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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5/09 22:33:14
Name ipa
Subject [LOL] 높이의 LCK, 속도의 LPL - 롤2에 관하여 (수정됨)



2018년은 완전한 lpl의 해였습니다.

어나더레벨 킹존을 필두로 lck의 대표들이 온갖 무대에서 다양한 내용으로 lpl에 무릎을 꿇었던 것은 꽤나 충격이었습니다.
삶의 낙이라곤 롤 하고 롤 보기가 팔할인 저 같은 롤창에겐 충격이라는 말로도 부족했습니다. 비통? 분통? 막 짜증이 났다가 시무룩했다가 다시 화가 나기도 하는, 갱년기 여성 같은 감정상태를 만들어내는 그 무엇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뭔가 글을 하나 써보고 싶었습니다.
몇번이나 구상하다 포기하고 써보다가 지우고 했었는데, 오늘은 그냥 왠지 삘이 받네요.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라 횡설수설일 수 있고, 의식의 흐름대로 써내려가는 글이라 허접할 겁니다.
이하는 제 주관적인 생각이자 좁은 식견에 기반한 분석임을 미리 밝히고, 본문 내에서는 굳이 이 점을 반복해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허접하면 읽기라도 편해야지 하는 생각입니다.

여튼,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작년의 lpl 쇼크를 계기로 종종 롤판에 언급되곤 하는, 소위 롤2 메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최적화의 리그, LCK 클래식


lck는 마치 애플의 아이폰 같습니다.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고 아름답지만 그 결과물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연구와 복잡한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코치진의 리더쉽에 순응하는 조직화된 팀 체제 하에 소화되는 엄청난 양의 반복연습.
그러한 과정의 축적으로 발전한 선수들의 개인기와 고도화된 운영 노하우는 국제 롤씬에서 "변수만 없으면 이기는 경지"를 이루어냈습니다.
심지어 리그 전반이 그러한 경지를 지향하며 상향평준화 되어가고 있었죠.

자연스럽게 lck는 변수라는 군더더기를 빼고 실수라는 버그를 제거해가며 "운영의 lck"를 완성해나갔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lck는 한마디로 요약하면 "최적화의 리그"입니다.

최적화의 리그 lck가 구축한 "lck 클래식"은 시야장악과 라인스왑, 1-3-1로 대표되는 변수통제의 롤이었습니다.


lck는 라인관리를 매우 중요시하는 리그입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라인킬이나 한타를 보고 적지만 확실한 골드를 보장하는 웨이브를 포기하는 선택을 꺼립니다.

인원배분에 있어서도 과투자를 기피하고, 실패하더라도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운영을 선호합니다.
lck의 이러한 지향은, 초반 단계에서는 상성이나 개인기가 밀리는 라인을 유연한 인원배분으로 커버하는 라인스왑 운영으로 구현되었습니다.

 
중후반 단계에서는 1-3-1이라는 대표적인 운영형태로 나타납니다. 팀콜이 중요하고 시야를 통한 운영주도권이 필요한 난이도 높은 운영이지만, 그만큼 타워공략이라는 궁극적 목적에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운영이죠.

이러한 운영의 기본이자 근본은 시야에 있었습니다.
lck는 시야를 그 자체로 중요한 오브젝트로서 인식하고, 최적의 시간, 기회비용, 인원 투자로 시야를 확보하는 운영을 발전시켰습니다.

시야를 중요하게 여기고, 라인관리를 통해 차곡차곡 쌓이는 확실한 이득을 선호하며, 가장 효율적인 인원배분을 찾아 최적화된 결과를 추구하는 리그.
개인기보다는 팀 차원의 조직적인 전략과 고도화된 운영 개념의 공유가 중점이 되는 리그.

누적된 훈련량과 세밀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강점은 위와 같은 치밀한 팀 차원의 전략전술을 완성도 높게 숙성시켰습니다.

lck 최상위권 팀들은, 고도화된 라인스왑을 통해 상성을 상쇄했고, 알뜰한 라인관리를 통한 cs로 차이를 벌리거나 역전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다졌으며, 후반에는 싸우지 않고도 주도권을 쥐고 흔들면서 해외팀들을 이겼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늘 상대의 갱킹이나 예기치 못한 합류전, 한타와 같은 위험요인(=변수)를 통제하는 와드가 절묘하게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간혹 개인기가 뛰어난 해외 선수들은 있었지만, 치밀하게 설계되고 훈련된 lck의 스마트한 팀 전략을 극복하지는 못했습니다.

13년도부터 17년도까지 대부분의 국제전에서 해외팀들은, lck팀들이 국제전에 출전할 때 늘상 던지곤 했던 출사표처럼 "우리만 실수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패배했습니다.




2. 패치의 변화와 LCK의 위기



언제부턴가, lck클래식의 중요한 축들이 패치를 통해 하나씩 꺾여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와드 갯수가 제한되기 시작했습니다.
시야 장악은 변수를 통제하는 가장 기본이자 근본이었습니다. 일단 유리해지면 일방적으로 상대를 쥐고 흔드는 것이 가능했던 삼성화이트류의 lck 클래식이 종말을 고했습니다.

포탑의 내구도 시스템, 전령의 도입, 용 버프의 변경은 라인스왑을 무력화시켰습니다.
어느 한 라인의 상성이나 개인기량이 다소 불안해도, 유동적으로 라인을 스왑하며 전체적인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최적화의 카드를 하나 더 잃었습니다.

포탑방패 시스템의 도입으로, 라인전 단계에서는 1 대 1 딜교환에서 우위를 가져가고 라인을 밀어붙일 수 있는 개인기가 즉시 골드로 치환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안그래도 시야 확보 수단이 부족한 상황에서 바위게의 존재는 시야만 먹을래도 상대와의 몸싸움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피곤한 양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승리의 수단으로서, 팀 차원의 스마트한 운영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고 개개인의 스킬샷 적중률과 회피율 같은 메카닉의 비중은 늘었습니다. 싸움을 회피하여 거두는 승리는 어려워지고 싸움을 통해 이기는 것이 승리의 지름길이 되었습니다.


변수를 통제하는 팀플레이의 최적화와 그 완성을 지향하며 달리던 lck에게 갑자기라면 갑자기, 서서히라면 또 서서히라 할 수 있는 속도로 다른 방향의 지시등이 켜지기 시작한 거죠.
달라진 방향에 적응하지 못한 lck는 마침내 분기점에 이른 작년 한해, 크고 작은 추돌사고들을 겪었습니다.
돌아보면 위험신호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한 방향으로 공고화되어 가던 팀적 전략이 리그 차원에서 누적되자 일종의 "빌드화"에 이르렀습니다.
그러한 빌드와 법칙을 리그 내 모든 팀들이 당연한 것으로 공유하고 지향하자, lck의 경기는 어느 리그보다도 이른바 "턴"이 명확한 게임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리턴을 최대화하기보다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기본적인 개념이었고, 시야는 전진 라인이 아닌 방어선이었으며, 확실하지 않은 싸움보다는 조금씩 이익을 쌓아가다 이기는 운영을 선호했습니다.

패치가 지향하는 메타와 lck가 지향하던 방향이 가장 멀어졌던 작년, 분명히 lck리그 내에서도 미묘한 이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리그의 모든 팀이 서열의 차이만 있을 뿐 지시등과 다른 방향을 함께 달려가던 그 시점, lck 경기 내에서 유독 안일한 소강상태가 자주 나왔던 것을 기억합니다. 작년에는 분명히 그랬습니다.



이쯤에서 한 가지 고백하고 가자면, 제 티어는 방금 실버 승급전을 두번째 떨어지고 온 브론즈입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제 주관적인 의견이 지금까지보다 훨씬 많이 들어갑니다. 저보다 식견이 탁월하신 분들이 많으실테니 그냥 재미로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3. "라인과 타워"의 시대에서 "정글"의 시대로



"LOL은 라인과 타워로 하는 게임이다"

누가 한 말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여튼 엄청 롤잘알인 사람이 했던 말인 건 확실합니다.
그리고 그 말이 가리키는 개념을 가장 잘 구현했던 리그가 lck였다고 생각합니다.


협곡의 영역은 크게 라인과 정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라인에는 미니언과 타워가 있습니다.
확실하고 착실한 골드와 궁극적인 목표물이 있는 곳이죠. 그리고 자동적으로 일정 수준 시야가 밝혀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라인 주도권을 가지고 있으면 라인에 있는 그러한 이득들을 획득할 수 있게 됩니다.
cs를 통해 기초체력을 축적하고 타워 획득을 통해 스노우볼을 굴리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생존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글에는 각종 버프몹과 부쉬가 있으며 라인을 가로질러 이동할 수 있는 단축통로로서의 기능이 있습니다.
반면 인위적으로 와드에 의해 시야를 밝히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시야를 밝혀주는 웨이브가 없는 지역입니다.
가치 높은 정글몹들과 기습의 기회가 널려 있는 곳이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높은 곳.
변수와 리스크를 싫어하는 lck의 관점에서는 "우범지역"이라고 부를만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건대, 제가 작년에 lpl의 플레이를 보며 느꼈던 이질감의 핵심은 정글에 대한 개념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의 정글은 포지션의 개념이 아니라 앞서 말한 공간으로서의 정글입니다.

제게 익숙한 프로씬에서의 정글 활용법은, 정글러가 정석적으로 정글링을 하고, 서포터가 상대의 포지션을 체크하면서 간헐적으로 시야를 확보하며, 그렇게 얻은 시야를 바탕으로 라인 위주의 운영을 하는, 그러다가 정글 차이가 벌어지면 비로소 잘 큰 정글이 상대 정글을 약탈하곤 하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마치 cctv를 달아놓고 경찰들만 순찰을 돌며 일반인들은 웬만하면 출입을 꺼려하는, 진짜 우범지대처럼요.

그런데 lpl의 방식은 조금 달라 보였습니다.
라인에서 이득을 보면 상대적으로 이른 타이밍에 정글러와 라이너가 함께 적 정글에 막 들어갑니다.
서포터만 살짝 들어가 와딩하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서너명, 아니 너댓명이 손잡고 막 들어가서 정글 몹을 털어먹고, 기습을 하고, 라인을 가로질러 상대 라이너를 협공합니다.
적 정글에 밝혀진 와드는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고 라인에서 이득을 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곳까지를 내 영역으로 만드는 경계석이 됩니다.

마치 예전에 lck가 라인전에서의 이득을 1-3-1로 굴리듯이, lpl은 정글에서의 콤비플레이를 통해 게임을 빠르게 굴립니다.
전장이 주로 라인과 오브젝트 앞 강가로 한정되었던 lck와 달리, lpl에서는 정글에서의 한타도 자주 벌어집니다.


그러다보니 정글에 대해 여전히 보수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던 lck가 lpl에 정글 주도권을 빠르게 뺏기고, 그 때문에 lck식 운영의 전제인 시야장악이 어려워지고, 팀 차원의 커버플레이도 불가능해지면서, 개인기와 저돌성으로 밀고 들어오는 lpl의 주도적인 한타를 회피하지도 못하며 말려버린 것이 작년의 참패가 아닌가 하는 겁니다.

사실 작년의 국제전이나 올해의 lpl을 보면서는 어렴풋이만 느껴졌던 경향입니다.
쟤네들은 왠지 lck에 비해 정글시야를 쉽게 먹는 느낌인데? 뭔가 정글에서 사고가 많이 벌어지는데? 하는 정도의 느낌적인 느낌.

공간으로서의 "정글"이 달라진 메타에서 큰 의미를 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보다 명확하게 하게 된 것은, 역설적이게도 lck 결승에서였습니다.
3세트 내내 유리함을 가져간 skt가 보여줬던 플레이. 그리고 그 플레이를 짚어주던 김동준 해설의 멘트.

"그렇죠! 정글몹이 더 비싸고, 무리하게 라인을 밀어붙이는 것보다 정글을 싹 장악하는 게 더 이득일 수 있어요!"
(정확하진 않지만 대강 이런 뉘앙스였던 것 같습니다.)

어나더레벨을 보여주었던 1라운드의 그리핀과, 정글러의 기량대로 정리된 스프링 시즌의 최종 순위도 역으로 떠올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죠.

정글러가 게임의 중심이 된 메타의 전제에는 정글이라는 영역 자체의 재해석이 깔려 있는 것이 아닐까.
예전에 lol의 골밑이나 미드필드가 (미드)라인이었다면, 이제는 정글이라는 변수덩어리의 영역이 된 것이 아닐까.
그래서 변수 통제에 최적화된 lck가 아니라 변수 창출을 즐기는 lpl이 왕좌를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리하여 마침내, 라인과 타워로 하던 lol이 저물고, 정글을 지배하는 자가 게임을 지배하는 롤2가 시작된 것이 아닐까 하고요.



4. 마무리


본문을 다시 읽어보니 버퍼링 걸렸다 풀린 것처럼 논지가 비약되기도 하고 제목과 결론은 백만년만큼 멀어져있고 막 그러네요.

그래도 무슨 말이 하고싶은 건지 대강은 이해하실 분들이 더 많으시리라 믿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뭐랄까... lck 화이팅이란 얘기입니다.




5. 3줄요약


- lck는 변수를 꺼려하고 라인 운영 위주의 팀 단위 최적화를 추구해온 리그다.
- 그런 lck의 지향성상 정글이라는 영역은 적극적으로 개척하기보다 라인 운영을 위해 경계해야 하는 영역이었다.
- 반면 lpl은 상대적으로 싸움과 리스크 감수에 적극적인 리그이고, 정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득을 굴리는 운영을 일찍 개척한 듯 하다.  
- 겜게에 글쓰는 게 이렇게 어려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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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9 22:39
수정 아이콘
블랭크의 칼날부리 사랑은 미래를 앞서 내다본 선구자(마침 이름도 선구...크크)적인 플레이였던것인가요! 크크크 정글 장악이 중요한 메타란점은 동의합니다. 앰비션도 유리해지면 시야먹고 무리안하고 정글만 탈탈 털어먹어도 이긴다그러니... 기껏 라인전 잘해놓고 카정안들어가서 안굴리는 팀보고 답답해하더라구요.
19/05/09 22:49
수정 아이콘
오... 강찬밥도 아니고 앰비션이 그런 말을 하다니, 글에 자신감이 생깁니다. 크크
19/05/09 22:54
수정 아이콘
앰비션이 해설하거나 본인 게임할때마다 늘 하던 얘기 패턴이 이렇습니다.

1. 유리한 팀이 상대 정글 털어먹기 시작하면 어지간한 큰 실수 안하면 안진다 (비슷한 예로 바론 먹었을때)
2. 불리한 팀이 자기 정글을 그래도 지키고 먹으면 (꼭 정글이 먹는게 아니라 아군 누구라도 먹고 있으면) 그래도 할만하다고 합니다. 반대로 정글마저 뻇기기 시작하면 엄청 불리해진다고 말하고요
19/05/09 22:59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lpl 팀들이나 1라운드 그리핀 보면 그걸 콤비 플레이로 하더라고요.
정글러 혼자, 라이너 혼자 들어가서 몰래 훔쳐먹는 게 아니라 3인 1조 이런 식으로 같이 들어가서 강도질하는 느낌으로 와드 박고 정글몹 털어먹는 걸 너무 이른 타이밍에 자연스럽게....

그러다보니 정글몹 약탈이 한결 더 확실하고 쉬워집니다. 대신 라인은 완벽하게 관리해놓은 게 아니면 좀 손해를 볼 수도 있겠죠.
치토스
19/05/10 00:23
수정 아이콘
페이커 최전성기때 제일 잘하던짓(?)이 그거죠.
유리하면 자기 라인 기계처럼 조절 해놓고 칼 같이 상대 동선 봐가면서 정글 빼먹기
스트라스부르
19/05/09 23:14
수정 아이콘
옛날에 인간들이 협곡에 살 땐 정글은 프레데터가 사는 위험한 곳이었는데
요즘 등장한 에일리언들은 '프레데터? 2:1로 싸우면 내가 이기는데? 아니야 - 운이 나쁜 것만 아니라면 1:1로도 내가 이겨' 라면서 상대 정글에 막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Bemanner
19/05/09 23:46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한국이 작년에 무너진건 (주로 미드) 라인전이 95% 이상 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포탑방패는 18시즌에 있지도 않던 시스템이고 한국 팀의 스타일, 유럽 팀의 스타일, 중국 팀의 스타일이 지역별로 나뉘는게 아니라 팀별로 나뉘었습니다.
RNG와 IG를 같은 중국팀이라고 묶는 게 아니라 RNG는 젠지의 상위호환, IG는 킹존의 상위호환인 팀이었고 G2는 스플릿 위주 팀이었고 ... 지역별로 스타일이 나뉜다는 건 그냥 기억하기 쉽게 하는 일반론이지 작년 국제대회에 적용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고 봅니다.

유칼이 루키한테 0:5로 어나더레벨을 느끼고 그 쿠로가 그 옌슨한테 0:3으로 지고 크라운이 하다하다 18말자하까지 꺼내는 상황이 오는데 이게 전략전술의 문제인가.. 싶습니다. 그냥 RNG한테 질 때는 바텀, 다른 팀한테 질 떄는 미드 라인전이 안되서 졌어요.
19/05/10 00:07
수정 아이콘
비슷한 생각입니다. 너무 크게크게 묶어서 프레임에 갇히는 느낌이 들어요. 물론 리그마다 팀마다 스타일은 있죠. 캐리라인도 다 다르고 게임 풀어가는 방식도 다르고 상대에 따라서도 다르고..
19/05/10 00:36
수정 아이콘
포탑방패는 패치의 경향을 말하면서 언급된 부분입니다.

팀적인 전략전술로 개인기를 커버하는 운영 위주의 게임양상을 지양하고, 손가락으로 게임하는 양상을 지향한다는 거죠.

Lck 클래식에서 솔랭과 프로 경기를 완전히 다른 게임이었다면, 라이엇의 패치 방향은 솔랭과 프로 경기의 간극을 좁히려 하는 것 같아요.

전에도 개인기가 뛰어난 해외 라이너는 있었고, 한 라인이 무너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팀 차원의 스마트한 운영으로 꾸역꾸역 메꾸며 극복했죠.

근데 그 역전의 기반인 정글이 한 박자 더 빠르게 장악당하니 더 손쓰지 못하는 느낌으로 무너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다크템플러
19/05/10 02:16
수정 아이콘
작년 아프리카는 쿠로가 1세트때문에 라인전부터 털린이미지가 있는데, 1세트는 사고에가깝고 사실 2세트부턴 라인전은 큰 문제없었다고봐요. 근데 오히려 봇라인전이랑 한타가 전혀 안된게 컸죠. 조합도조합인데 애초에 아프리카는 말하신 팀별스타일로치면 한타보단 스플릿 극한찍은 팀인데 스플릿 안되는 메타다보니 한타하는데 한타력은 후달리는..
아웅이
19/05/10 16:41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KT는 미드차이로 패배했죠. 극한의 탑 스플릿 캐리로 온 아프리카나 리산드라의 재발견으로 간 젠지는 체급이 살짝 낮았다고 보구요.

리그별로 스타일이 같다고 보기엔 IG와 RNG가 거의 양극단이죠 크크
아웅이
19/05/10 16:42
수정 아이콘
정글위주라기엔 웨이샤오-데프트-우지 등등 원딜몰아주기 전통이 제일 깊은게 LPL이구요.
19/05/10 00:04
수정 아이콘
이건 예전부터 궁금했던건데... 작성자 분이나 혹은 누구든요.

롤2 라는 단어는 누가 가장 먼저 사용한건가요? 공식적으로 라이엇에서 사용한 적은 있나요? 혹은 공식 해설진에서는?

개인적으로 꽤 마음에 드는 표현인데 범용적으로 사용되는걸 보면 많은 사람이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 여쭤봅니다.

라이엇 직원이 롤2 라는 단어를 공식/비공식 적인 자리에서 사용하진 않았을 것 같지만... 아마 내부적으로는 그에 준하는 변화를 주려고 했고 그렇게 되고 있다는 부분을 인지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이비군
19/05/10 00:47
수정 아이콘
Pgr에서만 쓰는거 아닌가요? 펨코나 롤갤같은 사이트에선 본적 없는 단어입니다. 그리고 그게 맞다면 게임게시판에 롤2로 검색해서 나오는 그리스인 조르바님의 글이 첫번째인거 같구요. 라이엇에서 사용한적은 없고 해설진들은 모든 중계를 안 들어서 알 수는 없지만 설사 썼다해도 잠깐 언급정도로 그쳤을 겁니다.
어쩌다피지알
19/05/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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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딩 자체만으로는 클템 방송에서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픽 대개편을 한 순간부터 롤2였고 큰 패치가 될 때마다 롤3, 롤4로 바뀐다고 보면 된다는 이야기였어요.

그 방송이... 제가 스물 일곱일 때였을까요?
19/05/1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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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의 문제도 있지만 스플릿이 완전 꺾인게 문제 같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3대 적폐챔 (아트, 아칼리, 이렐)이 아니라 알고도 못 피하는 이니시 적폐챔 (사이온, 오른, 라칸) 때문에 사이드 도는 족족 이니시 걸려서 터지더군요. 웃긴건 롤드컵 끝나자마자 이니시 챔들 바로 관짝 넣어버리는 라이엇 무엇...
나뭇가지
19/05/1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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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털어먹어서 격차벌리는건 오히려 운영 중심에서 계속 중요했던거고
작년이 이슈였던건 전투력으로 리스크를 감수하고 변수를 창출하는걸로 운영보단 전투다라는 인식으로 롤2 소리 듣던거아니었나요?
고타마 싯다르타
19/05/10 00:20
수정 아이콘
승강전때도 KT가 정글몹을 쓸어먹으니 해설들이 극찬을 했죠. 스노우볼 잘 굴린다고(그런게 이런 말을 KT가 2부리그 팀을 상대로 들어야 한다는게 -.-ㅣ
19/05/10 01:4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티어와는 무관히 훌륭한 통찰이라고 생각합니다. 흐흐
금적신
19/05/10 04:36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고마워요~~~~
솔로14년차
19/05/10 06:43
수정 아이콘
내용과 멀리 떨어진 이야기입니다만, 저 개인적으로 가장 글을 쓰기 힘든게 겜게입니다.
그리스인 조르바
19/05/10 10:23
수정 아이콘
롤2 관련해서 AS글을 써야지...라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먼저 글이 올라왔네요.

당시 롤2 글은 당시 아칼리 아트록스 카밀 등 OP위주의 밸런싱을 이어갈거라고 생각해서 쓴 글입니다.
프로들도 100% 능력치를 꺼내기 힘든 챔피언들을 계속해서 출시하면서 기존 라이너들의 세대교체가 자연스레 이루어질거라고 봤거든요. 더이상 베테랑이라는 이름하에 부족한 피지컬을 가려왔던 선수들, 애매한 B급 선수들이 이러한 패치흐름에 밀려날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실제로 스프링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아칼리 100%다룰 수 있는 프로 누구?라고 손들라고 하면 몇몇밖에 들지 못하던 시기가 있었죠.

그런데 스프링 중반, 정확히는 원딜템 개편이 이루어지면서 라이엇이 코멘트를 남깁니다. 우리가 그동안 밸런싱을 잘못했다. 아칼리 아트록스 같이 대응불가능한 밸런싱은 그만하도록 하겠다. 라고 방향 선회를 해버렸죠. 거기서 제 글은 순식간에 똥글이...

지난 스프링 제가 기대하던 세대교체는 도원결의 3인방의 이해하기 힘든 수직하락으로 예상과 다른 그림이 되었습니다. 또한 칼챔 쓰냐? 못쓰냐? 논란이었던 페이커도 결국 스프링 결승 때 증명해냈구요. 특히 날아오른 샌드박스, 그중 고스트의 활약은 B급선수? 응~ 가능해~라며 제 생각을 많이 바꾸게 만들었죠.

물론 롤2라는 단어가 제가 쓴 의미 말고 여러가지 의미로 불판에서 쓰였던거로 기억합니다. 당시 롤드컵쇼크로 인해 턴제게임 4부리그 LCK를 깨부수고 선진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 라는 기조가 은근히 깔려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 [새로운 무언가]를 지칭하기 위한 단어로 롤2가 선택된 것이지요. 이 단어의 수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 MST가 남아있거든요. MSI에서 LCK가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LCK는 다시 4부따리 리그가 될수도 있고 왕좌를 되찾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프라이드랜드21
19/05/12 01:06
수정 아이콘
말은 대처불가능한거 없애겠다고 했지만 이미 늦은거같아요. 결국 새로운 챔프는 새로운 메카니즘을 가질 수 밖에 없고 그러면 옛날챔프로는 대처하기 어렵거나 거진 불가능한게 맞죠.
19/05/10 17:07
수정 아이콘
이런글 종종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천박고 잘읽고갑니다
19/05/12 10:20
수정 아이콘
과분한 칭찬 감사합니다. :)
1등급 저지방 우유
19/05/1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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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제목부터 멋지네요.
이거 예전에 스타1관련해서 나왔던 그 글에 대한 오마쥬적인 제목이네요.
당시엔 피쟐을 모르던 시기라 한참뒤에 알게되었지만요..
19/05/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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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보니 정작 내용은 제목의 주제를 잘 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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