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8/03 17:35:37
Name FC
Subject 왜 기술 문명은 스스로 무너질 것인가. (수정됨)
제가 pgr21 자게에 쓰는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pgr21 자게 눈팅은 할 것 같은데, 환경 관련 글이 올라왔을 때 댓글을 달 수는 있습니다. 이 글에 달린 댓글들을 읽어는 보겠지만, 답변은 하지 않겠습니다. 답변을 듣고 싶으시다면 쪽지를 보내주세요. 아래는 테드 카진스키(유나바머)의 문명붕괴론을 제 나름대로 최대한 요약한 것입니다.

• 인간 사회, 생태계 같은 복잡계에 변화를 주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발생한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 복잡계의 특성에 의한 필연이며, 이는 카오스 이론으로 설명된다.

• 누군가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인간 사회를 합리적으로 통제하는게 가능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는 근본적인 어려움을 갖고있다. "우리가 장기적으로 추구해야할 이상 사회는 무엇인가?" 인류는 단 한번도 이에 대한 합의를 얻은 적이 없다.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말했듯이, 역사는 “수많은 의지들의 투쟁”의 장이기 때문이다.

• 설령 특정 사안에 대해 합의를 얻었다 하더라도, 공유지의 비극으로 인해 합의를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없다.

• 공유지의 비극을 막기 위해 소수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권력을 집중시켜도, 지도자들의 실제 권력은 여러 요인들(지도자들 사이의 내부 갈등, 부하들의 저항, 전적으로 기술적인 요인들)로 인해 극도로 제한된다.

• 자연선택은 장기적 결과에 신경쓰지 않고 지금 당장의 권력을 추구하는 자기증식 체제들(국가, 기업, 범죄조직, 이념집단 등)을 선호한다. 이 체제들은 합의를 무시하고 권력을 향해 경쟁할 것이다.

• 철인정치를 가정할 경우, “누가 철인왕을 고를 것인가?", "어떻게 그에게 권력을 줄 것인가?"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사회를 일관된 방향으로 발전시키려면, 동일한 가치를 지닌 철인왕을 영원히 이어나가야 한다.

• 위의 문제들을 전부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비현실적이므로, 사회 발전은 영원히 인간의 합리적 통제 너머에 있으리라고 결론내려야 한다.



• 전제 1: 어떤 환경이든 충분히 풍족하면, 자기증식 체제(국가, 기업, 이념집단, 무장단체 등)들이 등장할 것이며, 자연선택으로 인해 대단히 복잡하고 정교한 생존, 증식 수단을 가진 자기증식 체제들이 진화할 것이다.

• 전제 2: 단기적으로, 자연선택은 장기적인 결과에 신경쓰지 않고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자기증식 체제들을 선호한다.

• 전제 3: 주어진 상위체제의 하위체제들은, 자신의 상위체제와 상위체제에 만연하는 조건들에 의존한다.

• 전제 4: 이동, 통신 문제는 자기증식 체제가 그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지리적 범위에 한계를 둔다.

• 전제 5: 활용 가능한 이동, 통신 수단의 한계는 자기증식 인간 집단의 지리적 활동 범위를 제한하는 가장 일관적으로 중요한 한계이다. 다시 말하자면, 모든 자기증식 인간 집단이 활동범위를 최대로 넓히지는 않지만, 자연선택은 활용 가능한 이동, 통신 기술을 이용해 활동 범위를 최대로 확장하는 자기증식 인간 집단을 만들어낼 것이다.

• 전제 6: 현대의 경우, 자연선택은 지구 전체에서 활동하는 자기증식 인간 집단들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인류가 언젠가 기계나 다른 존재에 의해 대체되더라도, 자연선택은 여전히 지구 전체에서 활동하는 자기증식 체제들을 만드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 전제 7: (오늘날처럼) 이동통신 수단 문제가 자기증식 체제가 활동할 수 있는 지리적 범위에 유의미한 제한을 두지 않을 때, 자연선택은 비교적 적은 수의 자기증식 체제에 힘을 집중시키는 경향이 있다.

• 결론: 전지구에 걸친 대규모 자기증식 체제들의 격렬한 경쟁으로 인해 지구의 기후, 대기구성, 해양성분 등은 빠르게 극단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기술 체제의 발전이 그것의 논리적 귀결점에 도달할 때까지 내버려둘 경우, 지구는 세균, 해조류 같은 극단적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몇몇 단순 유기체를 제외하고 어떠한 생명체도 남아있지 않은 죽음의 행성이 될 것이다. 이것은 왜 인류가 지금까지 외계문명을 발견하지 못했느냐는 페르미 역설에 대한 대답이 될 수도 있다.

• 설령 기술 문명이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살아남고 레이 커즈와일 같은 사람들이 꿈꾸는 기술적 특이점이 온다고 하더라도, (엘리트 상류층을 포함한)인류는 더 이상 자기증식 체제들의 생존과 증식에 도움되지 않으므로 제거될 것이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1/08/03 17:44
수정 아이콘
환경재앙이 무서운 일이긴 해도 어차피 변방 태양계의 지구 표면에서 유기체들이 조금 들썩거린 해프닝인거죠.

근시일 내 붕괴할거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냥 인류 문명이 어디까지 달려가다 넘어질 지 흥미롭게 지켜보시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요.

글쓰신 분이 유나바머처럼 외로운 인생을 살지 않길 바랍니다.
21/08/03 17:45
수정 아이콘
그냥 우주로 진출하면 문제 해결!

뭐 FC님은 인류가 우주로 진출하기도 전에 급속도로 현대문명이 무너질거라 예상하시는듯 하지만

본문 앞부분에 직접 말씀해주신 것 처럼 복잡계는 예측 불가능 하므로 지구의 환경 붕괴가 이루어지기 전에 우주 진출이 불가능할 거라 예상할만한 근거는 없죠
닉네임을바꾸다
21/08/03 17:46
수정 아이콘
스스로 무너질거니까 결론이 스스로 기술문명을 자살시키자는 정상전개는 아니니까요...
나주꿀
21/08/03 17:48
수정 아이콘
타노스 : 아, PGR아이디가 없어서 추천을 못 누르네
덴드로븀
21/08/03 17:49
수정 아이콘
죽음의 행성이 되기까지 최소 천년단위는 넘게 걸릴테니 우린 그저 열심히 똥을 싸는수밖엔 없죠.
피터린치77
21/08/03 17:5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내배는굉장해
21/08/03 17:59
수정 아이콘
우주로 진출하지 못한 채로 결국 지구에 갇혀 있는 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몰라도 결국에는 불행한 미래를 마주할 수 밖에 없겠죠. 그렇지만 그건 머나먼 미래니까요. 아직은 희망적인 가능성이 충분히 남아있죠.
여수낮바다
21/08/03 18:00
수정 아이콘
충분히 가능한 미래이고, 이런 식으로 환경을 고갈시켜가며 멸망한 문명들이 고대에 있기도 했지요.
고대와 다른 점은, 전 지구가 현재는 통합되어 있어서, 그 중 한두 문명이 멸망할 때 대체할 문명이 있던 과거와 다르다는 점일 겁니다.

대신 고대와 또 다른 점은, 조금 더 기술을 발달 시켜서 지구 바깥 세상으로 뻗어나갈 수 있고, 기술의 발달로 자원 소모를 어느 정도 극복 가능하다는 점일 겁니다.

전 본문 같은 비관론이 좋습니다. 이런 비관론이 있어야 이런 비관적 세계를 극복하기 위해 더 나은 노오력들을 할 테니까요.
아무쪼록 인류의 노오력이 더 좋은 세상으로 이끌길 바랍니다
21/08/03 18:10
수정 아이콘
???:극복을 위한 구체적방법이요?
그건 이제 엔지니어들을 쥐어짜야죠!
스덕선생
21/08/03 18: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미 인구를 줄이고, 문명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많이 와버렸습니다. 내일 당장 인구 절반이 타노스에게 없어진다고 지구온난화가 해소될 것도 아니고요.

이제 할 수 있는건 과학승리(?)를 하느냐, 자멸하느냐밖에 없죠. 기술을 포기한다고 우리가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진 않을테니까요.

그리고 우주는 커녕 지구도 터무니없이 넓습니다. 인구증가가 위기라는 멜서스주의자들의 예상과 달리 오히려 전지구적인 인구감소가 이슈인데, 인구 정점에 다다른 지금조차 지구의 극히 일부만을 쓰고 있으니까요.
21/08/03 18:48
수정 아이콘
쓸만한 자원이 있는 부분은 적으니까요
스위치 메이커
21/08/03 18:19
수정 아이콘
밑에는 손권이 빙의한 육손이 있지를 않나, 여기는 테러리스트 사상에 심취해 있고..

여보세요, 자게는 헛소리 경연대회 하는 곳이 아니에요.
쩌글링
21/08/03 18:23
수정 아이콘
뚜렷한 피드백이 없어도 유나바머의 저작물에 대한 글을 계속 올리시길래 일종의 연재 같은 걸 하려 하시는 건가 했는데, 이번 글이 그 마무리인가 보네요. 유나바머에 대해 사람들이 보통 파악하고 있는 피상적 인상 너머에 나름의 사유가 있다는 건 알겠지만, 몇 달에 걸쳐 천착하기에는 사상의 폭이 너무 좁아 금새 지루해질 것 같습니다. 이왕 마무리 하셨으니 다른 주제로 다시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아웅이
21/08/03 18:25
수정 아이콘
뭐랄까.. 뇌피셜의 극한을 보는듯 합니다.
21/08/03 18:49
수정 아이콘
생태주의나 과학-기술철학에 관심이 많다고 하셨는데 다른 생태주의나 반기술주의자들도 많은데도 쓰신 글 네 개 모두 유나바머 관련글인 거 보면 그냥 유나바머에게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방법이 틀려먹었다고 해서 그가 한 이야기 모두가 틀린 건 아니겠지만요.
태연­
21/08/03 18:52
수정 아이콘
답변은 하지 않겠습니다.. 와우
양파폭탄
21/08/03 19:54
수정 아이콘
이런 글도 올라올 수 있는게 자유게시판이죠
생각에 동의 안하고 관심 안주면 되는거지 뭘 그리들 그러는지
피터린치77
21/08/03 20: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동의합니다. 다른 생각을 듣고 사유를 넓히면 되는 일인데 그저 물어뜯기 바쁘지요.
동의를 하지 않는다면, 드라이하게 반박만 하면 되는데
사람 자체를 손가락으로 갈기갈기 찢어놓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이선화
21/08/03 20:54
수정 아이콘
왜냐면 이분이 저번 댓글에서는 [네. 열심히 기술 개발해서 막으시길 바랍니다]로 피드백을 퉁치셨거든요.
피터린치77
21/08/03 21:01
수정 아이콘
음 피드백이 성의없었다고 해서 이렇게 공격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

글쓴이의 주장에 동의 못하지만
펼치는 논거는 꽤나 설득력있고, 화석연료 섹터의 수명연장을 유추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조금 아쉽네요.
이선화
21/08/03 21:09
수정 아이콘
피드백이 성의없었다보다는 먼저 비꼬았다에 가깝습니다.

글쓴님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을 수도 있고,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지는 않을 것 같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느껴졌으니 이러한 반응도 반쯤은 당연할 수 밖에요.
양파폭탄
21/08/03 21:07
수정 아이콘
사실 서로 주장 한번씩 했으면 딱히 뭐 피드백 할 것도 없어요.
인터넷에 나오는 담론이 99.9%는 뭐 창안자끼리 붙는것도 아니고 다 저명한 양반들이 진작에 해먹은 것들이죠.
21/08/03 20:58
수정 아이콘
유나바머세요? 드라마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21/08/03 21:52
수정 아이콘
복잡계 카오스 이론 진화론... 자연과학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르고 진지하게 알려고 하지 않는 주제에 어디서 낱말들 주어 듣고선 이런 글에 뭐라도 아는냥 끼어 넣는 것 정말 보기 싫습니다.
파라도시
21/08/03 22:48
수정 아이콘
저는 첫 문장에 굉장히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만 두 번째 문장에서 그만 그 감동이 깨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마추어샌님
21/08/04 02:05
수정 아이콘
뭔가 언어에 갇혀 버린것 같은 인상이 있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314 EBS다큐에 나온 임대사업자 [78] 이호철6790 24/04/21 6790 2
101310 [팝송] 저스틴 팀버레이크 새 앨범 "Everything I Thought It Was" [1] 김치찌개2049 24/04/21 2049 0
101309 탁 트인 한강뷰로 KISS OF LIFE의 'Shhh'를 촬영하였습니다. [2] 메존일각3111 24/04/20 3111 5
101308 원랜디는 창작일까, 표절일까? 2차 창작 문제 [20] 이선화4534 24/04/20 4534 10
101306 반항이 소멸하는 세상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소녀들 [20] Kaestro7467 24/04/20 7467 4
101305 스포 無) 테츠로! 너는 지금도 우주를 떠돌고 있니? [11] 가위바위보4474 24/04/20 4474 7
101304 서울 쌀국수 투어 모음집 2탄 [41] kogang20015643 24/04/19 5643 13
101303 서울 쌀국수 투어 모음집 1탄 [12] kogang20015731 24/04/19 5731 6
101302 이스라엘이 이란을 또다시 공격했습니다. [147] Garnett2116938 24/04/19 16938 6
101301 웹소설 추천 - 이세계 TRPG 마스터 [21] 파고들어라5418 24/04/19 5418 2
101300 문제의 성인 페스티벌에 관하여 [166] 烏鳳12762 24/04/18 12762 64
101299 쿠팡 게섯거라! 네이버 당일배송이 온다 [42] 무딜링호흡머신8610 24/04/18 8610 6
101298 MSI AMD 600 시리즈 메인보드 차세대 CPU 지원 준비 완료 [2] SAS Tony Parker 3227 24/04/18 3227 0
101297 [팁] 피지알에 webp 움짤 파일을 올려보자 [10] VictoryFood3177 24/04/18 3177 10
101296 뉴욕타임스 3.11.일자 기사 번역(보험사로 흘러가는 운전기록) [9] 오후2시5180 24/04/17 5180 6
101295 추천게시판 운영위원 신규모집(~4/30) [3] jjohny=쿠마12067 24/04/17 12067 5
101290 기형적인 아파트 청약제도가 대한민국에 기여한 부분 [80] VictoryFood11325 24/04/16 11325 0
101289 전마협 주관 대회 참석 후기 [19] pecotek5817 24/04/17 5817 4
101288 [역사] 기술 발전이 능사는 아니더라 / 질레트의 역사 [31] Fig.15962 24/04/17 5962 13
101287 7800X3D 46.5 딜 떴습니다 토스페이 [37] SAS Tony Parker 5777 24/04/16 5777 1
101285 마룬 5(Maroon 5) - Sunday Morning 불러보았습니다! [6] Neuromancer3076 24/04/16 3076 1
101284 남들 다가는 일본, 남들 안가는 목적으로 가다. (츠이키 기지 방문)(스압) [46] 한국화약주식회사7863 24/04/16 7863 46
101281 떡볶이는 좋지만 더덕구이는 싫은 사람들을 위하여 [31] Kaestro7184 24/04/15 7184 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