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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10/19 11:36:28
Name 일신
Subject 내 눈을 뽑아 성문에 걸어두라. 나라가 망해가는 꼴을 보겠노라 (수정됨)
#
이 글은 언로(言路),
말길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언론장악 나선 中 시진핑…
“기자들 年 90시간 사상교육 받아라”
https://biz.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economy/2021/10/19/Q2QM7BLSKFC2LJE5ZTQUZDF2QE/?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내가 초선 5적·언론 10적?
민주당의 다양성 오히려 줄어들었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109080600045/?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sub_thumb1&utm_content=202109080600045&C#csidx5df490933cc8a25b33a8e2324f01b92

그리고 PGR 유머게시판에도 올라왔던
@부모한테 욕까지 내뱉은 아들
https://www.dogdrip.net/357327463

세 가지 콘텐츠를 보고
기억난 것들, 생각한 내용들을
적어 보았습니다.






#
지금으로부터 약 360년 전,
조선 효종 5년(1654년)

온 나라에 변괴와 재난이 잇따랐다 합니다.
하늘에서는 대낮에 금성이 수시로 나타나
태양처럼 빛을 발했고,
영남에는 붉은 비가 내렸으며
관동에는 붉은 눈이 내렸다네요
홍수로 궁궐 안까지 도랑물이 넘쳐
사람이 숱하게 죽었습니다.
수백 리를 사이에 두고
가뭄과 홍수가 이어졌다지요.

효종은 전국에 교지를 내려
(=공문을 보내어)
재난을 극복할 대책을 구하면서
말이 거칠거나 참람하더라도(지나치더라도)
죄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를 구언(懼言)이라 했는데,
재변이 일어났을 때 왕에게
거침없이 쓴소리를 해 보라는 것으로,
임금이 이러한 쓴소리를 잘 듣고 실행해야
국난을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
그런데 황해 감사 김홍욱이 이에 응해
올린 글을 본 효종은
지나치게 분노한 나머지
의견에 죄를 묻지 않겠다는 선언을 깨고
즉시 김홍욱을 잡아들여서
친히 국문을 시작합니다.
국문, 즉 왕이 직접 감독하는 고문이죠.

대체 무슨 내용이었길래
효종은 본인 말도 어기고
분기탱천하여 김홍욱을 다짜고짜 조졌을까요.

민회빈 강씨,
통칭 강빈의 억울함이 한이 되어
이 재변을 불러일으킨 것임을
호소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효종에게 있어서 이 말은
신하 된 자가 감히
‘이호(효종의 휘, 본명),
당신은 왕 노릇 할 자격이 없어’ 라는
뜻으로 들리는 역린,
거꾸로 난 용의 비늘이기에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는 발언이었습니다.

강빈의 억울함에 대해서는
인조와 소현세자, 봉림대군의
생애 전반과 당시 정치세력 구도를
모두 검토해야 하므로
따로 글 한 편을 써야 할 만큼 분량이 깁니다.
그러니 자세한 내용은
글 마지막에 링크한
우리의 친구 나무위키를
참고해 주시기 바라며,

이 글의 주제인 말길과
김홍욱의 국문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
사실 김홍욱은 원래부터 남달리
해야 할 말은 하고 보는 사람이기는 했습니다.
효종이 즉위하자마자 김홍욱은
당시 영의정이었던 김자점과 그 아들들을
선왕의 은혜를 보답하지 못하고
사리사욕만 채우면서 조정을 유린했다고
고발, 탄핵했죠.
김자점은 선왕 인조가 효종에게
유언을 남기면서까지
잘 대우하라고 챙겼을 만큼
당대 실세 중의 실세였으나
뭐 어쩌라고.

그리고 효종 3년에도
상남자 김홍욱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성상께서는 화가 나시면 발언할 때
실정에 지나치는 경우가 많으십니다.
옥의 흠은 오히려 갈아서 없앨 수 있지만,
말의 흠은 고칠 수 없습니다.
상께서는 분노에 대하여 더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즉, 말 좀 조심하라고 대놓고
왕을 디스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사람이 아니긴 합니다.





#
이렇게 안 그래도 할 말은 해야 하는
김홍욱의 입장에서는
왕이 내린 구언의 명에 응해서
자신의 의견을 냈을 뿐인데
다짜고짜 끌려와 고문을 당하게 되었으니
기가 찰 만도 하지요.

쏟아지는 고문을 견디다 못한 김홍욱은
국문장에 나온 신하들에게 외칩니다.
“어찌하여 할 말을 하지 않는가?”

국문장에 나와 있던 대신들의 생각도
김홍욱의 입장과 다르지 않아서
영의정 김육, 좌의정 이시백,
그리고 우의정 심지원이
효종에게 간청합니다.

“김홍욱의 상소가
조리가 없고 괴이하지만
역률(逆律)로 논하게 되면
(효종의) 덕에 손상이 될까 염려됩니다.”

그러나 효종은 단칼에 끊습니다.

“후세에 비록 악명이 있더라도 내가 책임질 것이다.”
즉 입 닥치라는 거죠.

능천부원군 구인후,
임금의 잘못을 밝히는 임무의
대사간 유경창 등도
왕의 마음을 돌리려다가
국문장에서 쫓겨납니다.

이런 분위기에 짓눌린 탓인지
관리들의 잘잘못을 가리는 역할을 맡은
대사헌 오준도
한 마디도 입 밖에 내지 못했다고
실록은 기록합니다.

끝내 자신이 살아서
국문장을 나가지 못할 것을
짐작했을까요,
김홍욱은 결국 이 글의 주제인
다음의 말을 부르짖으며
효종을 저주합니다.

[옛날부터 말한 자를 죽이고도
망하지 않은 나라가 있었는가?]

신은 용방(龍逄)이나 비간(比干)과 더불어
지하에서 함께 놀겠다.

[내가 죽거든 내 눈을 뽑아
성문에 걸어두라.
나라가 망해가는 꼴을 보겠노라!]


용방은 하나라 걸왕 때,
비간은 은나라 주왕 때의 충신으로
두 명 모두 왕을 비판하다가 죽음을 당한
인물들입니다.

결국 김홍욱은 매를 이기지 못해
국문장에서 죽게 됩니다.

효종 5년(1654년)
7월 13일의 일입니다.





#
이후 김홍욱은 관직을 빼앗기고
자손들까지 벼슬자리가 막히는 등
죽어서까지 편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적지 않은 선비들이
김홍욱의 편을 들어서
효종에게 사면, 복권을 요청합니다.

심지어 홍문관 수찬 홍우원은
김홍욱과 같은 당파가 아님에도
김홍욱의 명예를 회복시켜 줄 것을 청하다가
파직당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결국 효종이 스승으로 모시던
우암 송시열이 글을 올려
“전하께서 한 때의 분노로
대뜸 김홍욱을 때려 죽임으로서
인심을 크게 잃었다” 고 비판한 후에야
김홍욱의 후손들은
관직에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김홍욱 본인도
60여 년이 흐른 숙종 44년,
1718년에 이조판서로 추증되어
명예를 회복하게 됩니다.

이 김홍욱의 7대손,
먼 후손 중의 한 명이
조선 최고의 명필로 알려진
추사 김정희라고 합니다.





#
글을 시작한 계기인
세 가지 글들을
다시 한 번 링크합니다.

@언론장악 나선 中 시진핑…
“기자들 年 90시간 사상교육 받아라”
https://biz.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economy/2021/10/19/Q2QM7BLSKFC2LJE5ZTQUZDF2QE/?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내가 초선 5적·언론 10적?
민주당의 다양성 오히려 줄어들었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109080600045/?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sub_thumb1&utm_content=202109080600045&C#csidx5df490933cc8a25b33a8e2324f01b92

@부모한테 욕까지 내뱉은 아들
https://www.dogdrip.net/357327463

위 내용들을 보고 제가 할 말은
PGR의 여러분들이
떠올리시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생략합니다.

아래는 짧게나마
제 오리지날(?) 이야기를
덧붙여보겠습니다.





#
물론
괴벨스가 자기의 일기를 통해
‘진짜로’ 한 말들에서 나타나듯이

민주주의가
(=말할 자유를 지키는 집단이)

불구대천의 원수에게
(=말할 자유를 오남용하는 집단에게)  

자신을 섬멸할 무기를
(=민주주의를 망가뜨릴 가능성을)

스스로 쥐어준다는 사실은
(=허용한다는 사실은)

언제나 민주주의가 가진 최고의 넌센스,
이기는 하지요.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다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와 조직의 언로, 말길을 막는 일은
김홍욱이 죽음으로 일갈했던
나라와 조직을 망하게 하는 길
그 자체라고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
이 글을 읽으실
많은 관리자, 팀장님,
누군가의 선임이실 분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누군가의 어머니이시며 아버지일 분들께
주제넘은 부탁 말씀을 드립니다.

중국 정치나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자들,
TV에 나온 남의 집 이야기까지
갈 것 없이

지금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말길을 막지 말아주시고
가능한 한 자주 말길을 열어주세요.

다소 피곤해지거나
힘들어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말길이 열린 분들뿐만 아니라
여러분들에게도 분명히
서로를 더 신뢰할 수 있는,
서로가 더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이것이 조직문화에서 말하는
[심리적 안전감] 의 출발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래는 이 글을 쓰는데
도움 받은 콘텐츠들입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중 효종-현종실록
https://search.shopping.naver.com/catalog/29246434765?cat_id=50005733&frm=NVSCPRO&query=%EB%B0%95%EC%8B%9C%EB%B0%B1%EC%9D%98+%EC%A1%B0%EC%84%A0%EC%99%95%EC%A1%B0%EC%8B%A4%EB%A1%9D+%ED%9A%A8%EC%A2%85&NaPm=ct%3Dkuxghpls%7Cci%3D22048f490ba26f00df10cf42f2bbfb27913d54bf%7Ctr%3Dsls%7Csn%3D95694%7Chk%3Dbf0634ece047728c3dec6b781e56bcb9c6d0f158

*[박종인의 땅의 歷史] "나 죽으면 눈알을 빼서 문루에 걸어라. 망국 꼬라지를 보리라"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26/2020052600003.html

*나 죽거든 두 눈 빼내어 조선의 망국을 보겠습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11664

*나무위키-효종
https://namu.wiki/w/%EB%AF%BC%ED%9A%8C%EB%B9%88%20%EA%B0%95%EC%94%A8

*나무위키-민회빈 강씨
https://namu.wiki/w/%EB%AF%BC%ED%9A%8C%EB%B9%88%20%EA%B0%95%EC%94%A8

*[가짜명언 팩트체크] "한 문장이면 누구나 범죄자"? 오용된 괴벨스 어록
http://www.newstof.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83

*심리적 안전감
https://blog.naver.com/hanscoaching/22226310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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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1/10/19 11:43
수정 아이콘
아구재밌어라~ 돈내고 구독하고 싶은 글이에요 잘봤습니다
21/10/19 11:5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
고란고란
21/10/19 11:44
수정 아이콘
오자서 얘긴 줄 알았네요.
21/10/19 11: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언급하려다가
본문의 주제와는 약간 안 맞아서 생략했습니다.
오자서가 김홍욱보다 천 년하고도 백 년쯤 먼저
죽기 전에 같은 얘기를 한 게 맞습니다.
김홍욱도 아마 오자서의 이야기를 읽었지 않나
추측할 수 있지요.
다만 오자서의 말뜻은
언로와 연관짓기는 어렵고
말 그대로 순수한 저주라... ^^;

오자서의 삶은
웬만한 복수극이나 정치 드라마
저리 가랄 만큼 처절하기에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강력 추천 드립니다.
https://namu.wiki/w/%EC%98%A4%EC%9E%90%EC%84%9C
계층방정
21/10/19 13:02
수정 아이콘
실록 원문과 사기 원문의 한문을 보면 매우 비슷해서, 진짜로 오자서의 말을 인용해다 쓴 것 같습니다.
21/10/19 11:45
수정 아이콘
추천버튼 어디 갔나요?
최근 PGR분위기에 꼭 필요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21/10/19 11:5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정치 얘기를 뺄 수가 없어서
정치 카테고리에 글을 쓰다 보니...

Dresden 님의 말씀이
저는 추천 여러 번 받은 것만큼
기쁘게 느껴지네요 흐흐흐
유목민
21/10/19 11:50
수정 아이콘
말길을 막지 말라는 주장이라면
힘없는 게시판 키보드 워리어들이 아니라
박근혜정권의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가 제일먼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21/10/19 11:54
수정 아이콘
아 그 얘기에 대해서도
말하자면 할 말 많지요.
그 일은 사람들의 말길을 넘어
삶길을 막은 짓이니까요.

관련자들 아직 재판 중으로 아는데
부디 엄하게 문책당해서
다시는 그런 일 없기를 바랍니다.
유목민
21/10/19 12:16
수정 아이콘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로 말길을 넘어 삶길을 막는 짓이
효종이 김홍욱을 때려죽인 것과 무엇이 다른지요..
큰 도적의 나라 말아먹을 짓은 눈감고, 작은 일에는 분기탱천하는 것에 동의하기 참 어렵네요.

제가 가장 이해가 안되는 부류가
백범 김구선생 "문화의 힘" 글 올려놓고 우리 민족의 나아갈 길이라 주장하면서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로 정치인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인 옥죄던 사람들을 지지한다는 부류들이에요..
21/10/19 12:1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뭔가 좀 이상하게 흘러가는데요,

큰 도적의 나라 말아먹을 짓은 눈감고,
작은 일에는 분기탱천하는 것에 동의하기 참 어렵네요.

이 말씀이 이해가 안 가서 여쭙습니다.

혹시 제가 인류 역사상 있었던 모든
말길을 넘어 삶길을 막았던 일,
큰 도적의 나라 말아먹을 짓을
모두 이 글에 열거하기를 바라십니까?

만약 진짜라면요,
(안 그래도 이걸로도
못난 글재주로나마 글 한 번 쓰려고 했는데)
A를 까는 사람에게
넌 왜 B는 안 까? 너 B 편이야?
라는 비판은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이거 전문 용어로 아시는 분은 좀 알려주세요.
쇼펜하우어 같은 비논리적 논쟁의 천재쯤 되면
분명히 이걸 형식화해놓았을 것 같은데
제가 아는 바가 없네요.

유목민님이 무슨 말씀을 하셔도,
제가 무슨 말을 해도
그런 비판은 어떻게든 지어낼 수 있는
소위 억까에 해당하고
그만큼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유머게시판에서도
모 BJ 까는 댓글에 대고
왜 연예인은 그렇게 안 까요? 하는 이야기들이 보이던데
이건 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는
아예 관심이 없고
자기 말만 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주장하시는 바를 말씀하실 수는 있죠.
존중합니다.
그러니까 따로 글을 써 주세요.
인류 역사상 있었던
모든 유사 사례를
제 글에서 열거하시기를
바라시는 게 아니라면요.
유목민
21/10/19 13:04
수정 아이콘
간단합니다..
유사이래 모든 사례는 우리 현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말길 한자로는 언로
조선시대 효종이 신하 하나를 때려죽인 일은 우리 현실에 영향이 없어요..

하지만 당장 직전에 집권당이었던 모 당은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로 언로(말길), 표현의 자유를 권력이라는 직접적인 방법으로 찍어눌렀었고.
적지 않은 확율로 다시 재집권할 수 있고, 다시 또 똑같은 짓을 할 가능성도 적다고 볼 수 없죠..

링크로 걸었던 민주당의 언로에 관한 내용
우리의 조직문화 등등에 대한 내용을 정치탭을 걸고 글을 쓰시려면
현존하는 언로에 가장큰 해악을 끼친 집단은 빼고 뭔가를 주장하고 비판할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21/10/19 14:1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계시기에,
혹은 이해하셨더라도
제 요청을 받아들여주시지 않으시기에
앞으로도 평행선일 거라 미루어 짐작하여
더 댓글 달지 않겠습니다.
Promise.all
21/10/19 11:59
수정 아이콘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가장 작은 곳에서도 자유로이 말할 수 없다면 더 큰 곳에서도 자유로이 말할 수 없습니다.
21/10/19 12:01
수정 아이콘
박수!!! 댓글 추천!!!
유목민
21/10/19 12:20
수정 아이콘
그 반대로 생각하는 것을
국가권력으로 못하게 반대로 생각하면 밥줄을 끊으려 한 가장 최근의 사건이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 사건입니다.
Promise.all
21/10/19 12:29
수정 아이콘
그래서 작은 자유가 큰 자유를 실현하도록 도운 거라니까요. 박근혜 퇴진행동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도 작은 곳에서의 자유들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서로 모여서 이야기하고 인터넷에도 전하고 할 수 있었기 때문 아닙니까. 가령 메신저들마저 검열되었으면 그런 블랙리스트가 밝혀지고 퍼지고 또 여러 잘못을 저지른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었겠습니까?
아린어린이
21/10/19 14:00
수정 아이콘
그 블랙리스트에 맨 앞줄에 있었던 진중권 씨는 다르게 생각하는 모양입니다만.

블랙리스트의 존재 여부 그리고 그에 대한 관리 여부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 기관 차원에서 이러한 일은 당연히 잘못이고 이로 인해 리스트의 당사자들은 꽤 고생을 했죠.
그런데 그럼 현 정부에는 그게 없냐?? 그리고 그 피해가 적은가??
이 질문에 진중권씨는 그때 보다 더 하다라고 생각하는 거죠.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때는 블랙리스트 의 작성자도, 또 정부 여당도 그 리스트를 감추려 했어요.
그러니까 적어도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그러다 보니 대놓고 불이익을 주기보단 돌려서 불이익을 주려고 했구요.
그런데 요즘에는 초선 5적이니 뭐니 낙인찍고 찍어내도
시행하는 사람들도 자랑스러워하고, 당도 딱히 제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잘못했다고 생각도 안해요.
그렇다고 현재는 ,정부기관에서는 블랙리스트 같은건 절대 없냐하면 이해 당사자인 진중권씨 말라는 그것도 아니구요.
이게 더 퇴보한거죠.
Promise.all
21/10/19 20:16
수정 아이콘
이 정권에서 전혀 없던일은 아니죠. 특별히 다 자유로워진것도 아니고... 환경부 블랙리스트 탈원전 반대 민간단체 사찰도 있었죠. 사실 국가권력이 여전히 사찰과 통제를 좋아하는건 맞을겁니다. 테러방지법도 안없애잖아요 그렇게 맹폭해놓고.
아구스티너헬
21/10/19 20:5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정치권에서 하는 것과 행정부에서 하는건 전혀 다르죠
그리고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밀어주는것과
자기 입맛에 안맞는 사람들의 밥줄을 능동적으로 끊어버리는게 매우 다른거죠

이게 구분이 안되시나요?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시는듯
만수르
21/10/20 09:56
수정 아이콘
차이는 포장지고 둘다 적폐요.
계층방정
21/10/19 11:54
수정 아이콘
막상 인용하신 조선일보 기사에선 '조선 왕은 김홍욱을 죽였음에도 서인의 왕이 될 수는 없었다'는 논조가 보이네요...
21/10/19 12:0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실 제가 조선의 붕당과 그 흐름에
정말 지식이 없어서
그쪽 이야기에서는
아예 눈을 돌려버리긴 합니다, 마는
송시열이 예송논쟁에서 한 발언 때문에
나중에 탄핵당하고 사약 받은 이야기는
기사 읽으니 다시 기억납니다.

송시열은 "효종은 둘째 아들이므로
(=정통성 있는 왕이라고 보기 힘듦 이응이응)
3년상이 아니라 1년상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해
관철했다.(1660년 4월 18일 '현종실록')
산 서인이 죽은 효종을 굴복시킨 것이다.

어떻게 보면 효종 불쌍하죠..
나무위키에도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도 나오듯
정통성을 인정 받으려는 노력에
좋아하던 술도 끊고
거의 구도자의 삶을 살았다던데......
질문쟁이
21/10/19 12:02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21/10/19 12:3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D
Promise.all
21/10/19 12:02
수정 아이콘
말하지 못하게 입막는 것은 때로는 목숨을 앗는 것보다도 더 나쁩니다.
목숨은 영멸하지만, 말은 영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1/10/19 12:35
수정 아이콘
말이 영원히 남는다는 이야기를 보면
늘 다산 선생 말씀이 생각나네요.

이 편지가 번화가에 떨어져 나의 원수가 펴보더라도
내가 죄를 얻지 않을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써야 하고
또 이 편지가 수백 년 동안 전해져서
안목 있는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더라도
조롱받지 않을 만한 편지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류지나
21/10/19 12:12
수정 아이콘
여기서 말하는 언로는 군대의 마음의 편지 같은 거였나보네요... 마음껏 적되 눈치껏 써라...
21/10/19 12:40
수정 아이콘
그러게나 말입니다.
그래도 저렇게 용기 있는 분들의 말씀과 행동이 모여
지금 이 시대에서 자유가 널리 보편화되지 않았나
뭐 그런 생각이 살짝 듭니다.
20060828
21/10/19 12:34
수정 아이콘
오잉 다 읽고 내렸는데 추천 버튼이 없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어른이 말하는데 그런줄 알어야지
라는 말을 듣고 자라서 지금까지도 부모님과 많은 대화를 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딱히 이유는 없지만 어릴 때 장치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거 같아요.
저도 이제 아이를 키워가며 조심해야 할 부분인거 같습니다.
21/10/19 12:3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댓글 감사합니다.
나이를 먹다 보니 이제
조직에서도 사회에서도
후배, 동생들을 만날 일이
점차 늘어가는데
그분들이 제게
쉽고 편하게 말하도록 하기,
는 정말 어렵죠.

아예 남들을 대하는 것도 그렇게 어려운데
가정에서 매일 부딪치는 식구들이
말 편하게 하도록 대하는 건
말이 쉽지 정말 정말 정말 어렵습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육아웹툰이 있습니다.
네이버 웹툰 <닥터&닥터 육아일기>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조만간 완결이더라고요.
Brandon Ingram
21/10/19 12:55
수정 아이콘
언로의 자유로움과 자유로움이 가진 책임은 분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초선오적이라고욕먹었던 건. 이니시에이팅을 조국 추미애를 넣어서.."이거하려고 어그로 끌었다." 라는 의도를 가질 수 있는데 어그로가 너무 웅장해서 어그로가....였습니다.

말씀하시는건 언로를 강제적으로 막은 하나의 예시인데 장철민의 예시는 언로를 막은 것보단.... 내부에서 합의를 했는데 계속 미적지근하게 행동하다가 못하게된 예시가 되어버렸네요.

장철민 예시는 좀 달라보입니다. 진짜 언로를 막아버렸으면 저러한 이야기를 했을때 권력을 부릴 수 있는 정당이 징계처리하거나 갓중경고를 때릴텐데... 크크 여튼 언로에대한 길은 열어놔야하고 길을 벗어나거나 행인을 치이는 행위를 한사람에 대한 책임도 많이 넣어야하죠. 당장 어제 국감때만해도 누굴 조폭으로 엮어넣으려다 아닌게 한시간만에 나왔는데요.

언로를 벗어난 행동에대한 책임을 과하게 주는 대신에 자유도를 높리는게 맞습니다. 다만 몇가지 자유도 높음이 문제를 일으켜서 문제지..
21/10/19 14:30
수정 아이콘
일단 제가 해당 정치 이슈에 대한
지식의 정밀도가 그다지 높지 않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자유와 책임의 말씀은 100% 동감합니다.

음... 그 진짜 언로를 막는 것 관련해서요
제 기억으로 초선5적 뉴스를 말할 때
뺄 수 없는 게
강성 당원들이 해당 초선 의원들에게
부정적 내용으로 문자 폭탄을 보낸 거라 생각합니다.

이게 언로를 막는 거라고 저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다른 뉴스들과 엮어서 글을 썼습니다.

뭐 모르겠습니다. 깊이 생각해보면
그런 문자 폭탄의 내용 하나하나를 다 분간해서
상식선에서의 비판이 더 많은지,
아니면 레알로 그딴 소리를 하느니
입 닥치라는 문자 내용들이 많은지
구분하여 언로를 막은 건지 비판한 건지를 따져야 할 텐데
또 그렇게까지 하기에는
제 생각의 깊이가 얕네요.

근데 당의 징계처리 말씀 들으니 그
대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시의원하시다가 당적을 옮기신
홍준연 의원님 생각나네요.
성매매여성들 지원금 반대하니
표현을 문제 삼아 징계 때렸던
이슈가 기억이 납니다.
이건 언로를 막은 거라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12097

또 글 쓰다 보니
맨 마지막에 언급하신 자유도 높음, 에 있어서
그럼 구체적으로
어디까지의 자유도를 어떻게 허용할 것인가, 도
쉽지 않기는 하네요......

더 깊이 생각해 볼 점이 많은 듯 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Brandon Ingram
21/10/19 16:33
수정 아이콘
홍준연 같은경우엔 뭐 할말없죠. 다만 그 자유에대한 책임이 현재에선 더 심각해 보인다 이생각이 들어서요. 대댓글 감사합니다
21/10/19 12:5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고맙습니다.
21/10/19 14:19
수정 아이콘
댓글 고맙습니다 :D
21/10/19 13:19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을 쓴 글쓴이 조차도 자신에게 동조하는 댓글에만 박수를 보내고 있죠. 언로라는 게 그런 겁니다.
21/10/19 14: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네? 언로라는 게 그런 거라니요?
제가 누군가의 말을 막던가요?

논박 없이 무지성으로
어떤 의견이든
박수를 보내는 게
언로의 뜻이라고 이해하시도록
제가 글을 썼다면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이야기하고자 한
언로라는 건 그런 게 아닙니다.
21/10/19 14:33
수정 아이콘
국회의원에게 문자로 의견 표출하는 걸 문자폭탄이라 부르며 없어져야할 폐단인 것처럼 말하지만 나와 같은 의견에는 무작정 박수를 보내는 게 사람의 심리죠. 님이 언로를 막았다는 게 아니라 비슷한 의견에만 동조하는 것이 사람의 기본적 습성이라는 겁니다. 언로가 그렇게 중요한 거라면 국회의원의 문자폭탄도 김일성 만세도 모두 인정되어야하겠지만 현실은 내 의견에 대한 사소한 반박조차 민감하게 반응하며 동조의견에만 박수를 보내는 게 현실이죠.
21/10/19 14:36
수정 아이콘
(수정됨) 현실에서 나타나는
사람의 본성을
언급하시는 것이라면
뭐 객관적 사실에 가까운 것이라
더 논의할 게 없겠습니다, 마는

그런 현실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이 글에서 부탁이라는 표현으로
제가 주장하는 바를
galax님께서도
이해해 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

좀더 나아가면
화이부동 구동존이 같은 이야기도
저는 좋아하는데
이 글에서는 생략했습니다.
태정태세비욘세
21/10/19 13:31
수정 아이콘
안정감이 아닌 안전감이라니
찐이시군요.
21/10/19 14:15
수정 아이콘
다르게 번역, 해석되기도 하나요?
구글 hr팀에서 나온 자료도
심리적 안전감, 으로 번역된 걸로 기억합니다.
음... 안정감 과 안전감 의
차이까지는 제 역량이 모자라네요.
태정태세비욘세
21/10/19 14:21
수정 아이콘
안정감으로 번역된 버전들이 있는데
안전감이 맞는 표현이라 생각되어 말씀드렸습니다.
21/10/19 14:31
수정 아이콘
아 그랬군요. 세밀한 설명 감사합니다.
음미하다 보니
편안함으로서의 안정 이라는 표현보다
기계적, 제도적 측면에서의 안전 이라는 표현이
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지 않을까
새삼 생각이 듭니다^^;
21/10/19 13:48
수정 아이콘
말길을 막지말라.. 사회구성원으로서, 아빠로서 깊이 새겨야 할 구절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21/10/19 14:1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
도날드트럼프
21/10/19 13:59
수정 아이콘
맞는 말씀이고 저도 요즘 일상에서 그렇게 느끼고 있어서 진짜 공감합니다
화내는 사람이랑은 아무말도 할수 없고 아무말도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어요
21/10/19 14:18
수정 아이콘
예전에 회사 다닐 때
지역 지점장님 중에 한 분이

말을 할 때는 똑바로 생각하고 말해라,
생각하지 않고 말하는 건 안 하는 것만 못 하다

라고 하시면서
말에 조금만 헛점이 보여도
화... 까지는 아니지만
핀잔 내지는 꼭 뭐라뭐라 하시는 분이 계셨어요.
완벽주의 비스무리하게 요구하셨죠.

물론 어떤 면에서는 일리 있는 견해이지만
조직문화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언로를 막기 때문에
결코 좋은 리더의 태도가 아닙니다 ㅠㅠ
폰독수리
21/10/19 14:27
수정 아이콘
가뭄과 홍수와 기상이변이 강빈이 억울하게 죽어서, 왕권의 정통성이 없어서 일어났다고 주장하는게 옳은말이고
군주정에서 그 주장을 짓밟은게 탄압인가요?
그냥 적당한 명분 갖다붙여서 왕권 대 신권 싸움한거같은데
21/10/19 14:3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가 알기로는
그때만 하더라도
왕이 잘못해서 천지에 재변이 생긴다는 걸
유교에서 정설이랄까,
뭐 하여튼 그쯤으로 취급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예전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에서
세종도 비슷한 대사를 했었죠.

김홍욱의 상소문에 보면
좀더 디테일하게 언급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왕권 vs 신권 싸움으로 보더라도
왕이 신하들보고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해봐라, 죄를 묻지 않으마
해놓고, 정작 듣기 싫은 상소 올라오니
국문하다가 죽여버린 건
언로를 막았다고밖에
볼 수가 없지 않나 싶네요.
21/10/19 15:05
수정 아이콘
저건 듣기 싫은 상소 수준이 아니죠. [너는 정통성이 없으니 왕이 아니다] 수준인데요. 저것보다 후대의 이야기긴 하지만 괜히 예송때 서인들이 송시열의 주장 (효종이 장자가 아니니까 효종의 계모인 자의대비가 3년 상복이 아닌 1년 상복을 입으면 된다)에 대해서 소현세자의 아들도 살아있는데 이런 근거는 적절치 않은것 같다고 다른 근거를 찾은게 아닙니다.
21/10/19 15:30
수정 아이콘
0.
계속 같은 말의 반복인데,
죄를 주지 않을 테니
하고 싶은 말 다 해봐라 는 말을 먼저 한 건
효종입니다.
죽기 2개월 전까지도 실록에
김홍욱 죽인 건 너무하셨어요 라고 기록이 올라오고요.

1.
무슨 말씀인지는 압니다만
단계별로 끊어서 볼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빈이 억울하게 죽은 것과
봉림대군이 보위를 이은 게 잘못되었다, 는
몇 다리를 거쳐 연결된 일임은 확실하지만
즉각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적어도 봉림대군이 소현세자를 죽였다, 라고
김홍욱이 주장한 건 아니니까요.

신의 생각으로는 강(姜)의 옥사가 가장 의심스러운 일입니다.
당시 궁중 상하가 화락하고 편안하였으니
강(姜)이 무슨 원한이 있어서 그렇게 불측한 큰 역모를 했겠습니까.
만약 그때는 강의 짓이 아니었다고 한다면
궁중에서의 저주가 어떤 일들이기에
아무나의 손에서 행해질 수 있는 것입니까.
신은 여기에 대해서 크게 의심을 하는 바입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11664#0DKU
김홍욱의 상소 중 가장 핵심적인 내용입니다.
출처는 링크고요.

실록에 보면 효종이 구언 전에
앞으로 강빈의 이름을 꺼내지 말라고 길길이 뛴 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당시 선비들이 그랬듯 저 역시
김홍욱이 저런 말을 한 게
반드시 죽어서 죗값을 치러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
효종은 절대권력자였고,
후대에 정조나 영조가 그러했듯
정통성을 증명하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한 단계씩 밟아 나갈 수도 있었습니다.
(쓰고 나서 보니
영조 때도 게장이니 뭐니 오지게 죽어나가긴 했다죠......)
21/10/19 15:5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봉림대군이 효종이 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는 강빈을 문제시 하는겁니다. 그게 아니면 소헌세자의 자식들을 정통성으로 이길수가 없죠. 댓글에서 영조 언급하시니 하는 말인데 괜히 영조가 사도세자를 쳐낼때 그런 복잡한 방식을 사용한게 아니죠. 공식적인 형벌을 내리면 사조세자의 아들인 정조 및 그 후손들은 죄인의 자식으로 왕권 정통성의 문제가 생기니까요. 마찬가지로 인조가 봉림대군을 왕으로 올리기로 결심한 이상 소현세자의 자식들의 정통성을 흠집 낼 필요가 있었고 그렇기에 무리수까지 둬 가면서 강빈을 사사한겁니다. 그런 배경을 두고 왕위에 오른 효종한테 강씨가 억울하다 주장하는건 효종 입장에서는 본인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이석견 등의 봉림대군의 자식들이 진짜 왕이라고 하는거나 마찬가지로 들렸을겁니다. 괜히 강빈 이야기가 효종의 발작버튼이 된게 아닙니다.
폰독수리
21/10/19 16:06
수정 아이콘
길게 댓글다는게 의미가 없을거같아서 안달았는데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조,강빈,효종에 얽힌 사연이 있는데 간단히 말하면 저건 그냥 효종을 상대로 치킨게임을 건겁니다.
군주제에서 군주한테 니가 하고싶은말 다하라며를 명분세워 치킨게임을 거는데 군주제에서 군주가 그걸 용납하면 왕의 권위는 그대로 무너지고 질서가 박살이 납니다. 그 꼬장꼬장한 서인들도 예송논쟁으로, 그것도 당사자의 사후에 시비걸었지 저렇게 무대포로 치킨게임 안걸었어요.
정도라는게 있는거죠.
21/10/19 16:19
수정 아이콘
예송으로 시비걸은 서인들도 서인의 거두인 송시열의 효종이 장자가 아니니까 자의대비는 1년짜리 상복을 입으면 된다는 주장에는 [소헌세자의 아들인 이석견이 살아있는데 그런 주장을 하는건 미친짓이다]라고 하면서 1년 상복론의 다른 근거를 찾아보자고 했죠. 효종 사후에도 돌려서 시비를 걸정도로 정국의 폭탄인 효종 정통성 이슈를 효종이 살아있을때 대놓고 꺼내는건 아무리 왕이 하고싶은말 다 하라고 했어도 주유소에서 라이터 키는 수준의 미친짓이죠.
21/10/19 16:33
수정 아이콘
구체적인 설명 감사합니다.

사도세자에 빗대서 설명해주셔서
잘 이해가 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게 부족했네요.
21/10/19 14:35
수정 아이콘
성리학에서는 천재지변이 일어나는 것은 국가의 어느 곳(보통 왕의 행실)이 어긋나게 되어 이(理)의 불협화음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저런 해석을 했던 겁니다. 현대과학적으로 보면 말이 안 되지만, 그 당시에는 충분히 나올 수 있고 공감도 얻을 수 있는 논리였습니다. 물론 왕의 면전에다 대고 저런 말을 대놓고 하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지만 말입니다.
21/10/19 16:25
수정 아이콘
저건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죠. 저 이야기를 더 직설적으로 바꾸면 왕한테 직접 [정통성도 없는 네놈이 왕위에 올랐으니 이런 일이 일어나는거다]라고 대놓고 주장하는건데요.
21/10/19 22:58
수정 아이콘
문제는 효종이 막말 좀 해보라고 한 것도 현 문제의 '해결책'을 내라고 한 건데, 그 물음에 대해 김홍욱이 낸 해결책(?)은 거칠게 요약하면 [지금 천재지변은 네가 왕위에 있기 때문이니 왕위에서 내려와라] 수준이라는 거겠죠...
전근대 사회에서 천재지변이 왕의 행실의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도 결국은 왕의 나쁜 행동 고쳐라가 핵심인데, 김홍욱의 행동은 그냥 기분 나쁘게 어그로 끌자 수준 같습니다...
임전즉퇴
21/10/19 23:45
수정 아이콘
죽을 짓을 했어도 죽이지는 않았어야..
21/10/20 11:06
수정 아이콘
제 생각도 이건데 ㅠㅠㅠㅠㅠㅠㅠㅠ
-안군-
21/10/19 14:47
수정 아이콘
언로를 막는것에 대한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서...

- 국가권력이 그 힘을 이용해서 언론을 탄압하는 것
-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의 입을 대중이 막으려 드는 것
- 가족끼리 대화가 끊어지는 것

이 세가지를 다 묶어서 "언로를 막는다"라고 하니 좀 난감합니다.
첫째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동작하고 있는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었는가 하는 문제일거고,
둘째는 자유의 침해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수준에 대해서 논해야 할 이야기일 것이고,
셋째는 정신의학적인 접근 및 심리상담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이걸 "언로"라는 주제 하나로 묶기엔 너무 이질적이지 않나 싶어요.
21/10/19 15:33
수정 아이콘
디테일이 살아있는 지적 감사합니다.

다만 셋 모두
권력을 가진 세력이 그러지 못한 세력의
발언 기회를 힘으로 막는다, 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해서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그 세 가지 뉴스를 보고 든 생각을 나열했을 뿐
셋이 모두 똑같은 맥락이다, 라고
힘써 주장할 생각은 없습니다.

쓰면서 생각하니
두 번째 사례, 강성 당원이 국회의원을 비판하는 사례는
단순한 권력 관계의 이슈라고 보기는 어렵겠네요.

각각의 이슈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법까지는
제가 고민할 깜냥이 안 되는 듯 하고요,
그냥 글을 읽으시는 누구나 각자가 실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부탁 말씀을 드려 보았습니다.
21/10/19 15:10
수정 아이콘
김홍욱의 상소는 선을 넘었죠. 둘째가 왕이 되어서 정통성 문제가 나올수 있는 상황에서 대놓고 정통성을 부정하는 주장을 한건데요. 효종 사후 예송때 괜히 권력을 잡고있던 서인 측에서 그들의 거두인 송시열의 의견(장자가 아닌 사람이 왕위를 물려받았으니 자의대비는 3년 상복을 입을 필요가 없다)을 듣고 이석견도 살아있는 와중에 저걸 근거로 삼는건 곤란하니 다른 근거를 찾아야 한다고 한게 아닙니다.
밤가이
21/10/19 15:19
수정 아이콘
효종, 시진핑 같은 국가 권력에서 언로는 막는다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글 중간에 강성지지자의 경우 그들 자체가 효종에게 당한 김홍욱의 입장에 더 가까워 보여 언로를 막지말아달란 대상에 포함된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네요.
21/10/19 15:36
수정 아이콘
네, 저도 지적에 동의합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두 번째 이슈는
확실히 1번 3번과는 맥락이 다르네요.

단순한 일방적 권력 관계로는
해석되지 않는 이슈라는 데 동의합니다.

다만 글쎄요......
조직에 대한 비판 발언을 틀어막는 강성 지지자들이
효종보다 김홍욱에 더 가까운지에 대해서는
쉽게 동의가 되지는 않습니다.

강성 지지자들이
말할 자유를 오남용하는 집단, 에 가까운 건
확실해 보이긴 한데 말이죠.

좀더 생각해보겠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밤가이
21/10/19 16:52
수정 아이콘
전 효종과 김홍욱의 일화를 알지 못했던 터라 이 글로 처음 접했습니다. 제가 볼 땐 효종이 "국난 극복을 위해서" 자유로운 의견을 구하고자 일종의 면책특권을 발표했는데 김홍욱이 강빈의 억울함이 한이 된것이 국낭의 원인이라고 했다는 일화에서 주는 느낌이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대중들의 자유로운 발언의 권리를 보장했더니 강성지지자의 지나친 발언으로 부작용을 야기한다는 일례에서 주는 것과 비슷하게 보였네요. 의도치 않은 부작용으로 작용하는 게 효종 입장에선 김홍욱이고 국회의원 입장에선 강성지지자 인것 처럼요. 물론 위 일화에서의 느낌에서 뿐이고 저 또한 소위 쎈발언하는 소수의 의견이 과평가 되어 이에 휘둘리느라 별 내색하지 않는 많은 대중들의 의견이 무시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1/10/19 16:55
수정 아이콘
지나친 발언, 이 초점이었군요.
이해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21/10/19 16: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때 국민을 고소하는 사회가 한국이라 거참... 심지어 청와대가 고소하는건 보수 진보 안가리는 나름 유구한 전통이죠.

그래도 인권변호사 출신이라는 양반이 대통령 신분으로 국민을 고소하는, 그야말로 정신나갈거같은 행위가 청와대 내부에서 안걸러졌다는점에 분노해야할지, 이 고소를 환영하는 국민이 꽤 되었다는점에 절망해야할지,

그래도 참여연대, 민변같은 진보단체에서까지도 욕먹고 투덜거리면서 사족을 붙이긴했지만 청외대가 어쨌든 소를 철회했단점에서 아직 조금은 희망이 남아있구나 생각해야할지는 모르겠네요.

확실한건 표현의 자유면에선 아직도 진전은 커녕 갈길이 멀지 않나... 그리고 요새 좀 삼천리로 빠지고 있는거같기도하고
21/10/19 16:36
수정 아이콘
뭐 좌충우돌해가면서 선례를 쌓아가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려니 했던 것들이 다 부서지는 것도 자연스럽? 다 해야 하나
뭐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통령이 국민을 고소하는 건
제가 봐도 모양이 많이 빠지긴 합니다......

근데 현직 대통령이 시민을 대상으로 고소한 사례가
처음은 아니네요.
https://namu.wiki/w/%EB%AC%B8%EC%9E%AC%EC%9D%B8%20%EB%8C%80%EA%B5%AD%EB%AF%BC%20%EB%AA%A8%EC%9A%95%EC%A3%84%20%EA%B3%A0%EC%86%8C%20%EC%82%AC%EA%B1%B4
21/10/19 16:43
수정 아이콘
네 그래서 유구한 전통이라 썼죠 크크 인권변호사인데다가 취임전에 자신에 대한 비난은 허용되어야한다고 티비에서 공언해놓고 고소해서 실망감이 두배랄까요...
VictoryFood
21/10/19 17:34
수정 아이콘
나라를 구할 계책을 올리라고 했더니 니가 왕좌에서 내려오면 괜찮아질거다 한거죠.
이걸 안죽이면 더 문제일 겁니다.
김홍욱도 사육신들이 세조에게 나으리 한 것 처럼 죽을 거 알고 지른 것일테구요.
21/10/19 17:42
수정 아이콘
위에도 비슷한 주장을
하신 분들이 계셔서
얕게나마 생각해 봤는데요,

다분히 이상론이긴 하지만
그런 일반적인 예상에서
빗나간 행동을 보이는 군주들이
결국 후세에 성군, 내지는
남다른 군주로
이름을 남기지 않나 싶습니다.

어쨌든 계속 보다 보니
제가 결국 하고자 하는 주장에
김홍욱의 에피소드는
그다지 적절하지 않은
이야기였나 보다 싶긴 하네요 크크크

그럼에도
김홍욱이 자기가 죽을 걸 알고
상소를 썼다, 라고 생각하기에는
다른 대신들에게
왜 나 변호 안 해주냐고 하는
외침이 앞뒤가 안 맞아 보입니다.
이전에도 바른 말을 잘 했다 수준이지
왕의 권위에 도전하는 말을 한
전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탑클라우드
21/10/19 18:15
수정 아이콘
아, 다시 역사 공부하고 싶어지네요. 매번 역사를 통해 혜안을 얻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책을 펼치면 어느새 졸고 있는 나의 모습...
21/10/19 18:16
수정 아이콘
요새 유튜브나 만화책, 나무위키 등
워낙 양질의 역사 콘텐츠가 많아서
덜 졸면서도 공부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흐흐흐
아이는사랑입니다
21/10/19 19:41
수정 아이콘
대놓고 효종에게 [너는 왕의 자격이 없어!] 이런건데 이건 그냥 [나 죽여주셈!] 이거죠.
이건 언로를 막은게 아니라 해서는 안될말을 내뱉은 백면서생의 꼬장으로 자초한 비극이라 본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21/10/19 19:43
수정 아이콘
위에 제 생각을 담은 댓글이 이미 있어
그것으로 갈음합니다.

댓글 달면 달수록
김홍욱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천수를 누리려면 조용히 살아야겠구나
싶긴 합니다 흐흐흐...
StayAway
21/10/19 22:22
수정 아이콘
소위 초선 5적 사태때 뭔가 장문의 글을 적었다가 날려먹은 적이 있는데
사실 하고 싶은 말은 거의 비슷한듯 합니다.

남원정이건 정풍운동이건 불편한 지적을 받아들일줄 아는 세력은 살아 남을것이고
진박이건 대깨문이건 순혈 간신들만 한 자리씩 받아먹는 조직은 결국 멸망할겁니다.

초선이 핀트가 좀 틀리거나 언행이 좀 부적절했거나 수위조절이 좀 안됬더라도
그걸 싸가지론이나 팀킬로 몰아세우는 조직에게 미래 따위가 있을리가 없습니다.
초선 중에 잘나가는 건 조국수호하면서 줄 잘서서 이재명 캠프까지 가있는 김남국이라는게 민주당의 암담한 현실이죠..
그나마 이준석이 당대표라도 하고 있는 국힘이 눈꼽만큼이라도 낫다고 봅니다.
21/10/20 11:10
수정 아이콘
토론회 중 눈물의 빤쓰런에
타인 발언 시간 중 헛기침에

이래도 잘 나간다는 걸
보여주는 정치 집단이
뭘 바르게 다스리겠다는 건지
저도 답답합니다.

이준석 대표가
이번 대선에서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예전보다는 상식적인 야당이
자리잡을 수 있는지의 여부가
결정될 것 같아서 저도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임전즉퇴
21/10/19 23:50
수정 아이콘
death는 운명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kill은 곤란하죠.
21/10/20 11:12
수정 아이콘
임금의 권위가 흔들린다
vs
임금이 자기 말을 어겼다

저는 후자 쪽에 무게를 두고 글을 썼는데
많은 분들이 전자를 지적해주시네요.

그래도 저는 바르게 다스리려면
자기 말을 지키는 게 먼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가시지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죽인 건 너무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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