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1/24 07:18:36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2992229224
Subject [일반] <우연과 상상> - 우연, 착각, 상상. 그리고.(노스포)

<우연과 상상>은 3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단편 영화입니다. 어쩌면 이미 영화를 보셨을 법 한 분들은 '너무 늦게 본거 아니야?'고, 영화를 안 보실 법한 분들은 '이게 뭔데?' 라고 하실 것 같지만, 최대한 노스포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3편의 이야기는 모두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해서 첫 이야기 정도를 제외하고선 상상보다는 착각에 가까운 이야기를 택하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곰곰히 따져보면 모든 이야기가 각기 다른 종류지만 모든 이야기가 '상상'을 가리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영화의 모든 이야기는 두 명의 관계가 중심이 됩니다. 자연스럽게 둘 사이의 '대화'가 굉장히 중요한 영화인데요. 점층적으로 몰입하게 하는 연출과 연기가 뛰어납니다. 한번에 휘어잡는 느낌은 부족할 수 있지만, 조금씩 빠져드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만약 연출을 맡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들을 보시지 않으셨다면, 천천하게, 하지만 확실히 빠져드는 <드라이브 마이 카>의 연출 방식을 떠올리셔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든 이야기의 상상은 '이랬으면 어땠을까'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상상에 묘하게 후회가 섞여 들어간 방식의 상상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만약, 내가 그 때의 너에게, 혹은 그 상황의 나에게 다른 선택지를 선택했다면 어땠을까의 상상들이 영화 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그닥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묘하게 '힐링'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약을 바르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힐링 영화라기보단, 그렇지만 상처를 그대로 두고, 흉터가 남는 대로 나두는 방식의 힐링이요. 어쩌면 이 점도 <드마카>와 닿아있는 지점이기도 하겠네요.


p.s. 솔직히 이 영화는 봐야지 마음은 먹고 있다가 이번 설에 꺼내든 이유는 누벨바그 갤러리 순위 때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락영화의 한 정점에 가까웠던 <탑건: 매버릭>이나 훨씬 활달했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혹은 제가 처음으로(!) 좋아하게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같은 영화들이 더 좋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보고 나서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3/01/24 08:3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드라이브 마이 카 보다 훨씬 쉽고 재밌고 감탄했으나 멀게는 에릭 로메르 가깝게는 홍상수와 구조, 카메라워크까지 비슷해서 아쉽더군요. 홍상수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계기랄까...
aDayInTheLife
23/01/24 10:5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드마카보다 훨씬 간단한 이야기로 깊은 울림을 주는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래도 드마카의 손을 들어주고 싶긴 하네요. 흐흐
프로페시아
23/01/24 13:22
수정 아이콘
3번째 이야기의 후반부 줌인은 너무 홍상수 같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홍상수의 스토리텔링에 절여져서 그런지 너무 순한 맛인 게 아쉽더라구요.
살려야한다
23/01/24 11:34
수정 아이콘
하마구치 류스케 영화는 보이콧합니다. 너 때문에 카라타 에리카가 은퇴했잖아요. ㅠㅠ

그때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aDayInTheLife
23/01/24 11:56
수정 아이콘
그건 본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합… 크흑.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7756 [일반] 논쟁에서 항상 (정신적으로) 이기는법 - 정치, 사회, 역사, 비트코인..등 [142] lexial13796 23/01/24 13796 2
97755 [일반] <우연과 상상> - 우연, 착각, 상상. 그리고.(노스포) [5] aDayInTheLife7107 23/01/24 7107 1
97754 [일반] [스포약간] 설 끝무렵쯤 추천하는 전기톱맨 [15] 대장햄토리11554 23/01/24 11554 0
97753 [일반] 이번 설날에 만나서 알게된 친가쪽 친척동생의 투자비법 [51] 보리야밥먹자15475 23/01/23 15475 1
97752 [정치] [노스포] 교섭 후기, 냄새를 지우기 위해 공들였지만 실패 [45] 김유라17707 23/01/23 17707 0
97751 [일반] 다들 감정을 가라 앉히고 자료를 읽어봅시다.(국민연금 고갈 문제 건) [217] 오후2시23727 23/01/23 23727 6
97750 [일반] [넷플릭스 정이] 볼만한 수준 보다는 훨씬 더 괜찮았던 영화 [23] 루저11685 23/01/22 11685 9
97749 [일반] '50년 후 지옥' 대한민국.. 미래 노인 복지의 대안은 안락사? [321] dbq12327727 23/01/22 27727 15
97748 [일반] 재벌집 막내아들, 설날에 몰아서 봤습니다(스포있음) [22] Friday12693 23/01/22 12693 0
97747 [일반] [성경이야기]미가 집안 이야기 [8] BK_Zju12696 23/01/22 12696 19
97746 [일반] (스포)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엣 원스/짱구 21기/사랑할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감상 [2] 그때가언제라도8829 23/01/21 8829 0
97745 [일반] <정이> 안 가네 이 영화... [43] 마스터충달15905 23/01/21 15905 8
97744 [일반] 바르셀로나 5박 6일 빡빡한 여행 후기 (스압) [52] Traumer14736 23/01/21 14736 13
97742 [일반] 더 퍼스트 슬램덩크 더빙판 뒤늦은 후기(스포) [56] 승승장구13910 23/01/20 13910 2
97741 [일반] 슬램덩크 애니판 명대사 TOP20 [31] 海納百川14183 23/01/19 14183 0
97740 [일반]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30일부터 해제될 듯…의무→권고 '조정' [176] Davi4ever22631 23/01/19 22631 10
97739 [일반] RTX 4090 전원부 티어표 [34] SAS Tony Parker 21599 23/01/19 21599 0
97738 [일반] 짧은 카카오페이 이용후기 [13] 겨울삼각형14034 23/01/19 14034 0
97737 [일반] (스포)플라네테스 2003 감상, 여기가 아닌 어딘가로...? (+ 빈란드 사가 주절주절) [26] 그때가언제라도9418 23/01/19 9418 1
97736 [일반] 정직함이 희귀해진 시대 (말장난이 범람하는 시대) [115] 오후2시21145 23/01/19 21145 34
97735 [정치] 주한 이란대사관 "한국 정부 설명 기다려" [264] 빼사스30540 23/01/19 30540 0
97734 [일반] [경제] 12월 BOJ 발표: 엄습해오는 일본 경기둔화와 '제 2의 일은포' [18] 김유라13737 23/01/18 13737 19
97733 [일반] 나도 봤다 슬램덩크 자막판 후기 (스포있음) [14] 노래하는몽상가10082 23/01/18 10082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