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12/13 13:26:06
Name style
Subject 퇴직을 앞두고 시간이 너무 길다. 3
1편 https://pgr21.com/freedom/91115
2편 https://pgr21.com/freedom/91663

자세한 내용은 위 게시글 참고.

3편입니다.
결론은 퇴직했습니다.

안경을 벗고 이제 라식을 해야겠다싶어서 주말에 병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검사 중에 망막박리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평소 눈이 좀 깨름칙한게 있었는데 어차피 라식검사할때 물어볼려했는데 결과가 망막박리라더군요.
의사선생님은 바로 상급병원 가라고 하여서, 인근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갔습니다.
주말이라 대학병원에 응급실로 가서 다시 검사를 받고 바로 수술날짜를 잡았습니다.
화요일 입원, 수요일에 수술로 잡혔습니다.

망막박리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그 병이 내게 올줄은 몰랐고, 이거 바로 수술안하고, 며칠만 놔두면 실명이다하더라고요.
실명이라는게, 시각장애인이란게 내게 현실로 다가오더라고요.
그동안 무감각했던 장애인의 삶, 이게 현실을 마주하면 나는 어찌살아야할까 막막해집니다. 과연 내가 생활을 올바로 할 수 있을까,
갑갑함을 느껴 공포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진짜 최악이 되면 내가 보살필 가족은 어떻게해야하는지, 나는 앞으로 몇 십년은 이대로
고통속에 살아야할지... 자살을 하는게 나을지도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수술 전까지 아침에 일어날때 마다 제발 어제처럼 세상을 볼 수 있게해달라고 기도하며 눈을 떴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토요일에 검사 후 다시 월요일에 검사를 해야했습니다.
일요일에 마음을 추스르고 상사에게 전화를 하였습니다.
상사는 망막박리가 어떤 병인지 아는데 왜 니 마음대로 수술날짜를 잡냐고, 뒤로 미룰 수 없냐고 하더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일단 내일(월요일) 검사하고 연락드린다고 했습니다.

1주일 중 월요일 오전이 병원 환자가 제일 많은건 아실겁니다.
사람도 많고 검사도 길어지니 검사도 여러가지하고 대기하다보니 오후에 끝났습니다.
예정대로 상사에게 전화를 하여 사정이 이래 내일(화요일) 입원하고 모래(수요일) 수술해야한다고 하니,
그럼 지금 회사와서 니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인수인계하고 정리하고가라고 하더라고요.

기본적으로 고속도로 왕복 100km 거리입니다. 집에서 회사까지 말이지요.
애초에 운전하기 어려워서 대중교통 이용해서 병원왔는데 병원에서 집으로 가는데만 1시간입니다.
거기서 다시 회사로 가는데 눈병 환자한테 고속도로 밟으라고요?
회사 도착하면 정상퇴근시간이 지난 저녁이됩니다. 니 말대로 일 정리하고 끝나면 한밤입니다.이 씨바알놈아.
못한다고하니 니 사정은 알지만 너는 회사 조직에 소속이고 일은 정리하는게 상식이 아니냐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지금 이상황에 상식을 생각하겠냐, 상식이 없다고 했지요 상식은 무슨 얼어죽을 당장에 내 앞 일도 구만리구만
그 시간에 사랑하는 내 가족얼굴보고 내 개인 일들을 정리하는게 먼저다 싶었습니다.
(일단 집에서 저녁에 메일을 통해 인수인계는 해주었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입원하고 수술은 잘 끝났고, 저런 사람들하고 같이 더 일은 못하겠다싶어 퇴직하였습니다.
당장에 퇴원하고 바로 업무 복귀하는것도 힘들기도하였고요.

이제는 눈도 점차 좋아지고 쉬기도 많이 쉬었고, 생활비에 이사도 하다보니 돈도 떨어지고(...)해서 이제 다시 지원서를 넣고있습니다.
코시국에 공백이 몇 달 되긴하지만, 좋은 회사에 취직이 되면 좋겠습니다.
2022년에는 희망이 내게 왔으면 좋겠습니다.

메리크리스마스 해피뉴이어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노둣돌
21/12/13 13:32
수정 아이콘
참 매정한 상사네요.
퇴직 결정은 잘하셨고요, 일단 건강을 회복하셨으니 지난 일은 빨리 잊으시기 바랍니다.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21/12/13 13:32
수정 아이콘
상사말대로 조직원이 실명할수도 상황에서 그거하나 배려 못해주는 조직은 조직원 입장에서도 필요없죠.
눈먼다고 평생 책임져 줄것도 아니고 사표한장 던지면 남남인 그깟 회사가 뭔데요.
상사라는 사람이 참 한심하네요.
마카롱
21/12/13 13:32
수정 아이콘
잘하셨습니다.
상사가 사람이 아니네요. 제가 저런 상사 밑에서 일한다고 생각하니 숨이 막혀오네요.
개좋은빛살구
21/12/13 13:41
수정 아이콘
와... 저였으면 책상 엎었을텐데...
참으신게 멋집니다. 한편으론 걱정스럽기도 하구요.
그래도 몸에 큰일이 없어서 다행이예요.
새로운 직장에서 좋은 사람들 만나서 좋은 일 하실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니하트
21/12/13 13:49
수정 아이콘
전글 쭉 보고왔는데 어떻게 참으셨습니까? 그냥 한번 박으시지 보는 제가 다 열받아서 참을 수가 없네요
21/12/13 13:57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어요 수술 잘 되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내 몸 어디가 아픈들 서럽고 고생이지 않겠냐만은
어린 나이에 눈 수술 해봤던 입장에서 그 막막함과 두려움에
더 힘겨웠던 기억이 있네요
내년에는 좋은 직장에서 즐거운 일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쿠쿠다스
21/12/13 13:57
수정 아이콘
참 저도 비슷한 상황이라 너무 공감되네요. 너무 고생많으셨고 좋은 일만 있을겁니다.
21/12/13 14:04
수정 아이콘
잘 하셨어요 건강이 최우선입니다.
무지개그네
21/12/13 14:25
수정 아이콘
성인이시네요.
저같으면 들이받고 밤길 조심하라고 했을겁니다
메타몽
21/12/13 17:48
수정 아이콘
들이박는건 괜찮은데 밤길 조심하라는 협박죄가 될 수 있습니다 ㅠ

그냥 소리치면서 니가 인간새X면 그러면 안되지 미쳣냐? 이정도로 끝내야 합니다
내가뭐랬
21/12/13 14:42
수정 아이콘
진짜 건강이 최고입니다. 앞으로 좋은 일만 함께하시길 메리 크리스마스!
하아아아암
21/12/13 14:42
수정 아이콘
사람새끼가 아니네...
푸쉬풀레그
21/12/13 15:50
수정 아이콘
와 이걸 어떻게 참으셨대요??
김원준
21/12/13 15:55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좋은 일 많이 생기실거에요~
지켜보고있다
21/12/13 16:29
수정 아이콘
직장생활 10년 넘기면서 드는 생각이
열심히 하나 대충 하나 받는돈 똑같고 내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데
굳이 내가 회사에 시간을 쏟아야하나? 싶더군요.

본인이 워커홀릭이면 본인만 그렇게 하면 되지, 굳이 아랫사람들한테까지 그러는 사람들 보면 측은하네요..

인생의 낙을 모르는 사람인것에 더해 타인에 대한 예의를 밥말아먹은 느낌이라.

그렇게 개처럼 일해서 임원 승진 한다고 해도 남는게 하나도 없을건데.

힘내시고 빠른 합격 기원합니다.
이혜리
21/12/13 16:36
수정 아이콘
와 이건 사람새끼가 아닌데
고생많으셨어요.
메타몽
21/12/13 17:46
수정 아이콘
고생이 많으십니다 ㅠ

저도 남들에게 들이박는 상사에게 일 적으로 들이박았다가 실 분리해서 이런저런 준비 중인데

본문 상사 얘기를 들어보니 제가 상대했던 닝겐 못지 않은 악질이네요 -_-

그리고 대표도 아니고 글쓴분의 상사가 저런 마인드인걸 보니 맹목적으로 회사에 충성하는 사람 같은데 조만간 저 상사도 토사구팽 당할 껍니다

저런 닝겐들 세계는 이용가치가 사라지는 순간 언제든지 팽 당하니까요

제가 전에 변호사분 만나서 얘기를 해보니 말도 안되는걸 가지고 시키면 들이박고 소리크게 내도 아무 문제 없다고 합니다

욕도 한두마디 까지는 나와도 문제없고, 송아지 멍멍이 등을 계속 안하면 상관없다네요

퇴사 축하드립니다 지금 당장 가장 중요한건 마음을 다스리는 법 입니다

지금은 책을 봐도 눈에 잘 안들어 오실텐데

유튜브에서 '김경일 교수' 라고 검색하면 여러 영상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 본인의 상황과 관련이 있는 영상을 보시면 조금이라도 마음이 나아지실 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gBU1jpOQEc&ab_channel=%EC%82%AC%ED%94%BC%EC%97%94%EC%8A%A4%EC%8A%A4%ED%8A%9C%EB%94%94%EC%98%A4
김선신
21/12/13 18:31
수정 아이콘
고생많으셨습니다. 작성자님 진가를 알아주는 곳 취업 성공하셔서 새해엔 좋은일들만 가득하시길
21/12/13 19:1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실명... 겁나는 일이네요. 회사일이 뭐라고 하다보면 건강까지 나빠지고 하면 허무한 것 같아요.
좋은 곳에서 건강하게 일하시길 빕니다.
21/12/13 20:40
수정 아이콘
좋은 퇴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연말에 새해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좋은 소식 들려오실 거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부터 회복 잘하세요.
결국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지 나를 죽이면서 하는 게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상사 때문에 입사 건강검진때는 정상수치이던 것이 간수치와 LDL 고지혈증까지 3연타로 얻어맞았는데, 사직서 내고나서부터 바로 정상이 되더군요.
그런 쓸데없는 부담 안 느껴도 되는 좋은 직장에서 일하실 수 있을겁니다.
21/12/13 22:39
수정 아이콘
건강을 챙기셨다니 다행입니다.
상사는 완전 쓰레기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786 초등교사노조 서울 집회…“늘봄학교, 지자체가 맡아야” [144] 칭찬합시다.11681 24/01/27 11681 0
100785 대구 이슬람사원 앞 돼지머리 둔 주민 ‘무혐의’ [176] lexicon10703 24/01/27 10703 12
100784 FT "남녀 가치관차이, 갈등심화는 범세계적 경향" [128] 숨고르기11711 24/01/27 11711 0
100783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사건 분석이 나왔습니다 [34] Leeka9174 24/01/27 9174 3
100782 월 6만2천원에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 '기후동행카드' 드디어 나왔습니다 [53] 프로구29281 24/01/27 9281 0
100781 파리엔 처음이신가요? [22] 아찌빠5951 24/01/27 5951 23
100780 [에세이] 이 길이 당신과 나를 더 가깝게 해주기를 [1] 시드마이어2924 24/01/26 2924 5
100779 유럽연합의 규제에 맞춘, 애플의 서드파티 스토어 허용 + NFC 개방 발표 [30] Leeka6920 24/01/26 6920 3
100778 비권 92학번은 동년배 운동권에 미안함을 느껴야할까? [167] 칭찬합시다.9842 24/01/26 9842 0
100777 꼭두각시의 주인 [12] 머스테인4130 24/01/26 4130 2
100775 지방노동위원회 채용내정 부당해고 사건 패소 후기 [50] 억울하면강해져라8706 24/01/26 8706 46
100774 도대체 왜 손흥민은 박지성보다 국대에서 부진하게 느껴질까? [170] 개념은?14131 24/01/26 14131 9
100772 배현진, 서울 길거리에서 피습 [169] 김유라21544 24/01/25 21544 0
100771 영남지역 교수가 경북일보에 이준석의 천하삼분을 응원하는 칼럼을 기고했네요. [471] 홍철9554 24/01/25 9554 0
100770 5분기만에 SK하이닉스가 흑자 전환했습니다. [13] DMGRQ6592 24/01/25 6592 2
100769 잊혀진 다이어트 - 32kg의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난 후기 [23] 랜슬롯6047 24/01/25 6047 16
100767 서천 시장 방문 관련 논란, 대통령실과 상인들의 다른 의견 [61] 빼사스11604 24/01/24 11604 0
100766 주말에 23년을 회고할 장소 추천 합니다.(feat. 홍대 T팩토리) [3] 판을흔들어라6496 24/01/24 6496 4
100765 가사를 좋아하는 노래들. [47] aDayInTheLife3649 24/01/24 3649 2
100764 이준석-양향자 합당 선언…"서로 비전·가치에 동의" [34] Davi4ever9049 24/01/24 9049 0
100763 위선도 안떠는 놈들 [179] 김홍기21475 24/01/23 21475 0
100761 [역사] 손톱깎이 777 말고 아는 사람? / 손톱깎이의 역사 [29] Fig.16532 24/01/23 6532 14
100760 우리 정치의 일면 [58] 하늘을보면9962 24/01/23 996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