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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8/17 02:00:16
Name 신불해
Subject 한고조 유방이 '알지도 못하는' 한신을 대장군으로 임명하다



초한쟁패기 당시, 먼저 관중에 입성한 유방이 항우에게 밀리고 홍문연을 겪은 후 촉으로 처박히게 되는 일은 유명 합니다. 


이후 한신이 항우 밑에서는 비전이 없다고 여겨 유방의 진영으로 도망쳐 오고, 그 한신은 죄를 짓고 죽을 뻔하다 유방의 부하 하후영을 설득해 살아남고, 하후영은 한신과 이야기를 나눠본 뒤 유방에게 한신을 천거합니다. 여기까지 모두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上拜以爲治粟都尉

유방은 그를 치속도위로 삼기는 했으나, 

上未之奇也

기이한 인물로 여기지는 않았다. 

(이하 사기 회음후 열전)



이 시점에서 유방은 한신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게 되기는 했지만, 이후 모습을 보면 딱히 제대로 대화도 나눠본 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諸將亡者以十數 公無所追 追信 詐也

"제장들 가운데 도망친 사람이 수십 명인데, 당신은 이를 쫒아간 적이 없었다. 그런데 한신을 쫒았단 말인가, 이는 거짓말이다."




유방이 자신의 고향과는 정반대 방향인 한중 지역에 쳐박히는 신세가 되자, 매일매일 수 많은 부하들이 도망쳤고, 한신 역시 떠나자 소하는 그를 따라가 붙잡았습니다. 유방은 "소하 마저 나를 버렸단 말인가." 하고 한탄하다가 소하가 되돌아 와 "난 한신을 잡으러 간것이다." 라고 대답하자 거짓말 마라라고 대답합니다. 즉 이때까지만 해도 유방은 매일이면 도망가는 여타 장수들이 비해 한신이 무엇이 특출한 인재인지 별로 차이점을 못 느끼고 있었습니다. 





王計必欲東 能用信 信卽留 不能用 信終亡耳

"왕이 동쪽으로 나아가길 원한다면, 반드시 한신을 등용 하십시오. 한신을 쓰지 않는다면 결국 그는 떠나갈 것 입니다."



소하는 이런 말로 유방을 설득 합니다. 소하가 이렇게 까지 말하자 유방도 한신을 쓰기로 결정합니다.



吾爲公以爲將

"내 그대를 보아서 한신을 쓰겠다."



이 부분을 생각 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대를 보아서 한신을 쓰겠다, 그대의 말을 듣고 한신을 쓰겠다, 그대를 위해서 한신을 쓰겠다, 그 정도 늬앙스 차이는 있을테지만 결국 이 말이 의미하는것은 유방이 한신의 진면목을 알아서 그를 쓰겠다고 생각했다기 보다는, 소하 때문에 쓴다라는 말입니다. 즉 유방은 한신을 잘 모르지만, 소하가 저렇게까지 말하니 쓰겠다는 소리 입니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당신이 추천을 하니 쓰겠다. 이 정도만 해도 소하에게 상당한 신임을 보이는 행동이지만, 소하는 이렇게 반응을 합니다.



雖爲將 信必不留

"비록 장수로 쓴다 해도 한신은 머무르지 않을 것입니다."




즉 한신을 쓰려면 그냥 장수로는 안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냥 장수로는 안된다? 허면 장군을 통솔하는 장군, 즉 대장군의 자리 밖에는 없습니다. 대장군이란 군사의 일에 책임이 막중함으로 절대로 그냥 쓸 수는 없을 자리입니다. 


그런데 유방의 반응은,



以爲大將

"그럼 대장으로 삼겠다."



잘 알지도 못하고, 그 전까지 명성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한군에서 오래 짬밥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유방은 여기서 보급 쪽의 일을 하던 치속도위를 소하의 말만 듣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군을 통솔하는 대장군으로 앉혀 버립니다. 



헌데 또다시 나오는 소하의 반응은,



王素慢無禮 今拜大將如呼小兒耳 此乃信所以去也 王必欲拜之 擇良日 齋戒 設壇場 具禮 乃可耳


“왕께선 본디 오만하고 무례하여 예를 차리지 않습니다. 지금 대장을 배함이 마치 어린아이를 불러 들이는 것 같으니, 이렇다면 한신은 떠날 것입니다. 왕께선 꼭 그를 배하고자 하신다면, 날을 택해 재계(齋戒)하시고, 단을 설치하고 예를 갖추십시오. 그러면 가할 것입니다.”




계속해서 말하다시피, 유방은 한신을 이전까진 잘 알지도 못했는데 오직 소하의 추천만 듣고 장군, 그리고 다시 더 나아가 군대를 통솔하는 대장군으로 임명했습니다. 


이는 소하에 대해 엄청난 신뢰를 보인 부분이지만, 소하는 여기서 더 나아가 "무례하다. 왕은 이 일을 어린이 장난처럼 처리하고 있다" 라고 강도 높은 직언을 퍼붓고, 한신을 제대로 쓰려면 날짜 제대로 잡아서 단을 설치하여 임명하라고 말합니다. 생각해보면 참기 힘든 일일 수 있지만, 여기서 대해서 유방은,



王許之

왕은 이를 허락했다.




그냥 더 말 안하고 그렇게 해주기로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단을 쌓고 날을 잡아 대장군을 뽑는 일이라면 소문이 안 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되자 한군 내부에서는 난리가 납니다. 어지간한 인물들이라면 모두 자기를 대장군으로 임명해줄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諸將皆喜 人人各自以爲得大將 

제장들은 모두 기뻐하며 사람마다 자기들이 대장군이 될 것이라고 여겼다.



이 당시 주요 인물 중에 유방을 극초기부터 따라다닌 인물들만 해도, 조참, 주발, 번쾌, 해연, 하후영, 관영 등이 있었습니다. 유방이 거병 이후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면서 따라온 인물만 해도 부관, 근흡, 역상 등 쟁장한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당연히 그전까지 유방의 휘하에서 세운 공도 홍문연 이후에나 합류한 한신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정작 그 날 단에 오른 사람은 한신이었던 겁니다.




이때 반응은, 



kJLewwI.jpg


至拜大將 乃韓信也 一軍皆驚

마침내 대장이 정해졌다. 한신이었다. 일군이 모두 놀랐다. 



문자 그대로 일군개경(一軍皆驚), 장수고 군졸이고 할 것 없이 전 군대가 o_o!  이런 상태라는 겁니다. 각자 나름대로 유방 옆에서 죽을 힘을 다해 싸우고 했는데 얼마 전에나 온 듣도 보도 못한 녀석이 갑자기 자기들보다 높아진 대장군이 되니 모두들 경악할 수 밖에 없습니다.





信拜禮畢 上坐 王曰 丞相數言將軍 將軍何以敎寡人計策 信謝 因問王曰

한신이 임명식을 마치고, 자리에 오르자 왕은 물었다. 

"승상이 대장군에 대해서 자주 말했다. 그대는 어떤 계책으로 과인을 가르칠 것인가?" 한신이 감사함을 표하고, 왕에게 물었다.




이후 상황을 보면, 임명식 이후 유방은 한신를 만나 "소하에게 말은 많이 들었다. 어떤 계책이 있느냐." 라고 묻고, 한신은 계책을 말하기 전에 유방에게 자신을 대장군으로 임명해준 일에 대해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이 말인즉슨, 유방은 한신을 등용하면서 따로 한신을 만나 이후 계획이 어찌되느냐를 물어본 적도 없습니다. 그렇게 미리 만나 한신을 알아보면서 어떤 사람인가 간을 잰 적도 없고, 미리 한신을 불러 "너 대장군으로 삼겠다," 고 한 적이 없으니 한신 역시 정식으로 대장군에 임명된 후에야 유방에게 감사 표시를 한 것입니다. 미리 한신을 불러 대화를 해보고 대장군으로 삼겠다고 말하고, 그 사실을 숨기고 이미 다 짜고 친 상태에서 임명식을 실시했다면 한신이 이제와서 감사를 표시할 일도 없는 일입니다.



즉 유방은 진짜 소하의 말만 듣고 한신을 대장군으로 삼았습니다. 아무런 여타 작업도 거치지 않고 말입니다. 이후 한신은 유방에게 묻습니다.




「今東郷爭権天下, 豈非項王邪?」

한신 : "지금 동쪽으로 나가 천하의 대권을 함께 다툴 자라고 한다면, 항우가 아니겠습니까?"

「然」

유방 : "그렇소."

「大王自料勇悍仁彊孰與項王?」

한신 : "대왕께서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대왕의 용감함, 사나움, 어질고 굳세기가 항우가 견주어 누가 더 낫다고 보십니까?"

漢王黙然良久, 曰

유방은 오랫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이윽고 한참 지나서 입을 열었다.

「不如也」

유방 : "전부 내가 그에 미치지 못하오."

信再拝賀曰 : 「 "惟信亦為大王不如也"」

한신 : (두번 절하고 축하한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말로 한신은 항우의 단점, 한군이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부분을 말했고, 말이 끝나자



於是漢王大喜 自以爲得信晩 

한왕은 크게 기뻐하며, 한신을 너무 늦게 얻었다고 생각했다.



즉 오디션에서 좋은 기량을 선보인 참가자에 대한 감탄을 보이는거나 다름없는데, 차이가 있다면 일단 뽑아놓고 오디션을 본 셈입니다. 그 이전까지 참가자가 어떤 기량을 가졌는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소속사와 최고 수준으로 계약을 맺어놓은 겁니다. 오직 소하의 말만 듣고 말입니다. 소하 말만 듣고 행보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한 수준.



비유하자면 마치 몇년전 축구에서 맨유의 퍼거슨이 말만 듣고 베베를 영입한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먹튀가 아니었으니 천만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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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7 02:01
수정 아이콘
잠들기 전 이런 타이밍에 이런 좋은글을 읽을 수 있다니 감사합니다
IRENE_ADLER.
17/08/17 02:08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는데 갑자기 막줄에서 대혼란이 옵니다.
베베요? 제가 아는 그 베베..를 한신에 견주신 건 아니고 그냥 상황을 견주신 거겠죠? ;
17/08/17 02:30
수정 아이콘
한신 뽑는 과정이 베베 영입할 때랑 닮았다는거죠.
능력치는 호날두고.
cluefake
17/08/17 02:11
수정 아이콘
한고조 유방은 일화를 볼수록
완벽한 사람이라거나 하는 생각은 전혀 들 수가 없고 좀 껄렁느낌도 나긴 하는데 신하들 말을 잘 듣는 능력이 진짜 원탑이더군요. 인간적인 느낌이 들면서도 탑클래스의 리더입니다 진짜로. 탑클래스인데, 또 평범한 사람이 본받아볼 만한 리더라고도 보구요. 솔직히 우리가 세종대왕을 본받기는 좀 힘들지 않겠습니까...
바스테트
17/08/17 02:39
수정 아이콘
유능하지만 게으른 사람은 지휘관으로 적합하다
묘하게 유방과 어울리죠.. 사실 초한지의 영향으로 유방이 겁나 무능한데 부하빨인거처럼 나오지만 정작 항우말고는 유방을 이긴 사람도 없었을 뿐더러 (..) 한 나라의 황제의 자리에 올랐는데 무능했을리가..물론 그렇다고 유방이 진짜로 게으르기만 했던것도 아닌거 같지만.. 뭐(..)
17/08/17 08:59
수정 아이콘
유방이나 유비같은 스타일이야 말로 능력치가 아닌 타고난 매력으로 사람을 끌어들이니까 타고난 리더죠..

뭐 보통의 사람은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만큼만 커버 가능한거고..아주 높은 직책이 아니라면 아랫사람 말 잘듣거보다 저는 차라리 본인이 확실히 지시하고 책임도 지는 리더가 현실에서 훨씬 나은거 같아요.
17/08/17 10:29
수정 아이콘
유방 평가중에 이런 말이 있죠.

한신 장량 소하가 없었으면 그에 준하는 인재를 뽑아 썼을 사람이 유방이라고...
로빈팍
17/08/17 10:39
수정 아이콘
이 사람 보면 그냥 딱 군주, 황제가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종종 조조랑 비교되던데 헛웃음이 나죠. 유방 굴욕..
마스터충달
17/08/17 13:34
수정 아이콘
삼국지에서 유방같은 인물을 꼽으라면 유비 아닌가요? 조조랑은 비교 보다 대조가 더 맞는 것 같은데 말이죠.

근데 유비랑 비교해도 유방 굴욕은 맞는 것 같아요;;;
바스테트
17/08/17 15:40
수정 아이콘
삼국지에 나오는 누구랑 비교해도 유방의 굴욕이죠 솔직히..
마스터충달
17/08/17 15:42
수정 아이콘
세종은 유방과는 아닌 것 같아요.

세종-조조가 비슷한 부류 같고,
유방-유비가 비슷한 부류가 아닐지...
cluefake
17/08/17 15:55
수정 아이콘
크음..리더가 아주 그냥 다 잘하는 먼치킨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의미로 든 겁니다.
세종 유방은 비슷하진 않죠.
마스터충달
17/08/17 16:14
수정 아이콘
공통분모 먼치킨 인정하는 각입니다. 크크크.
17/08/17 02:11
수정 아이콘
저도 막줄에서 대혼란ᆢ
어린시절로망임창정용
17/08/17 02:16
수정 아이콘
퀘이로즈가 개갱기군요...
히오스
17/08/17 02:18
수정 아이콘
저 부분 드라마에서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나네요.
번쾌 데꿀멍
17/08/17 02:21
수정 아이콘
소하말만 듣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뽑은거니 베베건에 비견될수도 있죠.
성공이냐 실패냐...라서 그렇지
17/08/17 02:23
수정 아이콘
소하가 추천하면 써야죠.
담배상품권
17/08/17 02:25
수정 아이콘
이상적인 진짜 중국인이 누구냐 하면 마오쩌둥 따위가 아니라 유방이죠.
구밀복검
17/08/17 02:25
수정 아이콘
한신의 프리젠테이션 자체도 볼만하죠. 쇼미 쇼미...

한신 : 항왕이 한 번 성내어 사자와 같은 목소리로 꾸짖으면 천 사람이 모두 땅에 엎드려 두려워하며 떨지만, 능력 있는 장수를 믿고 맡기지 못하니 이것은 [필부의 용기]에 불과할 뿐입니다. 또 항왕이 사람을 대할 때는 공경하는 마음과 자애로운 태도로 구구하고 부드럽게 대하고, 병에 걸린 사람이 있으면 눈물을 흘리며 음식을 나누어 먹으나, 자기 휘하의 장수가 공을 세워 마땅히 작위를 내려야만 할 때는 그 인장이 모두 닳아 헤질 때까지 아까워 차마 내주지 못하니, 이것은 소위 [아녀자의 인정]일 뿐입니다. 항왕이 비록 천하를 제패하고 제후들을 신하로 거느리고 있지만, 관중에 머무르지 않고 동쪽의 팽성으로 돌아가 지리적인 이점도 취하지 못했고, 또 의제와의 약속을 배반했으며, 진나라를 멸할 때 제후들의 공의 크고 작음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자기와의 친소를 기준으로 분봉했기 때문에 제후들로부터 불평을 사고 있습니다. 항왕이 의제를 강남의 벽지에 옮겨 살게 했다가 결국은 도중에 살해한 행위를 본 제후들은, 그들 역시 자기 나라에 돌아가 그 군주들을 쫓아내고는 자기들 임의대로 좋은 지방을 점거하고 스스로 왕이 되었습니다. 더욱이 항왕의 군대가 지나간 곳은 학살과 도륙을 당하여 살아남은 것이 없게 되어 천하 백성들은 모두가 원망하며 아무도 항우에게 의지하려고 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 않으나, 단지 그의 위세에 눌려 복종하고 있는 체 하고 있을 뿐입니다. 겉으로는 패자처럼 보이나, 사실은 천하 인심을 잃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대하게 보이는 그의 세력을 쉽게 약화시킬 수 있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오늘 대왕께서 진실 된 마음으로 항우가 행한 일과는 반대로, 천하의 무예가 출중하고 용감한 자들에게 맡겨 토벌하게 한다면 어찌 그를 죽이지 못하겠으며, 천하의 성읍으로 공신들을 봉한다면, 어찌 그들을 복종시키지 못하겠습니까? 또한 의로운 군사를 동쪽의 고향으로 진격시킨다면, 어찌 군사들이 흩어지겠습니까? 또한 삼진의 왕은 모두 진나라 장수 출신으로, 그들이 진나라 장군으로 몇 년간을 군사들을 이끌고 다니면서, 싸움 중에 전사시킨 진나라 자제들의 수효는 수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았습니다. 더욱이 그나마 남은 군사들을 속여 제후군에게 항복시킨 후에 진나라에 함께 들어가다가 신안에 이르러 항우의 명으로 20여 만에 달하는 그들을 구덩이에 파묻어 죽여 놓고도 유독 장한, 사마흔, 동예 등은 자신의 목숨을 부지했습니다. 그 결과 진나라 부형들은 이 세 사람을 원망하는 마음은 골수에 사무쳐 있습니다. 오늘 항우가 그의 위세를 믿고 이 세 사람을 삼진의 왕에 임명했으나 진나라 백성들은 아무도 그들을 믿고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대왕께서 무관을 통해서 관중으로 진입하실 때, 진나라 백성들에 대해 터럭하나도 건들지 않아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고, 진나라의 가혹한 법을 폐하고 법삼장만을 두기로 백성들과 약속하여 진나라 백성들치고 대왕께서 진왕이 되기를 바라고 있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또한 관중에 먼저 들어온 사람이 관중의 왕이 된다는 제후들과의 약속에 따라 당연히 관중의 왕은 대왕이십니다. 이것 또한 진나라 백성들이 잘 알고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대왕께서 항우의 부당한 처사로 관중의 봉지와 왕위를 잃으시고 한중으로 들어오시자 진나라 백성들은 모두 그것을 한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연유로 오늘 대왕께서 몸을 일으켜 동쪽으로 나가, 단지 격문을 써서 삼진에 전하기만 해도 그곳은 평정시킬 수 있는 일입니다. 체끼럽!

이렇게 똘똘한 양반이 유방 여후 상대론 내내 쪼다처럼 우물쭈물대다가 결국 참수잼..
고양이맛다시다
17/08/17 02:48
수정 아이콘
이미 유방 상대로도 졌죠.
짬빱이 안됐던거 같습니다.
구밀복검
17/08/17 03:05
수정 아이콘
자신 없으면 차라리 그냥 자기 지위 안분지족하며 트러블 없이 살든가 충신 코스프레하든가 그러면 또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고..난 통수를 치는 것도 안 치는 것도 아니여..이것도 저것도 아니었다는 점에서 정말 아마추어스러운 처신이었죠. 이게 한신이 사무직이나 공돌이스러운 직책에 있었으면 책상물림이라 그런갑다 하겠는데, 수십만 대군을 통솔할 수 있는 - 즉 대인 경험이 풍부하고 사람 다루는 법을 알며 우유부단해서는 살아남을 수가 없는 - 똥별 아닌 리얼 진짜배기 사령관이었다는 게 또 참..
스웨트
17/08/17 03:11
수정 아이콘
저는 통수를 치는것도 아니고 안치는것도 아닙니다
저는 왕이 되고 싶습니다 왕이 될 수 있는 사람 누굽니꽈아아아아아
신의와배신
17/08/17 06:47
수정 아이콘
저는 안xx를 보기 전까지 한신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클램본
17/08/17 03:54
수정 아이콘
항우가 자결했을 때, 어쩌면 북벌에 성공해 제왕이 될 때부터 이미 한신에게 안분지족의 선택지는 없었다고 봅니다. 제왕으로서의 삼분지계가 한신이 둘 수 있었던 마지막 선택지였고, 그걸 놓친 이후에는 어느정도 불가피한 악수의 연속으로 결국 삶아진거죠. 통일 이후 남은 선택지는 결국 얌전히 죽냐, 개기다 죽냐 밖에 남아있지 않았고 어떻게 하든 죽는 딜레마 속에서 갈팡지팡 하다 죽을 때도 유방에게 가장 좋은 그림으로 죽어준 꼴 아닌가 싶습니다.
결과론으로 떠들기는 쉽지만, 그 시점에서의 확실한 통수란 쉽사리 놓기 힘든 돌이였겠고요. 특히 여기에 더해 북벌 직후부터 해하, 처형 때까지 한신을 헤메게 했던 것은 본문 글 같은 사례가 보여주는 유방의 종잡을 수 없는 퍼스널리티도 크다고 봅니다. 한신의 눈에 보이지 않을 리 없고, 직속 참모들도 진언했던 뻔한 수순이, 상대가 유방이라면 더 이상 뻔한게 아니게 되는거죠. 결국에 유방과 한신의 구도에서 마저 유방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퍼스널리티였나 싶네요
이런 이유로 유방에 대한 당대와 후대의 모든 조소 내지 평가절하는 모두 유방 밑 범인들의 시각일 따름이고, 결국에는 유방이 정말 리더쉽과 정치의 본질을 꿰뚫은 인물이 아니였나 하는 황당한 생각도 해봅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17/08/18 22:37
수정 아이콘
장량의 길, 하다못해 왕전의 길이라도 따랐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있네요. 다만 본인이 애초에 그런 담백한 성격이 되질 몬했던 듯...
바스테트
17/08/17 15:45
수정 아이콘
본인도 오죽 답답했으면
회음후로 강등되고 유방하고 헀다는 문답에서
"황제는 하늘이 내린 존재다"라면서 현실부정을..(..) (이때가 다다익선 나왔을때입니다..)
고양이맛다시다
17/08/17 02:36
수정 아이콘
진짜 초한지 드라마 보고 감동했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삼국지보다 조금 단순하지만,
훨씬 인물의 묘사가 입체적이었습니다.
17/08/17 02:48
수정 아이콘
진짜 무서운건 패현이란 동네입니다. 거기서 유방, 소하, 번쾌가 다 만났습니다. 전 항상 초한지를 읽으면서 진짜 최고의 공신이 누군가를 생각해보면 소하라 생각하고 가장 좋아하는 캐릭입니다. 더군다나 첨엔 소하가 유방을 좋아하지 않은 츤데레 속성까지 취향 저격입니다. 니가 딱히 좋아서 군사와 병량을 보내는 것은 아냐.
스웨트
17/08/17 03:13
수정 아이콘
어디서 본 리플인데
패현이 철권 그린게임랜드 같은 곳 아니냐고...
Dark and Mary(닭한마리)
17/08/17 08:31
수정 아이콘
세상에 크크크 이런 비유 너무 좋아요 크크크
설탕가루인형
17/08/17 10:37
수정 아이콘
후에 조조 일당도 여기서 만났으니, 대단한 동네네요
언어물리
17/08/17 02:54
수정 아이콘
한신은 소하가 뽑고 소하가 버린.
펠릭스
17/08/17 03:06
수정 아이콘
현실은 언제나 소설은 능가하는 법이지요. 픽션에서 저런식의 서술은 개연성 부족으로 까이게 되니까요. 뭐 소드마스터 척이나 애드미럴 리를 제외하고 당장 1년전 한국정치만 봐도....
언어물리
17/08/17 03:09
수정 아이콘
소설은 허구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보수적으로(?) 쓸 수밖에 없는 듯요.

사실 '개연성'이라는 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상식'에 기반하는데,
현실은 이 상식대로만 작동되지 않지만 현실이라는 그 자체로써 권위를 지닌 반면,
소설은 개연성을 안 지키면 그냥 99%가 망작이 되는 거죠.
스웨트
17/08/17 03:09
수정 아이콘
왕은 믿음직하고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자의 말은 그 진위가 어떻든간에 실행한다

... 야 이거 십상시 얘기 아니냐..??
낭만없는 마법사
17/08/17 03:26
수정 아이콘
진짜 한신은 소하에 울고 웃고 나중엔 소하에 의해서 여후에게 죽는구나..... 글은 잘 읽었습니다. 추천밖에 드릴 게 없습니다.
17/08/17 03:44
수정 아이콘
크크크 유방은 신기한게 한신이 바로앞에서 직언했는데도 자기의 능력을 바로 인정하는 부분을 보면 듣는귀가 세계구급 클래스라고 해도 인정해야될듯 크크
바스테트
17/08/17 15:44
수정 아이콘
대놓고 유방 본인에게 넌 너무 무례해
넌 걸주와 같은 폭군이야
넌 능력없어서 낙양에다 도읍 정하면 망해
하는데 그걸 듣고 어 듣고보니 다 맞는 말인데? 오키 니 말대로 함
이렇게 가버리니(..)
호우기
17/08/17 06:10
수정 아이콘
한신은 기록 보면 적 장수들 성격 다 분석해서 싸우면서 자기 일만 되면 신기하게도 생각이 사라지죠...
가왕 시켜달라고 사람을 보내고, 해하에서 미적대다가 땅 더 준다니까 그때서야 움직이고, 묵돌 치려갈때 병 있다고 안 따라가는 등 빌미를 너무 줬어요
뉴타입
17/08/17 07:52
수정 아이콘
기록상으로 보면 모든 능력을 군재에 몰빵해서 나머지는 백치에 가까운 인물이라고밖에는...그거 말고는 설명이 안되는 행보가 너무 많았죠.
앙겔루스 노부스
17/08/18 22:39
수정 아이콘
그런 점을 볼 때 어찌보면 항우의 거울 이미지 같기도 허구...
아라가키
17/08/17 08:32
수정 아이콘
유방 참 대단하네요
고통은없나
17/08/1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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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좋아서 칭송받는데 이게 결과가 안좋았으면 대대로 인사전횡으로 까였을 사건이네요.
바스테트
17/08/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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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한장차이긴 하죠
17/08/1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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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새꺄. 도망간 거 아니었냐?"
소하를 얼싸안으며 유방이 내뱉은 말이었다. 소하는 들러붙는 불알친구를 억지로 밀어내며 말했다.
"한신 쫓아갔던 거야. 다행히 데려왔다."
"구라치지 마."
유방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하루에도 수십 놈씩 도망치는데 네가 언제 한 번이라도 쫓아간 적이 있었냐? 그런데 기껏해야 치속도위 따위를 네가 쫓아갔다고?"
소하가 문득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야 인마! 내가 몇 번이나 말했지! 그깟 치속도위가 절대 아니라고. 넌 대체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거냐?"
소하의 핀잔을 들은 유방이 시무룩해졌다. 그런 유방을 보며 혀를 차던 소하가 목소리를 가라앉히더니 차분히 말했다.
"얌마, 유계야. 너 황제 하고 싶냐?"
유방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하가 말했다.
"그럼 한신을 써라."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쓸게."
유방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지만 소하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그냥 장수로 쓰라는 거 아니야. 대장으로 쓰라고."
그러나 유방의 대답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러지 뭐."
".......아 이 새끼 진짜."
소하는 뒤통수를 벅벅 긁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야. 너 무식하고 무례한 건 세상이 아는 일인데, 무슨 어린아이에게 선물 주듯 이 따위로 하면 사람들이 믿겠냐? 내 말 잘 들어. 진짜 걔를 쓰고 싶으면 날짜를 잡고 제단을 쌓아. 그리고 예를 갖추어 천지신명에게 고한 후에 한신에게 대장을 맡기라고. 알겠어?"
"알았다고."
유방이 불퉁거리면서도 다소곳하게 대답했다. 소하는 그런 그를 노려보았지만 결국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것으로 자신의 심경을 표현했다. 유방은 어미의 품을 찾는 어린아이처럼 소하의 팔 사이로 파고들었다. 소하는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유방의 머리통을 내려찍으려 했지만, 마음을 바꿔 손바닥으로 가만히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소하의 품속에서 꿈지럭거리던 유방의 시선이 소하의 붉은 입술을 향했다. 유방은 잠시 주저했지만 곧 입술을 내밀어...

그만하겠습니다. 두통때문에 아침부터 일하기 싫다 보니 별 짓을 다하네요.
flawless
17/08/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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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왜요. 이제 시작인데...
人在江湖身不由己
17/08/1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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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크크크
강동원
17/08/1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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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곰님 레이드 갑니다. 탱딜힐 모셔요.
묶어 놓고 글만 쓰게 합시다.
유자차마시쪙
17/08/1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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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연재하신답니다! 꺄르륵
잠깐 이거 마무리가 왜이래요;;
낭만없는 마법사
17/08/1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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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으엌크크크크크
노스윈드
17/08/17 10:35
수정 아이콘
엌.. '소하를 얼싸안으며' 때 알아챘어야 되는데..
안녕사랑아
17/08/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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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여초사이트 피지알...
미네랄배달
17/08/17 11:05
수정 아이콘
잘 읽다가
막판에 크크크크
17/08/17 11:42
수정 아이콘
초한Ang지...
은빛사막
17/08/1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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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크크크크크 엄마 이 리플 너무 무서워! 크크크
백마탄 초인
17/08/1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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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은 그래도 자신이 가장 위험하거나 자신의 능력을 보여야 할때는 소위 말해서 자신의 한발을 내 밀었습니다.
운이 좋았던건 사실이지만 확실히 용기가 있었죠.
그런 의미에서 유방이 너무 평가 절하 되는거 같아서 안타까워요
17/08/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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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유방이 평가절하된 적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한나라 이래로 무수한 군주들이 다들 유방을 벤치마킹하려 들었고, 소위 '무위의 치'는 하나의 이상향처럼 자리잡기도 했죠. 물론 삼국지연의라는 소설로 인해 유비가 평가절하된 것처럼 유방 역시도 소설 초한지를 통해 점수가 깎인 감이 있지만, 그 외에는 항상 높은 평가를 받아왔던 것 같아요.
백마탄 초인
17/08/1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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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동의 합니다.
저의 평가절하는 대중의 이미지를 뜻합니다. ^-^
아마 유방, 항우 하면 성격좋은 유방 정도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을거에요.
(항우가 삽질해서 졌다도.....)
남광주보라
17/08/1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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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소하. . 한신을 알아보고 천거한 것도 기막히고, 적절한 때에 제거해버리는 것도. .

정치의 신답군요. .
마법사5년차
17/08/1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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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수수전투때는 왜그리 힘없이 무너졌는지;;
혹시 그것도 항우의 손을 빌어서 다른 제후들 힘을 미리 빼놓는 전략?(은 망상) -_-;
으와하르
17/08/1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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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항우가 짱센거였죠 그건... 해하때도 항우의 밀어붙임에 몇 차례 휘청거렸고, 거기서 무너졌으면 수수전투 재판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수수때의 경험이 있기에 한신은 항우의 밀어붙임에 넘어지지 않고 항우를 격파할 수 있었고, 고조는 자기가 나대지 않고 한신에게 지휘권을 순순히 넘겨줬던 거겠죠.
17/08/1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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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이 만약 괴철의 말을 들어서 천하삼분지계를 실현했다면,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됐을까요?
그래도 유방? 군재의 한신? 어부지리 항우?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궁금하네요. 흐흐
Agnus Dei
17/08/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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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이 초반에 기세 좀 올리다가 최후에는 유방이 이겼을 겁니다.
처세술 빵점이고 정치력 개판인건 한신도 항우보다 크게 나을게 없어서...
신의와배신
17/08/1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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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중국이 사라졌을겁니다.
한신 항우 유방의 천하삼분지계가 몇십년 가다가 전국칠웅의 재현으로 분열되었을거라고 봅니다
StillAlive
17/08/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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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소하는 어떻게 한신의 재능을 알아봤을까요?
소하도 한신이랑 알게 된지는 얼마 안 되었을텐데... 신기합니다.
불굴의토스
17/08/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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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아누스랑 함께 가장 신기한 사례인데. .

그나마 추정해보자면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르랑 얘기해보고 카이사르가 재능 알아본것같고. .한신도 소하에게는 계책 얘기했을것 같네요.
으르르컹컹
17/08/1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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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한삼걸 중 최고는 소하입니다. 통일 후 공신 책정 시 장군들은 저마다 전투 중에 입은 상처를 가지고 자기가 1등 공신이라고 떠들어 댔지만, 유방은 소하에게 1등공신을 내려버리죠.
다들 소하가 뒤에서 한게 뭐가 있냐고 툴툴대니까 유방왈 "우리가 털릴때마다 뒤에서 쇼미더머니 보급해준게 누구야? 소하없었으면 이미 항우에게 끝장났어"

거란 황제가 귀족들 성씨를 소씨로 바꿔버리면서 "나는 유씨는 아니지만 재상은 소하를 거느리고 싶다능" 한것도 유명하고.. (여요전쟁으로 유명한 소배압, 소송녕은 강제창씨개명..)

거기에 소하는 처신까지 끝내줬습니다. 유방의 의심을 풀기위해 적당히 미친짓도 했고... 그래서 천수를 누리다 갔죠.

중국사를 통틀어 소하에 비견될 재상이 누가있을까요. 제갈량은 다 갖췄지만 통일을 못했고, 순욱은 소하에 비견될 만 했지만 결국 조조랑 틀어져서 팽당해버렸고,.

한신은 참 미스테리합니다. 압도적인 군재를 가지고 그 역발산 기개세인 항우를 이겨버렸는데, 하늘이 그에게 천재적인 군재를 내리고, 이뭐병같은 처세술을 줬나 봅니다. 다른 건한삼걸인 장량, 소하 모두 천수를 누렸는데 혼자만....

그래서 고우영초한지의 한신 해석이 공감이 됩니다. 한 여자에 미쳐서 우유부단하게 행동했다는....
으르르컹컹
17/08/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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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은 압도적인 인재들에게 묻어간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남의 말을 잘 듣고 옳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위정자와 비교될 수 있는 엄청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고, 그로인해 별볼일없는 출신인데 황제까지 해먹었습니다.

역이기의 계책이 옳다 하여 6개국 재분봉을 하려다가 장량의 젓가락 이론(?)에 바로 취소해버리거나,
한신이 가왕을 요청할 때 진심으로 열받았으면서 진평, 장량의 간언에 따라 "가왕이 뭐냐, 사내로 태어났으면 진짜왕을 해야지" 하면서 제왕으로 임명한다던가,
낙양을 수도로 정하려 할때 누경(추후 유씨성 하사받아서 유경)이 황제를 대놓고 무시하는 간언을 하는데도 옳다고 여겨 장안으로 수도를 확정하고..
위의 한신을 대장군으로 임명한 고사도 소하말이 옳다 여겨 바로 시행해버리는..

당시 사료를 읽어보면 얘가 죽으려고 작정했구나 싶을 정도로 막나가는 간언을 하는데, 유방은 전혀 개의치 않고 옳다고 여기면 바로 추진해버리더라는.. 정말 위정자에게 보기 힘든 능력입니다.

그렇다고 튈 때 지 자식 버리는 행위라던지..(유비가 이런면에서 유방의 후손이 맞습니다. 처자식을 의복에 비유해서 유비도 허구헌날 처자식 버리고다녓죠.) 항우가 유방의 아버지 태공을 삶아버리겠다고 위협하자 국 한사발 달라고 하는 패드립은 참....
바스테트
17/08/17 15:50
수정 아이콘
유방이야말로 최고의 리더죠 진짜
유경과 관련된 일화도 보면 가관이죠
아예 대놓고 "님은 주나라처럼 존귀하지도 않고 능력도 없으면서 낙양에 도읍하려함? 그냥 장안에 가셈 거기가면 좀 모자란 쪼다도 혹시 모르는 사태가 일어나도 능히 버틸 수 있으니 지금 수도로써 최고임"
라고 말한거나 다름없는데 그 말을 듣고 그게 옳다면서 장량에게 한번 더 물어보고 곧바로 장안으로 가버린..-_-;;
지니팅커벨여행
17/08/18 00:57
수정 아이콘
유방은 진짜 매력덩어리죠.
이름부터가 남자들이 좋아하는.....
불대가리
17/08/18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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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되는 말로 한신은 항우의 단점, 한군이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부분을 말했고, 말이 끝나자.."

이 부분을 한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야기 했는지가 궁금하네요 이게 핵심이었을것 같은데
마음속의빛
19/02/26 12:30
수정 아이콘
지금쯤은 아셨겠지만, 위에 구밀복검님이 댓글로 적어놓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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