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1/23 17:33:07
Name 도쿄는밤7시
Subject 고이소 구니아키를 통해서 본 대동아주의
고이소 구니아키는 1880년 일본제국 야마가타현에서 출생해 1950년 사망한 육군장군이자 제 8대 조선총독, 그리고 총리대신입니다. 그는 관동군 참모장으로 예편하다 히라구마, 요나이 내각에서 식민지 장관을 지냈습니다. 1941년 일본이 진주만 공습을 시작으로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고, 1942년 동남아시아로 진출하며 최대 영토를 획득한 시기에 고이시는 일선에서 물러나 제8대 조선총독으로 부임하게 됩니다.

조선 총독으로 부임하던 시기 고이시는 [조선의 독립은 규슈와 훗카이도가 독립을 시도하는것과 같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라며 조선 독립을 결사반대한것으로 유명합니다. 1943년을 기점으로 일본의 공세종말이 드러나며 전세가 기울기 시작한 시점, 내각총리대신인 도조 히데키는 사이판 함락으로 사임하게 되고, 후임으로 고이시가 부임하게 됩니다.

고이소가 임명된 1944년은 일본이 패망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레이테 해전을 통해 미국에 일격을 가한 후 강화조약을 맺는것을 목적으로 하였으나 일본제국의 고질적인 육해군의 대립으로 작전이 이어지지 않고 그의 꿈은 좌절됩니다. 그 이후 그는 중국 전선에서의 국민당 정부와 단독 평화 공작을 펼치지만 덴노와 군부의 반대로 이 역시 좌절되었습니다.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발발시킨 기본적인 사상은 아시아주의, 즉 서구 열강들의 식민지들의 [해방]을 통해 아시아의 화평을 가져온다는 것입니다만, 실상은 아시아는 일본제국의 영향권 하에 둔다는 내용입니다. 만주로의 진출, 그리고 군부의 단독적인 행동으로 인한 중일전쟁이 발발하며 이러한 일본의 명분은 흐려지게 됩니다.

1940년 프랑스의 함락과 비시정부의 수립으로 기존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인도차이나는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이 틈을 타서 일본은 인도차이나에 군을 배치하게 되고 미국은 전략물자 금수조치로 대응하게 됩니다. 따라서 일본은 동남아시아의 고무, 석유와 같은 전쟁에 필수적인 자원 확보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이러한 흐름을 타서 당시의 내각총리대신인 고노에 후미마로는 동아신질서를 발표하며 대동아공영권, 즉 아시아주의를 제창하게 되며 태평양전쟁을 발발시킵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말레이 반도, 그리고 요충지였던 싱가포르가 손쉽게 함락되며 1942년에는 인도네시아를 점령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본의 단독적인 행동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공작을 통해 현지 독립운동가들의 선동이 있었습니다.

일본의 협력자중에서는 아웅산장군과 수카르노도 있었고 그들에게 [독립]을 보장해주었습니다. 그리하여 1943년 도조 히데키 내각은 필리핀과 버마의 독립을 허용했고 각각 일본의 괴뢰국인 버마국과 필리핀국이 탄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독립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944년 일본 남방군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으며 고이소 내각은 인도네시아인들의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타개하기 위해 고이소 성명을 발표하게 되고 동인도 라는 장기적인 독립을 보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군부의 주류파는 일본인 이외의 독립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수카르노는 독립전쟁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우익들의 주장에 따르면 태평양전쟁은 아시아 해방을 위한 [성전]이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위의 내용을 통해 짐작하자면 일본은 처음부터 아시아의 해방보다는 현지 자원의 수탈에만 집중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제국이 패망하고 [일본국]으로 수립된지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국내외에선 일본 우익의 의견을 따르는 학자들과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태평양전쟁은 대동아 해방전쟁이며 일본제국의 행위는 정당했다고 주장합니다. 일본의 역사수정주의자들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이런 진실은 변하지 않음을 알기 바랍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2년째도피중
22/01/23 17:4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시아 해방을 위한 성전이었다고 말해도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우익도 별로 없을겁니다. 그래도 꽤 효과를 발휘한 캐치프레이즈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류는 그 시점에 먹히면 그만인 것들이니까요.
그건 마치 미국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중남미 분쟁 개입을 했다는 이야기나 영국이 어둠의 땅에서 야만을 몰아내기 위해 동부아프리카에서 종단정책을 실시했다는 이야기나 별다를게 없는 거죠. 그 얘기에 그렇게 의미를 둘 것은 없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총독중에서 고이소보다는 우가키 가즈시게가 흥미로운 인물이긴 하죠. 말씀하신 주제에 더 맞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이건 전쟁이라기보다 식민정책에 해당되는 이야기긴 합니다만.
도쿄는밤7시
22/01/23 17:5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일본에는 동남아시아의 해방은 일본제국의 덕분이라고 주장하는 우파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당시에 일본이 동남아시아에 펼친 공작들과 현지 네트워크들이 종전이후 일본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침소봉대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런 내용을 통해서 국내외의 편향된 생각을 가진분들에게 도윰이 되면 좋겠습니다.

우가키에 대해서 찾아보니 재미있는 캐릭터 같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심도있는 조사를 하고싶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12년째도피중
22/01/23 17:5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적어도 국내의 주장자들은 동남아시아의 상황까지 끌어다 일본의 식민통치를 변호하지는 않을겁니다. 말씀하신대로 워낙에 엉망이라서요. 저도 그런 케이스는 거의 못봤습니다. 흔히 말하는 뉴라이트들은 특히 그렇고요. 최근은 잘 모르겠지만 10여년 전까지는 대략 그랬습니다. 뭐 어차피 요새 그 분들이 별로 힘을 못쓰는지라...
보통 한국의 상황이나 만주국을 예로 들죠. 혹은 일본 내의 상황과 상호비교하거나요. 이것도 정확히 말하면 일제를 옹호한다기보다 국내의 친일세력들을 옹호하기 위한 내용에 가깝습니다. 물론 모든 사례들이 그런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 가끔 만주국 말만 나와도 발작수준으로 기함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너무 경직된 태도는 토론을 할 수 없게 만듭니다.
도쿄는밤7시
22/01/23 18:58
수정 아이콘
말씀대로 동남아시아와 태평양전쟁시기의 내용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는 마이너하나, 디시인사이드 제식갤과 역사갤을 제외하고는 전무한것 같습니다. 해외의 사례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만주국과 식민지 조선에 대한 역사수정주의자들은 꽤나 있었지만 최근에는 영 안보이는것 같습니다.
아스라이
22/01/23 20:4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대동아주의는 일본 군부의 폭주로 인해 흡사 나치즘에 찍힌 그것과 같은 낙인이 찍혀 버렸지만 , 사실 그렇게 단순히 치부할 사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한창 땐 좌우와 국적을 막론하고 많은 지식인들을 사로 잡은 이념이었으니까요 .
(씁쓸하지만 , 상당수의 독립운동가들도 매료됐음이 불편한 진실이죠 .)

아무리 식민지라 할지라도 최상층 엘리트는 서양물을 먹을 수 있었는데 , 그런 서구 유학파 입장에서 제국주의와 인종주의가 노골적으로
판치던 당대에 대동아주의를 진지하게 인식하지 않은 이들은 아마 거의 없었으리라 추측합니다.
(ex.윤치호)

아. 오해하실 수도 있으니 첨언하자면 , 저도 당연히 대동아주의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진 않습니다.
공산주의가 그린 이상이 아무리 찬란했을지라도 오늘날 그걸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만큼 시대착오적 망상이 따로 없다 판단함과
정확히 같은 결로 대동아주의를 긍정하지 않습니다 .
22/01/23 21:24
수정 아이콘
vs 러시아 전쟁이 그만큼 컸죠
아스라이
22/01/23 21:4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일반적으로 얘기되는 러일전쟁 승전뽕(+청일전쟁으로부터 이어지는 승승장구)도 물론 지분이 있죠 . 다만 , 저는 개인적으로 특정 개인이건 집단이건 뭔가에 대해 비정상적일 정도로 강하게 호소할 땐 주로 결핍 , 열등감 , 공포 같은 부정적 감정이 근저에 크게 자리잡고 있다고 보는터라... 러일전쟁을 놓고 본다면 일본이 승전 이후에도 기존 서구 열강들한테 제대로 된 열강 대접을 못 받은 점이 이후의 군부 폭주에 더 기여한 바가 크다고 봅니다 .
22/01/23 23:23
수정 아이콘
네 그렇죠 그리고 10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눈찢는 밈이 있는데, 그시대는 뭐 말할것도 없었죠

그런게 기반이 있었죠
도쿄는밤7시
22/01/24 08:09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원하는 만큼의 지분을 얻지못하고, 1차대전에서 역시 황인종으로 차별받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입헌정치가 군부를 통제하지 못하면서 일본이 본격적으로 폭주하게 됩니다.
도쿄는밤7시
22/01/24 08:07
수정 아이콘
러일전쟁의 여파는 당시 세계 여러 제국의 식민국들에게 독립의지를 불렀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12년째도피중
22/01/23 22:07
수정 아이콘
히틀러의 제3제국보다도 뭔가 비전 자체로는 더 그럴듯한 이상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나름 성공한 개념이라 봐야할 것 같네요.
현실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 예시로서 만주국을 내세울 수도 있었고.
여하튼 일본 사회가 후회하고 반성하는 건 결국 태평양 전쟁이지 대동아공영사회(...) 건설 이라는 비전제시가 아니니까요. 개인적으로 윤치호의 일생은 독립운동가라는 사람들을 개개인의 인간으로 따로 바라보게 만드는 기점이 된 인물이었습니다. 좋은 말씀 잘들었습니다.
22/01/23 23:23
수정 아이콘
만주국 크크 말로는 무슨 코스모폴리탄 세계국가였죠 현실은 군부독재국가 크크
22/01/23 23:27
수정 아이콘
이런 일련의 논의들에 완전히 무지하던 시절에, 여행도중 만난 60대 정도 되신 일본 어르신으로부터, "한국에 대해 정말로 미안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은, 일본이 전쟁에 졌다는 것이다. 일본의 힘이 부족하여 조선 반도를 냉전 세력의 놀이터로 만든 끝에 결국 지금껏 분단의 고통을 겪게 했다" 라는 취지의 얘기를 듣고 어안이 벙벙해졌던 기억이 나네요. 일본의 패망이 한국의 독립으로 이어졌다고 막연히 생각하고있던 당시의 저에게는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는 듯한 충격이었죠. 이런 사고회로도 존재하는구나... 라고요.
도쿄는밤7시
22/01/24 08:12
수정 아이콘
그런 의견도 흥미롭네요.
도쿄는밤7시
22/01/24 08:10
수정 아이콘
전쟁시기 일본제국은 대동아공영권을 제창했으나 종전 이후에는 리버럴 정치인들이 아시아 주의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중일호혜를 주장한 하토야마 총리가 있습니다.
도쿄는밤7시
22/01/24 08:06
수정 아이콘
당시 조선의 지식인들, 그리고 안중근 의사역시 아시아주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흑룡회 같은 우익조직들이 개입하게 되면서 의미가 변절하게 되고, 국내의 독립인사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물론 명분은 좋지만 일본제국이 중심이 된 아시아주의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번외로 대동아신질서, 즉 대동아주의가 본격적으로 주창된 시점은 1940년 고노에 후미마로가 기존 정당들을 하나로 통합한 시점과 일치한다는것이 오묘한 면이라고 할 수있겠습니다.
판을흔들어라
22/01/23 23:39
수정 아이콘
아무도 안 믿을 대동아주의라고 해도 적어도 미국과의 전쟁에서 유리한 국면을 잡을 때까지는 아시아 국가들에게 잘 해줘야 하는 건데 현실은.... 미얀마 아웅산 장군도 금방 일본의 실체를 느끼고 베트남에선 사람들이 굶어죽고 필리핀도 끝까지 내부 저항세력이 미국에 협조를 한 격이니.... 애초에 일제는 제국을 운영할 마음가짐도 없었다고 봐야겠죠
도쿄는밤7시
22/01/24 08:02
수정 아이콘
적어도 군부에서는 현지 독립주의자들을 1940년도 부터 비밀공작을 펼치는등의 노력은 했습니다만, 개전 이후에는 그들을 이용해서 이득을 취하였습니다. 특히 말씀대로 아웅산 장군과 수카르노, 그리고 팔리핀 독립운동가들이 일본의 잔혹함을 보고 반일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영국같은 제국을 유지하고 싶었는데 실상은 그럴 능력조차 결여된 국가가 바로 일본제국이라고 동감합니다.
12년째도피중
22/01/24 17:30
수정 아이콘
양자 사이의 윤리의 문제라기보다는 능력의 문제였던거죠. 결국은.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200 삼체 살인사건의 전말 [5] SNOW_FFFF1406 24/03/29 1406 0
101199 갤럭시 S23 울트라 One UI 6.1 업데이트 후기 [10] 지구돌기1850 24/03/29 1850 1
101198 전세계 주식시장 고점신호가 이제 뜬거같습니다(feat.매그니피션트7) [54] 보리야밥먹자8783 24/03/29 8783 0
101197 8만전자 복귀 [40] Croove5244 24/03/29 5244 0
101196 웹소설 추천 : 천재흑마법사 (완결. 오늘!) [34] 맛있는사이다3395 24/03/28 3395 0
101195 도둑질한 아이 사진 게시한 무인점포 점주 벌금형 [105] VictoryFood7006 24/03/28 7006 9
101194 시리즈 웹툰 "겜바바" 소개 [46] 겨울삼각형5040 24/03/28 5040 2
101193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 마침표와 물음표 사이.(노스포) [4] aDayInTheLife3549 24/03/28 3549 3
101192 고질라 x 콩 후기(노스포) [21] OcularImplants4883 24/03/28 4883 2
101191 미디어물의 PC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80] 프뤼륑뤼륑7850 24/03/27 7850 3
101190 버스 매니아도 고개를 저을 대륙횡단 버스노선 [59] Dresden10791 24/03/27 10791 3
101188 미국 볼티모어 다리 붕괴 [17] Leeka10346 24/03/26 10346 0
101187 Farewell Queen of the Sky! 아시아나항공 보잉 747-400(HL7428) OZ712 탑승 썰 [4] 쓸때없이힘만듬3749 24/03/26 3749 5
101186 [스포없음] 넷플릭스 신작 삼체(Three Body Problem)를 보았습니다. [48] 록타이트8324 24/03/26 8324 10
101185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5) [3] 계층방정3201 24/03/26 3201 8
101184 [웹소설] '탐관오리가 상태창을 숨김' 추천 [56] 사람되고싶다6869 24/03/26 6869 20
101183 진짜 역대급으로 박 터지는 다음 분기(4월~) 애니들 [58] 대장햄토리6441 24/03/25 6441 2
101182 '브로콜리 너마저'와 기억의 미화. [9] aDayInTheLife4039 24/03/25 4039 5
101181 탕수육 부먹파, 찍먹파의 성격을 통계 분석해 보았습니다. [51] 인생을살아주세요5036 24/03/25 5036 70
101179 한국,중국 마트 물가 비교 [49] 불쌍한오빠6612 24/03/25 6612 7
101177 맥주의 배신? [28] 지그제프8382 24/03/24 8382 2
101175 [스포있음] 천만 돌파 기념 천만관객에 안들어가는 파묘 관객의 후기 [17] Dončić5995 24/03/24 5995 7
101174 [팝송] 아리아나 그란데 새 앨범 "eternal sunshine" [2] 김치찌개2733 24/03/24 2733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