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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2/29 20:15:41
Name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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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bbs.ruliweb.com/best/board/300143/read/45377775
Subject [텍스트]  이루공 수술 험하게 받은 썰








지금은 수술해서 없는데 내 귀 양쪽에는 '이루공'이라는 특이한 구멍이 있었음



이루공이 뭐냐면 사진에서 보이는 저 구멍이 이루공임



저게 뭐 질병이나 그런거는 아니고 엄마 배속에 있었을 때 귀가 형성되면서 약간의 기형이 생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희귀한 유전적 특징임

(우리나라 인구의 100명중에 2~3명 정도 갖고있다나 뭐라나)







그냥 유전학적인 특징이기 때문에 가만히 놔둬도 상관없는데 문제는 저 구멍 안에염증낭이 존재함



그 염증낭이 주기적으로 고름을 뿜뿜하는데 그 고름 냄새가 아주 죽여줌



꼬카인? 겨카인? 배꼽냄새? 다 X밥들임



XX XX 썩은 치즈냄새도 이것보다는 훨씬 향기로울 정도로 고름냄새가 아주 X랄맞음



손에 묻으면 비누로 빡빡 문질러 씻어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음









쨌든 나는 운이 좋아서 지인의 소개로 번듯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음



이 이루공 제거수술에 대해 감이 잘 안 잡힌다면 그냥 매복사랑니 발치한다고 생각하면됨



수술자체는 그리 복잡한게 아니라서 부분마취로 진행하고 수술시간도 한 쪽당 30분밖에 안걸릴 만큼 어찌보면 단순한 수술

(다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대학병원에서 수술받는 것을 권장할 뿐이고)





차이점이라면 사랑니는 어쨋든 이빨, 즉 뼈이기 때문에 엑스레이로 대략적인 수술견적을 짤 수 있지만



이루공은 염증낭이라는 세포조직을 제거하기 때문에 낭의 크기를 함부러 재단할 수 없는 정도?



끽해야 수술직전에 염색약을 투입하고 초음파(?)를 쐬여서 염색된 낭의 크기를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 뿐이였음







각설하고 평소 문제를 자주 일으키던 왼쪽귀의 이루공부터 제거하기 시작함



근데 비록 부분마취는 했어도 이게 귓가 근처에서 수술하는 거잖아



메스로 살 찟는 소리, 초고온레이저(정확이 어떤 기계인지는 모르지만 의사쌤 말로는 레이저라고 했음)로 연골자르는 소리, 피가 푸슉푸슉하는 소리 등등...  생생한 소리를 듣다보니 사랑니를 발치하는 것과는 또 다른 공포가 있었음











그래도 수술자체는 잘 진행 되었는지 왼쪽귀는 20분만에 끝남



평소 X1랄 같았던 왼쪽귀가 이렇게 빨리 끝났으니 비교적 얌전했던 오른쪽은 더 빨리 끝나겠다는 희망을 느끼고 있을 때였음



오른쪽 귀에 염색약을 투입하시던 선생님께서 갑자기 한숨을 쉬시더니 '와 이거 X나 큰데...' 하시더라고



알고보니 오른쪽 이루공은 힘숨찐이였음



옆에 수술을 보좌하던 레지던트분도 '교수님 저게 가능한 크깁니까?' 이러니깐 X나 걱정되더라



오죽하면 내 손에 꼽고있던 심장 바이탈 측정기계의 속도가 빨라질 정도였음



그리고 염증낭이 하나가 아니였음



XX 포도다발처럼 여러갈래 뻗쳐있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일단 수술을 진행했는데... 그래 했지.....



XX XX 고통스럽게 말이야



일반적으로는 이루공 수술 절차가



마취 →  염증발견 → 레이저로 염증낭 적출 → 환부 꼬맴 → 끝 (20~30분) 인데





오른쪽 귀는



마취 → 이 새X X나 깊숙히 박혀 있어! → 근처 연골절단 → 염증제거 → 근데 또 있네? → 주위를 째면서 탐사시작 → 마취가 덜 된 생살을 자름(!!!!!)→ 으악 XX XX 아파요! → 마취후 염증낭 탐색 재계(이하반복)





무려 이 싸이클을 6~7회정도 반복함



당연히 수술시간도 덩달아 길어질 수 밖에 없었음



아침 9시에 시작한 수술이 12시가 넘도록 이어지고 있었으니



오죽하면 옆방에서 수술 끝낸 다른 의사 쌤이 점심 먹으로 가자고 올 지경이더라

(우리 의사쌤이 '어어 먼저 먹어요 형' 이라고 거절함)



나는 그냥 공포속에 누운채로 계속 수술도구가 살을 찢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음



공포가 익숙해질 때 쯤에는 지루해지지 마라고 마취덜 된 생살을 자르는듯한 신선한 고통도 선사해 주더라













그렇게 아침 9시에 시작된 수술은 1시가 조금 넘어서야 끝나게 되었음



회복실에서 만신창이가 몸으로 멍하게 있을 때즘 수술을 집도한 의사님이 수술결과에 대해서 말씀하시더라



'일단 모든 염증낭은 다 제거했다. 다만 오른쪽은 연골을 포함한 일부 신경도 같이 잘라내야할 만큼 염증낭이 깊고 넓게 자리잡고 있었기에 휴우증이 조금 남아 있을 수 있다. 진짜 너무 커서 의사경력 20년동안 이렇게 큰 이루공은 처음이다'고...



근데 큰 고통+마취 6~7회를 당한 내가 이걸 제대로 들을리가 있나



그냥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러냈는데 설명하시는 의사선생님 표정을 보니깐 무슨 실내 낚시터에서 3m짜리 참돔을 낚은 사람마냥 피곤함 속에서도 환희를 느낄 수 있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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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29 20:16
수정 아이콘
욕 필터링 안된거 있으면 댓글달아주세요..
19/12/29 20:20
수정 아이콘
시간오래 걸렸다는거빼면 제가 귀옆에 피지낭종 크게 나서 수술할때랑 비슷한 느낌이네요.
레이저로 살 태우는 냄새, 위이잉 위이잉 내 살 파먹는 소리, 마취나서 기본적으로 감각이 둔하긴한데 의사쌤이 1cm만 밑으로 더 파면 x될거같은 그 통증이 날랑말랑하는 날카로운 감각..
스위치 메이커
19/12/29 20:20
수정 아이콘
참돔 미쳤네
TWICE쯔위
19/12/29 20:26
수정 아이콘
유튜브에 preauricular fistulas
로 검색하니 잔뜩나오네요 덜덜덜
19/12/29 20:43
수정 아이콘
혐주의 영상들 ㅠㅠ
페로몬아돌
19/12/29 20:27
수정 아이콘
마지막이 오지네 크크크 진짜 의사쌤들은 저러거 완료 하면 무용담 처럼 술 자리에서 이야기하나요?크크크크
데릴로렌츠
19/12/29 21:42
수정 아이콘
당연히 합니다.
특히 수술좀 한다는 쌤들은 그쪽 지식 좀 있어서 거기에 맞장구 쳐줄 수 있으면 좋아서 환장하죠.
그래서 수술관련 장비나 소모품 다루는 직원들과 술자리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대화하죠.
19/12/29 20:27
수정 아이콘
허.. 고생하셨습니다.
제이홉
19/12/29 20:28
수정 아이콘
어우 글로만 봐도 귀가 저릿저릿하네요
19/12/29 20:29
수정 아이콘
저도 이거 있는데 은근 거슬립니다
시시포스
19/12/29 20:30
수정 아이콘
저도 저거 있고 우리 딸도 저거 있는데 별 문제는...
This-Plus
19/12/29 20:38
수정 아이콘
이누공인줄
회전목마
19/12/29 20:46
수정 아이콘
저도 양쪽에 있는데 뭐 가려워서 짜내면 냄새나는거 말고는 딱히 불편하지 않아서 그냥 두고있네요
드워프는뚜벅뚜벅
19/12/29 20:51
수정 아이콘
전 한 쪽에만 있는데...제거하고 싶긴 한데 흠-0-
Janzisuka
19/12/29 20:56
수정 아이콘
이루공은 아닌거 같고..
저희 집안에서 증조부 아버지 저 이렇게 유전되어 있는게 귓볼쪽에 아주 작은 구멍(피어싱구멍보다 좀 작은)이 있는데..
염증은..다른데 나던데...혹시 비슷한거려나
55만루홈런
19/12/29 20:57
수정 아이콘
오 저게 이루공이었군요 가끔씩 저런 구멍있는 사람 보였는데 걍 뭔가 싶었는데 짜면 고름 나오고..... 냄새가 좀 심하고 그런가보군요 크크
누나나주거
19/12/29 20:58
수정 아이콘
백명중에 2~3명이면 흔한유전병 같은데 저는 처음 듣네요
동굴곰
19/12/29 21:16
수정 아이콘
혹시 모르니 담당 의사샘 논문 검색 고고.
어느새 특이 케이스로 논문에 실리셨을지도 모름. 크크크.
로드바이크
19/12/29 21:18
수정 아이콘
비교적 흔한거고 유전병은 아닌뎅...
이혜리
19/12/29 21:28
수정 아이콘
저도 저거 있는데 가끔 간질간질해서 쭈욱짜면 흰 고름나오는데.. 하 진짜 제 귀가혐오스러워요.
쵸코하임
19/12/29 21:52
수정 아이콘
아이오아이 팬은 이루 얘기만 봐도 부들부들 합니다
화성거주민
19/12/29 21:58
수정 아이콘
대신 귀여
운 손에손
잡고를
드리겠
습니다?!
19/12/29 22:48
수정 아이콘
않이 크크 깜빡이좀
기사조련가
19/12/29 23:16
수정 아이콘
드림걸~ 드림걸~ 손손잡~~
사악군
19/12/30 08:55
수정 아이콘
이누공이 아니네
미카엘
19/12/30 12:54
수정 아이콘
으어어 생살 자르는 느낌은 뭔가요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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