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8/16 13:20:41
Name 이교도약제사
File #1 Screenshot_2021_08_15_at_22.19.32.png (283.0 KB), Download : 69
Subject [일반] 아프가니스탄 친구에게서 온 DM



현직 캐나다 거주중인 외노자입니다만.
10년전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외노자 생활을 했었습니다.
미군기지안에 있는 한국정부 (정확히는 코이카) 펀딩받은 한국병원에서 일했었고,
당시에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스탭들과 같이 일을 했었지요.

아프가니스탄에 대표부족이 두가지가 있는데
파슈토어를 쓰는 파슈툰족과 다리어를 쓰는 타지크족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다들 아시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가 .

파슈툰족들이 주축은 탈리반이 친미정권인 타지크족의 정부를 몰아낸 사태인게져.

미군기지 안에 있는 병원이었으니 당연히 모든 스탭이 친미쪽인 타지크족 사람들이었는데, 제가 있던 시절에도 같이 일하던 현지인 물리치료사가 카불시내에서 백주대낮에 암살당해서… 그 남은 가족들을 위해 주머니 쌈지 달러를 모아 준 적이 있었던 기억도 있고요.

저희와 같이 일하던 스탭들인지라 저희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탈리반입장에서 볼 때는 왜놈순사같은 개념이 아니었을까 싶긴 하네요. -_-;

그런데 오늘 저와 같이 일하던 아프간 현지인 약사 한명이 (제가 약제과장이었습니다..이교도약제사…)
페이스북 DM을 보냈더군요.
당시에 저와 같이 병동약국에서 일했던 아프간 현지인이 5명이었는데.
안그래도 걱정되어서 지난달 즈음에 전화와 페북 DM으로 안부를 물어보니,
본인들은 뭐 대충 괜찮을거 같다 해서, 그러려니 했습니다.
카불에 있는 외국자본 병원에서 일하는 친구와, 나중에 의과대학 진학해서 개인의원하는 친구, 그리고 두바이로 옮겨간 친구 까지는 대충 괜찮을거 같은데.

집안에 정부관료쪽이고, 본인도 국립대 의대에서 교수를 하던 제일 젊었던 친구가 아무래도 문제가 될거 같더라고요.
본인도 위험을 감지했는지, 외국으로 나가려고, 공신력 있는 추천서(?) 뭐 이런걸 필요로 한다고 연락이 왔네요.
아마도 근처 다른 나라로 가서 일해 먹고 살라면 취업비자 같은걸 받아야 할테니, 대형기관이나 정부기관 서명이 있는 뭐 그런 서류가 필요한거 아닌가 싶은 개념이긴 헌데

제가 지금 한국도 아니고, 캐나다 오면서 아는 인맥도 다 끊긴 상태인지라 도와줄 방법이 없어, 같이 일했던 부원장한테 물어 물어 상황을 알아보니,
당시에 그 사업을 했던 팀은 이미 해체상태고, 위탁받아 스탭교육했던 대학병원 관련팀도 이미 그 업무를 접은 상태더라고요.

10년전에 같이 일하던 친구가 피살당했던 기억이 자꾸 떠올라서 어떻게든 도와줄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도와줄 방법이 막막해서.
차라리 여기 캐나다로 난민 신청하는게 어떻겠냐고 다시 말해볼까 합니다.

걱정이네요 정말.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나주꿀
21/08/16 13:33
수정 아이콘
과거 악습에 뇌가 쩔어버린 광신도들이 하루 아침에 나라를 점거해서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이라는게 어떤 건지 상상도 안가네요.
종교는 없지만 글쓴분의 아프가니스탄 친구분이 무탈하시길 기도합니다.
21/08/16 13:33
수정 아이콘
아프가니스탄 뜨기 전에 관련 자료 최대한 끌어모으라고 하세요.
신분증,서류,사진 뭐든지.
아프간이면 취업비자는 어려울테고, 난민신청만 남기 쉬운데...
증거는 많을 수록 좋습니다.
이교도약제사
21/08/16 13:38
수정 아이콘
아마 이 친구는 siv 그러니까 미국 special immigrant visa를 받기위해서 미군기지내 병원에서 일했다는 근거서류가 필요한가 같은데, 그게 한국정부가 운영했던 미군기지의 병원이라 좀 더 절차가 복잡해 보이네요…에효..ㅜㅜ
21/08/16 13:56
수정 아이콘
급여명세서 같은 것 남아있냐고 물어보시죠. 그 때 쓰던 출입증이나 제복 등도. 정말 중요할 수 있습니다.
달과별
21/08/16 16:44
수정 아이콘
미군기지의 병원 내에서 일할때 직접 관리감독하던 미군 소속 의료진이 있었나요? 없었거나 연락이 안 되면 SIV 신청은 힘듭니다. 3국으로 탈출 후 P2로 신청하는게 제일 좋겠는데 지금 탈출이 불가능한 상황이죠. 최대한 한국정부로부터 근로계약서를 받을수 있게 연락을 돌려주세요.
데브레첸
21/08/16 13:34
수정 아이콘
외부에서는 지정학이 어떠니 미국의 실패니 한가하게 떠들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죠.

하루빨리 무사히 탈출하길 기원합니다.
양지원
21/08/16 13:40
수정 아이콘
친구분이 무탈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깃털달린뱀
21/08/16 13:41
수정 아이콘
솔직히 현대 한국인 입장에선 아프간이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그냥 남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만..
확실히 세계화란 무서워요. 이전 같았으면 뉴스 한 줄 거리 정도의 일도, 이제는 정말 생생하게 그 참상을 느낄 수 있다니...
저도 그런데 아예 거기서 직접 살다온 글쓴이 분께선 오죽 하실런지.
그 분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서 살아남으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21/08/16 13:41
수정 아이콘
닉네임이 무슨 게임에서 따온줄 알았는데 현실에서 이교도약제사셨군요..
서린언니
21/08/16 13:43
수정 아이콘
탈레반이 언제 저렇게 세력이 커졌을까요? 누가 지원하길래.... 혹시 ..... 파키스탄?!
이교도약제사
21/08/16 13:45
수정 아이콘
파키스탄이야 원래 한몸같은거져…파슈툰족이 파키스탄에도 많으니…
서린언니
21/08/16 13:47
수정 아이콘
다른 시각으로 봐야 이해할 수 있는 문제였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21/08/16 15:31
수정 아이콘
파슈툰족은 총 3~4천만 정도인데, 대충 반은 아프간에, 반은 파키스탄에 있습니다. 파키스탄내 파슈툰족이 대략 2천만 정도 돼죠. 그러나 파키스탄 인구가 2억이 넘는지라, 파키스탄 = 파슈툰은 아닙니다.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대규모인데다가, 민족의 결속이 강해서 숫자에 비해 영향력이 강한정도고, 이들의 통제에 파키스탄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거죠.
빛폭탄
21/08/16 13:57
수정 아이콘
현지에선 그렇게 보고 있는 듯 합니다. 트위터의 친정부 아프간인들이 #SanctionPakistan 해시태그를 쓰고 있었어요.
훈수둘팔자
21/08/16 15:06
수정 아이콘
파키스탄 정보부 ISI가 이미 파키스탄 정부말도 씹고 탈레반 설립부터 지원해왔다는 건 이미 반쯤 사실이죠
21/08/16 15:23
수정 아이콘
파키스탄은 국제적인 테러리스트 양성국가라 봐도 되는 곳이죠.
라프로익
21/08/16 14:17
수정 아이콘
이 급박한 와중에 ‘the’ Afghanistan이 눈에 띄네요. 나라이름이 다른 의미론 지명이름이라 그런걸까요. 뭔가 우리랑 국가를 생각하는 개념과 태도도 다를거 같은 뉘앙스가 퍼뜩듭니다.
21/08/16 14: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 생각에는 occupied를 accupied로 쓴 부분이나 군데군데 오타 등으로 미루어보아
영어가 제1언어가 아니어서 발생한 단순한 실수 표기이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실제로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여러 국적 친구들이랑 영어로 대화하다보면
조금 문법이 다르다고 "거기에 The 잘못 넣은건데.." "a대신에 o를 써야하는데.."하는 부분을 신경쓴다거나 지적하는 일 없이
어느정도 틀린 문장을 들어도 이해해주면서 자연스레 대화하는 경우가 많네요..
21/08/16 14:30
수정 아이콘
무사히 탈출할수있으면 좋겠네요
21/08/16 15:00
수정 아이콘
같은 나라 안에서 부족이 다르니 다른 사회로 본다는 차이가 있군요.
임전즉퇴
21/08/16 15:04
수정 아이콘
그래도 모든 신분 중 의료계통이라면 어떤 정치적 휩쓸림 속에서도 피할 자리를 찾기에 상대적으로 가장 가능성 있죠. 이국의 모르는 사람이나마 희망을 걸어봅니다.
하다못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인)을 창조하겠다는 뜻을 품고 실용적으로 나오면 모르겠으나 부족적 정체성 문제까지 겹쳐 있다고 하니 참으로 어찌 될지..
AaronJudge99
21/08/17 09:12
수정 아이콘
이래서 의치한약수가 좋은건가봐요 크크 ㅜ
이교도약제사
21/08/17 13:30
수정 아이콘
상대적으로 교육수준 낮은 후진국이라 해도, 그나마 기술적으로 통할만한 거의 유일한 분야라..
(원래부터가 노동집약 산업에 가깝다 보니..)
여기 캐나다에만 해도, 의사나 약사들 중에 해외 대학 출신들이 30-40%씩 되는데.
걔네가 영국, 프랑스 같은 상대적 교육수준 높은 나라에서 온게 아니라.
.대부분 중동, 인도, 아프리카, 중국 이런데서 온 친구들인데.
어찌어찌 시험치르고 나면 적응해서 업무는 별 문제 없이들 다 잘하니까요..
달과별
21/08/16 16:28
수정 아이콘
안타깝게도 서방국과 직접 관여된 일을 한 적이 없다면 현재 상황에서 우선순위가 굉장히 밀리기 때문에 가망이 없습니다.

또한 캐나다의 중동주재 대사관을 통하지 않고 행정절차로 난민을 신청하는 것은 캐나다로 입국이 먼저인데 아프가니스탄 여권을 가지고 캐나다행 비행기를 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요.

지금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제 3국으로 먼저 탈출 후 UNHCR을 통해 난민으로 인정을 받고 서방국에 재정착이 되는 방법밖엔 없고 몇(십)년이 걸릴지 모릅니다. 여권, 출생증명서, 학적서류를 챙겨서 최대한 빨리 도피를 권하세요.
21/08/17 13:42
수정 아이콘
휴... 그 친구분은 어떤 심보로 고생길에 오를까요...
LAOFFICE
21/08/18 00:26
수정 아이콘
몇일전에 이글을 읽었는데 오늘 아침 CNN뉴스를 보니 미국군이 카불공항을 secure하고 미국을 도왔던 아프간 사람들을 탈출시키는 작업을 한다고 하네요. 탈리반도 구런 사람들을 처형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 같구요. 부디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바랍니다.
이교도약제사
21/08/18 12:41
수정 아이콘
이 친구들은 상황이 더 안 좋습니다. 미군기지안에서 일하긴 했지만 정확히 말하면 한국정부가 원조사업으로 운영하던 병원에서 일한것이고,
그나마도 코이카가 다른 대학병원에 위탁해서 운영했던거라, 한국정부 기관 이름으로 서류를 써도 응 너 미국이랑 일한거 아님 이라고 할 확률이 더 높은데..
한국에서 관련 사업이 이미 끝난지 오래라 책임자도 없고,
한국공관원이랑 교민들은 이미 다 빠져나간 상태라... 정말 답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거든요 ㅠ
Albert Camus
21/08/26 19:04
수정 아이콘
한국정부가 아프간 협력자 수송작전을 실시했는데, 지인분도 무사히 한국으로 오셨는지 궁금하네요. 미군기지 안에 있는 한국 협력자라 상황이 복잡하려나요...

가능하면 소식을 업데이트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살려야한다
21/08/26 20:16
수정 아이콘
2222 저도 궁금합니다. 좋은 소식 있기를 바라요.
21/08/26 21:18
수정 아이콘
저도 궁금해서 글검색해서 와봤어요.
좋은 소식 있기를 바랍니다.
이교도약제사
21/08/26 22:56
수정 아이콘
전화는 연결안되고 있는데 페북이 아직 오프라인이더라고요; 조만간 명단 나오면 확인해볼려구요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2973 [정치] 경기도의 매관매직 [70] 코지코지23148 21/08/16 23148 0
92971 [일반] 갤럭시 폴드2 1년간 사용기 및 개인적 장단점 [32] 지포스216417 21/08/16 16417 6
92970 [일반] 나름 믿고 있던 테크유튜버에게 뒤통수를 쎄게 맞은 어제 [100] 나주꿀22150 21/08/16 22150 14
92969 [일반] 이공계 기피와 성장동력 [89] 정암21525 21/08/16 21525 3
92968 [일반] 아프가니스탄 친구에게서 온 DM [31] 이교도약제사20083 21/08/16 20083 30
92967 [정치] 안철수 합당 결렬선언 [116] jc20254 21/08/16 20254 0
92966 [일반] 코로나와의 공존은 어떻게 가능한가? [118] 여왕의심복21166 21/08/16 21166 133
92965 [일반] 다른 세대는 외계인이 아닐까? [78] 깃털달린뱀21671 21/08/15 21671 50
92964 [일반] 주말에 체감한 PC방의 방역 [44] Croove20626 21/08/15 20626 12
92963 [일반] 갤럭시 폴드3 질렀습니다. [37] 이혜리15220 21/08/15 15220 2
92962 [일반] LTCM, 아이비리그 박사들의 불유쾌한 실패 [18] 모찌피치모찌피치16542 21/08/15 16542 20
92961 [정치] 전모씨 혈액암으로 긴급 입원 [98] 카미트리아19706 21/08/15 19706 0
92960 [일반] 매직오일 효용에 관하여 [11] 태양연어13804 21/08/15 13804 2
92959 [일반] 곧 미국의 장대한 삽질의 끝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124] 나주꿀26213 21/08/15 26213 4
92958 [정치] [단독]가출여고생 ‘성매매’ 시도한 남성…민주당 대선특보 출신 [75] 빵시혁24750 21/08/15 24750 0
92957 비밀글입니다 toheaven1917 21/08/15 1917 0
92956 [일반] 만화가 열전(4) XYZ 시티헌터와 만나다. 호조 츠카사 [33] 라쇼23151 21/08/15 23151 15
92955 [일반] 선선히 바람이 부는 오늘 같은 날엔 동산에 올라가는 것도 좋습니다. [10] 판을흔들어라13264 21/08/14 13264 13
92954 [일반] 광마회귀가 완결 됐습니다. [34] seotaiji26429 21/08/14 26429 5
92953 [일반] Z플립3 투고 서비스 받아왔습니다. (사진) [55] k`17618 21/08/14 17618 6
92952 [정치] 정부 대표단, 모더나 백신 공급차질 논의 위해 미국 출국 [157] 빵시혁23526 21/08/14 23526 0
92951 [일반] 빨리 볼 수 있는 웹툰4개 소개합니다 [10] lasd24117347 21/08/14 17347 3
92950 [일반] 머지 환불받았습니다ㅠㅠㅠ [63] decaf16436 21/08/14 16436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