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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12/10 22:02:35
Name VictoryFood
Subject 쓰레기 무단투척을 하면 손목을 잘라라
은나라의 법에 재를 길에 버린 자는 사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었다. 자공은 너무하다 생각하고 공자에게 물었더니 공자가 대답했다.

“정치를 할 줄 아는 사람이다. 재를 길에 버리면 바람에 날려서 사람들에게 묻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은 반드시 화를 내게 될 것이고, 성을 내면 격투가 벌어진다. 격투가 벌어지면 양편의 3족이 서로 살상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재를 버린 것이 3족을 해치는 원인이 되니, 그런 자는 사형을 받아야 마땅한 것이다. 그 뿐 아니라 무거운 형벌은 원래 사람이 싫어하며, 더구나 재를 버리지 않는 일 정도는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시키며, 누구나 싫어하는 법을 어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치를 잘하는 것이 된다.”

일설에 의하면 이렇다.
은나라 법에 공공의 도로에 재를 버린 자는 그 벌로써 손목을 자르도록 되어 있었다. 그것에 대해서 자공이 물었다.

“재를 버린 죄는 가벼운데 손목을 자르다니 벌이 너무 지나칩니다. 옛날 사람은 성미가 사나웠던 모양입니다.”

공자가 말했다.

“재를 버리지 못하도록 하는 일은 쉬운 일이다. 손목을 잘린다는 것은 누구나 싫어한다. 쉬운 일을 행하여 싫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은 옛날 사람들도 사나운 짓이 아니란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 방법을 채택한 것이다.”

한비자 제30편 내저설(상) 칠술:필벌(204)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시키며, 누구나 싫어하는 법을 어기지 않도록 하는 것

이게 법가가 말하는 엄벌의 목적입니다.
그러나 이런 법가로 중원을 통일한 진나라가 바로 망한 것을 생각해 보면 엄벌의 효과는 단기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게다가 엄벌은 한도가 있어서 - 최대 사형 - 작은 범죄로도 엄벌을 주게 되면 어차피 같은 벌이라면 큰 죄를 짓자 할 수도 있구요.

그래서 현대 사회에서는 엄벌보다는 범죄를 예방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범죄 예방에는 형량보다 검거율을 높이는 것이 더 좋다고도 하니까요.

그러나 최근 많이 일어나는 묻지마 그리고 스토킹 범죄에 대한 논의에서 행해지지 않은 범죄에 대한 에방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예방을 할 수 없으면 차라리 법가의 방법이 더 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거겠죠.

현대 사회의 법, 특히 형법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위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피해자는 가해자에 의해 인권유린을 당했는데 사회는 그 가해자의 인권을 지켜줘야 하니까요.
가해자의 인권은 지켜줘야 하지만 그보다 피해자의 회복이 먼저여야 하는데 그건 별로 신경 안쓰고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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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루
21/12/10 22:12
수정 아이콘
정답은 없고 앞으로 필요한만큼 계속 바뀌어가겠죠
마음으로야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징벌을 내려야 속이 시원하지만요
고봉밥
21/12/10 22:21
수정 아이콘
본론의 주제랑 별개로 역사적으로 접근해서 은나라의 식인, 인신공양, 순장 풍습 같은 것을 보면 "옛날 사람은 성미가 사나웠던 모양입니다." 라는 자공의 말이 완전 틀린건 아닙니다 크크
닉네임을바꾸다
21/12/10 22:27
수정 아이콘
뭐 기본적으로 그 둘은 별도로 봐야하는 사항이니까요...선후관계가 있는게 아니라...
abc초콜릿
21/12/10 22:39
수정 아이콘
상나라의 막나가는 인신공양 풍습을 생각하면 자공의 말이 딱히 틀린 것도 아니죠. 주 문왕은 자기 아들인 백읍고 고기를 먹어야 했다는 일화도 있었을 정도니 상나라의 악습이 후세에 과장 되었을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당시 시대 사람들 기준으로도 막나갔던 건 분명할 겁니다
아마추어샌님
21/12/10 23:03
수정 아이콘
궁금한게 다들 범죄에 대한 분노가 점점 올라가고 있는데
실제로 지금 현재 우리나라 범죄율이 오르고 있나요?
범죄율은 내려가는데 분노만 높아지는거면 다들 좀 생각을 달리 해보시는건 어떨까 싶네요.
닉네임을바꾸다
21/12/10 23:1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뭐 범죄율통계를 보면 10년간 크게 변동이 없...
https://www.index.go.kr/unify/idx-info.do?idxCd=4262
근데 성폭력이나 폭행은 늘었긴 하더군요...그러니 분노가 높아지는게 아예 근거가 없진 않을겁니다...
아마추어샌님
21/12/10 23: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일단 살인사건은 2.8에서 1.6이 되었고
강도 사건은 12.9에서 1.6이 되었죠
절도는 520.6에서 362.9가 되었습니다.
변동이 없는 건 아니지요.

개인적으론 성폭행이나 폭행은 늘어난건 각각 범죄의 기준이 내려가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저기 자료에는 없지만 전체 범죄자 수도 계속 줄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자료도 잘 생각해야할게 각각 범죄의 기준이 달라지거나 변동이 되기 때문에
또는 교통위반처럼 단속하면 더 많이 나오고 안하면 적게나오는 그런 영향도 있을거라
수치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면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유리한
21/12/11 00:43
수정 아이콘
성폭력은 신고율도 올라가지 않았을까 싶어요
abc초콜릿
21/12/11 07:11
수정 아이콘
성폭력의 경우에는 과거엔 쉬쉬하던 분위기에서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분위기로 바뀌었으니 당연히 그럴 것이고, 폭행의 경우에도 단적으로 생각해서 불과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상급자가 빠따로 때리는 게 용인되는 분위기였데 요즘 시절에 빠따 들었다간 바로 빵 행입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1/12/11 11:26
수정 아이콘
뭐 어쨌든 뉴스나 이런걸로 보이는게 늘었으니까...
21/12/11 12:14
수정 아이콘
(수정됨) https://www.index.go.kr/unify/idx-info.do?idxCd=4262
형법범죄율도표
살인 감소
강도 큰폭으로 감소
성폭력은 2009년대비 2배이상증가
폭행 증가
절도 큰폭으로 감소

성폭력부분은 여성강력범죄(도촬/촬영물/추행등 여성관련범죄 다 포함이 된건지)
저폭행에는 아동관련범죄도 포함이 된거겟죠
도롱롱롱롱롱이
21/12/11 00:59
수정 아이콘
본문과는 별개로 제목에 한정해서 질문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1. 쓰레기통이 없는 거리를 걸으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
2. 쓰레기통이 바로 앞에 (손 내밀면 닿을 거리) 있는데 그냥 바닥에 버리는 사람.

이 둘의 차이점과 이 둘은 왜 그런가? 를 좀 알고 싶습니다.
제 생각보다 너무너무 많고, 제 생각보다 연령대도 다양하고 도대체 모르겠어요.
이선화
21/12/11 15:43
수정 아이콘
1이야 귀찮을수는 있다고 봐도 2는 진짜 이해가 안 됩니다...
착한글만쓰기
21/12/11 06:56
수정 아이콘
전원책이 옛날에 반농담으로 비슷한 말을 했죠..훌륭한 처벌은 피해자의 감정을 회복시키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함무라비도 나쁘지 않다고.
abc초콜릿
21/12/11 07:08
수정 아이콘
함무라비 좋아요. 아예 법적으로 "네가 당한 만큼만 갚아라"라고 명시한 거니까요. 내 손가락이 잘렸으니 팔을 잘라야겠고, 팔을 잘랐으니 목을 잘라야겠다고 소리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 거 생각하면 그 시절 사람들이 훨씬 나은 겁니다
21/12/11 08:4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디서 보기로는 원래 함무라비 법전의 목적이 말씀하신 거라더군요.

사건이 나면 서로 감정적으로 행동하다가 복수의 수위가 점점 상승하니
"딱 니가 당한 만큼만 복수 해라. 속 풀겠다고 더 하지 말고." 라고 정한거라고요.

그런 의미로 보면 상당히 합리적인 법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억에 남더군요.

하지만 이것도 같은 계급에만 해당하는거고 노예 팔은 돈하고 교환 됬다죠.
21/12/11 06:59
수정 아이콘
엄벌보다 죄목공개형이 더 효과적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거나 정답은 없고요.
이선화
21/12/11 15:47
수정 아이콘
근본적으로는 가해자를 강하게 족치는 게 피해자의 회복에 있어서 어떤 도움이 되느냐는 물음이 선결되어야 엄벌주의가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겠죠. 그러면 속이야 시원하겠다만 속 시원한 걸로 피해자가 겪은 유무형의 피해가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피해자의 구제를 위한 것이라는 걸 형법의 대전제로 깐다면 사실 가해자를 어떻게 처벌하느냐가 아니라 피해자에게 어떻게 보상해주느냐가 논쟁의 중점이 되어야 할 텐데, 사실 그렇지는 않죠. 인터넷의 엄벌주의 논리는 대부분 [저런 나쁜놈을 아예 죽여야 한다] 정도에서 멈추곤 하니까요...

어차피 피해자에게 보상해줄 수도 없는 거, 피해자 속이라도 시원하게 해주자, 뭐 이런 논리라면 이해는 갑니다만 그게 바람직한 방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컨대 범죄율이 치솟는 고담에서 배트맨과 같은 자경단을 구성하는 게 이해는 될 수 있지만, 역시 최선은 고담 시 검사가 적법하게 범죄자를 구속해 넣는 거겠죠. 최악은 배트맨이 있으니 검사도 필요없다 뭐 이런 논리가 되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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