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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9/20 00:54:25
Name 달토끼
Subject 흔한 헬조선의 지하철 진상열전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 부산교통공사에서 공익 생활을 했던 사람입니다. 매우 바쁘고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역에서 1년, 매우 한적한 역에서 1년의 근무를 했습니다. 그 동안 겪었던 진상들의 이야기를 좀 풀어볼까 합니다. 유게에 있는 ‘헬조선의 요절복통 119’ 에서 동기부여를 받았습니다.

주의! 이 글을 읽으면 암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사례1이 가장 약하고 사례 5가 가장 강합니다.

사례 1. 전철 안에서 담배를 피는 손놈이 있으니 빨리 단속하라는 연락이 왔네요. 전철 안에서 담배를 피다가는 2003년 대구 지하철 사건이 재현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매우 민감한 상황이죠. 직원 1인과 공익 2인이 내려가서 그 손놈을 전철 밖으로 끌어냈어요. 그러자 “이 개새X들이 내가 내 돈 주고 담배 피는데 왜 지X이냐! 이 개@*#& 십#^$ 개#*$ 새X들아!!” 그 와중에도 승강장에서 계속 담배를 펴서 급한데로 담배를 손으로 잡고 잡아당겼는데, 필터를 깨물고 있었는지 담배가 끓어졌네요. 그러자 손놈이 직원에게 갑자기 주먹을 날렸는데, 마침 그 직원이 권투를 배웠던 분이라 가까스로 피했습니다. 일단 역무실로 데려가기 위해 세명이 그 손놈을 끌고 개찰구까지 왔는데, 개찰구를 잡고 버티니 끌어낼 방법이 없네요. 때릴 수도 없고! 당시 제가 막내였는데, 그런 경우는 처음이라 너무 화가 나서 같이 욕을 했더니 갑자기 개찰구를 뛰어넘으면서 저를 팔꿈치로 내려찍더군요. 저는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지라 피했습니다. 팔꿈치가 몸에 살짝 닿기만 했네요. 그렇게 개찰구를 넘어서서 역무실에 데려간 후 경찰에 신고해서 파출소에 끌려갔습니다. 그리고 CCTV 화면도 경찰에 넘겼어요. 그런데 얼마 후 파출소에서 전화가 왔어요. 개찰구에서 팔꿈치에 찍힌 공익분 혹시 그냥 넘길건가요? 아님 걸고 넘어질건가요? 일단 파출소에 오세요. 그래서 난생 처음 파출소도 다 가봤습니다. 그 손놈은 거기서도 발광을 하고 있더군요. 저는 그런 사건이 처음이라 그냥 넘긴다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아깝네요.

사례 2. 마침 제가 CCTV 화면을 모니터하고 있었는데, 열차가 승강장에 막 들어오던 도중, 어떤 남자가 레일에 뛰어들었습니다. 제가 놀라서 비명을 질렀어요. 그런데 그 다음 순간 승강장의 다른 아저씨(이하 구원자 아저씨)가 뛰어든 남자의 패딩점퍼를 잡고 뒤로 끌어당겼습니다. 구사일생으로 사고를 면했죠. 전 직원과 공익들이 승강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뛰어든 남자의 점퍼는 반쯤 찢어져 있더군요. 얼마나 세게 당겼는지 아시겠죠? 승강장의 다른 승객들은 그 구원자 아저씨에게 박수를 쳤습니다. 직원들은 잡아준 아저씨에게 감사인사를 드리고 본사에 포상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훈훈한 이야기인 것 같죠? 진짜는 이제부터입니다.

다음날 아침, 역무실에 구원자 아저씨가 전화를 하셨습니다. “내가 어제 승강장에서 지갑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자살하려던 사람이랑 실랑이 하다가 떨어트린 것 같은데 혹시 못 보셨나요?” 직원들이 다 찾아보아도 지갑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CCTV 영상을 돌려보니....... 정말 실랑이 하다가 지갑을 바닥에 떨어트리셨더군요. 아찔한 순간이라 아무도 떨어진 것을 보지 못했네요. 그리고 직원이 도착하고 박수를 치던 그 타이밍에....... 어떤 아줌마가 슬그머니 지갑을 주워서 핸드백에 넣는 겁니다. 지갑의 위치나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당연히 그 구원자 아저씨의 지갑인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 상황에 그분의 지갑을 도둑질하다니....... 인간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사례 3. 역무실에서 근무하던 중 갑자기 어떤 아저씨가 들어왔습니다. 화장실 대변칸 바닥에 피가 흘러내린다구요. 저희도 깜놀해서 화장실에 달려갔는데, 정말 대변칸에서 소변기 쪽으로 피가 흘러내립니다. 생각보다 양도 많아요. 대변칸 문을 두드렸는데, 누군가가 안에서 울고 있어요. 대변칸 문을 렌치로 부수고 보니, 교복 입은 고등학생입니다. 손목에 커터칼을 그었네요. 역무실에 데려와서 제가 응급처치를 하고, 직원은 그 학생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어요. 치료하며 상처를 자세히 보니 살짝 긁은 상처가 수십 개나 되고, 한번 깊게 그었더군요. 그 상처에서 피가 멈추질 않았습니다. 학생은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아 보이네요. 일단 연고를 바르고 붕대를 감은 후 119 대원에게 인계했습니다.

그런데 그 고등학생의 아버지가 병원에 안가겠다고 하네요?! 그런 놈은 죽든 말든 별로 신경쓰지 않으니까 전화하지 말라고 합니다. 직원도 자식 있는 아버지라서 상당히 화가 났습니다. “아들이 그 지경이 됐는데 무슨 말입니까? 병원에 가보셔야죠.” 라고 하고 몇 마디 더한 후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대략 30분 쯤 후, 어떤 남자가 역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아까 전화 건 놈 누구냐? 죽여 버리겠다!” 하면서 발광을 합니다. 자해한 학생의 아버지더군요. “감히 나한테 훈계를 해?” 하면서 책상 위의 집기들을 집어던지면서 온갖 욕을 다 하는데 정말 필설로 형용이 안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진짜 황당한 건 역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병원에 가지 않고, 역무실에 들이닥쳤다는 거죠. 아들은 과다출혈로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는데 아버지란 놈은 병원에 가보라고 말한 역무원을 죽이겠다고 설치고 있는 겁니다.

사례 4. 이건 직접 격은 건 아니고, 다른 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지하철 막차 시간에 가까운 늦은 시각, 모 역에서 어떤 부부가 역무실에 들어옵니다. 부역장과 젊은 직원 한명이 있었어요. 남자가 길을 물었어요. 그런데 직원도 모르겠다고 답했네요. 그러자 남자가 젊은 직원의 배를 주먹으로 칩니다. 한방에 쓰러지네요. 영상 보니 동작이랑 스피드가 장난 아니네요. 부역장이 무슨 짓이냐고 소리치자 60세의 부역장에게도 주먹을 휘둘러 쓰러트리고 발로 밟습니다. 그러고는 역무실을 나가서 사라집니다. 경찰에 신고하여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그러자 다시 역무실에 여자만 왔습니다. 합의를 종용합니다. 당연히 합의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불친절 게시판에 글을 싸지릅니다. 어떻게 공무원이 이럴 수가 있느냐?(공무원 아니라 공기업 직원이니 민간인이죠;) 시민이 사과를 하고 합의를 부탁하면 당연히 들어줘야지! 우리 남편이 이것 때문에 얼마나 정신적 충격이 큰지 아느냐?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해당 역의 역장님은 답글을 의무적으로 달아야 합니다. 답글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이 시작되었습니다. 고객님의 댁에도 봄기운이 완연하길 바랍니다.” 아아 시적입니다. 불친절 게시판에 답글을 쓸 때에는 저런 식으로 시작하라고 매뉴얼이 있어요. 쌍욕을 하고 싶을 텐데도 저런 글을 써야하는 역장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사례 5. 자살! 네 그렇습니다. 공익 근무 기간 동안 내가 겪으면 어쩌나 그렇게 걱정하던 자살 사건!을 제 동기가 겪었습니다. 원래 자살 사건이 일어나면 경찰에 신고하고 과학 수사대가 와서 사건을 수사할 때까지 사건 현장을 보존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빠른 열차 운용 재개를 위해 직원들이 현장 사진을 찍고 시신을 치워 버립니다.

그런데 직원이 치울까요? 지하철 자살을 한 시체가 어떤 모양일지 상상이 가십니까? 잠들 듯 편히 죽은 모양은 분명 아니겠죠. 열차 밑에 들어가서 갈리는데요; 동기는 그런 시체를 커다란 비닐로 싸서 치웠습니다. 직원들은 멀찍이 떨어져서 지시만 하고 공익들이 다 치웠습니다. 시체를 쌀 때 감촉, 싼 후 비닐을 들어 올릴 때 손에 흐르던 피, 으깨진 육편이 아직도 생각난다고 합니다. [단언컨대 지하철 최악의 진상은 자살입니다.] 그리고 지하철은 빠른 재운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사장님이 해당 역에 케이크를 하나 보내주셨네요? 아 사장님 돈 좀 쓰시지 겨우 케이크 하나라니. 자살 당시 근무했던 직원 수만 해도 9명인데.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공익보다 월급을 10배에서 25배쯤 받는 직원들은 시신을 치우지 않고 공익이 치우고, 사장은 그걸 겨우 케이크 하나로 퉁치고. 이래야 내 헬조선이죠?

-------------------------------------------------------------

사실 큰 역에서 근무하다보면 사례 1 정도의 폭력성을 보이는 놈들은 하루 평균 1명 정도는 봅니다. 나중에는 그런 인간들 달래서 돌려보내는데 도가 텄습니다. 그리고 특이한 증상이 하나 생겼는데요. 어제 있었던 진상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어제 진상이 왔던 것은 기억나는데 그 진상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뭘 했는지 기억이 잘 안나요. 저 뿐만 아니라 같은 역에서 근무했던 공익들의 공통 증상이었습니다. 그 덕에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그런 증상은 소집해제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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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지마
16/09/20 01:01
수정 아이콘
엄청나네요....
킹찍탈
16/09/20 01:02
수정 아이콘
사례6이 없는데 5의 오타인가요?
답답함도 자극이 됐나.. 더 큰 6을 찾게 되네요
달토끼
16/09/20 01:03
수정 아이콘
아 실수네요. 수정할게요.
16/09/20 01:03
수정 아이콘
6이 과연 무엇이길래 차마 글로 적지도 못하셨는가 했네요....
yangjyess
16/09/20 01:04
수정 아이콘
병원에서 일하는 친구가 응급실에 온 그 [봉다리]를 본 이야기를 해주더라구요. 부위별로 담겨져 왔다나...
달토끼
16/09/20 01:18
수정 아이콘
부위별이라니...하아...불쌍한 내 동기...
16/09/20 01:05
수정 아이콘
이글을 읽고 감기바이러스가 죽었습니다.
전자수도승
16/09/20 01:06
수정 아이콘
자살이 사례 5인데 대체 사례 6은.....
너무 끔찍해서 기억에서 지워버리신건가
16/09/20 01:07
수정 아이콘
대체 어느 부분이 진상인 거죠? 마지막 사례 빼고 다 범죄레벨 아닙니까...?
달토끼
16/09/20 01:22
수정 아이콘
지하철 직원 입장에서는 범죄 레벨이라도, 당장은 관리를 해야 합니다. 역사 안에서 안전 사고나 민원이 발생하면 안되니까요. 그래서 경찰 불러놓고 뒷짐지고 있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진상과 별 다를바가 없지요.
손예진
16/09/20 01:24
수정 아이콘
와... 이건 뭐 다이나믹하네요 정말 .....: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6/09/20 01:25
수정 아이콘
생생한 경험담 잘 읽었습니다.. 와.. 암이 암에 걸려 암이 나을듯.. 크ㅠ 사례가 내려갈수록 하드코어한데 개인적으로 경악하게 된건 사례 2 네요. 허......
16/09/20 01:28
수정 아이콘
의무소방으로 일했는데

저거보다 더한놈들많습니다;;

외로워서 아픈척해서 119부르는 유명하신분도 있고 (1달내내 하루도 안거르고 새벽에 부름 그래도 처벌규정없음;;) 이만 생략..
달토끼
16/09/20 01:42
수정 아이콘
소방과 경찰이 최악의 케이스만 도맡아 처리하지 않습니까? 존경합니다. 정말로요.
아트스
16/09/20 01:46
수정 아이콘
자살사건은 진짜 트라우마로 남겠죠? ㅠㅠ 자살사건에 받을 정신적고통을생각하면 오히려 현역으로 갔다온게 더 나을수도있다는 생각이 들게되네요 ..
달토끼
16/09/20 02:02
수정 아이콘
그 동기는 4개월 정도 고기를 못 먹었습니다. 원래 고기 귀신이던 녀석이었는데.. 악몽도 일주일 정도 꿨다고 하더군요.
또니 소프라노
16/09/20 02:00
수정 아이콘
사례3의 그 애비라는 작자의 짓거리를 보니 학생의 행동이 좀 이해가 되는군요... 사례5는 미친거 아닙니까 저걸 무슨..
달토끼
16/09/20 02:05
수정 아이콘
자살 사건의 경우 직원 따라 역장 따라 좀 케바케이긴 합니다. 공익에게 치우게 하는건 비슷한 것 같지만요; 솔선하는 직원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16/09/20 13:45
수정 아이콘
정말로 저런건 공익이 치우는일이 많습니다.
역장은 "상부에 연락할테니까-" 직원은 "경찰에 신고할테니까-" 이런식으로 딴짓들하느라 바쁘시고 일단 공익을 현장에 보내죠.
먼저 가있다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일을 하게되고 ...
물론 안그런곳도 있고, 솔선수범하는 역장님이나 직원분들도 있지만 소수죠...
16/09/20 02:22
수정 아이콘
난 행복한 거였어.. 나 행복해.
주여름
16/09/20 02:52
수정 아이콘
제가 직접 눈으로 다 본듯 한 묘사네요. 잘 읽었습니다.
나는 조석이다
16/09/20 06:44
수정 아이콘
참 별의별 인간이 다 있군요.

다음부턴 이런분들에게 도움받을 일 있으면 꼭 감사하다고 말씀드려야 겠네요.

아울러 공중도덕과 인성함양을 해야겠습니다...
앙토니 마샬
16/09/20 08:05
수정 아이콘
"지하철은 공익계의 해병대" - 천명훈

정말 다양한 경험 많이하셨네요
율곡이이
16/09/20 08:30
수정 아이콘
사례2 아줌마 잡았는지 궁금하네요...
달토끼
16/09/20 12:27
수정 아이콘
구원자 아저씨가 신고하겠다고 하긴 했는데, 그 후로는 모르겠네요.
스타카토
16/09/20 08:45
수정 아이콘
글 제목에 오타가 있군요!!! 수정해주시죠~~~
진상 ->범죄!!!!!!
인간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신다는 말씀 충분히 공감가고 이해가 되네요
Helix Fossil
16/09/20 08:52
수정 아이콘
더욱 슬픈사실은 직원들은 월급이라도 받으면서 이런 개진상들 처리하죠.
공익들은 군인월급 받으면서 직원들처럼 날새고, 굴러야 됍니다.
16/09/20 08:55
수정 아이콘
으... 괜히 지하철 공익이 힘들다고 그러는게 아니군요.. 작은 역이 이정도면..
16/09/20 09:12
수정 아이콘
저도 지하철 공익했는데...
자살빼고 비슷하게 다 겪었네요 크크
16/09/20 09:33
수정 아이콘
민원도 별 민원이 다 들어옵니다. 기억나는 사례 하나는 지하철 유리가 너무 깨끗해서 얼굴이 비추니까 기분 나쁘다는 식의 민원이었네요.
16/09/20 12:25
수정 아이콘
실례가 안된다면 어느역에서 근무하셨나요?
스크린도어가 없다니 ㅜㅜ
달토끼
16/09/20 12:26
수정 아이콘
당시엔 스크린도어 없는 역이 대부분 이었어요. 서면 같은 환승역에나 있었습니다.
16/09/20 13:27
수정 아이콘
아 본문에 시기가 있었군요 ㅜㅜ
16/09/20 13:36
수정 아이콘
제 근무지는 스크린도어가 있는곳이라 시체를 본일은 없지만 나머지 사례는 비슷한 경험이 다 있네요,

진상 고객 이야기는 하다보면 끝도없이 나오고, 글에도 적혀있으니 겪어봤던 어이없는 직원 이야기를 해보면.
야간 막차 시간때 상행전철이 끝나서, 게이트밖으로 고객들을 다 내보낸뒤에,
무전기로 역내 전체방송을 하면서 승강장 순회를하러 내려갔는데.
내려오니까 선로쪽에있던 직원분들이 막 소리를 지르십니다.
"야! 야! 야! 너 공익! 저-짝으로 뛰어가봐 빨리! 왜리렇게 늦게 내려와 차 출발한지가 언젠데 바로 내려와야지 놀러왔냐- 궁시렁 궁시렁"
해서 네네 하고 무슨일인가 뛰어가보니까 막차에서 내린 취객분이 선로로 떨어져서 자고있더라구요.
일단 같이 내려왔던 동생보고 무전기로 운전쪽에 무전하라고 시킨다음 직접 내려가서 데리고 올라오면서 생각해보니까,
자기말대로 막차가 간지가 언젠데 지들은 놀고 있으면서 저보고 빨리 뛰어가라고 하는지 궁금해져서
다음날 아침에 cctv를 돌려봤습니다.
열차 출발한지 1분정도 뒤에 취객분이 비틀거리다가 선로쪽으로 떨어졌는데
그 직원들은 한명이 그쪽을 슬쩍 쳐다보더니 뭐라고 얘기한뒤 잠시 다같이 쳐다보다가 제가 내려올때까지 그냥 놀고만 있더군요.
내가 유아인도 아니고 참 어이가 없어서 ...

지하철 공익하는동안 가장 많이 들어본 이야기가,
"세금만 받아 쳐먹으면서 니들이 하는게 뭐냐 @#$%^&*" 뭐 대강 이런류의 소리들인데
(직원이 아니라 월급도 20만원받는데 직원으로 오해받고 항상 이런 민원을 ...)
저런분들을 볼때마다 동의를 해주고 싶어집니다.
다른글에도 댓글을 남겼던거 같은데,
코레일 소속에는 정말 이상한일로 욕먹고, 맞고 ...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월급도둑질 하시는분들도 참 많습니다. 월급뿐만이 아니라 역의 수익금까지 도둑질하는 좀도둑도 있구요.
그런 사람들때문에 정말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까지 폄하되고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힘들게 근무하고있을 역무원분들과, 지하철 공익분들 힘내세요! 2년만 참으면 봄이옵니다.
달토끼
16/09/20 14:14
수정 아이콘
세금 도둑놈들 진짜 많죠. 게다가 코레일이나 지하철은 세금 + 운임으로 운영되니 내가 이런 놈들 월급 주려고 지하철 운임을 꼬박꼬박 낸건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꽤 많았죠.
토다에
16/09/20 16:00
수정 아이콘
자살하신분들 사체 치우는건, 참 나중에라도 트라우마로 남겠네요. 노고 많으셨습니다.
자본주의
16/09/20 20:21
수정 아이콘
솔직히 제가 공익이면 이기적이라는 소리 좀 듣더라도 5번 절대안할거같네요; 저런일 생기면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을듯.
탈리스만
16/09/20 22:50
수정 아이콘
사례2에서 일단 숨이 턱하고 멈춰서 내렸습니다.
굿리치[alt]
16/09/21 00:28
수정 아이콘
부산교통공사 직원입니다.
제가 입사하기전에 공익생활하셨군요 크크
요즘도 진상들 많습니다.
가족끼리 지하철이용하는데 부부는 정상적으로 카드찍고 타는데 자녀 둘은 그냥 무임승차하길래 그러시면 안된다고 부가운임내야한다고 하고 보냈더니
다음날 바로 voc에 글올리더군요. 내용은 자녀들앞에서 창피함을 줬답니다. 애초에 창피할짓을 한게 누군데..

그외에도 차비없다고 차비빌려달라는사람(안빌려준다고 욕하네요)
부정승차잡는데 잡는다고 뭐라하는사람
얌체같은 노인분들도 있습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이 썰을 풀었다간 악용하는 사람이 나올까봐 못적겠네요 덜덜

예전에는 시체를 직접 치웠나보군요.
요즘은 아무리 시간이 오래걸려도 119올때까지 그대로 놔두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체치우고 바로 물청소까지 싹 헀는지 핏자국이 하나도 없더군요.(제가 사고열차 뒷열차였습니다.)
이제는 모든역에 psd가 생겨서 사상사고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까워졌죠.

저도 명절날 근무하다가 사상사고 날뻔한 적이 있었는데
젊은 남녀가 선로에 내려와있더군요. 놀래서 기적 밟고 다행히 남녀가 옆으로 피해서 사고는 안났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남자가 자살하려고 내려왔었고, 여자는 말릴려고 내려와있었다더군요.
달토끼
16/09/21 02:34
수정 아이콘
직원 분이군요. 저도 근무해 보니 지하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고,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악성 민원과 역무실 보안에만 좀 더 신경을 쓴다면 훨씬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운영직에 한정된 생각 입니다.)

그리고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이 든 직원들 중에서 월급 값은 물론이고 나이 값조차 못 한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그런 분들이 빨리 퇴직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런 분들은 젊은 직원들에게도 부담이 되겠죠. 그래도 좋은 직원 분들도 꽤 만났고,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네요.

아무튼 안전한 부산의 두다리 편안한 시민의 동반자가 지하철 아니겠습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fOr]-FuRy
16/09/21 11:19
수정 아이콘
와...정말 다이나믹하네요...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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