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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4/20 15:24:35
Name 카페알파
Subject 슬픈 애니메이션을 두 개 더 추천해 봅니다.

<소개하는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뒤로가기' 를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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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얼마 전 '4월은 너의 거짓말' 을 소개하는 글을 올렸었는데요. 내친 김에 슬픈 애니메이션 두 개를 더 소개해 보려 합니다. 실은 '4월은 너의 거짓말' 을 보기 전후에 하나씩 본 것이라 당시 슬픈 애니메이션 3연타를 했다는...... 덕분에 후유증이 심하긴─ 했는데, 그래도 나름 세련되게 이야기의 전개들이 되어 그렇게 격한 후유증은 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1. 플라스틱 메모리즈

- "소중한 사람과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 지금으로부터 멀지 않은 근미래의 시대, 인류는 우연히 제작하게 된 '기프티아' 라는 안드로이드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대학입시에 실패한 미츠카키 츠카사는 부모님의 연줄로 기프티아를 제조하고 관리하는 회사인 SAI 의 터미널 서비스 파트에 입사하게 됩니다. 거기서 기프티아인 '아일라' 라는 소녀를 만나 파트너를 이루면서 이런저런 일 ─ 수명이 다 된 기프티아의 회수를 해 나갑니다. 어느덧 아일라를 좋아하게 된 츠카사, 그리고 아일라 역시 츠카사에게 끌리게 되는데......

- 이것 역시 'A boy meets a girl' 의 공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뭐, 사실 슬픈 이야기라면 남녀간의 이별을 주제로 하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면 '만남' 또한 필수니까요. 남녀의 '만남' 과 '이별' 이야 애니메이션 뿐 아니라 동서 고금의 수많은 문학작품이나 영화 등 예술작품의 소재과 된 것이고 어찌 보면 식상하기 까지 하지만,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해 가고 연출해 가느냐에 따라 전혀 식상하지 않을 수 있지요.

-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식상한 작품은 아니었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런 설정들도 나쁘진 않았고, 중간중간 러브코미디스러운 장면이라든가 무거운 분위기에서 가벼운 분위기, 혹은 그 반대로의 전환이라든가, 어찌 보면 전형적이긴 하지만, 어찌 보면 개성적이라고 할 수 있는 주위 캐릭터들....... 각각 최소한 중간 이상의 점수는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위의 대사는 회수 직전에 아일라가 회수되는 기프티아에게 해 주는 말이었는데, 마지막에 츠카사가 아일라를 '회수' 하면서 마지막으로 아일라에게 해 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 대사뿐 아니라 아일라와 츠카사의 이별 장면의 연출은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뭔가 치밀어 오르면서도, 아련히 여운이 남더군요. 그 여운으로 한동안 다른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하지만, 결국 '4월은 너의 거짓말'을 보고 말았습니다!)

- 다만, 세계관 설정이 츠카사와 아일라의 마지막 이별을 위해 좀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설정된 느낌이 있어서 조금 불만이긴 했습니다. 애초에 수명이 10년이 안 되는 안드로이드, 더구나 인간과 비슷한 생각과 행동, 말을 하는 안드로이드를 파트너로 쓴다는 자체가...... 실제라면 인간 팀원들 상당수가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일 겁니다. 그리고 원더러의 존재도 좀......(실제로 '원더러' 라는 존재의 설정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듯.)

- 하지만,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구성과 캐릭은 훌륭하여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슬픈 애니메이션에 알러지가 있어서 절대 못 보시는 분이 아니라면 한 번쯤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 오프닝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일라의 표정이 에피소드마다 좀 다르게 나오는데, 대개 츠카사와의 관계에서 나오는 마음의 변화에 따라 표정이 변합니다. 이 부분만 모아놓은 영상이 유튜브에 있으니 한 번 보세요.( )

- 근데, 이 애니메이션의 엔딩이 열린 결말이라는 평가가 많던데, 제 생각에는 '열린 결말을 가장한 닫힌 결말' 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간의 스토리를 볼 때 마지막에 츠카사와 새로 파트너가 되는 기프티아가 누군지 뻔하거든요.



2. 플라네타리안

- "천국을 둘로 나누지 말아 주세요."

- 약 30년 전부터 세계적인 전쟁이 계속되고 세계는 황폐화되었으며 1년 내내 방사능비가 내리는 미래, 이런 와중에서도 살아남은 사람은 살기 위해 서로 죽고 죽이며, (전쟁 전에 내린 경비 명령으로 경비를 계속하고 있는) 로봇과도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있는 시대에, 폐품상 ─ 폐허 속에서 쓸만한 물건을 구해다 파는 ─ 을 하고 있던 주인공은 어느 날 무인 경비 로봇을 피해 예전에 백화점이었던 건물로 피신을 하게 되고, 맨 윗층으로 올라갔다가 웬 소녀형 안드로의드의 열렬한 환영을 받게 되는데.......

- 2004년, 'Key' 사에서 특이한 형태의 게임을 하나 발표합니다. 아니, 그것을 게임이라고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림과 글자가 계속 나오긴 하는데, 일반적인 미연시처럼 중간에 선택하는 부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엔터를 누르면서 단순히 내용을 읽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유저가 진행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란 없었습니다. 이래서야 소리와 그림이 나오는 책을 읽는 것과 다름이 없었지요. 그래서 제작사도 구태여 게임이라고 안 하고 '키네틱 노벨' 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작품은 수많은 덕후들을 울렸지요. 바로, '플라네타리안' 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 Key 사의 게임 중에선 비교적 오랜 동안 애니메이션화가 진행되지 않았던 작품으로 2016년, 장장 12년만에 비로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일단 웹 애니메이션으로 '플라네타리안 ~ 작은 별의 꿈 ~' 으로 5부작으로 만들어졌고, 2016년 9월 극장판이 개봉되었는데, 극장판 제목은 '플라네타리안 ~ 별의 사람 ~' 입니다. '플라네타리안' 은 최초의 키네틱 노벨 이외에 몇 편인가 드라마 CD 가 만들어졌고, 그 중 '별의 사람' 의 내용을 애니메이션화한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별의 사람' 내용을 앞뒤로 배치하였고, 가운데에 웹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붙여 넣은 듯 합니다. 근데, 그러다보니 상영시간이 길어져서 그런지 '별의 사람' 파트가 내용이 좀 과하게 생략시킨 부분이 있어 중간중간 내용이 연결이 좀 안 되는 부분이 있고, 이 부분은 좀 아쉽게 생각됩니다. 뭐, 생략하지 않고 그대로 넣었다면 거의 2시간 30분 ~ 3시간에 육박하는 상영시간이 되었을 테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아쉽긴 하더군요. 어쨌든 극장판 '플라네타리안 ~ 별의 사람 ~' 에서는 주인공이 천국(이라고 생각되는 곳)에서 유메미와 만나는 장면까지 나옵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극장판처럼 천국(이라고 생각되는 곳)에서 유메미와 만나는 것보다는 키네틱 노벨 본편이나 웹 애니메이션 판까지의 내용까지만 전개하고 끊는 것이 여운이 있고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달리 생각하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뭐 취향이니까요.

- 약 10년 전 몇 번을 플레이해서 읽어본 게임(?)이라 그다지 슬프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유메미가 마지막으로 "천국을 둘로 나누지 말아 주세요" 라는 말을 할 때는 역시 가슴이 먹먹해 지면서 눈물이 고이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 역시 슬픈 애니메이션에 알러지가 있는 분 외에는 추천하며, 개인적으로는 웹 애니메이션 판을 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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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로크루소
17/04/20 15:34
수정 아이콘
플라스틱 메모리즈...
5번이나 1화만 보고 못 본 애니입니다.
1화만 봐도 어떤 전개일지 다 알 것 같고, 그 아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마지막화에서 울 것 같고, 후유증 엄청 클 것 같아서 못 보고 있습니다..
후유증 한 번 오면 너무 오래 가는지라..
예전에 봤던 엔젤비트가 약간 부족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카나데 후유증을 남겼던 것 같이 아이라 후유증을 남길 것 같은 느낌이 엄청 듭니다.. 1화만 봤을 때는 둘이 비슷한 느낌이기도 하고요.

언젠가는 꼭 봐야겠네요.
헤나투
17/04/20 15:45
수정 아이콘
1번은 반전이 없는게 반전이더군요.
말씀하신대로 설정이 너무 작위적이죠.
다만 그걸 감안해도 볼만하긴합니다.

2번은 처음 들었네요. 한번 봐야겠네요.
Samothrace
17/04/20 16:03
수정 아이콘
4월은도 그렇고 플라스틱메모리즈도 그렇고 너무나도 작위적인 설정 때문에 좋다고는 절대 말 못하겠더라고요. 상황이나 소재들이 철저하게 배경으로 물러나 있고, 캐릭터들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현실이 설정되죠. 그것이 또 작위를 불러일으키고.. 감흥과 몰입을 강박적으로 몰아갑니다(그런 의미에서 작품이 뻔해지는 게, 단지 전개의 구태함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쉽게 치명타를 날리는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나 봅니다.

너무 친절하게 감정이 갈 길을 알려줘요.
스타슈터
17/04/20 16:05
수정 아이콘
플라스틱 메모리즈는 엔딩이 좀 뻔했지만 그럼에도 계속 보게 된게, 서로에 대한 감정을 받아들이고 그 짧은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그 과정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생각합니다. 끝을 알겠는데 끝이 안 났으면 좋을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한편한편이 다 소중하게 느껴졌고 몰입해서 볼 수 있었죠.

플라네타리안은 비가 오면서 눈물처럼 유메미 눈가에 흐르는 연출이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좀 짧아서 여운은 다른 슬픈 작품에 비해 덜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충분히 좋은 작품이였던 것 같네요!
17/04/20 16:39
수정 아이콘
플라메모는 저 대사가 여운을 더 진하게 해주는 증폭제같은 느낌이라, 저 대사를 알고 보면 여운이 반감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까지의 동화공방의 행보에서 유난히 튀는 녀석이라 더 관심이 가는 작품입니다.
cluefake
17/04/20 16:39
수정 아이콘
플라네타리안은 참 무난하게 추천하기 좋은 작품이죠. 열쇠사 것들 중 호불호를 제일 덜 타더군요.
하이바라아이
17/04/20 17:39
수정 아이콘
플라네타리안은 지난 분기에 애니메이션으로 접한 작품인데 최근 대중적인 작품들에서 보기 힘든 미니멀함이 먼저 눈에 들어오더군요. 라고 쓰고 보니 요즘 작품이 아니었죠 크크. 큰 감동을 느끼기에는 TVA가 좀 짧다보니 시간이 나면 이후에 이어지는 내용을 찾아보고 싶네요.
마법두부
17/04/20 18:35
수정 아이콘
플라네타리안 애니에 Gentle Jena 나오나요?
Riffrain
17/04/20 18:59
수정 아이콘
플라네타리안하면 역시 Gentle Jena지요!
원작처럼 플라네타리움 상영 장면에서 나옵니다.
마법두부
17/04/20 22:51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합니다. 꼭 봐야겠네요ㅜㅜ
Riffrain
17/04/20 19:06
수정 아이콘
플라네타리안은 중학생때 번역본을 플레이 했는데 그 여운이 며칠은 갔었습니다. 서브컬처를 떠나서 그냥 책으로 내도 누구에게나 무난하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다만 잘 못만들어서가 아니라 작품 자체는 수작인데도 불구하고 워낙 원작을 재밌게 해서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에 기대 이하였습니다.
진짜 너무너무 좋아하는 작품이라 최대한 완벽한 작품으로 나오길 바랐던지라 아주 사소한 작붕 하나하나에도 그렇게 아쉬움이 느껴지더라구요.
아유아유
17/04/20 19:51
수정 아이콘
플라네타리안이 애니가 있었나요? 한번 봐야 겠네요.나름 KEY빠 였는데...하하;;
북두가슴곰
17/04/20 20:29
수정 아이콘
플라메모는 딱 15년전? 그쯤에 나왔으면 지금보다 평가가 후했을지도 모릅니다.
플라메모 감성이 딱 그시절 나오던 라노베나 만화 감성에 잘 어울리는것 같았습죠.
한창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이라거나 '반쪽 달이 떠오르는 하늘' 같은게 한참 나오던 시절이기도 하고
같이 써주신 플라네타리안도 2004년도 작품인걸로 알고 있으니.
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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