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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8/23 19:26:47
Name 헤일로
Subject 세계 역사를 배우면서 변하는 관점들
원래 역사 쪽에 나름 관심이 있어서, 인터넷이나 책이나 여러 문서를 통해 역사에 대한 지식을 조금 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이 역사를 배우면서 제 관점이 확 변하게 되더군요. 물론 이 관점이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역사를 더 배우면 또 관점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지금까지 배워서 바뀐 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동양-서양이라는 관점은 거의 우리(동양)만 보는 방식이다
한중일로 대표되는 동양과 북미와 유럽 등으로 대표되는 서양, 이 두 문화권을 대표하여 대립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입니다. 그런데, 세계에는 다양한 문화권이 존재합니다. 이슬람, 인도, 동남아, 라틴..
그런데 이 두 문화권만 따로 뽑아서 대표할 수 있는 걸까?에 대한 의문이죠.

사실, 동양과 서양이라는 말은 우리 동양 문화권에서 주로 사용하는 말이지, 막상 서양이나 다른 문화권에서는
별로 사용하지 않는 관점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서양에서는 서양(우리들)과 비 서구권(나머지)로 나누는 경향이
훨씬 강하더군요.

왜 그럴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서양은 일찍 잡으면 대항해 시대, 늦게 잡으면 산업혁명부터 지금까지 지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현대문명의 산물들이, 우리가 대학 전공서적에 빼곡히 나오는 인물들 대다수가 서양에서 기원했죠.
이러한 역사적 흐름 때문에, 서양에서는 자신들과 나머지(이슬람, 인도 등 여러 문화권을) 로 바라보는 관점이 강합니다.
(진보 성향 학자들을 이러한 관점에서 탈피하려는 노력도 보이긴 합니다.)

같은 한국 내에서도, 우리나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지역인 서울 경기 지역만 '수도권'이라고 부르고,
나머지 경상, 전라, 충청 등 여러 지역들을 싸그리 묶어서 그냥 '지방'으로 칭하는 관점과
어느정도 일맥상통하다고 봅니다.

동양과 서양이라는 관점은, 세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그래서 우리가 널리 알고 있는 서양과,
그리고 우리(동양)을 비교해 보자는.. 동양에서의 관점이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이슬람 쪽에서도 서양과 이슬람.. 이렇게 바라보는 관점도 이러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거라고 보고요.



2. 소위 동양(한자문화권)은 고립된 성향을 띄는 문화권이다
세계 역사를 배우면서 느끼는 다른 점은, 세계 역사는 유라시아 대륙 중심으로 흘러갔다는 점입니다.
이 유라시아 대륙에서 유럽문화권, 북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의 이슬람 문화권, 인도 문화권은
지속적으로 정복과 교류를 통해 서로 상당히 영향을 주고 받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페니키아 상인들을 통해 이어진 지중해 문명, 그리고 그를 계승한 유럽문명..
이슬람의 아라비아(사실 인도) 숫자와, 십자군 전쟁.. 등등.
이들 문화권간의 교류는 같은 문화권에서의 한중일 보다 더 활발히 교류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자문화권이 고립된 이유는.. 문화권 그 성향보다는, 지리적 영향이 큽니다.
세계지도를 보시면 아시다시피, 거대한 히말라야 산맥과 티베트 고원이 한자문화권과 나머지 지역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교류에 상당히 제약적이었고, 독자적인 (폐쇠적인) 문명으로 성장하게 되었죠.
이러한 성향 때문에 동양문명은 그 중심지가 태초에 발생한 황허문명에서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중원이라 부르는 이 곳은 언제나 중심이었고, 중국에서 한국 일본으로의 일방적 문명의 흐름은 근대시대가
오기 전까지 바뀌지 않았죠. 중국이 다른 역사가 긴 국가들 보다, 자신들이 유독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사상이 보급된게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해봤네요.

이렇게 고립된 문화권을 띄는 지역은 동양문화권 뿐만 아니라, 사하라 사막이라는 방벽에 막혀있는 중부 아프리카 문화권
대서양을 지나가야 만날 수 있는 중남미(스페인으로 부터 정복되기 이전의) 문화권이 추가로 있다고 봅니다.



3. 일본 또한 신흥국이다
왜 뜬금없이 일본이 나오냐고 할 것입니다. 지금이야 그저 이웃 나라 중 하나이지만, 20세기 말 까지만 해도 한국인의
세계관에서 일본은 존재감이 꽤 있는 나라들 중 하나였습니다.
제가 여기서 말하는 '신흥국'은 빠르게 발전하는 그런 나라가 아니라, 비교적 현대문명의 역사가 짧은, 그 산업구조나
문화가 전반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젊은 축에 속하는 나라를 말하는 것 입니다.

아마, 메이지 유신의 사례를 꺼내며, 일본의 산업화나 현대화가 얼마나 일찍 되었는지 반론을 펼치고 싶으신 분도 계실 겁니다.
일본이 유신을 할 무렵에, 서양에서는 상업혁명과 대항해, 과학혁명을 통해 현대문명으로 이미 나아가고 있었고,
이러한 문물들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입장'의 신흥국의 입장이 되어야 했죠.

2차 대전이 끝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버블경제까지 이어지는 일본경제의 고속 성장은, 서양으로부터 기술을
수입하거나, 서양을 따라해서 그들과 비슷한 수준의 수준으로 올라가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정실자본주의를 통해서 정부에서 집중적으로 특정 산업을 육성했지, 수백년을 통해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한 산업이
아니라는 거죠. (이는 한국. 대만 등 국가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인지.. 버블경제가 끝난지 수 십년이 되가는 일본은 서구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정부에서 육성한 분야만 강점을
나타내는 경향이 강하고, 1차 산업이나 서비스 업, 항공을 비롯한 전통산업 등에서 서구 국가들에 비해 약한 느낌이 듭니다.
문화, 사회으로도, 페미니즘이니, 젠더학이니, 비판적 인종이론이니.. 여전히 서양에서 그 문물을 수입하는 입장이기도 하고요.

일본이 앞서서 발전한 나라라는 건, 사실 지극히 한국적인 관점이기도 하다는 거죠.



4. 세계(선진국)은 여전히 서양 중심이다
어렸을 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 라는 식의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비교대상은 주로 같은 동양 국가인
일본과 미국을 위시한 서양 국가들도 포함이었죠. 그래서인지 저는 어렸을 때,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동양이든 서양이든 어디이든 골구로 존재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커가면서 이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은 대다수가 서양 국가들이었고, 선진국 세계?에서도 서양 쪽이 주도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비 서구권 선진국들.. 한국, 일본, 대만, 이스라엘? 등은 사실 굉장히 드문 케이스 이며, 이런 면에서 우리는
이례적인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선진국이 되는 비서구권 국가들이 많아지면 좀 다르게 평가되겠지만
지금은 그렇습니다.



5. 한강의 기적은 동아시아의 기적 중 일부이다
소위 국뽕을 주입시킬 때 쓰는 방법 중 하나가 '한강의 기적'입니다. 파독 광부들이 열심히 일하는 흑백 영상을 틀어주면서
'그동안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이렇게 대단한 나라가 되었다.' 라는 내용을 설파하죠.
저 또한 우리나라가 특수한 나라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열심히 일한 나라는 한국만이 아닐 거란 말이죠. 200여개 정도 되는 세계 여러 나라들 중에 한국 국민만 열심히 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거죠. 또한 열심히 해도 성과가 나온 나라들도 있고, 안나온 나라들도 있을 겁니다.

산업혁명 이후 압도적인 서양 주도로 세계 경제가 흘러가면서, 나머지 국가들은 가난한 개발도상국이나 비개발국 상태로 간주되었습니다.
다만, 동아시아 국가들이 이례적으로 서구와 버금되는 경제규모를 이룩했다는 거죠.
먼저 일본을 (메이지 유신 이후의 일본의 산업화는 미숙했습니다.)시작으로 해서, 한국. 대만.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4마리의 용,
그리고 지금의 중국을 비롯한 고속성장하는 국가들  까지 해서.. 이들을 동아시아의 기적이라고 해외에선 부르더군요.

경제 성장 방식도 비슷합니다. 정실 자본주의, 수출을 주도로 한 산업화, 서구로부터의 기술, 문물의 수입, 미국의 원조,
그리고 유교문화권이나 그 영향을 받은 문화권..
여기서 한국은 나름의 국가 규모와, 1인당 소득 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면서도 과거에 전쟁과 식민지배라는 참혹함을 겪었다고
더 이야기를 추가하면 더욱 드라마틱한 내용이 되지만, 이러한 기적같은 성장은 한국 뿐만 아니라는 거죠.



지금까지 느끼고 바귄 관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올라온 피드백 온 댓글들도 하나씩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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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아빠
21/08/23 19: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글쎄요.. 한국에 비길만한 고속성장, 그것도 아무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의 고속성장을 이룬 나라가 또 있던가요?
사실 한강의 기적의 원본인 라인강의 기적도 알고보면 냉전시대에 의도적으로 미국이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서
지원을 퍼부어 성장시킨거라서... 딱히 한강의 기적이 폄하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되려 지원규모 및 전쟁전 한국과 독일의 상황과 위상을 고려하면 한강의 기적이 확실하게 라인강의 기적을 뛰어넘죠.
일본 역시 패전국이라지만 폭격당한 지역 몇군데를 제외하면 거의 본토 피해없고 인프라도 남겼던데다 미국 지원 받고
한국전 버프까지 있어서...
기적같은 성장은 한국만이 아니라는거죠... 라고 하셨으면 예를 하나라도 대주셔야 마지막 문단의 설득력이 좀 생길 것 같네요.
한강의 기적은 국뽕 소재가 아니라 실제로 자랑스러워해야할 역사고 결과입니다.
헤일로
21/08/23 20:04
수정 아이콘
폄하할 목적이라기 보다는.. 우리만 특별히 한게 아니다. 라는 취지로 글을 썼습니다.
사실 한국도 미국으로부터 원조를 꽤 받은 나라이긴 합니다. 부작용도 있었지만, 50년대 수입대처산업화에 많은 기여를 했죠.
위에 글에서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까지 적어 놓았습니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비슷하게 성장했고,
여기서 한국이 극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국뽕이라는 말을 괜히 넣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 또한 우리나라의 발전에 자부심을 느끼는 편이고요.
심장소리
21/08/23 22:17
수정 아이콘
한국의 경우에도, 미국이 우리나라에 쏟아부은 돈은 아프리카 전체에 원조한 금액보다도 많습니다.
단비아빠
21/08/24 00:0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미국이 우리나라에 원조한 돈이 엄청난건 맞지만, 그걸 동시기의 아프리카와 비교하는건 좀 에러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은 자선 국가가 아니고 원조는 자국의 필요에 의해 공산주의 진영을 견제하기 위해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원조를 받은건 공산주의 진영과 직접 맞닿은 나라들이었죠.
냉전 시기에 아프리카는 그냥 미국의 관심 밖이었을겁니다.
게다가 미국은 아프리카에 식민지를 가진 적이 없습니다. 도의적인 원조 같은 것도 별로 할 책임이 없다는 뜻이죠.
친미 정권을 수립하기 위한 뒷공작같은거야 좀 했을지도 모르지만 국가 차원의 원조를... 했는지 잘 모르겠군요.
기껏해야 민간 차원의 식량 원조가 좀 있지 않았을까요?
아마 제가 알기론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미국이 직접적으로 관리했던 나라는 미국의 해방 흑인 노예들이 건국한 라이베리아 정도인 것으로 압니다.
원미동사람들
21/08/24 01:33
수정 아이콘
한국은 1945년 이래 미국의 원조 수혜국중 4위에 불과하고, 아프간/이라크/터키/인도와 15%정도밖에 차이가 안나며 베트남과 이집트의 70%에 불과합니다. 원조국을 전세계로 잡았을 경우, 수혜액은 18위에 불과합니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합보다 많은 원조액"은 신문기사 하나에서만 '어떤 학자가 말하길' 이라 인용한 것 밖에 못찾겠네요.
StayAway
21/08/23 19:44
수정 아이콘
이미 오리엔탈리즘이라는 개념이 있는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오리엔탈이라는 언어의 기원은 라틴어인걸 생각하면
서양이라는 말이 명청대에 정착된것에 비하면 훨씬 더 오래된 개념입니다.
헤일로
21/08/23 19:56
수정 아이콘
그 오리엔탈리즘의 대상이 한중일 뿐만 아니라, 이슬람, 인도, 동남아 등.. 유라시아 대륙의 비유럽 문화권을 칭하는 말이라는 겁니다.
왜 서남아시아 지역을 중'동'이라고 부르겠습니까?.. 아래 댓글 처럼, 결국 본인들을 제외한 나머지 문화권을 동쪽 문화라고 묶는..
우리와 나머지라고 나누는 사고방식에서 온 것이라고 봅니다.
21/08/24 20:45
수정 아이콘
오리엔탈리즘의 오리엔트는 동아시아가 아니니까요.
21/08/25 15:23
수정 아이콘
마치 중국에서 오랑캐라는 개념 그리고 오랑캐를 지역별로 달리 부르는 개념들과 동일한 정도입니다.

일단 아래로 내려보는 것은 물론이고, 디테일하게 알 필요도 없는 수준이다라는 정도죠.
21/08/23 19:45
수정 아이콘
아시아4룡이라고 하면 홍대싱한 4국인데 앞에 3과 한국은 전후 엘리트층이 박살나고 가용 자원이 완전히 증발해버렸다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긴 합니다.
나머지 3개 국가와는 다르게 한국의 기본 시스템은 전적으로 미국이 이식한거죠. 사실 북한이 한국을 완전히 먹었다는 시나리오에서도 지금 북한처럼 견제세력 박살나고 망했을 것 같지는 않고, 폴란드 수준의 중형 국가였을것 같은데 조선상 역대 최고 포텐셜을 끌어낸건 우리 실력 + 운이 맞아요.
21/08/25 15:28
수정 아이콘
좋으나 싫으나 일본 덕?도 있죠.
수많은 기업들 디테일들은 일본에서 굽신거리며 배웠거나, 때로는 베끼거나 훔친 것도 많았고요.

기업 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에서 일본식이 조금이라도 섞이지 않은 것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에, 현대 한국어를 이루는 많은 어휘와 개념들도 생각보다 일본어에서 가져온 것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리고 본문에서 이어서 동아시아의 기적은 그다지 한국만 포커스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그저 전 세계에 별나게 잘 한 사례 중 하나인 것이죠. 꼭 한국처럼 경제가 드라마틱하게 성장해야만 성공사례가 아니듯이, 문화적 제도적인 점 등에서 성공한 국가들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21/08/2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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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 덕이 매우매우매우 큰게 지금 중국이 성장과정해서 해온 모든 것들을 한국이 이미 해본 거라서...게다가 시민의식 개선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죠. '일본은 이런데 한국은 이렇습니다!'가 통용되던 사회니까요
무서운사람
21/08/23 19: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
헤일로
21/08/23 19:58
수정 아이콘
한국 뿐만 아니라.. 제 3세계 역사를 보면, 다들 하나같이 아픔이 있더군요. 동병상련과 같은 심리를 느꼈습니다.
문제는 팔레스타인 같이 현재진행형인 나라들도 있다는 거겠죠.
깃털달린뱀
21/08/23 20:09
수정 아이콘
동서양 구분은 그냥 어디서든 '나와 그 외' 구분에서 파생된 것 같긴 합니다.
거기에서 어느 문화권에서든 서양이 중심이 되는 건 그냥 서양이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전세계와 부딪히고 교류했기 때문이고요. 그 상태에서 또 서양의 오리엔탈리즘까지 수출되어 결합하면서 어느 문화권에서든 보이는 자기 문화권과 서양 문화권의 대립 세계관이 완성된 게 아닌가 합니다. 딴 문화권이야 뭐 존재감이 시망이라 그냥 신경도 안써서 안보이는 거고.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는 건 좋은데, 정작 또 보면 결국 서구, 그 중에서도 영미권의 시각 하나에만 익숙해지는 거더라고요. 뭐 미국이 세계의 중심이고 '영어로' 외부를 인식하는 이상 어쩔 수 없는 한계입니다만. 저도 더 어릴 때는 타 문화권의 시각에 감정이입이 많이 됐는데 요샌 저도 모르게 한국 아니면 미국의 시각으로밖에 문제를 못보는 거 같아 좀 그렇습니다. 영미권의 문화 및 제도가 전세계로 퍼지면서 그런 스코프로 봐도 적당히 큰 무리는 없는 정도가 되는 게 이걸 더 부추기는 것 같습니다.
헤일로
21/08/23 20:25
수정 아이콘
제가 말하고 싶은 말을 잘 표현해 주신 것 같습니다.
이슬람쪽에서의 서양과 이슬람, 우리들이 바라보는 동양과 서양, 둘다 자기 문화권과 서양 문화권의 대립된 세계관에서 비롯된 것이고, 딴 문화권은 존재감이 없기 때문이죠.

님 말씀대로, 저 또한 우물 안의 개구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영어로 된, 혹은 서양발 문서들을 읽습니다만, 이 또한 영미권의 시각으로만 바라보게 되는 관점이 형성되는 정도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영미권 문화가 세계에서 주도적인 입장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21/08/23 20:10
수정 아이콘
프랑스 기자 2인이 쓴「패전국의 복수」라는 책을 보면, 일본과 독일은 패전시 기왕의 공업 생산력의 90%를 보지하였다고 합니다. 공장과 사람은 남아 있으나 단지 '운영 자본'이 없을 뿐이었고, 전후 경제 재건을 기적이라고 봄은 착시라고 합니다.

이점은 북한도 마찬가지이었고, 당시 세계 최대의 규모의 흥남 질소 및 아시아 최대 수풍 댐등은 그후 6.25 남침의 밑천이 됩니다. 오로지 농업뿐이었던 남한과는 조건이 매우 달랐습니다.
아이군
21/08/2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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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 보존 이겠죠?
21/08/23 21:09
수정 아이콘
保持라는 중국말이 딱 저럴때 쓰는 말인데 한국말로는 잘 모르겠네요.
antidote
21/08/23 21:28
수정 아이콘
요즘 말로는 보존이 좀 더 어감상 낫긴 할겁니다만 정확하게 저런 의미로 쓰는 한자어가 맞습니다.
아이군
21/08/23 21:40
수정 아이콘
오타가 아닐거라는 추측은 했는데 진짜 였군요 두둥....
닉네임을바꾸다
21/08/2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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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동아시아에서 성장한 국가들 중 대한민국보다 더 급격한 성장을 이룬나라는 생각보단 없긴 할겁....(워낙 기저가 바닥인...)
21/08/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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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1/08/2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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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고등학생때 세계사 배우면서 미영프독러(+중일?) 같이 자국이 세계사, 특히 근현대에서 큰 족적을 남긴 국가들은 세계사 배울 맛 나겠다 싶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한국은 국사하고 세계사가 거의 완벽하게 분리가 되죠. 세계사에서 한국은 근대 일본 역사에서 잠깐 등장하고(러일전쟁 결과, 3.1운동 등) 그 외엔 세계사 무대에 거의 등장안하죠. 6.25전쟁은 존재감이 다른 국제전쟁에 비해 많이 밀리구요...

예를들면 세계대전에 참전못한 한국도 세계대전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많은데 자국이 어느쪽이든 직접 참전한 국가 국민들은 자료 찾아보는게 참 재밌었을거같거든요.

반면 미영러프독 같은 나라들은 세계사=자국 역사 수준이라 좀 부러웠습니다 크크 일본도 20세기에선 나름 한페이지 차지하구요. 중국은 근대 전 아시아 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근대부타도 당하는쪽이긴 하지만 존재감 상당하죠.
헤일로
21/08/23 20:43
수정 아이콘
영미권에서 세계사 책들을 보면, 동아시아 역사를 설명할 때, 한국을 그래도 살짝.은 설명 해줍니다.
요즘들어서 비중이 늘었다고는 들었으나, 아마 미영러.같은 국가에 비하면 텍도 없겠죠.

중국이 동아시아 에서 서술 비중이 가장 크나, 이슬람 문명, 인도 문명, 중남미 문명 등 비 서구권 문화에 대해서 살짝 설명해 줄 때 가치 얻혀가는
느낌이라 여전히 서구권의 그 쟁쟁한 국가들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2차 대전 때 설명을 좀 해주더군요. 비중이 그때 늘었지만, 별로 좋은 내용 서술이 아니라.. (아무래도 전쟁 범죄니)
별로 부럽진 않더군요. 크크
21/08/23 20:54
수정 아이콘
요즘 한국이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많이 성장한 덕분에 영어로 된 세계사 대중서 같은 걸 보면, 최근에 나온 책들은 한국사나 한국문화를 중국, 일본 다음으로 별도 항목으로 언급해주더라구요. 전쟁사 같은 것도 이순신, 한산도대첩 같은 게 소개되기도 하고요. 2000년대 까지만 해도 세계사 책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거의 0%였는데 요즘 책들은 제법 다뤄주는구나 생각됐습니다.
파프리카
21/08/23 20:58
수정 아이콘
사실 존재감이 별로 없다뿐이지 우리나라도 세계사와 연결되며 지내왔긴 했습니다. 한반도 북방 왕조는 고조선 때부터 중화세계와 유목 민족 간의 대결 구도에 참여했었고, 신라 때는 아랍 상인들이 주도한 동서 교역의 극단에 위치했었죠. 고려 때는 세계제국 몽골 울루스의 일원이었고, 조선 때도 중화 유교 문명이라는 거대한 세계에 포함되었습니다. 조선 후기에는 세계 은 교역의 한가닥 흐름이었고 구한말에는 영-러 그레이트 게임에 휘말렸었죠. 소소하고 그렇게 자랑스럽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우리 나라 역시 세계의 일원으로 꾸준히 연결되어 왔었습니다. 다만 국사교육에서 이런 내용을 안 다루고 세계사와 단절지어 가르치고 있긴 해요.
antidote
21/08/23 21:30
수정 아이콘
라기에는 비슷하게 무역의 끝이었던 일본은 지팡구라든지 하는 별칭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고려/조선은 굉장히 존재감이 없었던 것은 사살입니다.
21/08/23 20:39
수정 아이콘
제경우는 관심있게 보는 주제가 근동의 역사좀 살펴보다 성경을 다시 보게 되었읍니다
또하나는 언어학적으로 접근으로 대륙에서 대만을 통해서 남미근처까지 도달한 역사가 꽤 흥미로웠어요
번개맞은씨앗
21/08/23 20:49
수정 아이콘
아프리카도 서양이죠.
미국은 동양이죠.
한국은 지구의 중심이죠.

흔한 세계지도상으로는요.
무서운사람
21/08/2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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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동방공화국이야말로 진짜 동양인가요 크킄
발이시려워
21/08/23 20:5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고맙습니다.
21/08/23 20: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뭐 아는거 없는데 그냥 개인적인 생각을 몇마디 적자면...

1. 동양-서양은 비교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는 동양 서양이란 표현 자체가 좀 모호한 거 같은데 조금 더 좁혀서 얘기하면... 유럽 문화권과 동북아 문화권은 근동 포함해도 사이즈나 영향력이 비슷했던 것 같아요. 북아프리카나 근동 정도의 이슬람 문화권까지는 지리적, 종교적, 인종적으로 상당히 가까우니 같이 묶더라도요. 미대륙은 완전 고립이나 마찬가지었고 인도도 유럽에게 있어서는 크게 교류대상은 아니었던 것 같고... 물론 산업혁명 이후부터 현대까지 서양이 거의 모든걸 주도하고 있긴 하지만요.

2.. 고립적인게 맞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렇게 보기에는 중국이 너무 큰것 같아요.
저는 동북아 한자문화권이 고립적이다 라는 인식도 상당히 한국중심적이지 않나 싶은데... 당나라 이후 정도부터 중국 안의 인종적/문화적 다양성만 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유럽 전체랑 비슷한 거 같고 중국이 역사적으로 꾸준히 북방 유목민/서아시아/티벳/인도/동남아들이랑 교류해온 걸 생각하면 고립되었다고 보는게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정작 유럽도 희망봉 돌기 전까진 인도랑 그렇게 교류가 많았던 것 같지 않은데... 알렉산더는 너무 옛날 일이고.
예를 들어서 평행우주에서 이슬람 문화권이 아주 잘나가서 유럽 다먹고 세계제패를 했더라면 유럽은 구석에 끼어서 별 교류도 없었고 우리만 유럽권-인도권이랑 교류할 수 잇어서 이렇게 흥할 수 있었다고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3. 신흥국이라는 표현이 애매한데... '모든 면에서 앞서나가는 국가'는 잘나가던 시절 영국이나 현대 미국말곤 없지 않을까요? 역사가 있느냐 까지 포함하면 진짜 영국빼곤 없을 것 같은데...
저는 가끔 옛날 서양을 다룬 글들 보면 느끼는게 어떤 면에서는 엄청 빠르다 싶고 엄청 면에서는 엄청 느리다 싶거든요. 예를 들어서 런던 지하철이 1863년에 뚫렸다고 하면 와 우리 그때 한양 문헌 보면 아직도 무슨 석기시대처럼 초가집에 개판으로 사는 곳도 많았는데 싶고 노동자 인권이나 여성 참정권 같은게 1900년대 들어서야 됐다고 하면 그건 신기하고... 예를 들다보니 하나는 기술경제 하나는 사회문화가 됐는데 기술이나 경제적인 부분 내부적으로도 편차가 우리가 느끼는거랑은 훨씬 클 것 같아요.
얼마전에 아리쓰리랑님 글에서 미국의 해군력 언급하면서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목조범선 끌고 다녔다고 하니까 참 신기하다 싶더라구요. 그렇다고 해서 미국을 이 글과 같은 개념으로 '신흥국'이라고 해야할까요? 독일도 뭐 불경게르만부족모임을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일한지 200년도 안된 나라라고 볼수도 있는거고... 이런 나라들을 신흥국이라 치고 신흥국이어서 뭔가 불리하거나 아쉬운 점이 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4. 저는 이런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것 같은데...
아시아에 선진국이라고는 일본밖에 없다는 생각이 훨씬 주류였던 것 같고 소위 구미권 제외하면 다 안중에 없는 게 일반적인 한국인의 시각이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이었는데 이건 그냥 제가 잘못 생각한 거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고 제 상식이 세상의 상식은 아니니까...
저는 역으로 한국 사람들이 일부 선진국 제외하면 너무 관심없고 무시하는 게 문제인 것 같다 생각했는데...

5. 한국 빼고 1950년까지 똥망이었는데 정치 경제 문화 다 성공한 나라는 세계적으로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야 많은 분들이 표현하셨으니 더 뭐라할 필요는 없고...
많은 분들이 한국이 성공한 요인을 여러가지로 꼽는데 전 그냥 예전부터 어느정도 하던 나라라서 된 거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조선에 대해 아주 안좋은 이미지를 가지신 분들이 많은데 전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보다는 훨씬 괜찮은 나라가 아니었나 싶고...
(굳이 따지자면 중기에 혼란스러울 때 제대로 엎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옛날부터 이어져오는 문화적인 부분들이 현재 한국인의 생활에도 엄청나게 영향을 많이 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본문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한국 중심적인 시각에서 서구 중심적인 시각으로 바뀌신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럼 뭐 제 생각은 아주 객관적이냐 하면 그건 아니고, 또 어쨌든 세상을 서구에서 다 쥐고 흔드니까 그쪽 시각이 어떤 의미로는 맞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여튼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헤일로
21/08/23 21:13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세계사라는게 서양 중심으로 짜여져 있고, 제가 소스로 삼는 문서들도 영미권에서 온 자료다 다수이니..
서구 중심적인 시각에 물들지 않았다고 부정은 하기 힘들겠죠.

신흥국이라는 건 모든 면에서 앞서나가기 보다는 성숙한, 완숙기에 접어든 국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한국만 해도 강한 중공업 기반의 제조업을 가지고 있지만, 정부 주도로 급격하게 발전한 티가 많이 나서 그런지..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느꼈거든요. 조선업 1위라 하지만, 특정 선박 형태로만 그렇고, 설계와 같은 고급 기술은 유럽에 의존하고..

일본 또한 그렇게 느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시작했지, 얘네들도 여전히 서양으로부터 배워가는 구나.. 이렇게 생각이 들더군요.
21/08/23 21:31
수정 아이콘
20세기 후반에 일본이 한참 잘나갈때 미국부터 일본 공포증에 걸리고 일본에서 뭐라도 배워와야한다 하던 시절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한국은 진짜 고속압축성장해서 좀 그렇지만 일본 정도면 그냥 서로 주고받는 정도라고 봅니다.
깐깐하게 따지다보면 미독영프 정도 제외하고 나면 뭐 남는 국가가 없지 않을까요? 이 나라들이라고 단점 약점이 없는것도 아니고...
아리쑤리랑
21/08/23 21:42
수정 아이콘
인도는 유럽에게 교류 대상이 맞습니다. 특히 신대륙을 찾게된 계기가 바로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다가 그렇게 된거니까요.
21/08/23 21:44
수정 아이콘
직접적인 교류대상이라기보단 한다리 건너서 아닌가요? 그 인도로 가는 항로 찾으려는 것도 이슬람권에서 막아서 그렇게 된거고... 그정도 교역은 중국-인도, 중국-서아시아 사이에서도 있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아리쑤리랑
21/08/23 21:45
수정 아이콘
그렇게 보기엔 이집트-메소포타미아-인더스로 이어지는 교역은 무려 기원전 1500-2000년도 전부터 그 흔적이 발견되고 있어서입니다. 그때는 동아시아 최초의 왕조라던 상나라 이전 시점이죠. 그리고 동아시아가 고립되어 보이는 이유는 톈산 산맥이란 거대한 산맥 및 타클라마칸 사막 그리고 북으로는 고비사막과 서남에 히말라야가 남으로는 열대 정글이 가로 막고 있어서가 크다 봐야겠죠
21/08/23 21:49
수정 아이콘
중근동이야 인도쪽이랑 계속 교류가 있었죠. 이집트를 문화적으로든 지리적으로든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유럽이라 볼 수 있는지도 좀 그렇고... 저도 그래서 잠깐 지나가듯이 알렉산더 얘길 한거구요.
아리쑤리랑
21/08/23 21:5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보통 고대 그리스는 거의 근동과 같이 엮이다 보니까요. 물론 서유럽으로 넘어가면 그게 덜하지만 그 당시 서유럽은 인도고 중국이고 아오안이었다 봐야겠죠. 자기들끼리 치고박느라 바쁘니. 다만 인도가 중국보다는 이전 고대 그리스 로마 시절 지식 때문에 더 잘알려져있긴 했고요.
BERSERK_KHAN
21/08/23 21:50
수정 아이콘
조선은 훨씬 괜찮은 정도를 떠나 당대 세계를 통틀어도 넉넉히 20위권 내에 드는 문명국이죠. 인구 많고, 타국에 비해 낮은 세율로 백성들 살만하고, 전쟁 없이 평화롭고, 그러면서도 백년 동안 칼싸움만 하고 살던 수십만 왜군 폭탄드랍을 이겨낸 시스템까지... 임란 호란때 안 망한 건, 아직은 망할 나라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죠.

사실 한반도 왕조 국가들은 동시대 세계에서 지역 강국으론 불릴만한 나라였는데 구한말과 식민지배로 인한 단절의 시기가 우리가 현실 인식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최저점이 김일성과 북쪽 공산당에 의해 완전히 바닥을 찍었다가 제자리를 찾고, 현재는 한반도 역사상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거라 보고요.
21/08/23 22:06
수정 아이콘
이게 맞다고 봐요. 한국은 어디 후진국처럼 노포텐 깡통이었는데 로또 맞아서 성공했다기 보다는, 그래도 자기 자본이 그럭저럭 있긴 했는데 코인 투자식 하이레버리지 존버가 대박을 터트려서 선진국이 된거라고 봅니다.
21/08/24 00:24
수정 아이콘
많은 분들이 지금의 한국을 보고 역대 한반도 국가 최전성기라고 하는데...
저는 고려 조선 최전성기 때 오히려 지금보다 더 잘나간거 아닌가... 최소한 비슷한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특히 고려때는요. 대충 한반도 통일국가가 잘나갈땐 세계 10위권 안쪽 못나갈땐 세계 20위권 간당간당 이정도 체급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조선후기야 망조가 들어서 그런거고 뭐 어지간한 나라들은 다 전성기도 있고 맛탱이 간 시절도 있고 그러니까요.
물론 세계 자체가 넓어지고 커진 거랑 한반도 반쪽에서 어떻게든 하고있는거랑 뭐 그런건 감안해야겠지만 옛날에 한반도 국가들은 쩌리였다 이런 인식도 좀 잘못된 거 아닌가 싶어요.
기다리다
21/08/23 20:58
수정 아이콘
세계 역사 공부하면 "또 영국이야?"를 뼈저리게..그리고 현대보다 훨씬 세련되게(?) 자국에 증오가 덜하게 해쳐먹는 스킬...위대한 대영제국의 다른의미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죠...
헤일로
21/08/23 21:14
수정 아이콘
독일한테 고마워 해야 한다. 라는 말이 단순한 농담이 아닌 것 같더라구요.크크
판을흔들어라
21/08/23 21:16
수정 아이콘
역사의 관점이란 것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하는 것이고 관점이 다른 것 자체에는 큰 문제가 있나라고 생각을 해봅니다.(문제가 있을 경우가 있긴 한데 본문 같은 경우에는요) 예전 나라마다 연호를 쓰는 것 처럼요.
2021반드시합격
21/08/23 21: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3.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교양으로 미술사 들을 때
일본의 우키요에 화풍이 유럽에 큰 영향을 끼쳤고
빈센트 반 고흐 역시 작품에 일본 화풍을 적용했다
는 썰을 들은 바 있습니다.

https://m.mk.co.kr/uberin/read.php?sc=51500109&year=2017&no=654296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이
그 독특한 구성과 내용으로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과 더불어
경영학에서도 인용될 정도로
크게 주목받은 게 1950년,
지금으로부터 70년도 더 전입니다.

https://namu.wiki/w/%EB%9D%BC%EC%87%BC%EB%AA%BD(%EC%98%81%ED%99%94)

나무위키 라쇼몽(영화) 링크가 깨지네요 ㅠㅠ

본문에서 말씀하신
문화가 성숙하지 않았다, 는 것을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판단, 계량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국 입장에서 뭐라 할 만한 이슈는
아니지 않을까 싶어요.

적어도 문화[산업] 관점으로는
서양보다 일본이 늦은 것이지
한국보다 일본이 빠른 건
기정사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방탄, 기생충, 윤여정 배우 같은
한국 문화산업과 개인들의 업적을
간과하면 안 되겠지만
너무 최근의 일들이니 논외로 하시지요^^;
헤일로
21/08/23 22:29
수정 아이콘
한국의 입장에서는 일본이 앞서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먼저 문을 열었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점은, 한국의 관점이 아니라.. 세계 혹은 서구의 관점에서 보는 것입니다.

사회 문화적 성숙도는, 제 글 실력이 부족해서 잘 서술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만, 주로 시사 이슈 부분입니다. 소위 페미니즘, 젠더학, 마이너리티, 비판적 인종이론.. 등 모두 서양에서 생성되고 한국이나 일본이나 이 지역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앞선 지역 일 수 있겠지만, 여전히 수용하는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판단하에 쓴 글입니다.

님 께서 말씀하는 일본의 대중문화가 서양 대중문화에 영향을 주었다는 의미 또한, 사실 엄밀히 말해서.. 서양에서 일방적으로만 문물의 흐름이 아닌, 어느정도 상호작용이 있었다는 정도이지.. 대등하게 교류했다는 것은 아니지요.
영화를 예를 들자면, 얼마전 미국 감독이 '한국형 느와르'가 유명해서 이 형식을 참고한다고 합니다. 분명 한국 영화가 미국 영화계에 영향을 준 거겠죠. 하지만 '느와르'라는 장르 자체는 서양에서 탄생한거고.. 그에 비할 바가 못 되는 것 처럼요.
촉한파
21/08/24 08:20
수정 아이콘
페미니즘이니 젠더학이니 하나도 쓰잘데없는 안받아들여도 되는 악의 이론이죠 공산주의 처럼요 그걸 수용안했다고 뒤쳐진다는건 너무 서양우월주의 관점에서 말하는거 같습니다
metaljet
21/08/23 21:37
수정 아이콘
학교에서 배우던 동양 VS 서양 구도가 다 협잡이었다고 느낀건 우리 조상님들이 열심히 민무늬토기 만들던 동시기의 크레타문명 건축물, 벽화를 직접 보고 나서야였죠. 세계사와 국사를 굳이 동떨어뜨려놓고 가르치는것도 어쩌면 우리의 환상을 깨지않기 위한 의도된 배려(?)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헤일로
21/08/24 17:25
수정 아이콘
동아시아 문명 자체가 좀 늦게 출발한 감이 있습니다. 황허 일대에서 막 국가가 형성될 쯤에, 이미 지중해에서는 매소포타미아 문명 영향을 받아 국제적인? 무역망이 형성된 상태죠.
번개맞은씨앗
21/08/23 22:10
수정 아이콘
댓글 하나 더 쓰겠습니다.

다소 괴상할 수 있지만, 저는 이런 관점으로도 생각해봤습니다. 결국 유럽이 중국을 추월한 것은 신대륙 발견이 아니라, '근대의 합리적 이성'의 보편적 활용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군대, 학교, 병원, 공장, 금융 등에 있어서 합리적 이성과 관념이 그 효율성과 생산성을 매우 높였던 것이라 생각하고요. 그런데 그건 조금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면 '기계화'를 의미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쇠로 된 기계 말고, 세포로 된 기계 말이죠. 인간의 기계화 말이죠.

미셀 푸코의 <감시와 처벌>을 읽으면서, 18세기와 19세기초를 바라보며 푸코가 비판적 태도로 이야기하는 그것이, 인권적으로는 어떤지 몰라도, 국력을 놓고보면 유럽이 강해진 원인이었다고 생각했고, 그것은 실은 '로봇' 내지 '기계화'였던 거라 생각합니다. 18세기를 연 뉴튼의 고전역학이란게 실은 기계인 거라 생각하고요. 수공업자의 정확한 손에 움직이는 만물, 그것은 기계인 것이죠. 임의성이 없고, 정확히 조직화되어 돌아가는 기계 말이죠. 실물이 아니라, 관념적 기계화이지만요.

그리고 더욱 거슬러 올라가면, 기계의 오래된 씨앗은 어디에 있는가 하면, 기하학에서 작도에 있었던 거라 생각합니다. 그림 <아테네 학당>을 보면 유클리드가 컴퍼스로 무언가 그리고 있죠. 컴퍼스가 바로 기계이자 로봇인 거라 생각합니다. 작도법대로 따라하면, 평범한 사람도 똑같이 그려낼 수 있는 것이고요.

그리고 오늘날 유럽 중에 결국 세계를 제패한 국가는 어디인가를 생각해보면, 영국이라 생각합니다. 미국은 영국에서 비롯되었으며, 영어를 쓰고 있고, 미국의 엘리트들은 상당수가 영국에 기원이 있으니까요. 영국 자체의 국력도 상당하고요.

그런데 영국철학, 프랑스철학, 독일철학을 비교해보면, 가장 기계적인 철학이 영국철학이라 생각합니다. 영국철학의 기계적인 면이 결국 영국의 세계제패의 주요원인 중 하나였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미래는 어찌될지 생각해보면, 중대한 변수가 되는 '인공지능' 그것이 또한 지금 영국이 흥하고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영국과 미국의 인공지능 연구가 세계를 또한 제패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걸 대표하는 것이 딥마인드의 알파고겠고요. 영국과 미국의 합작품이죠. 책 제목으로도 있지만, 인공지능은 '제 2의 기계화'라고도 불리죠.
심장소리
21/08/23 22:15
수정 아이콘
사실 세계사라는 학문 자체가 현재로서는 개별 국가 역사의 모자이크에 가까운 상태입니다.

어떤 역사가 중요했나, 어느 곳이 세계 역사의 중심지였나..하는 걸 정하고 있는 건 예나 지금이나 서양인들이죠.

그리고 그 논쟁에 중심에 서 있는 국가는 다름 아닌 우리의 이웃 국가인 중국입니다.

전통적인 세계사의 시각이 '우리(유럽)는 16세기부터 동양(중국)보다 내재적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라면

캘리포니아 학파와 같이 좀 더 수정주의적인 역사가들은 '우리는 18세기까지도 중국중심세계에서 멀리 떨어져있던 거대한 반도였을 뿐이다'라고 주장하죠.

세계사가 서양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학문인 건 예나 지금이나 동일합니다만, 동양-서양이라는 관점은 거의 우리(동양)만 보는 방식이라는 건 그래서 사실이 아닙니다.

중국(동양)이 가장 선진적인 세력이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동아시아인들의 주장을 듣고 그것을 받아들인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그렇게 주장하는 서양인들의 말을 정설로 믿고 있는 것에 가깝습니다.
헤일로
21/08/23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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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삭제.
심장소리
21/08/23 22:32
수정 아이콘
캘리포니아 학파의 경우 세계사에서 경제가 차지하는 비율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그런 결론을 내린 것이지, 딱히 정치적으로 진보적이라거나 하는 이유로 그런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macaulay
21/08/23 22:16
수정 아이콘
이제 동양, 서양은 사실상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개념 자체는 일본에서 왔겠지만 그 일본에서조차 이젠 거의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주로 아시아, 구주(유럽), 구미(유럽과 미국) 정도로 나눠 표현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알고 있어요.
중국은 잘 모르겠지만 아마 동양 서양으로 나누진 않을 것 같고요.
게다가 우리는 ‘동서양 통틀어’ 처럼 아예 동양과 서양만 사용해서 세계전체를 표현하는 단어마저 있으니…
심장소리
21/08/23 22:27
수정 아이콘
이 문제에 대한 깊이있는 고찰을 다룬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라는 책에서도

세계를 크게 서양(3대 세계 문명에서 파생된 문명들)과 동양(중국과 그 주변국들)으로 나눕니다.

이는 서구(유럽)와 그 이외의 세상으로 바라보는 것보다는, 오히려 중국(동양)과 다른 세계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분법에 가깝습니다.

좀 더 상스럽게 말하면 서양역사가들은 본문처럼 우리와 다른 조연들(서아시아, 인도, 아메리카, 중국 등등..)으로 세상을 나누기보다는, 다른 조연들(인도, 아메리카) 역시 우리 서양이라는 큰 틀에 포함시켜버림으로써, 이를 동양(중국)과 구분지어 말하고 있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는 본문에서도 지적헀듯이 중국문명만 지리적으로 사실상 격리되어 발전한 까닭도 있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근대의 승리자인 서유럽이 지중해 세계와 이집트-메소포타미아에 비해 역사가 짧다는 것을 효율적으로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타바스코
21/08/23 22:36
수정 아이콘
저는 알게된게 뭔가 이상하거나 뭔가 묘하면 대부분 영국이랑 연관되어있더라는 점..?
흔솔략
21/08/24 00:3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전 최근 들어 드는 생각이 우리가 서구적 가치와 선진국적 가치를 좀 구분할필요가 있지않나 싶더라구요.
사실 우리사회엔 꽤나 서구적가치 = 선진국적 가치 = 우리가 추구해야할 가치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 보는데요.

저 역시 아시아적 가치 담론에도 좀 냉소적이었고 (그거 결국 독재자들의 자위 아니냐 식으로) 일본이 사회문화적으로 서구에 대해서 묘한 고집과 독자노선 보여주려는거도 일본의 꼰대성으로 느껴졌었습니다만 최근 들어 생각이 좀 바뀌더군요.
소위 말하는 서구적 가치들이란것이 단순히 그들이 선진적이어서 내세우는 가치들인게 아니라 서구만의 역사적 맥락, 서구만의 지정학적 사정, 서구만의 정치적 배경이 있기 때문에 내세우는 가치들도 있다는게 최근 더 눈에 띄더구요.

사실 그동안은 선진국들이라 불리는 국가들이 일본제외하면 죄다 서구국가들이기도 하고, 한국에게 서구는 잘 모르면서도 피해 준건 별로 없고 받은건 많다보니 그 두가지가 잘 구분이 안되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서구를 역사의 단계적 진보 관점에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다음단계 쯤으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 봐요.
하지만 최근 서구의 정치적 파행도 있고, 한국도 이제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서 서구와 같은 고민(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다문화등)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과연 서구가 있는 그대로 우리의 다음단계가 될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좀 회의적이거든요.

이게 용어도 우리가 자꾸 "선진국"이라는 용어를 쓰니까 우리보다 앞서있어서 따라잡아야 할 국가라고 생각하는거지, developed country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개발완료국? 쯤 되는데, 사실 각 국가마다 상황에 따라서 개발완료된 모양새가 다를수 밖에 없는거구요.

물론 서구권 선진국들이 그동안 쌓아온 짬바가 있는데 그걸 다 무시하자는 얘긴 아니고, 우리가 좀 더 제 삼자의 시선으로 서구에서 배울건 배우더라도 이건 우리사정에 안맞는다 싶으면 버리고, 우리상황에 맞게 적용해야하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그걸위해 무엇보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생각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우리도 그간 서구권 선진국을 추구했다곤 하지만, 서구권을 뭉뚱그려서 순전히 우리 입맛에 맞는거만 취사선택했었던 면도 있구요. 가령 북유럽의 인권의식을 찬양하면서도 동시에 미국의 범죄자에 대한 엄벌을 찬양한다던가 말이죠.

뭐 우리나라에서 이런 담론은 까딱하면 NL류의 민족자주통일론이나 독재에 대한 미화로 이어질수도 있으니 그건 경계해야 겠습니다만...

그래서 요즘은 일본을 "선진국"적 관점에서 보는게 나름 재미가 있더라구요.
우리나라가 그간 일본을 경제적으로야 열심히 분석하고 배워왔지만 사회문화적으로는 아무래도 거리를 뒀었죠. 그런데 일본의 사회문화들이 일본 나름대로 우리와 같은 고민을 거쳐가는 과정에서 나온것이라 보면 꽤나 재미있더군요. 서구열강들 사이에서 신흥열강으로 유일하게 아시아 국가로 들어가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사회통합을 유지하는 노력가운데 나온것이라 생각하면 흥미로운점이 보여요.
번개맞은씨앗
21/08/24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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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시행착오의 역사가 없이 유럽을 그대로 들여와서 성공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뿌리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철학적 깊이가 없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제 이걸로 마음에 안 드니, 입맛대로 짜깁기를 하면서 바꾸려고 하는 상황인 거라 생각합니다. 시행착오 경험도 없고, 깊은 사고력도 없는데 얄팍하게 이것저것 손대고 바꾸려고 한다는 거죠.

그로인해 망할 위험이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과연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맞는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고요. 우리나라가 책을 많이 읽는 나라라면 그래도 걱정을 덜 수 있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고, 교육이란 것은 엘리트를 기준으로 할 때 여전히 선진국의 질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거라 생각합니다.

선진국이라면 결국 스스로 생각해서 나아갈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고, 그건 마치 암벽등반을 스스로 할 수 있는지 아니면 앞서 누군가 만들어놓은 밧줄을 타고서만 올라가는 것인지의 문제인 거라 생각합니다. 이 밧줄이 좋을까 저 밧줄이 좋을까 우리 현실에 어느 밧줄이 좋을까 수준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은 선진국이라 보기 곤란하다 생각하고요. 의사결정에 데이터 의존도가 높은 것도 저는 그거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가 의미하는바는 '과거'일 텐데요. 사고력이 떨어지고 소통력이 떨어지고 상호신뢰가 부족하다보니, 과거에만 의존해서 판단하고 설득하고 추진해야 하는 것 이런 것은 선진국으로서 부족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진정 선진국이라면 데이터가 없이도 갈 수 있어야 하며, 스스로 데이터를 처음으로 만들어가면서 갈 수 있어야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선진국은 '앞에 아무도 없다!' 이것이 선진국이라 생각하고요. 앞에 아무도 없을 때의 온갖 문제들에 대한 판단능력과 대처능력과 설계능력이 선진국의 역량인 거라 생각합니다.
엑시움
21/08/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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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기적은 특유의 현세중심주의인 유교 문화가 자본주의 발전에 유리한 프로테스탄티즘적 가치와 통했던 게 큰 것으로 봅니다. 19세기 독일도 그렇고 유신 시기 일본도 그렇고 혁명 직후 러시아도 그렇고 단기간의 급성장에는 부국강병에 강력한 의지를 가진 정부와 근면성실한 국민성이 필수적이더라고요. 중동도 그렇고 인도도 그렇고 남미도 그렇고 국민들이 종교에 미쳐 있는 게 생각보다 강한 걸림돌이어서요.
헤일로
21/08/2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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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런 관점, 동아시아의 유교 문화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경제적 기적을 설명하는 문서들도 있습니다.
21/08/2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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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뻗어나간 입장. 내가 기준) 서양인들은 본인들 중심 + 나머지(인도나 중국이나 일본이나 뭐) 이런 입장일거고.
(외부에서 나에게 들어온 상황) 동양인들은 나름 여기 문화권이 형성된 상태에서 서양인들이 들어오면서 격변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편의성을 위해 동양 서양 나눴다고 봐요.
드러나다
21/08/2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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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와 중동역사도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있는줄도 몰랐던 빠진 연결고리가 이어지는 느낌이 드실거에요.
아웅이
21/08/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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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오히려 일본의 경우는 서구권보다 반발짝 밖에 늦지 않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세발, 중국은 네발정도 늦게 출발했다고 하면요.
헤일로
21/08/2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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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반 발짝 밖에 늦지 않았다면, 강제로 개항 후에 서구 국가를 유람하면서 일본 통신사들이 받았던 충격들..이 적어야 겠죠.
7080년대 일본이 특이하게 비서구권 국가면서 독보적으로 발전하니까, 그런 판단이 나온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근데 일본이 선진국으로 인정 받은건 60년대 중반 쯤이고, 70년대 문서들 보면.. 지금의 한국 처럼 선진국으로 진입한 신생국 취급을 하더군요.
사람마다 바라보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이걸 어느게 반드시 옳다고 할 순 없겠지만..
아웅이
21/08/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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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권 최강급 국가를 기준으로 잡아서 기준점이 너무 높아서 그렇다고 봅니다.
이미 2차 대전 때 세계최대항모 포함 항모만 총 6대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하고 러시아 함대 박살낸 전적도 있죠.
순수과학에서야 뒤쳐졌겠지만 공업에서 뒤쳐지진 않았다는 방증이겠죠.
앙겔루스 노부스
21/08/24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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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에서 "경제기적" 은 보편적이죠. 일본 대만 중국 모두 한국과 비슷한 정도의 성장을 보였고. 물론 대륙에서 가져온 인력과 자본이 있는 대만, 외세의 침략을 요행히 피하고 급속도로 독자적 근대화를 선구적으로 이뤄낸 일본에 비해 한국이 출발점이 나빴던 것은 맞지만, 그런만큼 미국으로부터 지정학적 도움을 받았고, 일본으로부터 산업 기술지원을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었다는 점도 감안해야하고. 심지어 동남아에서도, 한자문화권인 베트남의 산업성장세가 가파른 것을 보면, 그냥 이건 한자문화권의 보편적 현상이라고 저는 사석에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네요. 이에 대해 유교문화론이니 하는 식의 피상적 접근이 80년대 일본이 극성하고, 아시아의 4룡이란 개념이 나름 인기있던 시절에 나오더니, 정작 일본이 꺾이면서 관심이 기울다가, 중국이 떠오르니, 경제적 문화적 분석보다는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정치적 분석만이 횡행하는지라, 이에 대한 비교사회학적 문화적 분석과 접근이 없는게 꽤나 아쉬운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동아시아에선 일찌기 중앙집권과 관료제가 형성이 되었는데, 이건 서양사를 공부하다보면, 르네상스 시기에 들어서, 왕권을 강화하고 절대왕정으로 들어서던 시기의 각국들이 도달한 영역이란 말이죠. 그걸 어떠한 역사의 기적일지 우연일지 하는 부분으로 인해, 동아시아는 가장 빠른 중국의 경우 무려 2천년전부터 도입이 되었고, 그러한 제도를 유지하기 위한 관료양성을 위해, 서양 근대화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방대한 규모의 대중교육이 존재하기도 했었지요. 물론, 그 교육이 천이니 도니 인이니 하는 뜬구름잡는 소리만 하는 바람에, 제도의 포텐셜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지만, 애초에 그런 제도는 이미 있는 상황에서, 그 내용이 틀렸다는 컨센서스만 이뤄지면, 내용을 고치는 것만으로 순식간에 따라잡는건 어렵지 않은 것이고, 동아시아의 경제기적이란건 그런 메커니즘으로 이뤄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좀 더 진지하게 공부를 하는 스타일이었다면, 이 주제로 제대로 파고들어보고 싶은데 귀찮아서 안하게 되네요. 후후
술라 펠릭스
21/08/25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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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서양'이라는 말은 서양인들 조차도 스스로를 호칭하는 말이긴 했습니다.

그 반대되는 '동양'이 근동, 남동(인도문명권), 극동등으로 쓰이는게 문제지만. 아프리카와 아메리카는 그냥 조지는 대상이랄까.
21/08/2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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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정말 충격적인 점은 서구권에서 충분하게 교육 받은 사람이라면 이러한 역사적 개념들이 상식입니다.

또한, 사실이며 교육을 통해 마땅히 알아야만 하는 기초 중 기초에 해당하는 교양이지만, 한국에서는 이 정도 수준의 이해 그리고 관심 조차 갖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여기 댓글들 처럼 역사에 대해 그나마 한국인 평균보다 확실히 높은 분들도 그 맥락에 대한 이해를 하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히나, 단순 지식적인 나열이 아니라 역사상 상호적인 중요도와 맥락 그리고 긴장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한국 내부에서는 워낙 낯설다 보니까 관심이 많거나 관련 내용을 많이 읽더라도 한계가 큽니다.

서구권 주요 기업이나 기관 등에서 차라리 인도인들이 고위직에 승진 하는 경우는 있어도, 동아시아인들은 업무처리 능력만 좋지 복합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데에 장애가 큽니다. 바로 본문과 같은 기초 개념들의 이해가 결여되었기 때문이지요.

심지어, 이런 내용들은 한국인 및 동아시아인들에게 0순위로 중요한 개념들(솔직히 말해서 한국에서 초중고 교육 성실히 받는 것 보다 본문에 있는 맥락들을 이해하는 것이 인생에 더 중요합니다.)이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면 본문의 많은 댓글들처럼 허망한 반박 내지 불같은 화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사와 국가와 같은 개념 상에서 자기 객관화를 익혀본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제가 주로 관심을 갖는 주제인데, 무척 매끄럽고 정확하게 또 한국인과 동아시아인의 시각에서 다각적으로 서술한 점이 훌륭하게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역사에 관심이 많아 본문 수준에서 더 디테일하게 찾다보면, 문화권에 따라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애써 무시하는 개념들이나 이해 관계에 의해 강제로 지워진 역사들도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습니다.
특히나, 현재 국가로 남아있지 않은 나라들의 것은 더더욱 그렇고요. 사실상 사라진 종교들도 그렇고요.

본문도 댓글들도 잘 읽었습니다!
헤일로
21/08/2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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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댓글 감사합니다. 님 말씀대로, 아시아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동아시아 인들에 비해 인도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분명 있을 겁니다.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는 맥락이나 관계 등을 파악하는 쪽이 중요하죠. 하지만 동아시아, 우리 한국인들이 이러한 맥락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외국(해외)와 우리(한국)으로 나눠버리는 사고방식, 그리고 암기. 단순지식을 요구하는 교육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당장 경제신문만 봐도, 우리나라 경제신문이나 일본의 닛케이 같은 신문을 보면.. 자국 상품 점유율이 1위니 몇위니.. 특정 국가에게 점유율, 시총, 영업이익이 밀렸다 던지 이러한 방식으로 밖에 접근을 하지 못하더군요.
사대주의 시선이 어느정도 들어있지만.. 자기 중심으로 바라보는 영미권의 신문들이 더 맥락을 바라보고 파악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경제신문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거죠.
21/08/2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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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 댓글 중에 언급된 것 처럼 유교 문화권 영향의 장단점도 여전히 작동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아시아에서 근대 까지도 교육/가족 문화/제도에 유교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적용했던 한국과 베트남은 오늘날에도 이어져 말씀하신 단순 지식에의 열성적 심취는 때때로 좀 무섭게 느껴질 정도이죠.

모국어도 못 뗄 나이의 아이와 부모와 친척이 함께인 베트남 여행객이 여행을 다니는 와중에 영어 교육을 시키던 모습이 잊혀지질 않네요.

파이낸셜 타임즈를 보면서 정보와 시각을 마치 코스 요리를 다루듯 매끄러우면서도 의견의 방향성이 뚜렷하지만 왜곡이나 강요가 아닌 완결된 사고의 기승전결을 모든 경우에서 체감했습니다.

한국신문은 그에 비해서 정보를 나열하고(그 나열 자체도 중요도의 파악이나 가공은 생략된 채로), 스스로가 그 기사를 왜 쓰는지에 대한 단계가 없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전체적으로 적극적으로 사고 표현의 스펙트럼을 최대한 넓히려는 점을 '하나의 높은 차원의 의식'으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도, 많은 '서구 문화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이해한 사람들 그 밖에서는 한국인을 포함하여 다수에서 결여되어 안타깝다고 여겨진 적인 참으로 많습니다.

이러한 점의 특징은 대화나 의견에서만 그치지 않고, 사고관; 생활방식; 추구하는 가치들; 인간관계; 교육 등 많은 면에서 복합적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중요성을 자주 체감하고는 합니다.
도토리해물전
21/08/2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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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꾸욱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헤일로
21/08/2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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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 간 글이라고 생각했는데,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는 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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