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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11 23:47
개중 제일 허무한건 장비죠.
삼국지 세번 던질 때도 관우 죽을 때 유비 죽을 때 제갈량 죽을 때지 장비는 워낙 단칼에 가서 던질 마음도 안 듬 ㅠㅠ
17/11/11 23:49
저는 일단 삼국지 7 으로 삼국지에 입문한 케이스라.. 어렸을 땐 스토리고 나발이고 그냥 재밌게 했었죠.
그러다가 고등학교 들어가서 이문열 삼국지를 접했는데.. 그 흡입력이란 정말 대단했습니다. 확실히 조금 알고 보는 게 정말 도움이 되더라구요.
17/11/11 23:49
역사에 이런저런 양념을 친 소설이고, 어릴때 읽을때도 소설을 읽는 느낌으로 정주행을 하지만 끝에가서 결국 소설과 현실은 다르구나 하는걸 처음으로 생각하게 해주었죠. 씁쓸한 뒷맛.
17/11/12 00:10
차라리 위나라라도 통일했으면.... 어린나이에 이 결말을 대체 어떻게 읽어야 하는건지 알 수 없는 감정을 접했는데 그게 허무하다는 느낌이었나봅니다.
17/11/12 00:16
삼국시 시절에 영웅호걸들이 개난리를 칠게 아니라그이후 암흑기시절에 나와서 다같이 한마음한뜻으로중원의 흑역사를 막앗어야.... 위나라이후 진나라 이후 분열때 저런 사람들이 나왔어야 하는데 무슨...
17/11/12 00:16
사실 삼국지는 재미는 있지만 문학성은 많이 떨어지죠. 이문열이나 황석영 같은 작가들도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삼국지 번역을 했다 뿐이죠.
사람들끼리 이야기하다가도 포켓몬스터를 한번도 본 적이 없다거나 2002월드컵을 본적이 없다거나 하면 말이 안통하는 것 처럼 딱 그정도 위치에 있는 하나의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포켓몬스터가 뭐 대단해서 그렇게 계속해서 새로운 문화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것처럼 삼국지도 이제는 하나의 문화인거죠. 니힐리즘은 여태껏 지켜왔던 종교, 도덕, 등 일체의 가치관을 모조리 부정하는 사상인데 삼국지는 그냥 여러 인물들이 나와서 싸우다 죽는 이야기죠.
17/11/12 00:45
사실 삼국지'연의'의 문학성 같은 경우는 대체로 호평이 더 많았습니다. 가장 오래된 판본인 가정본(嘉靖本) 서문만 해도 "옛날 입담꾼들의 역사 이야기는 너무 속되고 오류가 많았는데 동원 사는 나관중이가 진수의 삼국지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으니 글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내용이 속되지 않다." 는 식으로 평가 하고 있으니...
서양인으로 삼국지를 최초로 접한 밀느, 와일리, 귀츨라프 같은 사람들도 연의는 고평가 하더군요. "나관중은 천재" "삼국지의 훌륭함을 모르는것은 호메루스가 시인이 아니고 타키투스가 역사가가 아니라고 말하는 격" 뭐 이렇던가.... 루쉰의 중국소설사를 읽어본적 있는데 루쉰도 삼국지연의는 고평가하더군요. '수당연의' 같은 소설을 평가하면서 '서술에 (역사적 사실을 담은) 내력이 많다는 부분에서는 삼국연의에 비견될만하다' 고 하면서도 '문장에 중후함이 없는 것은 나관중이 가지고 있는 면목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격' 같은 식으로 삼국지에 빗대서 칭찬하고 삼국지에 비교해서 비판하는등... 이문열 같은 경우엔 삼국지는 어디까지나 (이문열 초한지 서문을 보면 나오는 내용이지만) '이름있는 작가(나관중)의 글을 빌려서 적당히 모진 세월 바람을 피해 정신적 도피를 하겠다' 식이라 자기 소설로는 안보는 것 뿐일 겁니다. 양념을 넣었다고 해도 결국 그냥 평역이라. 반면에 이문열이 쓴 초한지 같은 경우는, 삼국지처럼 이름 있는 작가의 글을 빌려 적당히 쓰려고 하다가 원전인 '서한연의' 등을 보니 "아, 이건 인간적으로 너무 구리다." "이런거 평역할바에야 그냥 내가 처음부터 다시 씀" 이라는 식으로 쓴거라, 이건 삼국지랑은 달리 '자기 소설' 로 느낀다고 하더군요. 즉 삼국지는 이문열이 뭘 더해봐야 사족일 뿐이니 딱히 자기 소설로 여기지는 않을 뿐이라는거고... 이문열 초한지 서문을 보면 이문열은 "나관중은 항우와 유방의 일을 다룬 사기의 기록도 많이 참조해서 그 사기의 기록에서 400년 뒤의 일을 소설로 썻는데, 정작 그 원전이 되는 내용을 소설로 쓴 종산거사는 나관중 흉내나 내고 상상력을 지나치게 나관중에게 의존해서 빌렸다." 는 식으로, 초한지 원작자를 비판하고 나관중을 높이 여기더군요.
17/11/12 08:56
그런 일도 있었군요.
저도 삼국지를 매우 좋아하지만 그 캐릭터들과 고전을 넘어 하나의 문화가 된 인물들의 행동등을 좋아하는 거지 이야기 자체에서 무언가 건질만한 건 없다고 봐서요. 그래도 좀 더 알아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17/11/12 01:51
문학성이 뭔가요? 어떤 문헌이 문학성이 있는 건가요?
재미도 있고 문학성도 있는 문헌은 어떤 게 있을까요? 궁금해서 여쭤 봅니다.
17/11/12 09:01
이게 참 어렵네요. 저는 최근에 톨스토이를 읽고있는데 재미도 있고 문학성도 있더군요.
그런데 삼국지와 비교하려면 일리아드나 오디세이아등을 비교해야하는데 그쪽은 제가 읽어본 바가 없어서요
17/11/12 07:21
이렇게 공감 안가는 댓글도 참 오래간만이네요.
다른 거 다 떠나서 포켓몬스터가 대단할 것 없는 게임이라는데서 gg. 게임이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는 그 자체가 대단한겁니다.
17/11/12 09:09
네 저도 포켓몬 마스터인데요
포켓몬스터가 대단하지 않다는 건 높은 예술성을 지니지는 않았다는 뜻이었습니다 게임이 하나의 문화를 만들었다는 건 대단하죠 그래서 삼국지고 대단한 거고요
17/11/12 00:18
그래서 예전에 삼국지 중에선 아예 유비가 촉나라를 세우는데서 끝나는 삼국지도 있었습니다. 삼국지 능력자분들 좀 찾아주세요.
힌트를 하나 더하자면 헌제가 폐위당한 후 쓸쓸하게 주어진 집으로 가다가 산에서 살해당합니다....
17/11/12 01:19
어린 나이에 관우 장비의 죽음보다는
유비도 죽고 제갈량도 죽고 조조도 죽고 촉나라도 위나라도 아닌 사마염이 천하통일된게 진짜 그때도 뭔가 많은걸 느끼게 해주더군요
17/11/13 01:09
주인공격 인물들은 결국 다 죽고,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는 주인공이 단 한명도 없는 스토리를 이렇게 재밌으면서 잘 꾸민 드라마는 정말 보기 드물다고 봅니다. 유관장 삼형제, 조조, 원소, 손씨 3부자, 제갈공명, 강유... 다들 노력하고 애쓰지만 아무도 결국 자신들의 궁극적인 목적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어찌보면 너무나 허망한 이 내용을 입체적인 감동스토리로 짜낼 수 있었던 것은 나관중의 역량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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