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넷플릭스에 나온 원피스를 끝까지 봤습니다. 한국에서나 예고편 평이 안좋았지만 저는 의외로 괜찮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생각대로

꽤 괜찮게 잘만들었더군요. 일단 전 원작팬은 아니고 딱 알라바스타 편까지만 보고 그 뒤로는 대충 짤로만 봐서 어떤 내용인지만 아는 정도입니다.

일단 한편 제작비만 거의 240억에 육박할 정도로 (오징어게임 1시즌 = 원피스 1에피소드) 엄청나게 많은 자본이 투입된 프로젝트인데요.

실제로 넷플 관계자가 웬즈데이 이상 오징어게임과 동급의 흥행을 기대한다고 할 정도로 빠방하게 밀어주는 작품인 만큼 아마 넷플측에서도

기대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 원피스의 가장 큰 장점으론 바로 훌륭한 세트장, 좋은 의상과 분장 배경 디자인입니다. 역시 돈은 거짓말을 안하더군요. 이런 쪽

의상이나 아트쪽은 돈을 부은 만큼 값을 뽑아준다고 생각하는데 훌륭히 그 값을 한 거 같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제작진들을 원피스 덕후

위주로 뽑아서 그런지 발라티에나 아론파크 카야의 저택 등등 원작을 훌륭하게 재현했습니다.


뛰어난 비쥬얼의 캐스팅 전반적으로 배우들이 원작과 굉장히 흡사하게 잘되어 있습니다. 듣기로는 오다가 직접 캐스팅했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원피스 만화에 있던 캐릭터를 실사화한다면 이런 비쥬얼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정도로 훌륭하게 캐스팅했습니다.

특히나 루피나 미호크 거프 제프 등은 그냥 원작에서 튀어나온 수준의 싱크로율을 자랑합니다.


저가 넷플릭스 원피스의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바로 훌륭한 각색입니다. 원래 넷플릭스 원피스는 10화로 제작 예정이 되었다고

하는데 8화로 줄어들었습니다. 아마 돈클리크 해적단이 사실상 생략됐으니(나오긴 하지만 그냥 미호크한테 1초컷 당하는거로 나옴)

이쪽 비중이 줄어들었다고 보는데 저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넷플릭스는 늘어지는 에피소드 없이 빠르게 빠르게 가볍게 볼 수 있는

작품들이 중요한데 그러한 부분에서 좋은 선택을 했다고 보여지며 일 대 다수가 벌어지는 대부분의 씬들을 소규모 공간에서 제한적인 상황

1 vs 1로 연출하면서 (ex: 버기와 오렌지 마을에서의 대규모 전투씬이 축소되서 서커스 장에서 전투로 바뀜, 캡틴 크로와 그 선원들이 나오면서

나오는 다대다 전투에서 저택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추격전으로 바뀜) 오히려 더더욱 몰입도를 끌어올렸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원피스가 전반적으로 초반부는 옴니버스식의 스토리라인이었다고 보는데 그걸 하나의 스토리라인으로 매끄럽게 연결되게끔 잘 각색한거

같습니다.


이 부분은 굉장히 호불호가 갈리는 포인트일겁니다. 저는 매우 좋았지만 돌아다녀보니 불호인 사람들도 많더군요. 바로 크리피한 디자인

입니다. 생각보다 잔인하고 광대 버기나 아론 파크에서 나오는 어인들 전보벌레 등등이 매우 크리피 합니다. 이 때문에 역겹다 징그럽다

라고 불호평을 하시는 분들도 있는 반면 저처럼 오 신박한데? 살짝 분장티나는게 오히려 더 크리피해서 좋더군요.




아쉽게도 원피스는 그렇다고 완전무결한 작품은 아닙니다. 매우 매우 거대한 약점이 무려 2개가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연기입니다.

조연들은 그래도 괜찮아요. 버기 선장이나 캡틴 크로 아론 등등 악역들이나 조연분들 연기는 훌륭합니다. 하지만 결국 메인 주연이라고 볼

수 있는 루피, 조로, 나미, 상디의 연기는 많이 심각합니다. 특히 나미는 이건 아니지 않나요? 싶을 정도로 연기를 못하더라구요.

대사는 거의 국어책 수준에 표정은 하나밖에 없고 도와줘 루피하고 입막는 장면은 그 꼬꼬무에서 장도연님이 입막는 짤(물론 상황 자체는

매우 슬픈 상황이지만)이 연상될 정도로 부자연 스럽더군요. 루피, 조로, 상디 역시 비쥬얼은 매우 훌륭했지만 다들 표정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조로는 원작에서도 조용조용하고 표정 변화가 없는 캐릭터니 그렇다 치는데 상디는 후까시 잡는 표정 루피는 대충 느끼한 웃음 짓는

표정, 대충 심각한 표정 이거 2개밖에 없고 모든 주연 배우들의 대사톤이 너무 일정해요.... 듣기로는 일어 더빙으로 보면 좀 낫다는데

차라리 일어 더빙으로 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아마 이 부분이 원피스 드라마의 최악의 약점일거 같습니다. 바로 액션입니다. 사실 예고편이나 공개된 스닉픽 영사들 보면서 살짝 불안불안

했는데 많이 아쉽더군요. 특히나 검을 사용하는 액션에서 더더욱 아쉬운 점은 아니 왜 칼 대 칼이 싸우는데 칼을 안보여주고 다리 왔다갔다

하는걸 클로즈업해서 잡아주나요... 이런 식의 카메라 워킹이 8화 단체 전투 제외하고 계속 나오는데 너무 아쉽더군요. 또한 단체전투 일때마다

동선정리가 안된건지 발 헛디디는 장면이 그대로 나오거나 와이어 액션 펼쳐지는데 스피디하지 않고 너무 느릿느릿해서 대놓고 와이어 액션

합니드아아아아 하는게 보이는 허접한 부분들이 많이 나옵니다. 의외로 루피의 고무고무 액션은 항마력만 있다면 꽤 봐줄만 합니다.

조로 vs 미호크 액션은 나름 시즌1의 클라이맥스 일텐데 너무 김빠졌고 다시 위의 연기 이야기로 돌아가서 지적하자면

다시는 지지않겠다 맹세하는 장면에서 조로 배우분이 연기를 너무 너무 너무 못해서.... 이 부분은 만화로 봅시다 여러분..

뭔가 나미 배우님한테 죄송하게도 또 연기 지적을 하게 되는데 나미 배우님은 액션 연기할때 그냥 목각인형 같습니다. 너무 뻣뻣하셔서...

뭐라 할말이 없더군요. 너무 허우적 허우적 거리시는데 보기 좀 안쓰러울 정도였습니다




전반적으로 꽤 재밋게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넷플릭스에서 흥하는 작품들은 딱 이런 작품들이라고 봐요. 적당히 틀어놓고 시간가는줄 모르게

보는 작품 딴거하면서 봐도 대충 흐름이 이해가 되고 오히려 풀집중해서 막 보는 작품보단 이렇게 가볍게 볼 수 있는 작품들이 대박나더군요.

웬즈데이나 오징어게임이 그랬던거처럼요.



넷플릭스 원피스에 대한 저의 평점은 5/10 입니다. 이정도면 넷플릭스 오리지날 + 만화의 실사화는 망작이라는 오명을 씻기 충분한 재미있는 작

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원피스의 팬이거나 주말에 가볍게 넷플릭스를 즐기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