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모두가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유머글을 올려주세요.
- 유게에서는 정치/종교 관련 등 논란성 글 및 개인 비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Date 2020/10/02 16:13:39
Name 비타에듀
출처 인터넷 여기저기
Subject [유머] 덕후들은 적극 공감(?)할 시와 노래
샴푸의 요정

사내는 추리극장이 싫다. 국내 소식이
싫고 운동경기가 싫고 문제의 외화가
싫다. 안 본다. 그리고 방송출연하는
많은 다른 여인들이 역겹다. 나는 그녀만을 본다.
여덟 시 반의 그녀를 기다린다. 보시겠읍니까
15초 동안 그녀는 샴푸회사를 위해
광고하지요. 보시겠읍니까

그녀는 인사를 잘한다. 안녕하셔요
그녀는 미소띠며 속삭인다
파란 물방울 무늬 잠옷을 입고
그녀는 머리를 감아 보인다. 무지개를 실은
동글동글한 거품이 티브이 화면을 완전히
메운다. 그러면 샴푸의 요정이 속삭이는 거지
새로 나온 샴푸, 당신이 결정한 샴푸라고
향기가 좋은 샴푸, 세계인이 함께 쓰는 샴푸
아마 당신은 사랑에 빠질 거예요
라고 속삭이는 것이지

미용주식회사가 있다. 아시아 굴지의
미용주식회사가 있다. 그리고
우리들에겐 요정이 있다. 현존하는 유일한 요정
매일 저녁 여덟 시 반, 티브이 화면을 찢으며
우리 곁에 날아오는 샴푸의 요정. 그녀는 15
초 동안 지껄이고
캄캄한 화면 뒤로 사라진다. 여덟 시 반.
매일 저녁 여덟 시 반에는 그녀가
출연하는 광고가 있다. 기다려 주세요

광고가 끝나면 사내는 무기력하게
티브이를 꺼 버린다. 매일 저녁 15초가 필요할 뿐
사내는 사진을 들여다본다. 짝사랑하는
그녀 사진을 사내는 모은다. 방에 붙이기도 한다
흰 이를 드러내고 웃는 모습. 수영복을 입은 모습
승마복을 멋지게 입은 사진을 그는 모은다.
그리고 칼에 대어 잘라낸다. 샴푸의 요정이
어느 영화에 출연해서 보여주는
곧 입술이 닿으려는 찰나의 남자 배우 입술을
면도날로 잘라낸다.

선전문안이 들끓는 밤 열 한 시
나지막이 샴푸의 요정이 속삭이지 않는가
그녀의 노래가 귓전에 맴돌지 않는가.
쓰세요, 쓰세요, 사랑의 향기를
느껴 보세요. 그리고 그녀의 약속이
가슴속에 고동치지 않는가. 오늘 밤
당신을 찾아가겠어요, 광고 속에서
그녀는 약속했었지. 욕망이 들끓는 사내의 머리통

옷을 벗는 요정. 담배불 자국이 송송한 소파에
비스듬이 눕는 요정. 신비스레 신비스레
가라앉는 요정. 뜨거운 입술로
이리 오세요 예쁜 아기, 속살거리는 요정
환영이 들끓는 밤 열 두 시, 이윽고 샴푸의 요정은
그의 머리를 끌어당겨
냄새를 맡아 본다. 제가 권한 것을 쓰셨겠지요
물론 그러하셨겠지요?

0시 삼십 분. 사내는 샴푸가 아닌
다른 이야기가 하고 싶다. 무언가
시도하고 싶다. 그러나 그녀는 실내화를 끌며
얼마나 잽싸게 달아나는가. 참 잘하셨어요
샴푸는 역시 우리 것이 최고랍니다. 계속
애용해 주세요. 분홍빛 잠옷을 끌며
샴푸의 요정은 사라진다. 아아
좀더 있어 주세요! 좀더!

꿈에서 깨어나
사내는 타자기를 두드려댄다.
딱딱딱딱딱
굴지의 미용주식회사가 있다.
그리고 현존하는 유일한 요정은
샴푸요정이다.

이것을 노래로 옮긴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agamuffin
20/10/02 16:17
수정 아이콘
이 노래 좋죠. 묘한 분위기가 있는데 뭐라 표현하기가 애매한...
시 원작이 있는줄은 몰랐네요
ComeAgain
20/10/02 16:23
수정 아이콘
거꾸로 김진표 노래부터 알게 되었네요
댄디팬
20/10/02 16:24
수정 아이콘
그녀만 보면 ~~
드라고나
20/10/02 16:44
수정 아이콘
채시라 홍학표 윤석화 황인뢰pd. 샴푸의 요정 드라마가 단편으로 잘 만들었죠
Janzisuka
20/10/02 17:14
수정 아이콘
시와 노래라고해서
가수 시와님의 노래인줄!
야스쿠니차일드
20/10/02 17:23
수정 아이콘
장정일님 최전성기...
아르비테즈
20/10/02 17:46
수정 아이콘
최고의 씨티팝..
존콜트레인
20/10/02 21:54
수정 아이콘
빚과 소득..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99500 [게임] [모바일] 곧 크로스 하게 될지도 모를 상황... [27] 캬옹쉬바나9006 20/10/05 9006
399499 [LOL] 롤드컵 그룹스테이지, 3일차 경기들에 대한 해외 배팅사이트 배당 [22] 아롱이다롱이8931 20/10/05 8931
399498 [기타] 서면 교통사고 이후 근황 [27] 하심군13186 20/10/05 13186
399497 [게임] PS5부터 X버튼 실행,O버튼 취소로 변경 [39] Heretic11078 20/10/05 11078
399496 [LOL] 어제 담원이 로그의 눕기(?)에 잘 대응할수 있던 이유 [20] 라면8749 20/10/05 8749
399495 [기타] 버거킹 이번주 1500원 행사.jpg [37] 살인자들의섬12369 20/10/05 12369
399494 [LOL] 큐베 하루 계약 종료 [47] 삭제됨9768 20/10/05 9768
399493 [LOL] 띵구가 쵸비에게 하고싶은말.jpg [7] 삭제됨7425 20/10/05 7425
399492 [기타] 디씨인의 가짜사나이 3기 예측 [15] 중상주의12316 20/10/05 12316
399491 [스포츠] 오늘자...5010만원 잃은사람...jpg [13] Star-Lord13459 20/10/05 13459
399490 [연예인] 비밀의숲 서동재는 못끼는 모임.jpg [10] 살인자들의섬10165 20/10/05 10165
399489 [기타] 아빠차 살짝 긁었는데...jpg [31] hoho9na11324 20/10/05 11324
399488 [유머] ??? : 용사님의 그곳은 왜 이렇게 긴가요? [19] 삭제됨11863 20/10/05 11863
399487 [유머] 의외로 한국에 있는 곳 [11] 카루오스10874 20/10/05 10874
399486 [유머] 신종 테마주 등장 [13] StayAway11278 20/10/05 11278
399485 [스포츠] 역대급 기사제목 [14] roqur11865 20/10/05 11865
399484 [유머] 이근 빚투 논란 말끔히 해결.jpg [195] 삭제됨20490 20/10/05 20490
399482 [기타] 한국 고속도로에선 못잡는 차가 거의 없다는 경찰차.gif [26] 살인자들의섬15269 20/10/05 15269
399481 [기타] 이근대위와 돈 빌려준분 간의 합의가 이뤄진것 같습니다 [63] 무도사14586 20/10/05 14586
399480 [기타] 현재 한반도 아침 기온.jpg [16] 청자켓11163 20/10/05 11163
399479 [유머] 저쪽 집이 무너졌다고 해서 구경하러 갔죠 [4] 양념반후라이12889 20/10/05 12889
399477 [기타] 내년 오스카 국제영화상 한국출품작 신청목록 [13] 치열하게9381 20/10/05 9381
399476 [기타] 작곡가가 작곡만 잘하면 되는거 아님???? [9] 표절작곡가12764 20/10/05 1276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