렛
18/01/16 12:00
수정 아이콘
그 지역에 특정 처방이 많아지면 추가로 더 삭감한다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그리움 그 뒤
18/01/16 12:07
수정 아이콘
얘기라뇨? 엄연한 팩트입니다.
18/01/16 12:12
수정 아이콘
아니 이게 무슨;; 경찰 신호위반 집중단속 같네요 신호 위반은 기준이라도 명확하구나...
셧업말포이
18/01/16 13:39
수정 아이콘
소위 '관리'하는 거죠 클클
사업드래군
18/01/16 11:56
수정 아이콘
아, 이 글을 쓴 목적 자체는 심사평가원의 부당한 삭감에 대한 울분이나 불만을 표하려는 건 아니고, 그냥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내가 내는 병원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의사들도 어떻게 처방하고 있나 하는 사실을 전달하려는 목적입니다. ^^
좋아요
18/01/16 12:09
수정 아이콘
그알 외상센터-이국종 교수편 끝나고 심평원 광고 나오는데 기분 묘하더군요
김철(33세,무적)
18/01/16 12:11
수정 아이콘
정말 어렵죠.
대학병원에는 보험심사팀이 있고 거기에 과별로 직원들이 주르륵 있어서 하루종일 하는 일이 그건데도 어려워하더라구요. 워낙 기준이 많고 또 자주 바뀌기도 하고 그렇다고...
18/01/16 12:40
수정 아이콘
삭감의 당위성은 제껴두고라도, 현행 의보에서의 문제점은 급여화에 대해 1) 규정이 복잡하고 2) 단순해보이는 경우에도 실제로 놓고 보면 모호하며 3) 자의적인 기준이 많이 적용된다는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심사평가원에서 급여 적용의 범위에 대해 논란이 될 것 같으면 명확하게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얼마 안되는 그 공개된 기준조차도 잘 지켜지지 않지요.
당연지정제나 포괄수가제나 수가 책정에 비해 크게 이슈가 잘 되지 않아 그렇지 이 부분은 비단 의료인이 아니더라도 환자나 보호자들조차 불만/불편을 호소하고 있어서 그 환우 단체들조차도 쉴드쳐주지 않을 정도입니다.
metaljet
18/01/16 13:05
수정 아이콘
지금의 보험수가가 만악의 근원처럼 모든 의료문제와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의사입장에서도 장점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저수가라지만 결국 행위 만큼은 얼마가 되었건 보상해주기 때문에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수가제도를 exploiting 하는 의사들도 분명히 많이 보이고요... 물론 그게 보급되어 표준이되면 또 삭감이라는 쳇바퀴를 밟습니다만. ..
근본적으로는 지금보다 비용을 억제하면서 좋아지게 할 방법이 별로 없다는게 큰 문제인것 같습니다.
어떤 방향으로의 개혁이건간에 의사와 환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거든요.
18/01/16 13:10
수정 아이콘
자세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의료수가 책정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환자뿐 아니라 병원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군요. 어디를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위 댓글에 써있는 것처럼 사전에 확인만 할 수 있다면 좀 더 명확해질텐데... 아쉽네요.
최종병기캐리어
18/01/16 15:43
수정 아이콘
독감 예방 주사가 비보험이었군요....
여왕의심복
18/01/16 16:16
수정 아이콘
좋은 정리글 감사합니다. 최근 심평원에서 수행하는 연구과제에 참여하게 되어서 심사체계 개편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심평원과 의사와의 관계가 '적정의료'와 '최선의료'사이의 충돌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가 말하는 최선의 의료는 높은 의료의 질과 높은 비용, 상당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며,
심평원이 주장하는 적정의료는 높은 효율성을 보이지만, 위에서 예를 드신 것처럼 기준을 정하고, 적정선을 만들어내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아마 최선의 길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겠지요.

언제 한번 시간이 되면 정리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좋은 글 감사합니다.
트라팔가 로우
18/01/16 16:52
수정 아이콘
심평원이 제한된 예산 안에서 적정의료를 추구하고 그 수단이 삭감이라는 측면은 동의를 합니다. 다른 무엇보다 예산에 촛점을 맞춘 의료체계니까요.
하지만 당췌 왜 의료기관이 대리 청구를 해야하는지는 이해가 안가네요. 그것도 당연지정제라는 틀안에서 말이죠. 환자 ㅡ 의료공급자 ㅡ보험자 가 아니라 보험자ㅡ환자ㅡ의료공급자가 되야 하는 것 아닐까요?
심평원이 본인들이 담당해야할 행정적 비용적 소요를 갑을 관계를 이용해 의료 공급자에게 떠넘기는것 같아요.
여왕의심복
18/01/16 17:03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문제는 당연지정제보다 3자 지불제라는 측면에서 설명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진료한후 지불을 환자가 직접하고, 다시 그 영수증을 첨부해서 환급받는(우리나라 실손보험 같은) 제도를 쓰는 나라가 있는데,

대부분 총액계약제나, 포괄수가제를 쓰는 나라들입니다. 즉 행위별 수가제를 쓰는 나라중 우리나라와 같은 3자 지불제를 채택하지 않는 나라는 없습니다. (사실 이 표현도 틀린 것이 우리나라와 같은 행위별수가제를 제대로 유지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이외 일본뿐입니다.)

이유는 3자지불제(건강보험공단이 공단부담금으로 병원으로 직접입금)가 있어야 심사 기전이 쉽게 작용하고, 의료비 입금과 회수가 쉽기 때문인데, 우리나라는 그래도 건강보험공단과 심평원을 분리한 것이 그나마 신의 한수입니다. 두 기관이 상호 견제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제도가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면이 있습니다.
트라팔가 로우
18/01/16 17:26
수정 아이콘
음 당연지정제 말씀을 드린 건 의료기관 측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말씀 드린 것이였습니다. 제 기억에는 일본은 선택의 여지가 있었던 것 같군요. (아니라면 지적부탁드립니다.)

결국 이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보험자의 행정적 처리 (심사, 의료비 환수 등)가 쉽다는거죠. 환자도 당연히 편하구요.
그리고 이 제도의 공공연하면서도 숨겨진 장점은 너무나 쉽고 유연한 삭감의 우려 때문에 의료기관이 의료행위를 억제한다는 거라고 봅니다. 한두번 얻어맞으면 알아서 기는거죠.

다만 의료체계의 한축인 민간의료기관에게만(아시겠지만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영역은 10프로가 안될겁니다. 퀄리티 비교도 안되구요.) 행정적 처리와 추가적 비용 지출 (삭감ㅡ시행된 의료행위, 재료에 대한 미보전)을 어쩔 수 없이 강요한다고 느껴지네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제도는 기본적으로는 환자 지불제에 민감한 영역에서만 3자지불제를 부분적으로 적용하는거라고 봅니다.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왕의심복
18/01/16 17:36
수정 아이콘
네 잠깐 부연해드리면, 일본은 우리나라와 같은 단일보험자 체계가 아닙니다. 건강보험공단이 엄청 조각조각나있어서(우리나라가 예전에 직장, 지역이 분리된 것 처럼) 선택의 여지가 아니고 당연지정제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본의 보수적인 의사 집단 및 관료제가 주요하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일본 병원 같은 경우 당연히 여러 국민건강보험을 상대해야합니다.

두번째로 말씀하신 삭감 역시 일종의 행위별 수가제와 Trade off relationship을 가지는데, 행위별 수가제는 의사입장에서 유리한 제도이기 때문에 이를 통제하기 위한 심사제도를 유지해야하고, 포괄수가제나 총액계약제는 의사입장에서 원천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심사제도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심사에 따른 행정적 비용은 사실 수가에 반영이 되어있는건데, 수가가 워낙 낮기 때문에 의미가 없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청구, 심사의 비용을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도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입니다.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전의료기관이 표준화된 진료서식을 사용해서 자동으로 청구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인데, 여러 이해당사자로 인해서 추진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sway with me
18/01/16 17:17
수정 아이콘
딴지는 아니고, 제가 알고 있는 부분과 차이가 있어서 말씀드리면...

당연지정제는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지정 의료기관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임의 비급여는 가이드라인 등...은 사실 크게 관계없고, 보건복지부 고시에 없는 치료에 대해 비용을 받으면 임의 비급여가 됩니다. 고시가 계속 업데이트 되긴 합니다만...
사업드래군
18/01/16 17:37
수정 아이콘
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몽키매직
18/01/16 18:0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임의 비급여의 문제는 논문으로 여러 차례 증명된 치료도 심평원 심사 세월아 네월아 기다리는 동안 임의 비급여로 분류가 되는데, 해당 치료의 존재에 대해서 의사도 알고 환자도 알고 이해하는 상태에서 환자가 원하여 치료동의를 문서화하고 비급여로 해당 치료를 하는 경우에도 임의 비급여로 분류가 되고 나중에 환자가 돈 뜯어낼 목적으로 (실제로도 굉장히 많이 그렇게 하고) 이의 제기하면 병원이 전부 뱉어내야합니다. 이거 적당히만 빨리 적용하고 반응해줘도 불만이 없을텐데 지금은 신 치료를 인정비급여로 포함시키는 데도 시간이 너무 오래걸립니다.

1. 새로운 치료 (논문으로 증명이 된...) 를 빨리빨리 급여화 혹은 인정비급여로 포함시키던가
2. 한계를 인정하고 임의비급여에 대한 패널티를 완화하던가

심평원은 둘 다 할 생각이 없습니다. 철저한 슈퍼울트라킹 갑 이니까요. 우리나라 공기관 중에서 이런 수준의 갑질하는 곳 별로 없습니다. 그것 외에 위에도 나온 내용이지만 일단 삭감부터 하고 소명 자료 제출해서 소명하면 또 다른 거 일단 삭감해보고 이런 식의 무한 반복입니다. 이거 소명하다가 지쳐서 포기하고 일정 수준 삭감은 그냥 상수로 간주합니다. 세무조사는 잘못한 게 있으면 억울하지 않지만, 심평원 묻지마 삭감은 당하면 매우 열받는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요. 이런 행정적 비용을 전담하는 팀이 존재가능한 대형병원은 상황이 낫지만, 소형병원은 눈뜨고 당합니다. 정부는 1차 의료가 죽어가는 데 대해 저수가 이외에도 추가적 도의적 책임이 있습니다.
캐터필러
18/01/16 20:18
수정 아이콘
공뭔들은 헬조선의보를자랑하고싶겟지만
노예들이 애 안낳듯
노예의사들도 힘들고 소송당하고 심평원에 뜯기는 외과.산부인과 안하죠

오래살고싶으면 4대병원근처에사세요
딴데는 응급실조건도충족못하는데가 부지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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