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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2/09 18:56:00
Name 식별
Subject [일반] 무라카미 류의 '69'를 읽고
(반말체 죄송합니다)



"1969년, 도쿄대학은 입시를 중지했다. 비틀스는 《화이트》《옐로 서브마린》《애비 로드》를 발표했고, 롤링 스톤스는 최고의 싱글 〈홍키 통키 우먼〉을 히트시켰으며, 머리칼을 마구 기른 히피들이 사랑과 평화를 부르짖고 있었다. 파리의 드골은 정권에서 물러났다. 베트남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여학생들은 생리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1968년, 세계는 혼란에 빠져있었다.



미국은 베트남이라는 수렁속에서 여전히 벗어나질 못했고,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야.”
“관계있습니다. 미군은 지금 우리 항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말이죠.”
“자네가 생각할 그런 문제가 아니야.”
“그럼 누가 생각해야 할 문제인가요?”
“야자키, 그런 일은 대학을 나오고 취직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어른이 된 다음에 말하도록 해.”


"알제리의 테러리스트도 아니고, 베트콩도 아니고, 체 게바라가 이끄는 게릴라도 아닌 내가 왜 이런 장소에 있단 말인가?
마츠이 카즈코의 눈길을 끌고 싶어서라는 사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소련은 체코슬로바키아를 침공했으며,
(프라하의 봄)


파리의 학생들은 거리로 나와 호치민, 체게바라, 그리고 섹스를 주문처럼 외고 있었다.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라!"



이듬해 1969년, 일본에도 여파가 도착했다.


(1969.5 도쿄대 전공투 토론회에서 연설하는 미시마 유키오)


"전공투운동, 마르크스주의, 60년대 안보투쟁의 교훈, 카뮈의 부조리소설, 자살과 프리섹스, 나치즘, 스탈린, 천황제와 종교, 학도출진, 비틀스, 니힐리즘에서 이웃 이발소 주인의 권태와 퇴폐에 이르기까지, 숨도 쉬지 않고 말했다.
...아뇨, 그냥 여학생 시선을 끌고 싶어서 했을 뿐이에요, 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



도쿄대에서 전공투 투쟁이 일어나 야스다 강당은 점거되었고,



입시는 정지되어 도쿄대 69학번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나가사키대학의 반제학평이 우리와 함께 졸업식 분쇄투쟁을 전개하자고 정식으로 요청해왔어.
... "나는 이제 그만두겠어. 솔직히 말할 테니 잘 들어줘. 각목과 헬멧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나가사키 대학이건 규슈대학이건, 어디와 손을 잡아도 마찬가지야."









소설 69는 이런 시대 배경을 6으로,


미해군기지가 있는 사세보(佐世保)의 17세 소년,
문학과 사회에 조예가 깊은 소년,
이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실은 '암컷'을 열망하는 유쾌한 괴짜 소년,


야자키 겐스케(矢崎劍介)를 9로 놓는다.






69를 읽게 된 계기


18살 때 읽은 첫 무라카미 류의 소설이 69였다.

한때 학생운동을 하셨던, 지금은 여당 국회의원으로 나랏일을 하고 계시는 외가 쪽의 큰 어르신이 추천해 주셔서 읽게 되었다,
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사실은 그냥 인터넷 서점에서 우연히 보고 사게 됐다.

알라딘 중고 가격이 300원이었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류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라는 책을 들어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적어도 돈 300원 값은 할 거라고 생각하고 별생각 없이 다른 중고 책들과 묶어서 주문했다.

그렇게 이 소설은 내 다른 중고 소설들과 함께 뭉탱이로 묶여 볕 잘 드는 곳에 일광소독이라는 명목하에 썩어가고 있다가, 우연히 아버지의 눈에 띄어 재발굴 되었다.

평소 영어와는 연이 없었던 아버지는 영어로 써져있는 것들 중에서 본인이 읽을 수 있는 것들은 일단 외치고 보는 버릇이 있었고, 결국 이 자그마한 노란 책의 옆면을 보고는 "씩스티 나인!" 이라고 외쳐버린 것이다.

얼마간의 어색한 정적이 흘렀고 아버지가 물어보지도 않았지만 나는 책 소개를 읽었던 기억을 쥐어짜 내 배경이 1969년도라 제목이 69라고 해명 같은 설명을 했다.

책 겉표지를 벗기면 나비가 앞면엔 나비가, 옆면엔 sixty nine이라고 쓰여있다


69
사실 69라는 숫자는 참 묘한 숫자다. 뭔가 멋지다.

그래서 난 어렸을 때부터 이 숫자를 참 좋아했다.

초등학생 때 A4 용지 가득 69 69 69 69 69 69...를 써댄 기억이 있다. 그때 어떤 69는 완전히 합쳐서, 원에 꽉 찬 8처럼 (⑧, θ) 그리는 것도 좋아했다.

69는 특정 체위를 암시하는 성적인 기호이기도 하고, 무한을 상징하기도 한다.

6을 뒤집으면 9가 되듯이, 달라 보이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 사실은 언제든지 뒤집히면 서로가 될 수 있는 제 꼬리를 무는 우로보로스다.



제목처럼 이 소설에서는 대립되는 요소들이 잔뜩 나오고, 그것들은 사실 우로보로스의 머리와 꼬리처럼 이어져있다.





공과 사

저 창밖으로 보이는 항구에서 매일 사람을 죽이기 위해 미국의 군함이 출항하고 있는 걸 모르세요?

시국이 어떤 시국인데 셰익스피어 따위를, 정말 웃겨. 베트남에서 하루에 몇 사람이나 죽어나가는지 아세요. 선생님?

어른이 아니면 전쟁에 반대할 수 없단 말인가요? 그럼, 전쟁에서 어린이는 죽지 않습니까? 고등학생은 죽지 않나요?


소설은 처음부터 도쿄대투쟁, 68운동, 베트남전, 히피 문화를 언급하며 시대 분위기를 환기한다. 주인공은 학내 바리케이드 투쟁을 주도하고, 경찰에 체포되기까지 한다. 거리에선 포크송과 함께 베평련(베트남에 평화를! 시민연합) 회원들의 평화에 대한 부르짖음이 사투리로 흘러나온다. 미 해군기지가 위치한 사세보에는 기지촌을 따라 각종 유흥업소가 성행하고, 미국의 비계 냄새와 함께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여고생들은 흑인 병사들의 손을 잡고 걸어 다닌다.



중학교 동급생 중에 매춘부, 마스다 초코라는 여자애가 있었다. 서예부 활동을 하고 상도 자주 받는 착실한 학생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나는 마스다 초코에게 연애편지를 받았다. 나와 편지를 주고받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헤세를 좋아해요. 언젠가 자치회 시간 때 헤세를 좋아한다는 야자키의 말을 듣고 무척 기뻤어요. 편지로 헤세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어요...... 나는 다른 여학생을 좋아했기 때문에 답장은 쓰진 않았다. 고등학교 1학년이던 어느 날, 마스다 초코가 머리에 물을 들이고 흑인 병사와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 집 옆에는 창녀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미군 병사와 그녀들이 ○○하는 걸 몇 번 훔쳐본 적이 있었다. 붓글씨와 헤세가 흑인 병사의 성기로 변해버린 사연을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얼핏 보면 제목의 69는 1969년을 의미하고, 이 소설은 1969년에 대한 헌정이자, "아아~ 용암같이 뜨거웠던 그날의 추억이여! 이렇게 끔찍했던 엄동설한의 시대에서 대의를 위해 투쟁했던 우리들의 아름다운 모습이여!"를 말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주인공이 바리케이드 봉쇄 투쟁을 한 이유는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고 제국주의적 노예 양성소인 학교에 똥을 쳐맥이기 위해서,
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단지 짝사랑하던 여학생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였다.

갑자기 내가 “바리케이드 봉쇄를 하자”고 외치자 아다마는 깜짝 놀랐다. 바리케이드나 데모에 참가하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마쓰이 가즈코가 말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은 소설 속에서 일관적으로 '암컷' 과 '재미'를 추구한다. '재미없게 사는 건 죄' 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은 세상의 모든 진지한 것에 조소를 보낸다. 주인공이 베트남 전쟁이 어쩌니 대의를 부르짖는 것은 단순히 재미없는 얼굴을 한 어른들을 효과적으로 논박하기 위해서이다. 그렇게 하면 세상의 많은 '암컷'들에게서 주목을 받기 때문에.

1969년 당시의 탈락자들은 무척 즐거워 보였다. 대학 거부선언을 책으로 묶어낸 고교생도 있었고, 데모대 가운데는 반드시 예쁜 누나가 끼어 있었다. 문제는 여자다. 탈락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까닭은 암컷을 손에 넣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혼상대나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불특정 다수의 암컷이 문제였다. 암컷에게 잘 보일 수 없을 때, 남자들 은 살맛을 잃고 마는 것이다.


이때, 암컷을 원하는 주인공에게 있어서 69는 시대의 아픔도 치열했던 투쟁의 기억도 아니다. 단지 체위의 일종일 뿐이다.


알제리도 베트남도 멀다. 여기는 평화로운 일본이다. 물론 팬텀기의 폭음은 들린다. 동급생이었던 여학생은 흑인 병사의 ○대가리를 빨고 있다. 그러나 피는 흐르지 않는다. 폭탄도 떨어지지 않는다. 네이팜 폭탄으로 등줄기가 타버린 어린이도 없다



간판에는 ‘주최 후쿠오카 베평련'이라 적혀 있었다. 나는 포크를 싫어했다. 베평련도 싫었다. 기지의 거리에서 매일 팬텀기의 폭음을 듣고 자란 고교생에게는 포크송이란 나약하면서도 수준 이하인 음악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노래가 끝나고 사람들이 손뼉을 치기 시작했을 때도, 바보자식들, 하고 멀리서 차가운 눈길로 바라보았을 뿐이다. 연주 중간 중간에 연설이 들어갔다. 미국은 베트남에서 물러가라, 라는 틀에 박힌 내용의 연설이었다.



그러나, 68운동에서 프리섹스의 구호가 외쳐졌듯이, 주인공의 '암컷 추구'는 시대와 동떨어져 대립하는 정신이 아니다. 공적인 6과 사적인 9는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서로의 꼬리를 무는 관계이다. 주인공은 사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적인 대의를 끌어오고, 반대로 사적인 욕구는 대의를 위한 원동력이 된다. 역사는 사적인 욕구의 긍정, 즉 개인주의와 향락주의를 요구하고 있었고, 사적인 욕구는 새로운 거짓의 역사로 이어졌다. 시대는 바야흐로 집단의 역사에서 개인의 역사로 착실히 이행되고 있었다.



거짓과 진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의 내면 묘사를 보면, 언제나 사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거짓으로 대의를 부르짖는 것처럼 보인다. 주인공은 언제나 항상 '암컷'과 '재미'만 생각한다. 공적인 대의는 그를 위한 그럴듯한 수단, 도구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주인공의 객관적인 행적이나 주변인들의 시각에서 볼 때, 그는 대의를 위해서 경찰 체포도 불사하는, 투철한 혁명정신을 가진 훌륭한 학생운동가이다.


“야자키, 늘 그렇게 사색하면서 지내니?”
“뭘?”
“지난번에 요시오카 선생님께 한 말.”
“아, 베트남?”
“응”
“딱히 생각하는 건 없어. 그냥 뉴스를 통해 귀에 들어오니까.”
“책도 많이 읽니?”
“응, 읽어.”
“재미있는 책 있으면 빌려줘.”

학교에 이르는 이 언덕길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빌었다. 
언제까지고 언제까지나 마쓰이 가즈코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예쁜 여학생과 함께라면 걷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릴 수 있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완벽한 대비다. 너무 주인공의 쾌락 암컷 추구 의식이 투철해 보여서 오히려 의심이 갈 정도다. 소설 내에서도 이런 의심을 증폭시키는 장치가 있는데, 바로 거짓말이다.

주인공은 소설 초반부터 거짓말을 일삼는다.


사르트르, 주네, 셀린, 카뮈, 바타유, 아놀드 프랑스, 오에 겐자부로의 책을 사기 위해서,
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사실은 미녀율이 20퍼센트가 넘는 사립 준와여자학원의 나긋나긋한 여학생을 찻집이나 디스코텍에 데려가서 꼬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이 '라고 하면 거짓말이고(~는 구라고)' 수법은 이후에도 몇 번이고 계속해서 쓰인다. 앞에 무언가 잔뜩 진지한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다가 갑자기 천박하게 끝맺어 버리는 패턴이다.


두 여학생과 우리는 엘드리지 클리버와 다니엘 콘반디와 프란츠 파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전후 일본의 천황제의 유사점을 지적하며 아나키즘의 본질이 볼리비아의 체 게바라의 사상과 행동에 잘 나타나 있다는 수준 높은 대화를 나눴다,
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나는 비스킷을 먹으면서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에이프릴 컴 쉬 윌 을 기타연주에 맞춰 불렀고, 처녀성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여고생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인가를 역설하고, 오다키와 나리시마는 북고에서도 알아주는 열등생으로 선생님까지 두 손을 든 사나이들임을 알려주었다




근데 난 이 부분 읽으면서 주인공이 또 다른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주인공이 천박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는 증거는 오직 소설 내에서의 내면묘사뿐이다.

거짓과 진실 또한 69인 것이다.

주인공이 거짓이라고 말하는 진지한 모습은 실은 진실일 수 있다.

주인공이 진실이라고 말하는 천박한 내면은 사실 뒷날 꾸며져 덧붙여진 것일 수 있다.
(객관적인 행적은 왜곡할 수 없지만, 내면은 나중에 꾸며낼 수 있기 때문이다.)


69의 끝



마지막 부분, 주인공이 좋아하는 '천사'와 실화 기반의 잔인한 영화를 보고 나서 나눈 대화에서 주인공의 거짓이 살짝 까발려진다.

그 끔찍한 영화에 대해, 천사는 세상에는 끔찍한 일이 많이 있는 걸 자신도 안다면서, 그런데 굳이 그런 영화를 왜 만들어야 하냐고 묻는다. 주인공은 그 이야기에 할 말을 잃고 만다.



"왜 그런 이야기를 일부러 영화로 만들지? 난 알고 있는데."
"알고 있다고?"
"이 세상에는 잔혹한 일이 있다는 것을 난 알아. 베트남이나 유대인 수용소라든지. 그렇지만 난 일부러 그런 영화 만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왜 그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야만 할까?"
나는 할말이 없었다. 천사의 말뜻은 잘 알 수 있었다. '무엇 때문에 보기 싫은 것, 더러운 것을 일부러 보여주는 것일까?' 아기사슴 같은 눈동자에게 그런 말을 들으면 대답할 말을 잃고 만다.


... 역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에 천사가 한 말, "난 브라이언 존스의 쳄발로 소리 같은 느낌으로 살아가고 싶어"라는 것이다.



... "키스가 문제가 아니었다"




주인공이 끊임없이 달려 도달한 9는 다시 뒤집어져 6이 되어버린 것이다.

주인공은 억압에 저항하기 위해 즐거움을 좇는 길을 택했었다. 그리고 즐거움만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고 생각했다.

권력에 대한 저항과 쾌락 추구는 69로 맞닿아있는 것이었다.

주인공은 그 과정에서 또 다시 재미를 추구하는 인간들을 선(善)으로, 진지한 인간들을 악(惡)으로 분류했었다.

그런데 지금 천사는 아예 69 테제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어째서 싸워야 해? 어째서 그렇게 죽어라 재밌어야 해? 그냥 브라이언 존스의 쳄발로 소리처럼 살면 안 되는 거야?" 하고 묻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그렇게 하여 1969년은 지나갔다.


...



이 세상은 완전한 6이나 9로는 이루어져 있지 않다. 이 세상은 69다. 때로는 열심히 달려간 곳이 원점이기도 하고, 과거에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미래에 허구가 되어버리기도, 미래가 과거를 뒤바꾸기도 한다. 6만 있는 세상은 시끄럽고, 9만 있는 세상은 따분하다. 69는 함께 있어야 한다. 왜 살아야 하는지는 도통 모르겠지만 일단 살기로 마음먹었으면 재미있게 살아야 한다. 왜냐하면 아 뭔가 멋진 말을 더 잔뜩 쓰려고 했는데 졸려서 머리가 잘 안돌아간다...이 글 쓸시간에 책이나 한 권 더 읽을껄!!

,이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69 진짜 재밌으니까 다들 한번씩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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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북
22/02/09 19:01
수정 아이콘
무라카미 하루키 이름만 듣고 도서관에 가서 무리카미 류의 소설을 빌렸던 기억이 나네요.
어린 마음에 컬쳐쇼크가 쓰나미처럼 밀려왔....
22/02/09 19:04
수정 아이콘
헉...
22/02/10 09:27
수정 아이콘
저도요. 무라카미 류의 소설을 보고 저는 남자와 남자가 어떻게 섹스를 한다는거지? 진지하게 고민을 했습니다.
T.F)Byung4
22/02/09 19:09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 하루끼 책들은 닥치는대로 읽었는데 류 책은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윗 글을 보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22/02/09 19:19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밌어요
22/02/09 19:15
수정 아이콘
순진하던 대학 신입생 시절에, 이 소설을 시작으로 더블 무라카미의 소설들을 섭렵하며 뒤늦은 중2병을 겪었었죠. 지금도 본가 책꽂이 어딘가에 있을텐데.. 다음에 가면 한 번 뒤척여봐야겠네요.
22/02/09 19:20
수정 아이콘
저도 이 소설 읽고나서 무라카미 류의 소설을 찾아 읽기 시작했어요 진짜 재밌는거같아요
22/02/09 19:27
수정 아이콘
무라카미 류의 소설들은 재미도 재미지만, 뭔가...'충격'을 주죠. 요즈음은 인터넷만 접속하면 온갖 것들이 범람하는 시대지만, 제가 읽었던 시점은 그렇지도 않아서.. 각종 신문물(?)을 무라카미 류를 통해서 배웠습니다 크크
허클베리핀
22/02/09 19:20
수정 아이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와 '69'는 10대 끝자락, 20대 초반에 읽을때 제일 폭발적인 힘을 지니는 작품같아요.

오랜만에 좋아하는 구절들을 읽을 수 있게 소개해주셔 감사합니다. 간만에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허클베리핀
22/02/09 19:21
수정 아이콘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에 내게 상처를 준 선생들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소수의 예외적인 선생을 제외하고, 그들은 정말로 소중한 것을 내게서 빼앗아가버렸다. 그들은 인간을 가축으로 개조하는 일을 질리지도 않게 열심히 수행하는 '지겨움'의 상징이었다.

그런 상황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 오히려 옛날보다 더 심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시대건, 선생이나 형사라는 권력의 앞잡이는 힘이 세다. 그들을 두들겨 패보아야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우리 쪽이다.

유일한 복수 방법은 그들보다 즐겁게 사는 것이다. 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싸움이다. 나는 그 싸움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지겨운 사람들에게 나의 웃음소리를 들려주기 위한 싸움을, 나는 죽을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이 문구를 살며시 추가해봅니다.
22/02/09 20:05
수정 아이콘
저도 이 문구 굉장히 좋아합니다.
한때 제 좌우명 삼아 싸이월드 프로필에 적어놓았을정도로요 크크크
영호충
22/02/09 19:25
수정 아이콘
이거 영화도 괜찮습니다.
피지알 안 합니다
22/02/09 19:28
수정 아이콘
작가가 괴짜고 자기 세계가 확고하죠. 영화도 찍는 걸로 압니다. 저는 69, 코인로커베이비스 두 작품 읽어봤네요. 후자는 꽤 충격적인 작품입니다.
주식을마시는새
22/02/09 19:34
수정 아이콘
어렸을 때부터 69를 좋아했다...! 잘 읽고 갑니다
22/02/09 20:16
수정 아이콘
이름은 비슷하지만 하루키의 소설과는 천지 차이죠 크크
저는 한투블로 입문해서 어지간한 류의 소설은 다 읽었는데
이 아저씨 소설의 특징은 원초적인 욕망을 그럴싸하고 멋지게 포장하는 능력입니다. 비꼬는 말이 아니라 아주 탁월한 능력이죠..초기 소설들 보면 문장의 흡입력이 엄청나요.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코인로커 베이비즈 입니다. 다작하신 분이라 작품들의 퀄리티가 좀 널뛰기하는 면도 있지만 초기 작품들은 정말 좋아요.
드라고나
22/02/09 20:35
수정 아이콘
너무 막가는 작품들도 많지만, 코인로커 베이비스 하고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하고 69는 작중 시대상에 대해 공감이 되면 참 재밌고 잘 쓴 소설이죠.

하지만 지금은 소설 리뷰 만화 그리는 사람이 노르웨이의 숲 읽고 그냥 허무한 거 뿐이라고 감상 쓴 걸 보면서 그게 바로 주제란 말이야 하고 리뷰 만화 그린 사람한테 외치고 싶어지는, 저런 시대에 대한 공감을 못하는 사람이 많은 시대죠
달달한고양이
22/02/09 21:16
수정 아이콘
와. 츠마부키 사토시 주연 영화 때문에 원작도 아주 재밌게 봤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오랜만에 다시 봐야겠습니다!
及時雨
22/02/09 21:22
수정 아이콘
자전적인 작품으로 기억하는데 그 전까지의 읽었던 작품들과는 분위기가 완전 달라서 신선했던 기억이 나네요.
세리에 A 배경으로 쓴 축구 소설도 재밌었는데 흐흐
코코볼한갠가
22/02/09 21:36
수정 아이콘
내가 읽은 건 뭐지? 하고 봤더니 64였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모나크모나크
22/02/09 22:13
수정 아이콘
이게 야한 책이 아니었네요. 제목이 노골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초보롱미
22/02/09 22:37
수정 아이콘
이곳의 상징같은 소설이죠. 왜냐면 똥에는 사상이 없기 때문에...쿨럭
한종화
22/02/09 22:39
수정 아이콘
정말 술술 써내려가는 듯한 문체에 실제로 무지막지한 다작의 작가죠. 2000년대 초반쯤에 국내에 번역된 무라카미 류의 책들이 몇권쯤 되나 세어본 적이 있었는데 47권이 나오더군요. 그 이상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제가 헤아린 바로는. 그중에서 2-3권 빼놓고는 다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머릿속에 남아 있는 작품은 그다지 많지 않군요. "69"는 "영화소설집", "초전도 나이트클럽" 과 함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의 하나였습니다. 반갑네요.
마감은 지키자
22/02/09 23:43
수정 아이콘
오래 전에 읽어서 내용은 까먹었는데, 저 "~라는 건 거짓말이고"라는 말투가 굉장히 재미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크크
열혈둥이
22/02/10 11:48
수정 아이콘
중2병 걸렸던 시절에 야설인줄 알고 헌책방에서 샀다가 인생소설이 된 책이군요. 흐흐.

저도 이소설 덕분에 아직까지 제 인생 좌우명이 '즐겁자' 입니다.
익명 작성자
22/02/10 12:13
수정 아이콘
이거 책상에 똥싸는 소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일본 소설 중에 하나입니다. 젊음 청춘 ㅠㅠ
22/02/10 12:19
수정 아이콘
무라카미 류 소설이 굉장히 외설적이고 본능적인 것에 비해 너무 정상적인 내용이라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개인적으로 류 소설중에서 가장 좋아합니다.
이웃집개발자
22/02/10 12:23
수정 아이콘
너무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흐흐 반갑네요. 내심 피쟐이 똥밈으로 들끓을때마다 이소설을 떠올리곤했어요
착한글만쓰기
22/02/10 12:36
수정 아이콘
저는 어릴 때 저 천사의 쳄발로 대목이 정말 역겨웠는데..저런 머리통이니 일본이 전쟁 때 한 짓을 잊는구나 싶어서
프로질문러
22/02/11 04:54
수정 아이콘
평소 영어와는 연이 없었던 아버지는 영어로 써져있는 것들 중에서 본인이 읽을 수 있는 것들은 일단 외치고 보는 버릇이 있었고, 결국 이 자그마한 노란 책의 옆면을 보고는 "씩스티 나인!" 이라고 외쳐버린 것이다.



거의 올해의 문장급
에이치블루
22/02/11 07:56
수정 아이콘
69는 정말 이례적이게도 재밌습니다. 크크
키스 리차드
22/02/11 14:40
수정 아이콘
어렸을 때 정말 재밌게 읽었던 책입니다.
도입부의 '나무로 되어 있는 보x'라는 표현을 보고
엄청난 컬처쇼크를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나네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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