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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0/16 14:09:40
Name aurelius
Subject [책소개] 미국의 세기의 그늘 아래: 미제국의 흥망 (수정됨)
아직 한글로는 번역되지 않은 책입니다만, 현재 교보문고에서 판매하고 있어 간략히 소개합니다.
원 제목은 [In the shadows of the American century: Rise and Decline of US global power]입니다.
https://www.goodreads.com/book/show/31944721-in-the-shadows-of-the-american-century
사실 저도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고, 대략 목차하고 결론 부분을 훑어본 정도인데, 
꽤 도발적인 주장을 담고 있는 거 같아서 다른 분들도 한 번 읽고 같이 고민해보면 좋을 거 같아요.

저자는 Alfred McCoy라는 분인데, 예일과 컬림비아에서 학위를 받은 사람입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반제국주의 좌파 정도의 학자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가 전작에서 비판하고 있는 미국의 정책들은 대부분
사실에 근거한 통렬한 비판이어서, 이건 좌우를 떠나 꽤 의미가 있죠. 그가 젊은 시절 가장 주목했던 부분은 미국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수행했던 비밀작전, 특히 CIA가 의회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마약류의 불법 유통에 관여한 것을 폭로하는 것이었는데, 이때문에 죽을 고비를 몇 차례 넘기기도 했답니다. 

아무튼 본 저서는 크게 3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번째로는 지금까지 존재해왔던 미국 쇠망주의(declinism) 주장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하고, 
둘째로는 냉전 말기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행보가 (예컨대 CIA가 소련에 대항하기 위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지원한 게 어떻게 부메랑이 되어 미국을 피해입혔는지, 또는 대테러 전쟁이 어떻게 미국의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 모두 실추시켰는지) 어떻게 미국 스스로의 힘을 약화시켰는지를 보여주고
셋째로는 왜 지금이 이전의 Decline주의 학파가 떠들던 때(폴 케네디, 월러스틴, 등등)와 본질적으로 다른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지금이 상당히 위기라고 느끼는데 그 이유는 미국의 정치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력에 의해 주도되고 있고, 미국의 국제적 지위도 과거와는 상당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은 전례없는 정치적 양극화를 겪고 있는데, 현재 미국의 양대정당 지지자 간에는 우리나라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의 괴리만큼 큰 갭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트럼프와 공화당 주류(하원)의 '정치언어discourse'는 이를 봉합하기는 커녕 더욱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닉슨 당시의 공화당이 아니며, 조지 H. 부시 때의 공화당도 아닙니다. 맥케인과 콜린파월 같은 사람들이 아니라 티파티 류의 사람들이 공화당을 잠식해버렸죠. 오바마 현상 이후 계속 인기를 잃고 있던 공화당이 오바마와 같은 적극적 팬층을 확보한답시고 티파티와 영합한 결과입니다. 

현재 미국의 행정부도 혼란에 빠져있으며, 국방부와 국무부 그리고 백악관은 모두 각자도생하고 있죠. 같은 나라의 행정부라고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강대국의 도전, EU의 분열과 같은 상황에서 일관성 있는 글로벌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건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게다가 요즘은 갑자기 뜬금없이 이란과 맺은 핵협정도 파기하려고 하는데, 유럽도 모두 이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협정은 이란-미국 양자협정이 아니라, 유럽국가들도 포함한 다자협정이기 때문에, 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은 미국의 이런 행보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입니다). 북핵의 위협이 더욱 심해지는 와중 불필요하게 두 개의 전선을 만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물론 미국의 힘이나 지위를 대체할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지만, 과거와 같은 유일무이한 초강대국으로서의 모습은 많이 잃어버릴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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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로우
17/10/16 14:49
수정 아이콘
미드 뉴스룸에서 노골적으로 티파티를 깔 때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어느새 현실이 되었죠.
metaljet
17/10/16 15:06
수정 아이콘
대통령이 밖에서 저런 깽판을 치고 있는데도 지지율 40%가 넘는다는것이 우려할 상황인거죠.
절대 트럼프가 그저 운이 좋아서 당선된게 아닙니다.
팍스 아메리카나에 피로감을 느낀 미국 국민들이 다수로 늘어났다는 증거이고 이제 세계는 예전같진 않을것 같습니다.
17/10/16 16:17
수정 아이콘
Rise and Decline of US global power가 '미제국의 흥망'보다는, '글로벌 파워로서의 미국의 흥망'정도로 번역되었으면 어떨까 싶네요.

나름 흥미로운 내용인데, 저자는 결국 현재의 상황이 전통적인 declinism 과 어떻게 다르다고 보는 건가요? 더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만...
17/10/16 16:25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일단 미국은 제국부터 아니죠.
aurelius
17/10/17 08:49
수정 아이콘
책을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구체적으로 어떤 걸 지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국'이라고 하는 것도 이쪽 사람들 성향 생각하면 딱히 틀린 말은 아닌 거 같습니다 크크
처음과마지막
17/10/16 18:20
수정 아이콘
저자가 용감하군요 미국의 그늘을 목숨을 걸고 책을 쓰다니요 빈 라덴을 미군이 교육시켰다는게 저런 거였군요 미정보기관의 마약유통 관여라니 루머나 뉴스로 들은것들이 대부분 사실이였군요
밴가드
17/10/16 21: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지금 트럼프가 내세우는 식의 무역 보호주의, 이민 적대주의는 1920년대 공화당이 보여주었던 모습과 많이 비슷하죠. 그 당시 해외출신 인구가 전체인구 대비로 15%에 달했는데 반이민 정서가 엄청나 kkk 회원 규모가 전국적으로 수백만 명이나 되어 워싱턴 dc에서 수만명이 가두행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트럼프의 아버지도 그 당시 뉴욕의 kkk 집회에 참가했다가 체포를 당했다고 하죠. 1924년에 미국 의회는 우생학적 논리를 내세워 서유럽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의 이민을 막아 버렸고 이는 40년간 유지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미국내 해외출신 인구 비율이 저때 수치와 비슷하죠. 냉전때는 그래도 공화당내에서 국제주의(?)자들이 다수였지만 냉전이 끝나자마자 공화당 기반의 고립주의적 기반은 다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는데 이때가 1992년 대선이죠. 당시 미국은 불황을 겪고 있었는데, 팻 뷰캐넌이라는 사람이 공화당 경선에서 멕시코 장벽,보호무역의 기치를 내세워 부시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돌풍을 일으켰고 본선에서는 텍사스 갑부 로스 페롯이 나프타를 비판하면서 한때는 부시와 클린턴을 여론에서 모두 압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이나 미국내 고립주의는 깊은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그 기반이 혐오하고 두려워하는 정치권의 세계화 컨센수스를 깨기 위해 선택한 도구죠.
BetterThanYesterday
17/10/16 23:49
수정 아이콘
이란 핵협상 불인증 시도는 오히려 미국을 제외한 핵협상 당사국 모두가 반대하는 모습을 보여서 얼마나 미국의 영향력이 추락했는지 보여주는 예로...

아무 명분도 없고 굳이 2개의 전선을 만들면서까지 이스라엘의 꼭두각시가 되려는 트럼프의 대외정책은 참....

중동에서 사우디와 균형을 맞추고 이란을 조금씩 아군으로 만드려는 오바마의 정책은 물거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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