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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8/12 08:35:21
Name aurelius
Subject [인물] 중국의 자유주의자, 추안핑(儲安平)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1/08/776045/?fbclid=IwAR07YmIQIdjvRq5DnT4Pyo3gs_dkXFABRv8ujmdnNzzJFzfDL8DOAldUhq8

매일경제에 서울대학교의 손인주 교수가 [중국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올렸는데, 해당 칼럼은 중국의 자유주의자 "추안핑"의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추안핑은 민국 시기에도 자유주의를 제창한 지식인이었지만,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이후에도 민국 시기와 마찬가지로 자유주의의 목소리를 냈던 거의 유일한 인물입니다. 해당 인물의 주요 발언을 발췌하여 공유합니다. 

이를 보면 중국에도 자유주의적 전통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중국인들이 마오나 쑨원보다 추안핑 같은 지식인들을 추앙하게 될 날이 오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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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공산당은 큰 소리로 민주를 부르짖고, 큰 소리로 자유를 부르짖고 있다. 그러나 공산당은 원래 인민의 사상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허용할 수 있는 정당이 아니다. 동시에 공산당이 말하는 민주란 “공산당의 민주”이지,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사람들이 마음 놓고 본심을 털어놓고, 외부의 간섭도 일절 받지 않은 채 자유로이 의견을 표명”하는 민주가 아니다. 
(‘공산당과 민주, 자유’, “객관”. 1945.12.)


어떤 나라의 여론도 대체로 지식인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오늘날 중국은 훈정(당에 의한 통치)에서 헌정(헌법에 의한 통치)으로 이행하는 단계에 있으므로, 지식인이 전면에 나서서 여론을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 즉, 국민당은 스스로 민주정치를 제창하고 지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것을 진실로 드러내기 위해서라도, 국민정부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각종 법령을 모두 폐지할 것을 공표하여, 국민이 어떤 장소에서도 신문과 간행물을 자유롭게 출판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자유’, “객관”, 1945.12.)


우리들은 자유를 요구하며, 각각의 기본적 인권을 요구한다. 자유는 방종이 아니며, 자유 역시 법을 준수해야만 한다. 그러나 법은 우선적으로 인민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으면 안 되며, 사람을 법 앞에서 일률적으로 평등하게 대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법이 인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면, 인민은 마땅히 법을 준수할 것이다. 정부는 인민의 인격을 존중해야 하며, 자유는 인격을 유지하고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유 없는 인민은 인격 없는 인민이다. 자유 없는 사회는 필연코 노예의 사회가 된다. 우리는 사람이 각종 기본적 인권을 획득하고, 각 개인의 인격을 유지하고 보호하며,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촉구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의 지향과 태도’, “관찰”, 1946. 9.)


대국은 이미 끝에 다다르러 바뀌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아직 변화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해도, 벌써 상황은 확실히 심각해지고 말았다. (중략)
우리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현 정권(국민당 정권)은 이미 붕괴한 정국을 만회할 힘을 상실했고, 최근에는 만회할 자신감마저 잃어버렸다. 전언에 따르면, 현 정권은 눈앞의 정세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보통 사람들보다도 훨씬 우려하며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각오만 있지 행동은 없다. 이러한 각오는 사적인 것에 불과하지, 정치적 가치는 없다. 국민당의 20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사이 생성된 병환은 심히 중대해져 원래대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막대한 기력을 필요로 한다. 우리가 보기에 현재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막대한 기력이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공산당은 조직이 치밀한 당이다. 우리는 오랜 기간 국민당의 통치구역 내에 살고 있기에, 공산당의 내정에 대해서는 그다지 모르고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공산당원은 사람을 적이냐, 친구냐 외에는 대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과 함께하는 사람은 친구로, 그들에게 동참하지 않는 사람은 일률적으로 적이라 간주한다. (중략)
실제로 우리는 현재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으나, 국민당 통치 하에서는 자유는 여전히 많고 적음의 문제이겠지만, 공산당이 정권을 장악한다면 자유는 존재냐 소멸이냐의 문제로 변하고말 것이다. (‘중국의 정국’, “관찰”, 1947. 3.)


당이 국가를 지도한다는 것은 이 국가를 당이 소유한다는 것과는 다르다. 인민은 모두 당을 옹호할지라도, 자기 자신이 국가의 주인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중략) 국가의 기본 방침 아래, 당 외부의 사람들은 진심으로 당과 함께 걸어왔다. 그러나 당에 동참한 이유는 당의 이상이 위대하고 정책이 정확했기 때문이지, 당 외부의 사람들이 자기의 견해를 갖고 있지 않다거나, 자존심과 국가에 대한 책임감이 없어서는 아니다.
지난 몇 년 간 많은 당원의 재능과 그들이 담당한 직무 사이에 격차가 있었고, 이로 인해 과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국가에 손해를 입힐 뿐이었거나, 사람들을 마음으로부터 따르게 하지 못해 당과 대중 사이의 긴장을 심화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그 죄는 당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왜 당이 직무에 맞지 않는 당원을 그 지위에 앉혔는지, 바로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당이 이렇게 한 것은 “하늘 아래 왕토 아닌 것이 없다”라는 사고방식에서 나온 것이며, 따라서 지금과 같이 공산당의 천하일색이 된 것이다. 생각건대, 이러한 “당 천하”라는 사상 문제가 모든 분파주의 현상의 최종적 근원이며, 당과 당 이외(비당) 간 모순의 기본적인 원인이다. (‘마오쩌둥 주석과 저우언라이 총리에게 보내는 몇 가지 제언’, “광명일보”, 195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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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덕후
21/08/12 08:43
수정 아이콘
1989년 5월 35일에 중국 천안문에서 벌어진 투쟁은 자유주의를 위한 투쟁이 아니라 다른 무엇을 위한 투쟁이었을까요? 음...
AaronJudge99
21/08/12 09:04
수정 아이콘
읽으면서 저사람 살아는 남았는지...궁금했는데 결국은 탄압받고 실종됐군요 용기있는 사람이었네요
리자몽
21/08/12 09:1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추안핑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처음 들어서 천안문 사태 즈음의 사람인가 하고 보니 1940년대에 활동한 사람이군요...

굳이 저분을 얘기하신 건 반대로 얘기해서 그 때 이후로 중국에서 자유주의를 얘기한 지식인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고

중국의 공산당 시스템이 수십년간 본인들 기준으로 매우 잘 작동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겠네요
aurelius
21/08/12 09:27
수정 아이콘
결국 압도적 힘 앞에서는 소신과 신념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소련도 고르바쵸프처럼 정치적 개혁을 추진한 인물이 아니라 스탈린과 같은 인물이 집권했으면 여전히 무너지지 않고 계속 생존했을거라고 봅니다. 결국 냉전종식의 일등공신은 고르바초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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