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9/02 20:24:34
Name Secundo
Subject [일반] DP, 슬기로운 의사생활 감상기
[DP]
군시절 마지막 1년은 DP로 보낸 경험이 있다.
추측컨데 이 드라마의 작가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DP생활을 직접 해보았을 것이다.

정말 뒷부분을 보기가 무서울정도로 사실적으로 그렸고 대부분 실제 사고사례와 체포사례에 올라왔던, 그리고 내가 경험했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미란다고지는 할때마다 덜덜 떨렸고, 07년 당시 맥도날드 런치메뉴덕분에 대부분의 DP들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었다.(그냥 PPL이었길...)
활동비의 대부분(약 20만원)을 그대로 주던 우리부대와 달리 대부분 군탈담당관 주머니로들어갔다.
탐문 대상이었던 부모님들은 대부분 우리에게 용돈을 주었다.
그리고 대상자의 가족은 믿지 말라는 선임들의 말이 맞았다.
사연이 안쓰러운 수감자의 식판에는 참치캔이라도 까서 깔아주는게 동정의 전부였다.

사건발생하고 나갔던 군탈자의 집은 반이 무너진 초가집이었고, 전화기를 꺼놓은 군탈자는 아픈 아버지 옆에 멍하니 앉아있던적도 있다.
호빠 위장취업은.... 길게말하긴 좀 그렇지만 실제 사건이었고, 몇몇 부대에서는 호빠 선수 경험이 있는 DP를 배치하기도 했었다.

사실 DP조는 모두가 땡보라고 부르고  사실 싸제를 겪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땡보가 맞다.
하지만 매 사건 출동마다 '나 전역하면 그냥 대학생인데', '오늘도 시체체포하려나?', '얘 레슬링 선출이네.... 하...' 라는 불안감속 즐거움이 있었다.
술? 마신적 있고
시체체포는 전역까지 총 4건
신병확보 후 현장이탈도 두번이나 겪었다.
20대 초반의 아이들이 경험하기엔 너무 무거운 짐이다.

그리고 드라마 DP가 보여주고 싶었던 진짜 군대.
체포된 대상들은 저마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 이유들은 감추어지기 마련이다.

일전에도 PGR에 DP조 생활에 대해 연재해볼까 했다가 체포되었던 병사가 나를 특정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그만둔적이 있다.
모든 내용은 너무나 사실적이었고, 영내 생활에 대한 내용은 모두의 군생활을 관통했으리라.


[슬기로운 의사생활]
최근 딸아이의 눈 수술 문제로 대학병원 예약을 잡았다.
2023년 3월 11일이 가장 빠른 예약.
'2023년? 올해가 21년이 맞아?' 를 몇번 물어봤나 모르겠다.
소아과에 전문의가 전국적으로 없단다.

그나마 지방을 좀 돌아서 3달 후에야 진찰을 받았는데, 입장부터 퇴장까지 약 30초쯤 걸렸을까?
'이건 빨리 하실수록 좋습니다. 자세한내용은 안내드릴거구요, 예약도 따로 설명드릴게요.'
이럴 거면 그냥 화상진찰을 하지 싶었지만 그마저도 감사했다.
왜냐하면 진찰실을 나와 한칸씩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아동환자와 보호자가 복도 끝까지 보였어서.

현실에 안정원, 이익준, 양석형, 채송화, 김준완은 없었다.
근데 그게 당연하지.
매일 난리치는 일부 환자들,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들, 실의에 빠진 환자와 가족들을 매일 접하는 의사들에게
여유나 섬세함을 바라는건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다.





둘은 너무나 달랐다.
하나는 너무나 사실적이었고
하나는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이 두 극은 극한의 논픽션과 극한의 픽션이 대립하고 있다.
그래도 이 둘이 맞닿는 한가지 포인트.

[모두에겐 다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avatar2004
21/09/02 20:29
수정 아이콘
슬의는 악역으로 딱 한명의 의사가 나오는데 그게 딱 현실의사죠..
21/09/02 20:34
수정 아이콘
DP 오늘 6화까지 쭉 달려서 봤는데....이렇게 뒷맛이 씁쓸한 드라마는 오랜만인거 같네요.....
쩌글링
21/09/02 21:19
수정 아이콘
슬의는 99 학번 전 후 의사들 시선에서는 디테일이 꽤 현실적인면이 있습니다. 그 이외 사람들은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 싶어요.
예슈화쏭
21/09/02 21:33
수정 아이콘
어후 글에서 현실의 지독함이 느껴져서 훅 들어오네요.
따님 쾌차하시길...
21/09/02 21:37
수정 아이콘
눈 문제면 소아과라기보다는 안과이지 않을까 싶은데..
슬의생이면 그래도 상당히 의사들이 공감할만한 드라마죠.
현실은 그 이상으로 힘들어서 그렇지
21/09/03 01:49
수정 아이콘
아마 소아를 세부전공으로한 안과 말하는 걸듯요.
응~아니야
21/09/03 22:25
수정 아이콘
소아안과는 전국적으로 전공하는 전문의가 거의 없을걸요.
뭐 더 잘나간다는 정형외과/성형외과/피부과 등등도 소아 담당하는 분과는 마찬가지일 겁니다.
당연히 소아과는 예저녁에 망했구요.
한사영우
21/09/02 21:38
수정 아이콘
슬의는 작가님인가?? 피디님인가가 인터뷰에서 본적이 있는데
현실에 없을만한 가장 완벽한 의사를 보여주자.
어차피 픽션인거 이랬으면 좋을 의사를 만들어보자 하고 만들었다고
어라 쓰고 보니 작가님 인터뷰였겠네요.
맛있는새우
21/09/02 22:00
수정 아이콘
현재의 국방력을 유지하려면 징병제는 필수적이라고 보는데.. 앞으로도 과연 유지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출산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징병제에 대한 사회적 반감 역시 앞으로 (특히 정치권이) 감당 못할 정도로 커지리라 보거든요. 무엇보다 특히 징병 대상자인 젊은 남성들의 불만과 보상 의식이 점점 불어나고 있어요. 지금이야 한남이니 찌질하다느니 하면서 기성세대는 짓밟지만, 중요한 건 “인식” 했다는거니까요. 그러니 DP 같은 서사도 화제에 오르고 있죠.
담배상품권
21/09/03 10:34
수정 아이콘
유지될겁니다.
징병제란 의료수가같은거라서, 딱 그 계층만 피해를 입으면 나머지 모두가 해피해지는거라서요.
한국 옆 나라가 중일러인 이상 징병제를 포기할 수 없을겁니다. 한국에서 모병제는 판타지에요.
21/09/03 10:44
수정 아이콘
인구구조상 10~20과 기성세대간 인구수 차이가 많이나서 더욱 어떻게 할 도리가 없죠. 군입대 대상인 젊은 남성들이 단결해서 대대적으로 입대거부 하지 않는 이상 착취 당하는 구조는 유지될겁니다.
프랑켄~~
21/09/02 22:12
수정 아이콘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의사들이 의사생활을 가장 현실에 가깝게 그렸다고 하는 드라마죠.. 의학적인 면이나, 환자들의 모습, 의사들의 실제 생활 등등..
다만, 가장 비현실적인 건 주인공들이죠.. 그건 작가나 PD가 저런 의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에서 만든 거라...
avatar2004
21/09/02 22:28
수정 아이콘
슬기로운 시리즈가 전부다 그런게 환경은 현실적인데 주인공들이 다 환타지라 그래서 인기가 있는거 같아요. 그냥 대리만족을 시켜주잖아요..슬의를 의사들이 딱 좋아할만하죠.
오누누
21/09/02 22:34
수정 아이콘
슬의는 리얼 의사들의 환타지에요 그렇게 착한 환자들도 없고 그렇게 잘 치료되고 일잘풀리는 병원없을겁니다 처음엔 진상이지만 열심히 해주면 환자보호자의사 같이 감동하는 모습보면서 기분좋지만 현실로돌아오면 싸늘합니다 의사만 현실에 없는게 아니라 환자보호자도 환타지입니다
82년생 김태균
21/09/02 22:57
수정 아이콘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어벤져스보다 비현실적이던데
플리트비체
21/09/02 23:04
수정 아이콘
의사 이미지만 좋아지는 드라마죠
21/09/02 23:16
수정 아이콘
진짜 항상 보면서 느끼는 건데 슬의는 의사들만 너무 완벽하고 주변인들과 환자들은 다 문제가 있어요. 근데 어쩌겠어요. 그게 히어로 무비의 공식인 것을.
21/09/03 04:35
수정 아이콘
저도 보다 포기한게 작가나 피디가 자기 주인공들을 너무 아끼고 사랑해서, 이걸 항상 부각시키는 연출을 하다보니 주변인물들을 뭔가 모자라고 생각없는 사람으로 만들더라구요. 상당히 오글거려서 보기 힘듭니다.
김연아
21/09/02 23:20
수정 아이콘
제일 환타지는 바쁜 척은 다 하지만 의사들이 너무 널널하다는 거죠
특히 레지던트들...
21/09/03 07:03
수정 아이콘
의사들과 환자들의 뽀르노
21/09/03 07:39
수정 아이콘
근데 군대도 편하게 다녀온 의사가 DP 보면서 저년차 레지던트 생활을 떠올렸다고 하면 믿어지시나요 크크크 어디 감히 군생활에 비하겠습니까만, 자유가 억압된 환경이라서 비슷한 걸까요 조금은… 떠올려버렸지만, 어쨋든 군대 다녀온 친구들 친지들도 저랬을까하는 생각에 숙연해지더군요. 울컥했습니다. 아 슬의생은 안봅니다.
로드바이크
21/09/03 08:54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말씀하신 23년에 외래가 잡히는 곳 소아안과 선생님 말로는 "대학병원에 안와도 될 환자가 너무 많다" , " 진단이 어려운 것도 아닌데 이 대학, 저대학병원으로 옮겨다니면서 확인 받는 환자가 너무 많다." 개개인이 욕심을 버려야 적절한 진료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싸구려신사
21/09/03 09:09
수정 아이콘
와 .. 술을 마신적이 있으시군요. 이게 일반적인 것이라면 상당히 충격적이네요. 드라마에서 술마신 장면은 상당히 과장된거라 믿고 있지만 여튼 술마실 수 있다는 것에 놀라고갑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738 [정치] 올해 신년 기자회견은 없다는군요 [74] 또리토스11999 24/01/18 11999 0
100737 [정치] “국정기조 바꾸라” 지적에 야당 국회의원 입막아 끌어낸 대통령실 [598] Crochen30131 24/01/18 30131 0
100736 [정치] 정부, ‘음주 수술’ 금지 추진… 의사협회 반발 [231] Davi4ever15407 24/01/18 15407 0
100735 [정치] 이준석 기자회견 : 65세 이상 지하철 공짜 폐지 추진 [325] Croove18352 24/01/18 18352 0
100734 [정치] 오늘 0시,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전라북도... '전북특별자치도' (+기사 추가) [41] Davi4ever12069 24/01/18 12069 0
100733 [일반] 뉴욕타임스 12.28일자 기사번역 (미국의 아동노동 문제) [8] 오후2시5422 24/01/17 5422 2
100731 [일반] SVIP들을 엿 먹이는 CJ CGV의 만행(스페셜 기프트 사태) [40] SAS Tony Parker 7792 24/01/17 7792 1
100730 [일반] 두 번이나 아내를 잃어도 [8] 계층방정8287 24/01/17 8287 11
100728 [일반] 친구 없는 해외여행은 힘들다 (feat. 건보는 신이야) [30] 하카세7193 24/01/17 7193 2
100727 [정치] 대통령, 야권 방심위원 2명 해촉 재가. 방심위 여4: 야1 구도로 [81] 빼사스10828 24/01/17 10828 0
100726 [정치] 미투 광풍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다 망한 민주당과 서지현 [31] 홍철14239 24/01/17 14239 0
100725 [일반] 성범죄 관련 새로운 판례가 나왔군요. [37] 時雨13009 24/01/17 13009 51
100724 [정치] 국민의힘 경선룰 지역별 차등 적용 검토가 떴네요 [102] 쀼레기11949 24/01/16 11949 0
100723 [정치] 한동훈, 김건희 모녀 23억 차익 의견서에 "문재인 정권 때 문서" [120] Crochen13451 24/01/16 13451 0
100722 [정치] 한동훈, 국회의원 정수 250명으로 줄이겠다 [162] 계층방정12227 24/01/16 12227 0
100719 [일반] 양주시에서 허위 출장 공무원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67] Leeka11345 24/01/16 11345 4
100718 [일반] RTX 40 슈퍼 커스텀 모델 가격 유출 [43] SAS Tony Parker 6505 24/01/16 6505 1
100717 [일반]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에 갑니다. [17] 간옹손건미축5803 24/01/15 5803 12
100716 [일반] 시대유감, 서태지와 에스파 [43] Taima7544 24/01/15 7544 15
100715 [일반] 나는 15살에 무엇을 했는가.. (tuki.- 만찬가, 한 송이 꽃) [6] 대장햄토리4056 24/01/15 4056 1
100714 [일반] <위시>, 사람들에게 보내는 디즈니 100년의 편지.(스포일러 주의!) [16] mayuri4867 24/01/15 4867 1
100713 [일반] 한가한 문구점 겨울의 어느날 일기 [20] Croove5304 24/01/15 5304 3
100712 [일반] 주취자 집앞에 데려다준 경찰 벌금형 [191] 맥스훼인12766 24/01/15 12766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