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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1/13 12:21:00
Name 오후2시
Subject 제가 수행한 방위사업을 돌아보며 - (1) 방위사업에서 미국의 영향력 (수정됨)

제 주 업무는 무기체계 연구개발, 시험평가 였습니다.
폐쇄적이고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다 보니 외부의 오해가 많고, 이를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업무를 수행하면서 느끼고 배운 점을 공유하려 합니다.

1) 방위사업에서 미국의 영향력
2) ‘군용’의 마법 – 왜 무기체계는 비쌀까?
3) ?? (미정)
순으로 글을 써 봅니다.
--------------------------------------------
“00아, 마법의 주문을 알려줄까?”
보고서가 승인되지 않아 고민하고 있을 때, 선배가 말했습니다.

“미군이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바로 통과된다.”
설마 하면서 보고서에 외국의 운용사례를 추가했더니 승인이 나더군요.

이 일화만 보면 ‘사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합리가 일부 있습니다.

방위사업에서 미국의 연구개발은 전세계가 주목합니다.
1) 폭넓은 분야에 대해 ‘차세대 무기체계’를 연구합니다.
    예 : 레일건(개발 포기), 레이저 무기(개발 중), 탄도탄 요격체계(배치, 지속개발), 로봇(개발 중) 등
2) 극지방부터 사막, 늪지까지 ‘다양한 기후조건’에서 ‘대규모로 운용’합니다.
3) 테러와 같은 비정규전에서 전쟁까지 ‘실전경험’이 많습니다.
4) 타 국가에서 비공개하는 자료도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물론, 핵심 내용은 비공개되어 있습니다.)
5) 동맹국(NATO, 한국 등) 입장에서 유사시 보급의 편리성을 위해 미국의 무기와 호환돼야 합니다.
    외국에서 무기 구매할 때, 미국 무기체계와 체계통합 되는지 확인합니다.

제가 업무 수행하면서 느낀 건 ‘내가 생각한 것은 누군가가 시도했거나, 검토한 사항이다. 사례조사 해야겠다.’ 였습니다.

미국 교범 1장(총론) 중 익숙한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한국 교범과 비교해보니 슬로건, 형용사, 부사까지 동일 하더군요.
미국 교범을 한글화 한 것이 한국 교범이라는 생각이 들자 허탈함과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자주국방, 하...’
오해를 막기 위해, 1장(총론)만 그랬고 후반부로 갈수록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퇴근길에 고민하면서 ‘씁쓸함’이 ‘창군세대에 대한 존경심’으로 바뀌었습니다.

해방 이후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대에 그들은 미국에서 받은 장비로 시작했습니다.
이 세대의 임무는 1) 군사력 건설, 2) ‘1)’항에 필요한 지식습득, 3) ‘2)’항의 지식을 후세대에 전수할 것입니다.

해군일화 : http://cheonji.egloos.com/4992547
지금이야 상상이 안 되지만, 장성/영관급 장교가 작업복 입고 공장에서 쇠를 깎아 부품을 만들었습니다.

그 당시에 제대로 된 영한사전이 있었을까요?
YBM, 유튜브, 파파고 번역기는요?
그 이전에 중졸 학력을 지닌 분이 몇이나 있었을까요?

창군 세대의 교재는 미국 교범이었고, 이들은 전수교육을 위해 한글로 번역했습니다.

위 경험으로 규정, 기준에 명시된 숫자의 출처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숫자가 미국 문서에 기반한 것이고, 왜 그 숫자인지 세부사항은 다들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운 좋은 경우, 미국 문서에 부록으로 산출 과정이 포함되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확인할 때마다 미국의 힘은 군사력이 아닌 지적 인프라에 오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연구과제를 ctrl C, V 하는게 답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미국과 한국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수행한 연구과제를 살펴보겠습니다.

1) 스마트쉽 프로그램
    : 91년, 소련이 해체되자 미국은 국방비를 줄였습니다. 가상적국이 사라졌으니 당연한 일이지요.
      미 해군은 줄어든 예산 내에서 전력의 유지를 위해 조사를 시작합니다.
      각 항목별 예산 비중과 비효율적인 요소를 알아본 결과, 인건비가 단일 예산항목 중 가장 크고 함정별 운용 인원을 줄이기로 합니다.

      ‘스마트쉽’ 프로그램의 슬로건은 두가지 였습니다.
      가) 종이 없는 함정
           인트라넷, 스캐너 등 사무 자동화 기기를 도입해 행정 소요를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나) 20인승 순양함
           각종 센서, 모터 등의 자동화 체계를 도입해 운용인력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군함은 적어도 00명 많으면 수천명이 탑승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엄청난 감소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실패했습니다.
너무나 급진적인 신기술 채택으로 예상과 달리 비용대비 효과가 낮았습니다.

‘가) 종이 없는 함정’은 군 업무 중 무의미한 행정 업무를 줄이고 전자화하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군 문화, 내부 저항, 인센티브 제도 설계 그리고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은 인터페이스로 구성원들이 수용하지 못했습니다.
한국 은행들이 2010년대 되어서야 종이 없는 지점을 실험하는 걸 생각해 보면 너무 시대를 앞서나간 것이지요.

‘나) 20인승 순양함’은 자동화된 소화체계, 배관 이중화, 기계화 및 전 승조원 간부화를 통해 여러 명이 할 일을 1명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90년대 센서, 액츄에이터, 모터 등은 성능이 떨어졌고 잔고장이 잦았으며 함정 손상 시(화재, 침수 등)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2) 레일건 프로젝트
각종 영화나 매체에서 sf 무기로 묘사되어 친숙할 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8MmOpSm4LY
역사가 오래된 만큼 개발 방향이 여러 번 바뀌었지만, 여기서 말하는 프로젝트는 해군, DAPA(한국으로 치면 국방과학연구소가 되겠습니다), 육군이 합동으로 연구한 항목을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초기 연구목표는 유도탄을 일부 대체하고 장거리 포격으로 함정, 차량의 생존성을 올리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약 10여년 간의 연구개발 끝에 2021년 7월 기준 프로젝트 중단을 공식 선언합니다.
중단 사유로 발사 1회당 비용이 유도탄보다 높은 점, 대규모 전력시설을 요구해 이동 플랫폼(함정 등)에 탑재가 제한되는 점, 포신의 마모가 심해 정비소요가 과대한 점 등이 있습니다.

3) SAFFiR 프로젝트 (함정 자동화 소화 로봇)
https://www.youtube.com/watch?v=K4OtS534oYU
함정은 전투를 염두에 두고 건조됩니다. 화재, 침수를 막기 위해 인원이 배치되고 선체 복원 훈련 (일명 손상통제)를 받습니다.
‘1) 스마트쉽 프로그램’이 강한 반발에 부딪힌 것도 함정이 손상될 때 누가 복원을 해주는가 문제였습니다.
로봇 기술이 발전하면서 신개념이 대두됩니다. 함 내 드론과 로봇이 배치되 드론은 정기적으로 순찰하면서 이상징후를 감시하고, 사고 발생시 로봇이 출동해 임무를 수행하는 개념입니다.
제 생각에는 당장 상용화하기에 불가능하지만 10년 뒤쯤 함정 설계의 방향을 바꿀 겁니다.

그럼 위 연구개발의 의미가 없을까요? 아닙니다.

‘1) 스마트쉽 프로그램’의 경우 함정 제어체계에 기반이 되는 원천기술들을 제공했습니다.
    덕분에 발전기, 엔진 등 주요 체계에 필요한 인원이 극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itwJhOCa558
세계대전 당시 독일 잠수함 내부입니다.
척 봐도 다루기 어렵게 생겼죠?
진보된 제어체계 덕분에 현대 함정은 소수의 인원이 편히 앉아 조작할 수 있습니다.

‘2) 레일건, 3) SAFFiR 프로젝트’의 경우 제반 기술이 성숙해지면 연구 재개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국방비에 투입 가능한 재원이 많습니다. 또한 개발이 실패하더라도 책임소재를 가혹하게 묻지 않고 차세대 개발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가능할까요?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우선순위에 따라 예산이 조정돼야 합니다.
처우개선, 전력확충 등 시급한 사업이 많은 상황에서 10년, 20년 뒤를 위한 기술 개발에 투입할 예산이 부족합니다.
또한 기존에 없던 개념 연구는 실패를 동반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사회가 이를 관대히 받아들여 줄지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에 ‘차세대, 기존에 없는 신무기 개발’ 등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니 개발상황을 지켜보고 연구개발 방향을 정하는 게 비용 대비 효율적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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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군
23/01/13 12:24
수정 아이콘
비용대비 효율적이라는 게 가장 크죠...

한국 수준에서 아예 미군과 다른 무기 체계를 연구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이런 역사 자체도 별로 없을 거예요....
미국 따라하기 방법론은 통해서 미국이 1조를 들여서 연구한 물건을 1000억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역으로 말하면 우리가 최초 개발을 하면 1조 들어야 한다는 말이라서....
닉네임을바꾸다
23/01/13 12:25
수정 아이콘
뭐 우리가 나토규격 영향력내 살고 있고 그 나토규격은 사실상 미국꺼니 미국 따라가기가 좋기는...
23/01/13 12:31
수정 아이콘
일각에선 미국의 푸들이니 뭐니 비꼬기도 하지만 한미동맹이야말로 전세기와 금세기에 우리 나라에게 주어진 최대의 치트죠. 우리가 요즘 폴란드나 동유럽에까지 무기 팔면서 우리 방산강국임 엣헴 할 수 있는 것도 나토 표준, 미국이 주도하여 규격화시킨 무기체계를 착실히 따른 덕이기도 하고...

요즘 사람들 반응 보고 있으면 동맹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서 "아 동맹이면 당연히 같이 싸워줘야죠!" "아, 동맹이 기술공유도 안해주고 쪼잔하게 뭐 그게 동맹임?" 같은 반응이 꽤 있는데... 영프나 영일, 중소 같은 다른 '준수한 수준의' 동맹들이 지금껏 얼마나 콩닥거렸고 투닥거렸는지 알면 한미동맹은 천사로 보이게 될 겁니다. 농담 아니고 한미 수준이면 진짜 혈맹이에요. 크크
고오스
23/01/13 12:43
수정 아이콘
미국의 푸들이라고 비웃는 놈들도 미국하고 친하게 지내고 서자 급으로 지원해준다고 하면 찬성할 국가 많을 껍니다
23/01/13 13:38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는 신기한게 자칭좌파 이런애들은 한미동맹에 으르렁 하고

자칭보수(신기한게 자기들을 우파라고는 안하고 보수라고 하죠. 좌파 vs 보수 라는 희안한.. 아무튼) 이런애들은 한미동맹에 환상을 가지고있죠

둘다 바보들인건 똑같음

확실한건 그거죠

미국 푸들도 아무나 시켜주는건 아니다. 정말 우리는 그부분에서는 복받았습니다

하지만 한가지는 좀 말하고싶은게, 한-미가 과연 혈맹이라고 할만한 대등한 관계인가라는 점입니다

저는 대등하지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도 부끄러운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23/01/13 13:46
수정 아이콘
'대등한 상태에서의 동맹'은 또 나름 문제가 많지요. 앞서 영프 영일 중소 동맹같은 사례를 언급한 것도 그 때문이고.

한미동맹은 전형적인 패권국과 그 지지국간의 동맹이고, 패권국이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만든 집단 체제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대등과는 사실 관계가 먼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이건 영국이나 일본처럼 우리보다 사이즈 큰, 미국 주도의 동맹체제에 속해 있는 나라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라... 말씀하신 대로 부끄러운 일 같은게 전혀 아니죠. 우리 생존과 번영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한 거고 또 그 수혜를 잔뜩 받고 있기도 해서.
23/01/13 13:58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사실 한국입장에서는 대등하지않기에 '오히려 좋아' 모드로 꿀많이 빨았죠
고오스
23/01/14 14:10
수정 아이콘
요즘 하는거 보면 보수도 반미 스탠스라 그저 웃음벨 입니다
kartagra
23/01/13 13:57
수정 아이콘
까놓고 현대 한국에 있어 미국은 만력제 시절 명나라 급인데 그깟 푸들 충분히 할만하죠. 애초에 부잣집 개도 아무나 하는 건 아니라 크크. 당장 미국의 푸들도 못 돼서 f-35 같은 거 수출 허가 안내주고 사사건건 태클 걸거나 무시로 일관한다?

생각만 해도 아찔해집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이 사실 당연한 게 아니죠. 세상에는 그걸 누리지 못한 국가가 훨씬 많으니까요.
오후2시
23/01/13 14:33
수정 아이콘
45년 건국 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미국이냐 소련이냐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만약 소련을 선택했더라면... 인세의 지옥이 펼쳐졌을 겁니다.

러-우 전쟁으로 러시아 무기체계에 대한 선호가 많이 떨어졌을 겁니다.
우리에게 다행이죠. 그만큼 세일즈 영역이 늘어나니까요.
aDayInTheLife
23/01/13 12:35
수정 아이콘
흐름과 표준. 이라는 두 글자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요. 흐흐 나토 규격과 미래 전장의 흐름을 둘 다 쥐고 있는게 천조국이니…
SkyClouD
23/01/13 12:37
수정 아이콘
사실 그 이승만조차도 한미상호방위조약 하나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인정받게 할 정도죠. 크크.
파이브 아이즈라는 놈들도 사실 미국 말 더럽게 안들었는데 - 특히 영국 - 한국 정도의 전략적 모호성이면 그냥 속된말로 밥이 맛이 없어 잘 삐지는 애견입니다.
은때까치
23/01/13 12:40
수정 아이콘
너무 재밌어요.... 애독자입니다. 지금 페이스로 계속 자게 애용해주셔요 크크크
고오스
23/01/13 12:4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미국이 천문학적 돈을 퍼부어서 성공시킨 프로젝트를 잘 카피하는게 비용 대비 효과가 좋을 수 밖에 없겠네요 흐흐

특히 현대전은 미국전이라고 농담삼아 불리는 걸 직접보니 더더욱요
여수낮바다
23/01/13 12:56
수정 아이콘
보면 볼수록 미국은 대단하고, 이런 나라와 동맹을 맺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에이치블루
23/01/13 12:56
수정 아이콘
해군 획득 쪽이셨나 봐요.. 척박한 분야에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23/01/13 13:03
수정 아이콘
https://www.youtube.com/shorts/itwJhOCa558 여기에 나온게 그 유명한 U보트인가요?
오후2시
23/01/13 13:10
수정 아이콘
정확한 모델명은 명시되어 있지 않아
확인이 안됩니다.

추정컨데 u보트 파생형인것 같습니다.
서린언니
23/01/13 22:07
수정 아이콘
러시아 덧글 보니 21형 유보트같다고 써있네요
그럴수도있어
23/01/13 13:09
수정 아이콘
우리가 줄을 잘 섰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한국화약주식회사
23/01/13 13:28
수정 아이콘
국방산업에서 한국은 선도할 수 있는 부분보다는 패스트 팔로워가 되어야 따라가기도 쉽고 편합니다. 어짜피 시행착오 대다수는 미국이 겪은거고 그거 보면서 안 겪으면 되니까요. 개발비용을 쓸때 이 점만 해도 매우 효율적으로 쓸 수 있죠.
쩌글링
23/01/13 14:50
수정 아이콘
제가 업무 수행하면서 느낀 건 ‘내가 생각한 것은 누군가가 시도했거나, 검토한 사항이다. 사례조사 해야겠다.’ --> 매우 동의합니다. 한국형 어쩌구 ~ 를 하겠다는 놈들이면 최소한 reference 리뷰라도 충실히 한 다음 일을 시작해야 할 것 아니냐....흑흑
오후2시
23/01/13 14:53
수정 아이콘
진짜... 충남대에서 발표한 한국형 항공모함 발표는 충격과 공포 였어요.
https://www.dogdrip.net/index.php?mid=dogdrip&document_srl=305962040&cpage=1

하하하...
하필 '영국 무관'이 있는데서 저걸 발표하니
엘든링
23/01/13 15:02
수정 아이콘
사실 중국조차도 미군 무기체계 나오면 베끼기 바쁜 친구들이죠. F-35 -> J-35, UH-60 -> Z-20, 알레이버크급-> 052D 등등..
심지어 합성여단으로 편제까지 카피하는걸 보면 사실 동맹군인 한국군보다도 미군에 관심많고 열성적으로 추종하는..
singularian
23/01/13 15:03
수정 아이콘
제조에 있어서, 무었을 만들까와 어떻게 만들까가 있습니다.
미국처럼 예산이 많이 배정되어 뭘 만들든지 무슨 시도든 권장한다면 좋겠지만, 한국은 예산과 연구인력의 확보에 분명 제약이 많아서,

한국서 선택한 전략은 미국이 “무었을” 잘 만든 것과 실패한 것을 보고 [어떻게 만들지][많이 만드는 양산 기술]에 집중하였지요. 그 선택과 집중 덕분에 가성비 좋은 장비를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바이든에게 제출된 [미국에게 절실한 분야가 무엇인가]를 조사한 산업 보고서에 반도체, 배터리 그리고 의아하게도 [주조와 단조]가 들어갔습니다. 주단조 산업은 조선과 마찬가지로 중후장대 산업입니다. 반도체와 배터리는 이해하겠는데, 개발도상국 산업인 주단조는 의외입니다.

알고 보니 미국의 주단조 산업이 거의 타국에 의존하는 구조로 변해버렸습니다. 상용부품은 한국이나 중국 등에 발주하면 도면대로 날짜 맞추어 배달되는 구조로.

그런데 무기와 [무기부품은 자국생산이 미국의 국룰]이라. 그럼에도 미국에 관련 산업은 물론 전문 인력 또한 불비(없음)라서. 이 산업구조의 변화는 해군에서 발주한 원자력 잠수함 10척이 기한내엔 6척밖에 납품할 수밖에 없게 하였습니다. 해군은 기존 잠수함의 수명연장으로 노인 학대를 해야합니다.

작년에 기세 좋게 AUKUS 결성하며 미영호가 프랑스와 계약한 호주의 잠수함 9척 사업을 뽀개 놓은 미국이 자국에서 쓸 것도 없다며 금년들어 호주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 공급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미국 믿고 프랑스에 엄청난 위약금에 쌩돈 까지 얹어 줘가며 겨우 해약했는데......

러시아로 공급되는 반도체 공급 체인이 끊겨 첨단 무기를 못 만들고 있는 것을 보면 무기 제조에 반도체 산업도 중요하지만, 탱크나 중장비의 하우징이나 터빈의 코어, 항모, 전투함, 잠수함 등을 만드는 것은 주단조 산업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최첨단 국가의 기술과 비교에서는 조금 밀린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조선 산업이 있어 기술과 가격경쟁력에 양산체제를 갖추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이 유2합니다.

그 호주의 잠수함 사업을 재추진 할 수 있는 나라는 딱 2나라 밖에 없습니다. 프랑스와 또 한나라.

사실 한국은 적정기술을 확보한 생계형 패스트 팔로워 조차도 감지덕지 였는데 어느 틈에 앞엔 아무도 없고 뒤에는 줄서있고...

AVIS 렌트카의 전략이 생각납니다. #2 Rental Car Company, 힘이 많이 드는 일등을 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겠다, 쭈욱 생계형 2등만 한다.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어느 틈에 앞에 있던 1등이 사라져 넘버 투가 강제로...

이상 본문과는 상관없는 댓글이었습니다.
엘든링
23/01/13 15:11
수정 아이콘
그 SSN 연 1.2척 조달로 미 해군이 좌절 중..이란 이야기관련으로 글 좀 쓰고 있었는데 댓글로 이미 써주셨네요 크크
그거 기사들 좀 찾아보니 가관이었습니다. 20~30년 전에 비해 산업 기반이 양적으론 3분의 1로 줄어들고, 심지어 인력들의 숙련도조차도 악화된 상태더라구요...
당장 산업 복원에 300억 달러를 붓고, 20~30년전 산업수준에 맞춰진 창정비 계획도 갈아엎어 현실화한다고 하긴 하는데, 이거 해군력 쪽은 아무래도 2040년대면 골든 크로스가 나는거 아닌가 싶어집니다. 대형 수상 전투함(LSC) 세력은 잘못하면 35년 즈음에 중국에 밀릴 수도 있구요.
singularian
23/01/13 15:18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한국도 산업공동화가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미국도 같은 공동화의 이유로
미국에게 한국이 꼭 필요한 산업(Supply Chain내) 분야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미국이 한국에 손을 빌려달라고 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 군수분야 기능과 제조 능력의 활용은
상호 의존의 심화와 그로인해 더 긴밀(Give & Take)해질 수 있는 정치의 몪이 포함되어 있겠지만요.
23/01/13 15:55
수정 아이콘
와 레일건 프로젝트가 중단된건 몰랐네요...
현재 기술로는 아직 실제로 쓸만큼의 효율이 안나오는군요
오후2시
23/01/13 20:46
수정 아이콘
포신마모, 순간적인 전력부하가 해결이 안되나 봅니다.
고물장수
23/01/31 14:44
수정 아이콘
대공미사일이 너무 비싸지니까...

미사일이 아니라 그냥 쇳덩이를 날려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거나 타격을 하겠다는

가성비가 핵심인 무기인데

이게 여러번 쏘다보니까 포신이 견디질 못하고
포신 교체비용 생각하니까 결국 가성비가 별로더라 돼버렸답니다.
전기먹는 괴물인건 덤...

실사용 가능할만큼 기술은 되는데 가성비 문제로 탈락입니다.

포신 마모 문제가 없는 코일건에 다른 방법으로 정밀도를 갖춘다든가 해서 계속 연구할 생각은 없나봐요.
뭔가 과학무기의 낭만이 있는데 아쉽죠.
자급률
23/01/13 16:22
수정 아이콘
한국정도면 당장 필요한 군사력 강화와 자주국방 비율 확보 사이에서 나름 줄타기를 잘 해온편이죠.

어디서 말하는 것처럼 자주국방 원툴로만 갔다면 일본 방산체계처럼 갈라파고스길 걸었을 확률도 꽤 높을겁니다.
엘든링
23/01/14 01:03
수정 아이콘
그런데 요즘 일본의 갈라파고스 길을 따라가는 것 같아서 좀 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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