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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8/29 19:28:37
Name Cookinie
Subject 대한민국, 최적 내정의 길은? (2) 서비스는 어떻게 대량생산할 수 있을까? (수정됨)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경제활동은 상품 외에도 서비스 거래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서비스는 어떻게 대량 생산할 수 있을까? 상품은 생산자가 소비자를 직접 만나지 않아도 전달될 수 있다. 이 과정은 유통이라는 서비스가 필요하지만, 상품 자체는 대개 시간이 지나도 제 기능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물건들은 유통에서 규모의 경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원자재나 중간재, 완성품들은 수천 Km를 이동하지만, 컨테이너선이나 화물열차를 이용해 운송 단가를 최대한 낮춘다.


문제는 일반적인 서비스에서 이를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여러분은 서비스 자체를 실어 나르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인터넷 강의는 여기에 해당되는 몇 안 되는 사례이다. 이는 서비스의 영역에 있던 강의를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컨텐츠, 즉 상품으로 변환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서비스업으로 여기고 있는 요식업 또한 근본적으로는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제조업 형태를 띄고 있다. 다만, 요식업에서 판매하는 식품은 일반적인 상품과는 달리 10~30분만 지나도 가치가 폭락한다. 멀리 떨어진 공장에서 대량 생산을 하면 오히려 규모의 불경제만 잔뜩 뒤집어쓰게 된다.  이런 이유로 요식업은 일반적인 서비스업과 비슷한 전략을 취하게 된 것이다. 꽃집 역시 뿌리를 제거한 생화를 팔아야 하기에 요식업과 비슷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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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선. 교통과 관련된 서비스는 규모의 경제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꽤나 특이한 성질을 보유한다.


일반적인 서비스는 유통기한이 짧은 형태조차 없기에 배달조차 할 수 없다. 서비스 생산자와 소비자는 당근마켓 거래처럼 직접 만나야 거래가 이뤄진다. 대량 생산 측면에서 보면, 서비스는 상품에 비해 억제기가 잔뜩 붙어 있는 셈이다. 그 중에서도 1대1 서비스는 사정이 더욱 안 좋다. 흔한 동네 과외강사라도 그룹과외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실력이 아무리 뛰어난 물리치료사도 동시에 4명을 직접 마사지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서비스업은 대부분 양보다는 질에 집중해 프리미엄을 노리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높일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을 할 수만 있다면, 그 효과는 1타 강사들이 수백억을 벌게 해주거나 코로나 시국에 넷플릭스와 같은 영상 플랫폼을 등에 업고 한국 영화 및 드라마 제작사들이 크게 성장한 것처럼 확실한 파급력을 자랑한다. 대량 생산과 유통에 일대 혁신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오늘날 2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자랑하는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 또한 물리치료사가 환자 다수를 동시에 케어할 수 없다는 점을 디지털로 극복하기 위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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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친구들, 빡빡이 아저씨야~”


그런데, 이런 방법을 쓰지 못하는 업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전화조차 활용할 수 없으면 고전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 방문 서비스의 경우, 서비스 자체의 생산성을 건드릴 수 없다면 이동시간을 줄이는 것으로 대응을 할 수 있다. 교통이 발전한 곳이나 밀집도가 높은 곳에서 일하는 것이다. 가게가 있는 서비스는 손님이 꾸준히 들어올 수 있는, 유동인구가 많은 환경에 점포를 내는 것이 유리하다. 만약, 이 중에 공연이나 강의, 스포츠처럼 한 번에 대량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라면, 소비자들을 한데 모아 제공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즉, 서비스업은 하나같이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번성한다. 시골보다는 소도시에서, 소도시보다는 대도시에서 더욱 크게 말이다.


그렇다면 대도시는 서비스업에 얼마나 큰 강점을 지닐까? 이는 수도권에서는 누릴 수 있으나 시골이나 소도시, 지방 대도시에는 없는 서비스를 순서대로 찾아보면 빠르게 알 수 있다. 작년에 MBC 뉴스 산하의 로드맨 팀은 지방의 현실을 집중 보도한 적이 있다. 인구가 줄어들면 해당 지역의 서비스 풀이 어떻게 파괴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인구 5~6만 이하의 지자체는 주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실조차 유지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덕분에 4.5만 인구의 시골에 사는 나는 응급실을 운영하는 지역 병원에 거듭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작년에 응급실에서 봉합수술까지 받았기에 더더욱… 하지만, 응급실이 예외일 뿐이지, 다른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이비인후과나 피부과에 볼일이 있다면 인근의 더 큰 시골로 이동해야 한다. 또한, 서울 및 대도시에서 유행한지 몇 년이 지난 마라탕 가게를 여기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다. 단순히 유행에 뒤쳐졌다고 보기엔 비슷한 시기에 유행을 탄 맘스터치가 롯데리아 근처에 버젓이 들어와 영업을 하고 있으니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는 손익이 맞지 않아 입점조차 못한 것이라 보는 것이 정답에 가까울 것이다.



로드맨 ‘일방통행 서울민국’ 영암편. 지방 소멸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 시리즈의 전편을 보시는 걸 추천한다. 군위 편에서는 배민 앱에서 “텅~”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익숙한 서비스들은 인구 몇 만부터 누릴 수 있을까? 지하철의 경우, 국내에서는 인구 150만인 대전과 광주를 최저선으로 보는게 맞다. 이들은 중전철 하나를 운영하는 것도 버거운 것처럼 보이며, 실제로 2호선 이후부터는 경전철이나 트램 등으로 도시철도의 스펙을 낮추고 있다. 실질 하한선은 대구나 인천 급의 인구로 보는게 적절해 보인다. 프로야구장은 창원의 사례를 보면 인구가 100만 정도면 유치가 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창원에 야구팬의 비중이 높아서 가능한 것이며, 울산은 인구가 더 많음에도 축구의 인기가 더 좋은 탓인지 프로야구단을 운영하지 않는다. 최소인구규모를 보수적으로 측정하면 120만 인구에 이웃의 인구도 많은 수원이 정답에 가까울 것이다. 백화점은 보통 인구 50만부터 들어오는 경향이 있으며, 대형 할인마트와 영화관은 인구 15~20만부터 입점하기 시작한다. 주의할 점은, 유동인구에 따른 편차가 크다는 것인데, 실제로 속초는 인구가 10만이 안 되는데도 영화관이 들어섰다. 이렇게 서비스의 손익분기점이 경제권의 인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때, 최소인구규모를 구하는 것으로 해당 서비스의 손익분기점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에게 일상적인 서비스조차도 최소인구규모가 낮을 뿐이지 엄연히 존재할 수 있다. 중식집은 어지간한 시골 읍면에도 최소 한 둘은 있을 정도로 흔한 사업이다. 하지만, 오지 마을의 어르신들을 위해 자원 봉사자들이 자장면을 직접 만들어줬다는 미담을 달리 생각해보면, 그 흔한 중식집조차 최소인구규모를 넘지 않으면 영업이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나무위키에서 소개한 인구 하위 10~19위인(713~855명) 면 지역에 중식집이 얼마나 있는지 조사한 결과, 이 중에 중식집이 있는 곳은 단 셋(제천시 한수면, 보은군 회남면, 진안군 용담면)에 불과했다. 또한, 이 세 곳 모두 댐으로 형성된 호수 주변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면 자체 인구로는 부족한 수요를 수상 레저나 등산을 즐기고 온 배고픈 관광객으로 메웠다는 소리이다.


그렇다면 이보다 인구가 약간 많으면 어떻게 될까? 세부 조건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개 하나 둘씩 입점하는 경향이 있다. 경남 의령군의 대의면, 칠곡면, 궁류면은 인구가 1000~1200명으로 인구규모가 비슷한 수준이지만, 중식집 보유 개수는 대의면과 궁류면은 둘이고, 칠곡면은 0곳이다. 이는 칠곡면이 다른 두 지역보다 군청이 있는 의령읍과 가까운 탓으로 보인다. 마을 사람들이 읍내로 나들이갈 때 한 그릇 먹고 와서 중식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것이다. 즉, 번화가나 관광객 변수를 제외하면 중국집을 운영하기 위한 최소인구규모는 대략 1000명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서비스 전반에 최소인구규모라는 개념이 적용된다고 가정한다면, 현재 대한민국의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의 서비스 능력은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고 연구자들이 여러 차례 다룬 주제이기도 하며, 아래와 같은 그래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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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 분야의 지역별 격차


그렇다면, 경제권의 인구가 증가할수록 서비스의 수준은 얼마나 올라갈까? 이 의문만큼은 필자가 전문 연구원이 아니라 정확하게 답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한 단순무식한 로그 모형을 제시하는 것은 가능하다. 인구 10만 명을 기준으로 인구가 2배가 오르면 등급이 하나 오르고, 1/2이 되면 내려가는 식이다. 1~10등급까지 나열할 때의 기준 인구는 아래와 같다.

1등급 1280만
2등급 640만
3등급 320만
4등급 160만
5등급 80만
6등급 40만
7등급 20만
8등급 10만
9등급 5만
10등급 2.5만

이 등급체계에 따라 한국의 도시에 등급을 매기면 아래와 같은 결과물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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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2등급이 텅 빈 게 눈에 띄며, 약 1.5등급의 서울이 부산이나 인천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정도의 격차는 우리가 느끼는, 서울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서비스 우위와 거리가 있다. 이는 다른 도시들과 긴밀히 연결되었을 때 얻는 효과를 빠뜨렸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소도시의 서비스의 수준을 대폭 개선하는 방법은, 가장 가까운 대도시로 향하는 대중교통을 획기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소도시가 최소인구규모를 충족하지 못할 서비스를 대거 도입해 적자의 늪으로 뛰어드는 것보다는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중심도시는 이러한 주변부의 수요까지 끌어당겨 중심도시 혼자의 역량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도시가 바로 서울이다. 주변의 인구를 광역철도망으로 흡수해 공급 가능한 서비스 등급을 1.5만큼 상승시켜 0등급이 되었고, 서울 자신을 중심으로 한 KTX 망으로 전국의 상위등급 서비스 수요까지 빨아들인 결과 무려 -1등급까지 상승했다. 다른 지자체는 서비스 경쟁에서 압도적인 인구와 교통 인프라 차이 때문에 서울을 도무지 따라갈 수 없다.




3등급 도시는 어떻게 2등급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그나마 잠재력이 높은 곳은 800만의 인구가 있는 부울경이지만, 현재 수도권 수준의 광역철도망이 구성된 곳은 부산을 제외하면 기존 도심이 위치한 김해 동부와 양산 서부에 불과하다. 부울경 인구의 겨우 절반인 400만 명만이 광역 및 도시철도의 혜택을 보는 것이다. 물론 동해남부선 광역철도가 곧 울산까지 개통할 예정이지만, 울산의 중심역이 될 태화강역 일대는 인구가 그리 많지 않다. 울산시가 연계교통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광역철도의 파급력이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광역철도망은 왜 중요한가? 도로망을 적극 이용할 수 있는 계층은 자차가 있는 30~50대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버스로는 자동차보다 느리면서 정시성을 보장할 수 없고, 승객에게 열차 대비 더한 피로감을 느끼게 만든다. 이 점은 시내교통보다 상대적으로 장거리인 광역교통에서 훨씬 큰 장벽으로 다가온다. 여건 상 자차를 몰 수 없는 청소년과 청년, 노년, 가난한 중년과 장애인의 수요까지 잡고 싶다면 일반적인 시내버스에 의존하는 대중교통 시스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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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리찌바 시의 BRT(Bus Rapid Transit)와 그 환승센터. 교통문제에 시달리지만 지하철 같은 초기투자비용이 비싼 방법을 쓰기 어려운 제3세계 도시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었다.


또한 시외버스는 비싼 요금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광역화를 추진하는데 오히려 장애물로 작용한다. 대전-청주 간 시외버스의 이동시간과 요금은 각각 50분에 4400원이며, 창원 남산 – 부산 사상 간 시외버스는 약 40분에 4300원이다. 수도권 대비 2배 정도 비싼 요금임에도 창원은 서울과 멀기 때문에 부산으로 향하는 수요가 적지 않다. 하지만, 서울이라는 대안이 있는 청주는 어떨까? 북청주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대전으로 가려면 복잡한 청주시내를 뚫고 2시간 가까이 이동해야 한다. 그럴 바에 돈을 조금 더 내고 비슷한 시간을 투자하면 서울에서 핵꿀잼 타임을 보낼 수 있다. 실제로 청주-대전 간 버스편과 청주-서울 간 모든 버스편(시내버스 포함)의 배차간격을 계산하면 각각 7.9분과 6.3분으로 서울행 버스편이 오히려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전이 노잼이 된 것은 청주를 자신의 광역권으로 완전히 장악하지 못해 서비스의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다. (계속)

-P.S: 처음 글을 올렸을 때 본문의 끝부분만 보이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gif 파일이 보이지 않아 유튜브로 임시땜빵을 했습니다. 일찍 클릭하신 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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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publica
21/08/29 20:35
수정 아이콘
저도 철도인프라 투자가 중소규모 지역권에 큰 이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심도시 - 주변도시를 잇는 연결망이 촘촘해지면요. 그 다음으로는 주변도시-주변도시 연결망이 중요하구요. 중소규모 투자가 가능한 경전철/트램 사업이 점점 더 확대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VictoryFood
21/08/29 21:08
수정 아이콘
결국 전국을 광역도시망으로 묶고 그외의 지역은 그냥 자연 그대로 보전하는게 답이겠죠.
그러면서 관광같이 특화 도시를 만들구요.
그런데 서울 외에 그런 광역도시망이 될 수 있을지가 걱정입니다.
부울경과 대청세 정도는 가능할 것도 같은데 대구와 광주는 점점 경쟁력이 떨어지는 거 같아요.
Cookinie
21/08/29 21:30
수정 아이콘
대구와 광주도 나름의 방법은 있습니다. 저는 대구 철도는 괜찮다고 봅니다. 공항만 이상한 데 안 지으면 됩니다. 광주는 철도부터 똥볼을 차고 있습니다. 호남고속철 윗구간은 대개 청사모의 악행만 기억하지만, 전주 경유를 안한 것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광역권을 고루 키우는 쪽으로 개발을 했다면, 전주의 서비스 수요를 광주와 대전이 나눠먹고 있어야 했는데, 현실은 가장 먼 광역권인 서울에서 쪽쪽 빨아먹고 있죠. 무안공항을 경유하느라 2조 부어서 2분 빨라지는 기적의 아랫구간도 문제고요. 광주 다음으로 큰 경제권인 여순광으로 바로 갈 수 있는 철도망이 안 만들어지는 것도 우려스럽습니다. 현 계획대로라면 보성과 무려 나주...를 경유합니다. 경전선이 다 완성되면 광주는 여순광에서 부산과 서비스 경쟁을 벌이게 되는데, 양쪽 간 직선 거리를 감안하면 광주가 자기 밥그릇도 제대로 못 지키는 꼴입니다.
양말발효학석사
21/08/29 21:48
수정 아이콘
대구는 영천 성주 칠곡 등으로 지하철을 연장해야 합니다. 좀 더 주변 도시에 거미줄 처럼 지하철 망을 깔아 광역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Cookinie
21/08/29 22:04
수정 아이콘
영천, 칠곡, 구미, 김천 등은 기존 철도망을 이용하는 대구권 광역철도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주는 좀... 가성비가 너무 안 나옵니다.
성주에 철도를 깔려면 보다 강력한 경제적 명분이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공항 같은... 실제로 대구와의 접근성은 성주 용암이 지금의 대구 신공항 부지보다 훨씬 좋습니다. 경부선에서 대구2호선 종점(문양)을 거쳐 15km(문양 - 용암은 7km)만 연장하면 지하철과 일반열차 모두 다니는 공항이 될 수 있습니다. 이걸 성주를 거쳐 김천까지 연장하면 경부선 지선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남쪽으로 쭉 뚫으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따르는 철도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양말발효학석사
21/08/29 22:21
수정 아이콘
지하철 연장과 역으로 통하는 철도망의 편의성은 완전 비교불가 입니다.
기존 지하철로 연장할 수있는 영천 중심부와 성주 같은 도시는 지하철로 최대로 연장하는 것이 서울과 같은 진짜 광역화가 완성 되는 것이지요.
지하철 효과로 지역 도시가 살아나고 인구가 분산되는 동시에 대구 역시 경제 문화 중심지로 거점화 할 수 있습니다.
돈이 문제이긴 하지만 새로 파는 것도 아니고 연장이라 투자 대비 효용이 아주 높은 사업임에도 영천 경우 영천 도심권까지가 아닌 하양 금호까지만 연장이고 성주는 정부가 약속 이행을 할건지 의심스러운 상황이지요.
Cookinie
21/08/29 23:05
수정 아이콘
지하철을 무작정 연장하는 것도 항상 좋은 대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 급행이 다니도록 설계된 노선이 아니라면, 장거리를 이동할 때 수십 번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기존의 버스와 지하철 요금체계와 통합된 광역철도가 필요합니다. 다행히 지방은 이 점에서는 수도권보다 강점을 보이는데, GTX처럼 40m 지하에다 짓지 않아도 노선의 대부분을 기존의 경부선이나 대구선 같은 일반철도를 활용해 운용할 수 있습니다. 표정 속도를 올리는데 곡선 반경이 문제가 된다면 도무지 쓸 일이 없는 틸팅 기술을 활용해도 되고요.
21/08/30 09:30
수정 아이콘
성주는 사드 보상으로 2호선 연장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성주쪽에서 (관리 예산이라던지 등등) 여러 이유로 포기했다고 들었습니다
칠곡은 광역철도 들어가는게 확정이고 영천도 광역철도가 차후 사업으로 들어가긴 합니다...
깃털달린뱀
21/08/30 00:02
수정 아이콘
지역의 광역화라는 측면에서 진짜 서울이 너무나도 압도적입니다.
그나마 인구 측면에서 비벼는 볼만한 동남권조차 솔직히 굉장히 구려요. 단순 인구 대비로만 볼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동남권은 종주도시인 부산이 중앙에 위치한 서울과 달리 저 구석에 쳐박혀있고, 심지어 그 중에서도 시가지는 동쪽 끝자락이죠.
위치상으로 볼 때 차라리 밀양이나 김해 정도 쪽에 부산이 위치했다면 오히려 권역 통합이 훨씬 나았을 겁니다. 못해도 현 강서 쪽이 중심이었다면 창원 - 김해 - 부산 연담화가 착착 진행 됐을텐데, 현실은 강서구는 부산에서 기장 다음 가는 최고 깡촌이고, 김해 경전철은 날아다니는 텅 빈 세금 덩어리죠. 이쯤 되면 저어기 서부 경남은 차라리 KTX든 비행기든 뭐든 타고 서울에 가는 게 더 나은 수준.
Cookinie
21/08/30 00:22
수정 아이콘
강서가 부산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는 요소가 있는데, 첫번째는 의외로 김해공항입니다. 공항 활주로 주변에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고, 안전을 위해 활주로 진출입로 쪽을 싹 비워둬야 합니다. 이 때문에 광역화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광주공항에서 활주로 진출입로 쪽만 논이 가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최대 60m의 깊이를 자랑하는 연약지반으로, 이 구간을 지하로 통과하려던 경전선이 붕괴되어 완공 시기가 최소 1~2년 가량 늦춰지게 되었습니다. 동해남부선 태화강역 주변의 인구 자체는 그저 그런 울산과는 달리, 창원은 경전선의 주요 역마다 거주인구나 유동인구가 상당한 편이며, 마산에서 부전(서면)까지 40분 컷이라서 부산의 광역화에 기름을 부을 예정이었죠. 이 연약지반은 부산이 신도시를 세울 때에도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공사비를 써야 하며, 일본과 가까운 특성상 지진에 의한 지반 액상화 현상에도 대비를 해야 합니다.
깃털달린뱀
21/08/30 00:32
수정 아이콘
김해공항은 제가 증오해 마지 않는데, 연약지반 쪽은 몰랐네요. 옛날 삼성 자동차 공장 얘기 때나 들어봤는데 그게 본시가지만 그럴 거라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애초에 강서 자체가 낙동감 삼각주 퇴적지라 그럴 수밖에 없긴 하겠네요. 김해공항은 아무리 가덕도 지어봐야 핵심 군공항이라 못치우지, 개발은 연약지반이라 더 힘들지 참 답이 없는 상황 같습니다. 예전처럼 고속성장하던 시기였으면 또 모를까.
그래도 경전선 쪽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동남권이라 묶이는 게 무색하게 부산 창원 도로는 심하게 막혀서 이동 시간이 너무 길어요. 지금 중공업 쪽이 많이 부진해서 창원 경제가 많이 힘들다고 알고 있는데, 그래도 울산 빼면 제일 큰 두 축이니 연결시 효과는 굉장할 거라 믿습니다.
벨로린
21/08/30 09:11
수정 아이콘
『거대도시 서울 철도 기후위기 시대의 미래 환승법』이 떠오르는 결말이군요. 철도 인프라가 얼마나 더 잘 보충될 수 있을지. 잘 읽었습니다.
21/08/30 14:0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인생을살아주세요
23/09/08 10:26
수정 아이콘
추게 올라온 첫 글 읽고 단숨에 이 글까지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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