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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1/04 02:29:23
Name kama
Subject [팬픽-공모] 윤무(輪舞)
  검이 움직인다. 찌른다기보다는 내민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느리고 부드러운 움직임. 하지만 곧바로 재빠르게 뒤로 당겨졌다가 살며시 반원을 그리면서 돈다. 빠름과 느림, 부드러움과 날카로움. 조명은 어두웠지만 아쉽지는 않았다. 오히려 어두운 조명과 밖에서 스며드는 달빛에 검은 망막에 짙은 잔상을 남기면서 사라져갔다. 꿈꾸는 것처럼 고요한, 새들의 날개짓처럼 경쾌한. 검은 그렇게 길다란 천 조각 같이 흔들리면서 공간을 무수히 베어나갔다.

  그래서 canata는 자신이 기뻐해야 하는지, 슬퍼해야 하는지 판단 못한 상태에서 최대한 표정을 굳힌 상태에서 가만히 서있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황제는 여전히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상태로 계속 검무(劍舞)를 계속하였다. 그것은 무척이나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얇은 현 위에서 움직이는 듯한 아슬아슬한 위기감마저 느껴지는 그런 것이었다. canata는 가슴 한 구석이 울컥해지는 것을 간신히 참으면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영원히 춤출 것과 같았던 검이 멈췄다. 잔상에 취해서 검이 멈췄다는 사실을 검이 검집에 들어간 후에서야 깨달은 그는 그대로 시선을 황제에게로 돌렸다. 호흡의 가파름 같은 것은 없었다. 실제로 본 적은 별로 없지만 황제의 검무는 군부나 정부의 고위인사들에게는 이미 유명하였으니까. 하지만 정작 그 유명한 검무를 바로 눈앞에서 자세히 봤음에도 마음껏 기쁨을 표현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그는 더더욱 슬픔을 느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일. 그는 간접적이나마 패전을 겪은 장수였다.

  “이만 가 봐도 좋아. 피곤할 것인데 괜히 붙잡아 놓고서 재미없는 구경만 하게 해주어서 미안하군.”

  “아, 아닙니다. 오히려 영광이었습니다.”

  황제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나가기 전의 인사로 살짝 목례를 한 canata는 목 뒤가 살며시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이 남자다. 이 테란의 거대한 제국을 만든 장본인. 정상의 위치에 머물면서 가장 많은 지지와 명성을 얻었음에도 그에 취하여 게을러지지 않고 자신이 밟지 못한 더 먼 곳을 향해 끝없이 나아가는 영원한 도전자. 그는 자신이 이 우주에서 가장 위대한 한 남자의 밑에 있다는 사실에 도취감을 느끼면서 또 하나의 만족감을 느꼈다. boxer라면, 황제라면 그 남자의 복수도 가능할 것이다. 그는 방문을 닫으면서 가슴속에 깊이 박혀있던 뭔가가 해소되는 느낌을 받았고, 그제야 살며시 웃음을 내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정작 원인을 제공해줬던 사람은 웃음을 지웠다. 패전 보고의 영향은 아니었다. 사실 그에 비하면 매우 소소하고 개인적인 이유였다. 그는 지금 췄던 검무가 맘에 들지 않았다. 무엇이? 그는 자신에게 되물었다. 동작도, 흐름도, 감정이입도 모두 완벽했을 것인데. 무엇이 불만인 것이지? 하지만 대답은 없었고 나올 기미도 보이지 않자 그는 곧바로 생각을 지우고 다른 쪽에 신경을 쓰기로 했다. 원래는 그게 훨씬 중요한 사항이었겠지만.

  ‘zerobell이라.’

  설마 그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자신 만큼 oov의 강함을 알고 있는 자는 없을 것이고 그렇기에 지금의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었고 지금 국경선 근처에 프로토스의 대군이 진을 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들은 지금 고막이 터져라(질럿에게도 고막이 있다면) 아이어를 외치면서 돌격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방금 canata도 그에 대항하는 병력구성과 배치의 보고서를 가지고 온 것이었다. 준비는 완벽하다. 아무리 oov를 꺾은 기세로 몰아붙인다고 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이해 가지 않는 것이 있다.’

  그는 책상 근처에 수북히 쌓여있던 서류들을 뒤적였다. 그 무수한 종이 사이에서 하나를 골라낸 boxer는 하나의 문장을 읽었다. ‘zerobell이 너희들의 제국을 부수러 간다’. 도발적인 문구다. 하지만 정작 그는 상대가 자신에게 이런 문구를 보낸 의미를 알아낼 수가 없었다. 말 그대로 도발일까? 글쎄, 이미 그의 파벌 중에서 사실상 최강의 소리를 듣는 oov를 꺾은 남자다. 그런 업적을 세운 경우에는 오히려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boxer는 잠시 생각을 멈췄다. 이곳은 황성(皇城), 테란 진영의 한 가운데 중 한 가운데다. 너무 의식한 행동일지는 모른다. 그는 자신이 피곤하다고 생각했다. 하긴 신경 쓸 곳이 너무 많으니 그럴 만 하다. 하지만......그는 검을 뽑아 들었다. 상대는 oov를 잡은 사신이다. 그래서 그는 상식보다는 자신의 눈을 믿기로 했다. 적어도 수천, 수만 번을 보아왔던 광경이니 자신의 눈이 그것을 놓칠 리는 없다. 방금 전에 방의 창문 쪽의 모습이 살짝 흔들렸다.  

  “나오게나.”

  반응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계속 신경을 놀란 새의 벼슬마냥 날카롭게 세워놓고서는 주변을 살폈다. 그렇군, 그렇다면 그 문장도 이해가 된다. 마치 자신감이 넘쳐 정면으로 치고 들어갈 것처럼 꾸며놓고서는 뒤를 친다. 단순하지만 효과가 있는 계략. 넓은 전선과 많은 병력을 관리하다 보면 자기 주위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는 법이니까. 일단은 자신의 경험과 눈썰미에 감사하면서 boxer는 다시 허공을 향해 대화를 시도했다.

  “이미 기습은 실패했네.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날 벨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래도 상관없지만.”

  “......그건 좀 힘들 것 같군.”

  평상시와 다를 바가 없었던 방안의 풍경이 서서히 일그러져 가는가 싶더니 마치 화면 속의 인물이 튀어나오는 것처럼 한 남자가 나타났다. 한 손에 사이블레이드를 차고 있는 한 남자. 그 모습을 보면서 boxer는 속으로 한 숨을 내쉬었다. 다시 말하지만 여기는 테란의 한 가운데 중 한 가운데인 황성(皇城), Castle of The Forest이다.

  “정말이지 대단한 배짱이로군.”

  “그다지. 들어올 수 있다면 나갈 수도 있다. 그뿐이다.”

  “과연.”

  boxer는 자신감이 넘치는 상대의 말에 웃으면서 박수라도 칠까 생각했다. 역시 수준 낮은 도발이긴 했지만 오히려 그게 먹힐 때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 순간 그의 눈이 zerobell의 사이블레이드에서 멈췄다. 프로토스 족이 사용하는 검은 모두 똑같다. 정신력을 물리력으로 바꿔줘서 상대를 베는 검. 사용하는 자의 정신력에 비례해서 그 검의 강도가 결정될 뿐이다. 하지만 그는 그 검을 계속 지켜보더니 살며시 눈을 찌푸렸다.

  “그 자'들'의 검이로군.”

  “알아 볼 수 있나?”

  “물론. 잊고 싶어도 잊지 못할 물건이니까.”

  그는 고개를 돌려서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쇳덩어리처럼 보이는 무수한 건물들과 그 사이를 파리들처럼 돌아다니는 기계와 사람들.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것이 세계를 잠식해있는 그 풍경에서 이미 자연의 법칙은 사라진 듯 보였다. 하지만 boxer는 느낄 수 있었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지만 그는.

  “가을인가?”

  “가을이지.”

  두 명 모두 계절을 느끼려는 듯이 아무런 말없이, 시선도 교차하지 않은 상태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숨소리마저 들리지 않고 모든 소음이 이공간 사이로 사라져 버린 순간에,
  
  황제는 검을 뽑았다. 그리고 바로 앞에 있는 프로토스 최후의 보루이자 가을의 유일한 계승자인 남자를 겨누었다.

  “너희들이 기대는 것은 전설인가. 그것을 믿기에 너희는 달리고 외치는 것인가. 그렇다면......나로 인하여 생긴 전설 따위는 내 손으로 종지부를 찍겠다.”
  
  사신은 검을 만들었다. 그리고 바로 앞에 있는 테란의 영원한 상징이자 가을이란 계절 자체마저 베려는 남자를 겨누었다.

  “전설은 끝나지 않아. 지금의 나처럼, 누군가가 뒤를 이을테니.”

  검과 검이 충돌한다. 불꽃이 튀기고 서로는 자세를 바꾸면서 서로에게 지독할 정도의 참격을 퍼붓는다. 피하고 벤다. 막고 찌른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날카롭게 검을 휘두르고 검광을 흩뿌린다. 방안의 서류들이 어지럽게 날아다니고 그 사이로도 검과 몸은 움직였다. 그리고 그러한 교전의 가운데서 boxer는 왜 아까 자신의 춤에 불만을 품었는지를 깨달았다. 검은 살았던 살아있지 않던 무언가를 베기 위해 만들어진 물건이다. 제아무리 훌륭한 검무라 하더라도 검을 손에 든 이상 혼자서 추는 것은 결국 미완성을 향한 무의미한 전진일 뿐이다.

  ‘좋은 춤이 나오겠군.’

  늦은 밤, 늦은 가을. 검의 윤무가 시작되었다.




  네, 저번 4강전 팬픽 Head on Collision에 이은 글입니다. 물론 수준은 더 나아진 것 없이 비슷ㅡㅡ; 원래는 공모전 글 나오기 전부터 쓰기 시작했고 좀 급하게 쓰느라(결승전 전에는 써야하니......) 퇴고도 제대로 못해 공모전 제출은 하지 말까, 생각도 했지만 이왕 쓴 김에 그냥 합니다^^;; 어차피 다음 팬픽을 쓴다해도 중편이 될 가능성이 크고 또 이런 글이라도 먼저 선수를 치면 다른 분들이 자신감을 얻고선 많이들 쓰실 것이니 운영자분들도 좋고~
  에, 일단 제목인 윤무는 원무(圓舞)와 같은 뜻으로 둥굴게 추는 춤입니다. 둘이서 뭘 둥굴게 추냐고 하시겠지만 검을 휘두를 때는 곡선을 이루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졌습니다. 그리고 별 다른 것은 없지만 중간에 낀 '너희들의 제국을 부수러 간다’'는 모 판타지 소설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특출나는 대사는 아니기에 아시는 분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나저나 이거 보시고 SCV와 프로브의 댄스 배틀 생각하시면 낭패;;;;

  P.s)참, 연재형 팬픽일 경우 공모전 기간 내에 끝나지 않아도 공모된 것으로 치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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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04 02:38
수정 아이콘
적절한 타이밍의 멋진 글입니다!
황제 사신 좋은 승부 보여주기 바랍니다!
youreinme
05/11/04 10:51
수정 아이콘
와 재밌다. 감사합니다.
타조알
05/11/04 16:01
수정 아이콘
와......
멋지네요....-_-b
동글콩
05/11/16 17:37
수정 아이콘
재밌어요! 잘 봤습니다~!
이런 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
05/11/17 11:36
수정 아이콘
뒤늦게 '공모'로 검색하다가 보게 되었는데, 멋진 글이네요~
장편으로 하셨어도 재밌었을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단편은 웬지 아쉬워서..^^;
지니쏠
05/11/04 03:06
수정 아이콘
잘쓰셨네요. 재밌어요
lightkwang
05/11/04 03:24
수정 아이콘
멋진 글입니다. 와... 토요일이면 이 팬픽의 결말도 나는것인가요?
BoSs_YiRuMa
10/06/05 19:27
수정 아이콘
미래에서 왔어요. 이렇게 좋은 글이 저 시절에도 있었다니..
지금 pgr의 자게와 겜게는 전쟁으로 넘쳐나는데 말입니다..
05/11/04 04:21
수정 아이콘
정말 멋집니다!! 잘쓰시네요. 연재물로 계속 봤으면 좋겠네요!! +_+
체념토스
05/11/04 04:49
수정 아이콘
Kama님 팬픽 보고 싶었어요. 아 재밌네요.. 음 그래도 지난번 팬픽이 더 재밌었는듯..
아케미
05/11/04 07:40
수정 아이콘
첫 신호탄! 잘 읽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파이팅~
미이:3
05/12/07 00:54
수정 아이콘
SO1스타리그를 소재로 쓰셨나봐요~
영종선수를 zerobell로 지칭하신 걸로 보아 유머센스가 좀 있으신듯?^^
배경이 꽤나 탄탄한 것 같아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My name is J
05/11/04 08:09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으하하하

목표를 향한 검-
그 치열함은 멋지지요.
(여튼...결승은 기대에 마구 부풀어오르고(?) 있습니다!)
05/11/04 09:35
수정 아이콘
연재형일경우 공모 타이틀 없이 연제 하시고 최종본으로 공모하시는것이 좋으실듯 합니다.
연재를 다 찾아 가면서 심사 하기는 힘드 니까요. ^^
05/11/04 10:03
수정 아이콘
좋군요.. 두 선수 모두에게 기대를 걸게 하는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좋은 경기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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