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8/23 19:03:55
Name CoMbI COLa
Subject 이사 후기 겸 경찰서 갔다 온 이야기 (수정됨)
(https://pgr21.com/freedom/92612) <-- 이전 글을 보고 오시는걸 권장합니다.


부동산에 가서 2시간 동안 4곳의 집을 보고 하나를 골랐습니다. 너무 급하게 고른 감이 없지 않지만,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요. 목, 금, 토는 모텔에서 지내고, 일요일에 짐 싸서 월요일 아침 8시에 용달차 불러 이사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8시 10분이 되어도 용달차는 코빼기도 안 보이길래 혹시나 해서 전화를 했더니 기사분이 늦잠을 잤더군요. 죄송하다며 40분 정도 걸릴 것 같은데 괜찮냐고 물어보셨는데, 순간 짜증이 나서 "안 괜찮으면 뭐 어쩔건데요?" 라고 쏘아 붙였습니다. 말을 내뱉자마자 후회가 되더군요. 차라리 지각한 시간만큼 금액을 깎아달라거나 하는게 낫지 굳이 날이 선 말을 할 필요가 있나 싶었습니다. 괜시리 미안한 마음에 비용은 제대로 처리했고요.

하여튼 이사는 잘 마무리 했고, 공과금도 다 처리하고 마지막으로 전입신고를 하는데 주민센터 직원분이 전 세입자가 전출이 안 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별 생각 없이 제가 전입하면 자동으로 말소처리가 되는거 아니냐고 했더니, 요즘은 말소가 아니라 거주지불명 처리가 된다고 하더군요. 뭐 그런가보다 하고 잊어버렸습니다.

한 주가 지나고 화요일 저녁 7시쯤 누가 찾아왔습니다. 나가보니 세무서 직원이었고 전 세입자를 찾더군요. 그래서 제가 지난주에 이사와서 전입신고까지 했으니 이쪽으로 안 오셔도 된다 했는데, 앞서 들었던 거주지 불명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현재 거주지 불명 상태인데, 이런 경우 집주인이 주민센터 가서 전 세입자가 더 이상 이 집에 살지 않는다고 신고를 해야 자신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특히나 독촉관련)이 찾아오지 않을 수 있다고요.

이사오자마자 또 복잡한 일에 휘말리나 불안했는데, 다행히도 (현) 집주인한테 연락해서 잘 해결이 되었습니다.



-------------------------------------------------------


오늘 아침, 전 집주인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보증금도 다 돌려받았는데 무슨일인가 싶었죠. 제가 이사를 간 주에 옆집 사람(이사가기 전)을 찾아갔는데, 지난 글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그 사람이 계속 말이 바뀌고 자신이 했던 행동이나 말을 그런적 없다고 발뺌을 해서 이번에는 중간에 동영상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사람이 옷을 벗고 있었다는 것(평소에도 그러고 지냅니다)과 영상을 찍기 [전]에 찍는다고 말을 했다는 점(영상에는 동의 했다는 증거 없음)이었죠.

이 영상 찍은걸 빌미로 그 사람이 경찰에 성폭력(도촬)과 협박으로 신고를 넣어서 집주인이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이 각각 두어번 경찰서에 가서 진술을 했는데, 담당 형사가 정황상 성적인 의도는 없어 보여서 (단순 도촬과 성관련 도촬은 처벌/벌금 수위가 다르므로) 고민을 하다가 탈의한 모습을 찍은게 고의가 아니었음을 증명하기 위해 평소 대문을 연 상태로 옷을 벗고 생활했음을 누군가 보았는지 여부가 있어야 함을 집 주인에게 이야기 한거죠.

그런데 집 주인도 제가 그 사람과 엮이기 싫어서 이사간 것을 알기에 담당 형사에게 제 의견(형사에게 제 연락처를 알려주는 것에 대해서)을 물어보겠다며 아침에 전화를 한 거였습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거절하고 싶었습니다. 당연히 저에게 어떤 불이익이 돌아올 가능성은 없었지만, 그냥 조금이라도 엮이기가 싫었거든요. 대놓고 거절할 수 없어서 형사분께 번호 알려드리라 말하고 그쪽에다가 거절할 생각이었습니다. 잠시 후에 형사분과 통화를 했더니 그 사람의 평소 생활 모습에 대한 진술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참고인으로 방문해달라고 부탁을 하시더군요.

그래서 마음을 바꿔서 방금 오후 4시(아침에 통화할 때 약속 잡음)에 경찰서에 다녀왔습니다. 파출소에서 쓰는 진술서와는 다르게 시간 장소 이름을 매 질문마다 넣더군요. 날짜가 헷갈려서 휴대폰 문자내역을 봤는데, 그것까지 진술서에 적는거 보고 놀랐습니다. 참고인 진술이 끝나고 나오는 길에 형사분이 자기도 그냥 양쪽 진술만 듣고 끝내면 편한데 아무리 봐도 성폭력의 정황은 보이지 않아서 이대로 처리하면 집주인이 억울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저에게 연락을 했다고 했습니다. 옷을 벗고 있는 영상이 찍힌건 팩트이기에 피해자측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답니다. 그리고 성폭력 혐의가 인정이 될지 아닐지는 몰라도 동의 없이 영상을 찍은 것 자체는 벌금이 나올거라네요.


덕분에 경찰서에서 진술서 작성도 해보고 다시금 하루 빨리 예전 집에서 벗어난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는 관련해서 글 쓸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애플리본
21/08/23 19:22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러면 안되는데 미친사람은 그냥 피해야되는게 맞다는 생각이 점점 듭니다.
아츠푸
21/08/23 19:32
수정 아이콘
첫 글부터 정말 흥미진진하게 숨도 안쉬고 읽었는데 엔딩이 너무 고구마 엔딩이라 아쉽네요..ㅠㅠ
그래요
21/08/23 19:34
수정 아이콘
와... 고생 많으셨네요. 집주인분도 진짜 골치 아프겠습니다. 세입자 한 명 잘 못 받아서 너무 큰 곤욕을 치르시네요.
21/08/24 13:19
수정 아이콘
미친놈끼리 조우해서 데스매치가 이뤄지면 개체수도 줄고 참 좋을텐데말입니다

항상 정상인vs미친놈 매칭이 되니 정상인만 기권하고 도망가야 하는 그림이 안타깝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922 러시아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 옥중 사망, 향년 47세 [31] 된장까스7367 24/02/16 7367 3
100920 ITZY의 UNTOUCHABLE 커버 댄스를 촬영해 보았습니다. :) [2] 메존일각2218 24/02/16 2218 3
100919 22대 총선 선거구 획정 지금까지의 상황 정리 [29] 아우구스투스6838 24/02/16 6838 0
100918 윤석열 대통령 카이스트 졸업식 축사 도중 끌려 나가는 카이스트석사졸업생 [338] 면역23365 24/02/16 23365 0
100917 데이터로 바라본 의대 증원과 우리나라 의료 환경의 미래 [94] 여왕의심복17354 24/02/16 17354 0
100916 '건국전쟁' 흥행몰이 계속…곧 50만명 돌파 [250] 핑크솔져11513 24/02/16 11513 0
100915 당내 내분 소식이 외부로 퍼져나오고 있는 개혁신당 +@ [114] 매번같은8801 24/02/16 8801 0
100914 정부, 집단연가 사용불허·필수의료 유지명령 "사후구제·선처없다" [152] 시린비8958 24/02/16 8958 0
100913 일본과 미국의 의료인력 [29] 경계인6463 24/02/16 6463 21
100912 '빅5' 전공의 19일까지 전원 사직서 제출…20일 근무 중단(종합) [419] Pikachu9682 24/02/16 9682 0
100910 비..비켜 이건 내가 다 살 거야. (로얄 스타우트 시음기) [12] 대장햄토리5285 24/02/16 5285 5
100909 대한민국은 왜 살기 쉽지 않은가-연결 단절의 사회 [27] 프리템포6973 24/02/15 6973 0
100908 윤 대통령 독일 덴마크 갑작스러운 순방 연기와 후유증 [149] 빼사스11412 24/02/15 11412 0
100907 한림대 의대 4학년 '동맹휴학'…"1년간 학업 중단, 함께해 달라" [274] 시린비14408 24/02/15 14408 0
100906 오늘자 민주당 및 국민의힘의 공천 현황 [121] 아우구스투스11038 24/02/15 11038 0
100905 고려거란전쟁 중간 리뷰 [24] 드러나다6198 24/02/15 6198 13
100904 MS의 새 아웃룩을 사용하려면 엣지가 설치되어 있어야 함 [23] SAS Tony Parker 5578 24/02/15 5578 1
100903 <해피 투게더> - '해피', '투게더'. 가깝고도 멀다. [11] aDayInTheLife2786 24/02/14 2786 3
100902 쿠팡이 기자들의 명단을 입수해 회사 블랙리스트에 등재시켰네요. [58] 버들소리10052 24/02/14 10052 8
100901 MLB 서울시리즈 첫날 시구를 일본 기시다 총리가 한다는 카더라가 돌고 있습니다. [79] 매번같은7955 24/02/14 7955 0
100900 드디어 기다리던 S24울트라 티타늄 오렌지 [14] 겨울삼각형7434 24/02/14 7434 1
100899 중국, 이르면 내년부터 탄소 배출량 감소 [108] 크레토스7453 24/02/14 7453 18
100898 대통령실, '명품백 정보공개 청구' 거부 통지‥"국가 중대 이익 해칠 우려" [65] 자칭법조인사당군9248 24/02/14 924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