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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19 23:34
이 총장의 발언 중 틀린 사실의 적시는 없습니다. 서울대는 경성제국대학을 전신으로 만들어진 식민시절의 역사가 있고, 연세대학과 이화여대는 미션스쿨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며, 현재까지 기독교 정신의 계승 발전이라는 지상 목표가 있습니다.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죠. 서울대와 연세대, 이화여대가 훌륭한 대학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민족의' 대학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설립 시점을 놓고 보면 분명 그러합니다.
고려대학의 설립 과정이야 왈가왈부하지 않겠습니다만, 이용익 선생이 '민족을 위한 민족교육기관'을 목표로 창립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훗날 인촌 김성수의 친일 행적과 별개로, 그 시작만은 순수히 민족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기야 친일 행적도 논란이 많으니, 사실인지도 불분명하지만요.) '민족고대' 이미지로 지속적 Positioning을 해 온 고려대학이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가 민족대학이 아니라는 발언을 할 자격은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똥통 학교라고 말한 것도 아닌데, 조선일보가 너무 오버하는 것이 아닌가 싶군요. 차라리 연세대학의 응원가 중에는 고대를 밟아 죽이자는 것도 있는데, 그것을 가지고 기사를 썼으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10/09/19 23:48
꼭 저렇게까지 해서 제1 대학이라는 칭호를 가져다 붙이고 싶나 싶네요.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꽤나 인정받는 학교인데...
제가 나온 고등학교가 평준화되기 전에 지역 2등이었던 곳인데, 선생님들 중 오래 계셨던 분들은 비평준화 시절 지역 1등이었던 옆 학교에 대한 어느 정도의 비교의식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이번 모의고사에서 반드시 OO 고등학교를 꺾어야 한다'라든지 '우리가 언제까지 OO 고등학교 밑에 있어야 하느냐' 라든지 '실제로 보면 우리 학교가 더 좋은 학교다' 라는 식으로... 고대 총장님 발언을 보니 그 시절의 기억이 오버랩됩니다.
10/09/19 23:43
한때 유명세를 탔던 경영학과 광고나 김연아 관련 총장(?) 발언이나 KB 금융지주 회장이 된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하고, 그런 광고나 발언을 가능하게 만드는 제 모교의 독특한 풍토는 싫어하지만, 기껏 자기 학교 학생 40명 모아놓고 하는 내부 수업에서 한 발언을 기사화하고 이슈화하는 것도 좀 오버가 아닌가 합니다.
10/09/19 23:53
팩트가 어쩐가를 둘째치고 순수히 감정으로만 보면 이 대학을 모교로 두고 계시는 그분께서 통수권자로 있는
이 시점에 민족대학 소리하면서 강연한다는게 참 유게용스럽다고 느껴지네요.
10/09/20 00:04
고밟꿈에 밟아죽이자라는 가사가 있다는건 처음 들어 보는군요
그리고 굳이 민족대학을 거론하려면 숭실대나 성균관대가 거론 되어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10/09/20 00:18
애초에 이게 기사거리나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저 과목 자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더라도, 원래 자기 학교에 대한 자긍심 높이는 거야 다들 하는거 아닌지. 공개된 강연인지도 모르겠고, 그냥 자교 학생들 모아놓고 '우리 학교 좋아' 수준으로 보입니다만 -_-..
10/09/20 00:26
풉... 민족대학은 숭실대뿐... 로스쿨가면서 법분야마저도 연대한테 캐발린 고대.... 어윤대 총장님이었나??
그때가 그립네요. 그때는 고대 정말 쭉쭉 뻗어나갔는데.
10/09/20 02:04
조선일보사의 소유주는 연세대학교 재단의 이사직을 보유하고 계십니다.
고려대학교 재단은 동아일보사와 깊은 관계에 있죠. 흔하게 큰 대립각으로는 한 팀으로 불리는 경우도 있는 두 신문사이지만 영업경쟁부터 최근 종편채널 선정권을 두고 매우 사이가 안좋은 관계에 있죠. 조선일보에서 연세대학교 관련된 좋지 않은 기사를 볼 수 없는 것처럼 이 기사는 전임대통령에 대한 비방기사보다 훨씬 자연스럽다고 판단됩니다. 그렇다고 저 수업이 웃기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10/09/20 09:35
고대니까 욕을 먹는 거죠. 솔직히. 다른 학교에서 공개적 자리도 아닌 학생들만 듣는 수업에서 자기 학교 좀 높이고 다른 학교 좀 내렸다고 욕을 이렇게 바가지로 먹을까요?
대충 비슷한 대학인 연대로 바꿔서, 연대에서 '고대는 이명박 어쩌구 저쩌구' 로 깠다고 치고 반대급부로 자기학교 높인다고 했을 때의 반응이 과연 이 정도 일지도 궁금하네요. 참, 한국 사람들 오지랖은 알아줘야..
10/09/20 10:46
민족하고 국민은 다른 개념이라는데 동의.
저는 한때 연대 다녔었지만 2년 다니고 그만둬서 --; 딱히 애착은 없고 민족은 국적을 바꿔도 안바뀌는거니까 귀화 문제하고는 별 상관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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