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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4/20 22:21:43
Name 더 잔인한 개장수
File #1 162e3179e623bc6aa.png (80.8 KB), Download : 25
출처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37267265
Subject [텍스트] 흔치 않던 루리웹 유저


안녕 애들아 난 딴건 아니고 걍 울 할아버지가 즐겨보던 사이트라길래 찾아왔어



인터넷 내역 보니까 가입은 따로 안하셨고 걍 눈팅족이셨더라고..특히 유머게시판을 많이 찾아보셨길래..



4월 19일..그러니까 어제 밤에 울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어



사인은 췌장암이셔..그래도 80넘게 사셨으니까 호상인거..지?



울 할아버지는 우리집에서 같이 사셨는데 용접공이셔,대한민국 명장이시래나?



암튼 장례식하는데 사업하는 사람들이나 교수들이 많이 찾아오더라.



그 프라이드 갈릭인가 오니언인가 그 사람 얘기 굉장히 좋아하셨어. 되게 재밌었다고 하더라고  프라이드 갈릭 씨 고마워요!!!!!!!!!



암튼 이 뒤의 글은 울 할아버지 애기니까 걍 끄적일께



울 할아버지는 일제시대 때 개성에서 태어나셨어 그때 국민학교 겨우 나오시고 잡역부로 먹고살다가 장가나 갈까 할때쯤에 전쟁터로 끌려갔어..징용도 아니고 징병으로 끌려갔지. 만주나 중국도 아니고 저 멀리 필리핀으로..



루리웹엔 친일파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조선인은 징용으로 끌려가면 끌려갔지 징병으로는 안갔고 자원입대 해서 갔다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잘만 끌려갔다고 하더라..



그때 너무 끔찍한걸 많이봤데 그거 관련해서 따로 설명은 안할께..너무 쑈킹한 애기들이라..



암튼 일본애들이 만다니아인가 만다니오인가 거기있었을때 울 할아버지는 거진 총알받이로 맨 앞에서 구를때 맨날 밥도 찌끄래기만 주고 똥군기에 맨날 조센징이라고패기만해서 X같은 와중에 에이 못해먹겠네 해서 밤중에 뛰쳐나가서 미군 게릴라들한테 투항하고 이것저것 많이 알려줘서 없는 와중에 대우 잘 받았다고 하더라고



그때 죽기살기로 영어 열심히 배우고 죽어라고 싸우고 일본애들 모아두는 포로수용소에서 일하다 (이때가 자기 인생에서 가장 좋았을때레나?)



한국 해방됬었을때 같이 들어와서 고향에 돌아가봤는데 누나랑 여동생은 만주철도인가 그쪽으로 끌려가고 엄마도 그 충격에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술병이랑 폐병에 정신이 해까닥가서 폐인이 되었드래 그래서  이렇게 된 이상 포기하면 편해 하면서 자포자기 하면서 막 살던 무렵에 전쟁남..



그때 할아버지는 밀수령인가 뭔가 법을 어겨서 깜빵에 있었는데 갑자기 풀어주더니 너 영어 할줄 아냐고 해서 편의대인가? 뭔가 하는데에 통신병으로 가서 태국군이랑 통신하는데 중요한(?)임무를 맡았다는데..뭔지 모르겠어..거기에서 기술 배우셨데 암튼..



전쟁 끝나고 나서 정신나간줄 알았던 아버지는 새살림을 차리고선 이복형제를 낳았는데 이게 골때리는게 그 아버지라는 작자가 이복형제에게 울 할아버지가 번돈을 다 써서 좋은 옷 입히고 집사고 땅사고 했다더라 그리고 군대 전역해서 나오니까 연락두절됬데 그니까 친아버지한테 먹튀당한거지



나와서 혈혈단신으로 허망해하고 있을 무렵에 어영부영 결혼하고 애 낳고..



그다음에 H건설회사에 들어가서 열심히 일하다가 60년대에 뭔일로 주가조작 사건이 크게 터져서 전재산 말아먹고 회사 건설현장 근처 직원 숙소에서 한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근근히 살아갈무렵에 중동으로 파견되서 열심히 일하고 돌아오셔서 마지막에 다 철수할 끝 무렵에 우리 할머니가 외가에서 하는 사업에 보증을 잘못서서 전재산 날라감...



할아버지는 또 돌아와서 열심히 일하면서 빚을 갚고 울 아버지랑 큰아버지랑 작은아버지랑 큰 고모 작은 고모 다 대학보냄....능력자임



그와중에 열심히 일해서 돈벌어서 농장하나 사서 은퇴했는데 IMF 터지고 큰아버지 사업 망했고 할아버지는 또 전재산을 큰아버지한테 주고 자기는 다시 용접공으로 업체들 돌아다니면서 일하셨어 나중에 쓰러져서 병원가기 전까지 일하셨음...



진짜 놀라운게 세브란스에 입원해서 있었을때 할아버지랑 가장 많이 만난게 나더라고..그러다보니 이런 애기 듣게 된거지..



너무 적적해 보이시길래 노트북 하나를 선물해드렸는데 노트북으로 맨날 바둑두고 장기두고 하다가 흘러흘러 여기 루리웹까지 오셨더라고. 가끔 프라모델이랑 음갤이랑 성유게 들어가셨더라;;;;;;;;;;;;; 그 음갤인가? 쏘세지인가 뭔가 그걸로 박터지게 싸우셨을때 할아버지가 댓글 달았었더라고......



암튼 노트북을 선물해드리고 이것저것 많이 하시더니 어차피 학교 가는 김에 들릴겸 세브란스 병원 들리면서 롤케이크랑 카스테라 먹으면서 썰푸는데 나름 꿀잼이였음..



참 별난 분이였는데 맨날 닌 결혼하지 말고 자유롭게 살라고 하셨어. 자긴 인생이 너무 괴롭고 힘들었으니까 내 손자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아무래도 좋으니까 너그들은 내가 겪은 그 끔찍한 것들을 빨리 잊어줬으면 좋겠다고..아무일도 없었단듯이..근데 나한테 털어놓으신거보면 그런거 같진 않것같고..흐음..



예전에 저기 제천에 국가유공자 분향소인가 거기에 모시자고 사람이 나왔는데 할아버지는 싫다고 하셨어. 자기는 애국자도 아닐뿐더러 애국을 강요받아 어쩔수없이(애국안하면 죽던시절이라)한거지 도대체 내가 왜 죽어서까지 느그들 홍보를 해줘야하냐고 엄청 화내셨어...시청에서 하는 행사에서 애국가 부르는것도 안하고 국가유공자로 달달이 용돈 나오는것도 거부하시던 분이라...



암튼 다음달에 우리 가족 모두 미국에 가기로 했어. 할아버지 평생 숙원이던 미국에 마음이나마 같이 할려고..울 할아버지는 미국을 엄청 좋아하고 특히 미군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인 분이고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 맨날 미국인으로 기왕이면 미군 장군으로 살고싶다고 노래를 부르시던 분이라서



쓰다보니까 글 정말 마구잡이로 썼네...미안...



암튼 할아버지 노트북 정리하는데 루리웹이 즐겨찾기로 되있어서 이렇게 글 써본다. 다들 안녕! 행복하길 바래!































3줄요약!

1.울 할아버지 돌아가셨음..

2.알고보니 유게이셨음!!!!!!!!!!!!!!!!!

3.유게이들 덕분에 울 할아버지 많이 웃다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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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20 22:32
수정 아이콘
존경스러운 분이 셨네요. 손자에게 유언은 결혼은 하지 말라는 거군요.
sen vastaan
18/04/20 22:32
수정 아이콘
소시지 대첩에 참가하셨군요.
Semifreddo
18/04/20 22:39
수정 아이콘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에서도 참전용사셨군요..
아점화한틱
18/04/20 22:49
수정 아이콘
신기하네요. 근근웹이 할아버님 연세에 진입장벽이 결코 낮은 커뮤니티가 아닐텐데...; 가끔 유게만 눈팅하는정돈데도 저에겐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더라구요
유지애
18/04/20 22:50
수정 아이콘
정말 거칠지만 멋지게 살아온 분이시네요
18/04/20 23:00
수정 아이콘
파란만장한 삶이셨네요
엘롯기
18/04/20 23:12
수정 아이콘
근데 루리웹은 가입 안해도 댓글 달수 있나요?
고란고란
18/04/20 23:15
수정 아이콘
루리웹 원글에 달린 댓글 보니까 다음에 가입한 아이디로 접해서 댓글달 수 있던 때가 있어서 그때 가입 안하시고 다음 아이디로 접해서 댓글 단 게 아닌가 추측하더라고요.
차라리꽉눌러붙을
18/04/21 05:38
수정 아이콘
중간에 다음에서 분리하면서 아마 따로 가입안하고 다음 아이디로 댓들 달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던 것도 같고, 그렇습니다...
아니시면 그냥 다음이나 네이버아이디 같은 걸로 연동가입하신 걸 수도 있고요~~~
근데 정말 치열하게 사신 분이고, 의지도 강하시고, 유쾌하신 분인 것 같습니다...
18/04/22 06:51
수정 아이콘
이 글 하나가 국제시장 영화보다 백배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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