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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12/25 11:03:20
Name 키모이맨
Subject 걱정마 울어도 돼 사실 산타는 없거든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아마도 초등 저학년시절의 일입니다

당시 저는 크리스마스때는 산타할아버지가 와서

제 머리맡에 있던 크리스마스 트리(매 크리스마스마다 부모님이 조립해서 집을 꾸며주셨었죠)에

선물을 놓고간다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때 제 주변에서 다마고치가 어마어마하게 유행을 했었습니다

학교에 가면 없는 애가 없었죠

저는 다마고치가 정말 너무너무 가지고 싶었습니다

당연히 1차적으로 엄마한테 쪼르르 달려가서 사달라고 하루종일 졸라봤지만

엄마는 단호했습니다 절대로 안 된다는 거였죠


하지만 저는 크게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곧 크리스마스였거든요

매일매일 기도를 했습니다 산타할아버지가 다마고치를 선물해줄거라고요

지금은 다니고있지 않지만 어릴때는 기독교인인 엄마의 영향으로 항상 손잡고 교회에 다녔었는데

대충 교회=하느님=산타할아버지=기도 이런식으로 생각을 했던거 같네요

그리고 엄마에게 자신만만하게 매일매일 진심을 다해 기도중이니 산타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날 다마고치를 선물해줄거라고 했죠

그런데 엄마는 회의적인 표정으로 자기 생각에는 산타할아버지가

다마고치가 아니고 너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선물해줄거라고 하는겁니다

물론 저는 자신이 있었기때문에 엄마의 말이 틀릴 것이고

산타할아버지는 나에게 다마고치를 선물해 줄거라고 의심치 않았죠

산타할아버지는 나한테 내가 가지고싶은 선물을 주는데 당연히 다마고치가 아닐수가있나?


크리스마스 이브날 밤 나도 내일부터는 다마고치를 가진다는 사실에

기대감에 가득 부풀어서 기분좋게 잠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눈이 벌떡 뜨이면서 후다닥 머리맡의 트리를 확인했는데

거기에는 책 한권이 놓여있었습니다 무슨 책이였는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아마 그날 제방에서 한참동안 엉엉 울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산타할아버지가 없다는걸 알게 되었던거 같네요

그렇게 가지고싶었던 다마고치도 그냥 갑자기 포기를 해버려서 집에서 다마고치 이야기를 꺼내는 일도

그날 이후로는 없었고요


유치원생이나 초등 저학년때의 기억은 정말 임팩트있었던 몇개 사건이 아니면 기억이 없는데

이 기억만큼은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종종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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及時雨
21/12/25 11:16
수정 아이콘
우리 동네는 문구점에서 내용도 없는 책 3권 사면 다마고치 짭을 껴줬던 기억이 나네요 크크...
Janzisuka
21/12/25 11:22
수정 아이콘
산타가 있던 없던..선물은 오니 도찐개찐 이라고 생각했...
에린의음유시인
21/12/25 11:31
수정 아이콘
단호하시네요. 그렇게 원하면 사주실만도 한데... 굳이 책을
호랑이기운
21/12/25 11:32
수정 아이콘
어릴때 겪게 되는 최초의 딜레마가 아닐까요
산타가 없다는걸 알지만 선물을 받으려면 있다고 믿는척해야하고 그럼 거짓말하는거니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안주신대가 되어버리니
21/12/25 11:34
수정 아이콘
그당시 다마고치 유해론이 돌긴 했었죠 크크... 저도 집에서 다마고치 절대 반대하던...
시린비
21/12/25 11:45
수정 아이콘
울지마 아이야 / 애초부터 네 몫은 없었어 / 아직 산타를 믿니
자 Trick or Treat / 밤새 고민한 새롭게 만든 정책 어때
겁도 주고 선물도 줄게
온정을 원한 세상에 / 요람부터 무덤까지
호야만세
21/12/25 11:51
수정 아이콘
어제 새벽에 제가 몰래 포장한 장난감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갔다면서 지금까지도 재잘거리며 놀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이 글을 읽으니 뭔가 묘하면서 짠하네요.
21/12/25 12:10
수정 아이콘
다마고치 하니까 생각나네요,

그때가 국민학교였나 초등학교였나
정년 얼마 안 남은
할아버지 선생님이셨는데
하여튼 담임샘이 학교에 다마고치
들고 오지 말라 하셨더랬죠.

근데 두 번인가 경고해도
애들이 계속 들고 오니
다음 번 걸린 애 거는
반 애들 다 보는 앞에서
망치로 때려 부수시더라고요.

세 번인가 내려치니 완전분해;
그 충격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다른 기억들은 뭐 나쁘지 않은데......
애플리본
21/12/25 12:17
수정 아이콘
저도 게임팩… 엄마한테 얘기하지는 않았는데 크리스마스날 한참 찾다가 없어서 실망한 기억이 나네요.
헤헤헤헤
21/12/25 12:23
수정 아이콘
인터넷에 비슷한 많은 글들을 보면.....아직 자녀가 없지만 나중에 자녀가 정말로 원하는게 있다면 어지간하면 사주는게 좋겠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AaronJudge99
21/12/25 12:57
수정 아이콘
마음속에 깊이 맺혀 한으로 남죠...정말...
닉네임을정하라니
21/12/25 13:20
수정 아이콘
원하는게 너무 많고 매일매일 생겨요..... 다 사줄수가 없어요ㅠ
21/12/25 13:46
수정 아이콘
근데 갖고 싶어하는게 끝도 없고 기분 좋게 사줬는데 이틀 가지고 놀다가 방치하는거 보면 다 사주는게 맞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애플리본
21/12/25 16:08
수정 아이콘
사실 해주신것도 많을텐데 안해주신게 더 기억에 남아서 그런것도 있을겁니다. 크크.
21/12/25 18:08
수정 아이콘
아직 산타를 믿는 7세 아들에게 정말 한달 전 부터 산타할아버지가 선물로 뭐 주면 좋겠어? 라고 물어보았지만 산타가 주는 건 다 좋아라고 하면 정말 ㅠ ㅠ
그리고 오늘 아침 선물 2개 하나는 책, 하나는 디폼블럭이였어요. 평소에 저것을 갖고프다 표현을 해서 구매 후 포장. 그런데 선물의 갯수에 실망. 작년에 2개였으니 올해는 4개일 줄 알았다고 하고 디폼블럭은 이건 엄마가 준 것 같다고 하네요. 그런데 디폼 블럭을 잘 가지고 놀아 다행입니다.
스타슈터
21/12/25 12:44
수정 아이콘
어렸을때 다마고치 키우던게 죽어서 울고불고 그뒤로는 또 죽일까 무서워서 건들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 마음에 사실상 하나의 생명으로 인식했던 건데, 참으로 어린 마음이란 여린 존재인것 같아요.
산타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여린 마음속에서나 존재할수 있는 존재이니만큼, 한번 깨어진 기대는 돌아오지 않죠. 아이들의 기대가 깨어지는 날이 자연스럽게 오기야 하겠지만, 그만큼 부서진 기억이 오래오래 남는것도 같네요.
아케이드
21/12/25 12:49
수정 아이콘
산타 할아버지가 없다뇨 나쁜 어린이군요
AaronJudge99
21/12/25 12:59
수정 아이콘
저는 7살때 이브날 자다 눈을 살짝 뜨니까 산타할아버지...가 아니라...어머님..께서 선물을 놓고 계신 걸 보고 처음 알았었네요 크크크크

진실을 알아버렸지만 그 후로도 선물 받으려고 일부러 믿는척했던건 안비밀
소믈리에
21/12/25 13:05
수정 아이콘
저는 아무리 기억을 돌려봐도 제가 기억하는 나이의 편린부터 산타를 믿어본 적이 없었어요

유치원때도 산타 안믿음....유치원때 유치원에 산타분장한 분이 와서 막 선물주고 그랬었는데
그때부터 안믿었던듯...
내년엔아마독수리
21/12/25 13:05
수정 아이콘
(수정됨) 딸 5살의 크리스마스...믿음 사수 성공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는 제가 어려서부터 크리스마스든 어린이날이든 선물 같은 걸 단 한 번도 챙겨주신 적이 없는데 손녀한테는 막 퍼주시더라구요 크크
21/12/25 13:46
수정 아이콘
다마고치가 97년쯤에 유행했었나요...전 그때 신기할정도로 다마고치에 관심이 없었네요.

산타는...유치원때 크리스마스 얼마전 유치원에서 포장도 안뜯은 새 장난감들 하나씩 걷어가길래 ??? 하다가 크리스마스때 유치원에서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주길래 집에서 뜯어봤더니 얼마전에 냈던 그 장난감이더군요. 집에서 열심히 코난놀이 한 끝에 산타에 대한 믿음을 깰 수 있었습니다.
산다는건
21/12/25 15:29
수정 아이콘
산타에 대한 믿음은 별로 없었는데 선물에 대한 기대는 있었죠. 어느날인가 선물이 없음을 알고 크게 낙담한 기억이 나네요.
21/12/25 17:31
수정 아이콘
제 다마고치는 어떻게 된 건지 기억이 하나도 안납니다. 97년 별은 내가슴에와 더불어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는데 그 조그만한 다마 하나 어디 갔는지 기억 하나 없다니 좀 그래요, 스스로에게..
피지알 안 합니다
21/12/25 18:11
수정 아이콘
대단히 임팩트 있는 기억인데 책 제목은 기억이 안 나는... 크크 정말 실망이 크셨나보네요.
저도 다마고치 엄청 갖고 싶었는데 막상 가지고 나서 오래 가지고 놀진 않았던 것 같아요.
한걸음
21/12/25 18:38
수정 아이콘
저희집은 불교라서 산타할아버지 안 오신다고 했고, 실제로도 안 오셨습니다. 불교 싫다고 징징댔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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