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8/03/12 16:09:35
Name Gostoso!
Subject [LOL] 30대 아재, 실버승급전. (수정됨)
올해로 솔랭 만 5년차,

이미 협곡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인 나지만,

이 놈의 티어 승급전은 아무리 겪어봐도 늘 새롭기만 하다.

본디 '새롭다'라는 건 '두렵다'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 아니던가.

그래,

승급전은 늘 새롭다.

그래서

늘 두렵다.


새 시즌이 시작하고,

배치를 치루고,

수 많은 시행착오와 난관을 뚫은 끝에,

마침내 올 게 오고야 말았다.

바로 '그 승급전' 말이다.


사실 30대 롤유저의 실버승급전은,

그다지 이목을 끌만한 소재거리는 아니다.

이미 수 많은 네임드들이 개인방송을 통해,

사골이 우려질 대로 우려진 컨텐츠 아니던가.

불과 세 시간 전만해도,

나도 내가 이걸로 여기에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5판 3선승인 승급전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첫 경기,

우리편 미드 모르가나가 시작하자마자 괄약근이 풀려버렸다.

현지인이 내가 봤을 때,

우리 브론지언은 괄약근 컨트롤에 너무 미숙하다.

똥을 좋아하는 걸로는 세상에서 제일가는 pgr러들에게 이만한 유토피아도 없을 것이다.

2분 간격으로 화면에서 똥냄새를 맡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정작 pgr에는 브론지언이 별로 없잖아?

사실 대부분의 pgr러들은 기만자들이다.

그렇게 똥을 좋아한다면 여기에 남아있어야지...안 그래?


아무튼,

2분, 3분, 6분, 8분, 12분, 15분, 16분.

상대 미드 피즈와 정글 빵테에게는 자비심이란 눈꼽만큼도 없었다.

가련한 우리의 '선한 양' 모르가나는 하이에나떼에게 처참히 물어뜯기며,

상대에겐 마르지 않는 골드샘을, 우리에겐 마르지 않는 설사를 안겨줬다.

이미 임계치를 넘어선 똥사능은 자연스레 멜트다운되면서,

협곡 전체로 퍼져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고,

바보천치가 아닌 이상,

나머지 아군 4인 역시 그 피폭대상이 될 것이란 걸 자각하고 있었다.

미드에서 모르가나의 피를 빨아먹을 대로 다 빨아먹은,

피즈는 7번째 스택(데스)을 들이키자마자 남정(南征)을 결심했다.


뭐,

심심해서 내려온 것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라인에 비해 봇라인의 형세가 열세였던 부분이 컸으리라.


모르가나가 미드에서 7킬 따이는 동안,

봇에서는 나 서폿 스웨인은 원딜 베인과 함께 2킬을 선취하면서,

상대 봇 듀오인 드레이븐 알리 상대로 우세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허나 중원을 통일한 오랑캐 황제 피즈와 그의 선봉장 빵테의 파워에 비해,

우리 봇듀오의 힘은 너무나도 미력한 것.

16분대에 정묘호란이 불어닥쳤다.

선봉장 빵테가 먼저와서 봇을 박살냈다.

그 뒤에 18분대,

오랑캐황제가 친히 나타나셨다.

흡사 병자호란같이.

우리 봇듀오는 졸지에 남한산성을 찍게 되었다.

중원을 박살낸 팔기군을 오합지졸 조선군이 어찌 막는단 말인가.

나는 김상헌이 아니다. 최명길은 될 수 있을 지 몰라도.

용은 물론이고 미드1차, 봇1차가 나란히 날아간 20분대...

동준좌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글로벌 골드 차이 6천...

킬데마진은 -13...

딱 서렌 치기 좋은 날씨였다.


한창 롤창인생, 티어에 목숨걸던 때였다면,

승급전 1경기,

그 것도 20분 되자마자 쿨서렌, 쿨지지를 칠 생각따윈 안했겠지만,

내가 누구던가.

협곡 만5년차, 햇수로 7년차인 베테랑 전사 아니던가.

안 될 게임은 안 되는 거다.

떼써봤자 바뀌는 건 없다.

난 베테랑이다.

쿨하다.

그러니 이번 판 서렌쳐도 내 세상은 무너지지 않는다.

그렇게 자기 암시 한 번 쎄게 걸고,

/ff를 눌렀다.

푸른색 항복게이지가 조용히 쌓인다.

우리 팀 한명, 한명...

'삼전도'행에 찬성하기 시작했다.

게이지가 세칸 찼을 무렵,

위에서 쓴물이 살짝 올라왔다.



허나,

어디 병자호란에 팔기군만 있고, 남한산성만 있던가.

'근왕병'도 있다.



매우 애석하게도,

우리의 첫 서렌은 3/2로 부결됐다.

부결메세지가 뜨는 순간,

나도 모르게 외마디 탄식이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X발!"



도대체 어떤 새X야?



(계속)


===================================================

쓰다보니 길어져서 절단신공을 하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Live Forever
18/03/12 16:23
수정 아이콘
아 절단신공이...심하십니다 빨리좀.
18/03/12 16:25
수정 아이콘
30대가 아재인가요..
18/03/12 16:25
수정 아이콘
30대 이곳에서는 그리 나이 안많은걸로..그리고 똥은 모든 티어에 다 있다고 합니다.
크림샴푸
18/03/12 16:26
수정 아이콘
항상 응가에 비유하는 글 솜씨는 최고십니다!
강호금
18/03/12 16:42
수정 아이콘
아직 피지컬이 파릇파릇하게 살아있을 나이신데...
테크닉션풍
18/03/12 17:06
수정 아이콘
현기증나네요 다음글을...
bemanner
18/03/12 17:09
수정 아이콘
저는 랭겜 돌릴 때 어지간히 말리고 괴로워도 최소한의 역전각만 보이면 서렌에는 반대표 누르는데,
인게임이건 커뮤니티건 서렌 안눌러주는 사람 가차없이 까는 거 보면 슬픕니다 흑흑
어차피 진짜 진짜 불리한 게임은 제가 반대 눌러도 4/1로 서렌되는데..
어찌보면 서렌 반대 유저분 덕분에 이런 글도 올라오는 걸 수도 있고요 크크
다음 글이 기대되네요.
Maiev Shadowsong
18/03/12 17:10
수정 아이콘
저.....엉.........글....러..........어!!!!!!!!!!!!
메가트롤
18/03/12 17:15
수정 아이콘
남정 크크크
YORDLE ONE
18/03/12 17:20
수정 아이콘
정글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18/03/12 17:34
수정 아이콘
상대 피즈는 미드에서 사는데에에에에에 !!!!!
스테비아
18/03/12 17:35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이게 5판 3선승의 첫 번째 경기인 거죠...? 이분 감금합시다
고스트
18/03/12 18:02
수정 아이콘
브론즈는 항상 한 라인이 터지더군요. 빨리 자기 라인 터뜨리고 지원을 가야 그나마 올라갈 수 있던...
SG원넓이
18/03/12 18:33
수정 아이콘
크으 이런글을 보니까 저도 발로 그린 실버 탈출기(아직 탈출 못함)을 올리고 싶긴하군요 크크
18/03/12 18:55
수정 아이콘
현기증난다... 저도 저번시즌 골드 달았다가 이번시즌 배치보니 실2로 떨어졌더군요 이걸언제 올려...
18/03/12 20:32
수정 아이콘
꿀잼!!
18/03/12 23:20
수정 아이콘
브론즈 삼년 하다가 서폿 럭스로 브론즈 빠져나왔습니다 미드나 원딜이 구멍일경우 막을 여지가 생기거든요
그리고 딸피로 놓치는걸 방지도 하고..
치토스
18/03/12 23:22
수정 아이콘
럭스보단 자이라 한번 해보세요. 모든게 럭스 상위호환 입니다.
자루스
18/03/13 02:12
수정 아이콘
크크크 30대 아재라니.
40대가 되어봐야 알겠지.. 쯧쯧쯧
그나저나 나도 실버승급전인데...... 같은 결과가 나올것 같은......
여름보단가을
18/03/13 03:08
수정 아이콘
흐흐 30대 서폿 실버2입니다. 다음글도 기대해봅니다.
아이고배야
18/03/13 08:43
수정 아이콘
서폿 스웨인이 요즘 트렌드인가요?
탑 라이너로 주로 쓰지 않는지..
아기상어
18/03/13 11:26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생각으론 탑으론 이길챔이 거의없고, 갱에 취약한데 옛날만큼 탱이 되는것도 아니라서...
기본 스킬딜이 쎄고, 의외로 e각이 잘나오는 서폿으로 자주 쓰게되더군요.
CozyStar
18/03/13 14:59
수정 아이콘
크흐흐..... 오랜만에 눈물 쏟으면서 봤습니다... 피잘 첫 댓글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9390 [LOL] MSI 조 추첨식 안내 [7] Leeka6101 24/04/12 6101 0
79389 [PC] 나의 소울라이크 입문기 [20] 꿈꾸는드래곤3643 24/04/11 3643 2
79388 [기타] 메이플 스토리 주절주절 모험담 [5] Fred again2597 24/04/11 2597 3
79387 [콘솔] 유니콘 오버로드 클리어 기념 감상글 조금 적어봅니다 [41] Cand2769 24/04/11 2769 3
79386 [LOL] 현 LCK 주전들 킬수 탑 20 [8] Leeka3702 24/04/11 3702 0
79385 [LOL] LCK '골든 서머너 링' 공개 [36] ELESIS5127 24/04/11 5127 2
79383 [LOL] [유출] 전설의 전당, 페이커의 아리 스킨 [48] 반니스텔루이10367 24/04/11 10367 0
79382 [PC] Slay the Spire 2 정식 발표! [19] goldfish3209 24/04/11 3209 1
79381 [발로란트] 퍼시픽 역대급 시즌 1주차 후기 [19] 말레우스2969 24/04/10 2969 1
79380 [LOL] 프로관전러p.s의 플옵 매치 디테일 [3] 1등급 저지방 우유5835 24/04/10 5835 0
79379 [LOL] 몇몇 선수의 크랙능력 주관적 평가 [18] 잘생김용현6197 24/04/10 6197 4
79378 [LOL] 패자조 결승/승자조 결승 주관적인 예상 [40] 랜슬롯5379 24/04/10 5379 5
79377 [뉴스] 과거 DOA(Dead or alive) 세계 챔피언이었던 일본 전프로게이머, 상습 절도로 구속 [24] 보리야밥먹자4827 24/04/10 4827 0
79376 수정잠금 댓글잠금 [LOL] [격려글]클리드야! 형은.. [32] 79년생9082 24/04/10 9082 11
79375 [LOL] KT의 트페픽의 진실 [36] Leeka8402 24/04/09 8402 2
79374 [LOL] 이번주 결과에 따라 탄생할 최초의 기록들 [70] Leeka8324 24/04/09 8324 5
79373 [LOL] Q. 페이커는 작년 징동의 골든로드를 막을거라는 발언이 화제가 되었다. 젠지와 한화를 상대로 한 각오는? [26] Leeka7753 24/04/09 7753 4
79372 [기타] 유비소프트 한국지사, 운영 종료 결정 [33] EnergyFlow5819 24/04/09 5819 0
79371 [오버워치] [OWCS] 오버워치 챔피언스 시리즈 코리아 우승 - 팀 팔콘스 [6] Riina3004 24/04/09 3004 0
79370 [PC] Buckshot Roulette - 분위기로 끝까지 간다. [4] aDayInTheLife3267 24/04/08 3267 2
79369 [LOL] 디플러스 기아 챌린저스, LCK CL 5연속 결승 진출 [12] 비오는풍경4280 24/04/08 4280 0
79368 [뉴스] 페이커 “승자에 대한 예의 부족했다” [331] EnergyFlow16631 24/04/08 16631 39
79367 [LOL] LCK 세미파이널 결승 팬석 판매를 안하는 한화생명.jpg [31] 2023 lck 스프링 결승 예측자insane6176 24/04/08 6176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